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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대인 3000명에게 yes를 이끌어낸 협상 - 평범한 회사원이 세계 76개국에서 최고의 협상을 이끌어낸 비결
마크 도미오카 지음, 전새롬 옮김 / 비전비엔피(비전코리아,애플북스) / 2009년 11월
평점 :
절판
비즈니스맨들이 가장 잘하고 싶어 하는 건 뭘까? 바로 협상이 아닐까?
인터넷 서점에 협상이라는 단어로 검색하면 200건이 훌쩍 뛰어넘는 도서들이 나열된다.
이처럼 협상의 기술에 대해 배우고 싶은 사람이 많다는 증거이기도 할 것이다.
많은 협상 관련 책 중에서 유독 눈길을 끄는 책이 있었는데 바로 이 책이다.
유대인 3000명에게 yes를 이끌어낸 협상이라. 제목만 봐도 정말 솔깃하다.
책에서 저자는 유대인이 꽤 까다롭다고 한다. 그런데 30, 300도 아닌 3000명에게서 yes를?
게다가 토익 320점을 기록한 지극히 평범한 회사원이었던 그가 말이다.
저자는 앞서 말했듯이 평범하다 못해 외국의 거래처에서 걸려온 전화를 안 들리는 척 하며
끊은 적이 있으며 첫 해외출장에서의 협상을 완패 당하고 만다. 자책을 하며 스스로에게
왜라는 물음을 계속 던지다보니 원인을 찾게 됐는데 그것은 영어를 못 해서가 아니라
상대방에게 나 자신이 어떤 사람인지 전혀 어필하지 않았기 때문이란다.
그 중요성을 깨닫고 뼈아픈 경험을 발판 삼아 업무 스타일을 바꾸고서야 인정받기 시작했다.
경력 10년차, 30대가 됐을 때 나름 협상 노하우를 터득했으며 스스로 더 이상 배울 것이
없다고 우쭐한 그가 한 협상에서 만나게 된 마이어. 그에게 진정한 협상이 무엇인지 알려준
장본인이다. 시종일관 마이어는 저자인 마크를 압도적인 분위기로 이끌었으며 마크는 그런
그를 ‘감히 그림자도 밟지 못할 훌륭한 사람이다!’라고 생각했단다. 그리고 그것을 굴욕이
아닌 행운으로 여겼다고. 그처럼 마크를 꼼짝 못하게 한 이유는 무엇이었을까?
그것은 바로 ‘배려’였다. 사전조사를 통해 협상상대인 마크를 이해하고 편하게 해주기 위해
작은 것까지 배려하는 그의 모습에서부터 마크는 마음을 열게 됐을 것이다. 다만 주의해야
할 것은 내가 당신에 대해 다 알고 있다는 식의 파파라치 같은 말과 행동이라고.
오히려 상대가 기분나빠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배려로 인한 상대방에 대한 호감은 전쟁이
아닌 이상 협상에서 원만한 결과를 이끌어낼 가능성이 높다고 한다. 까다로운 계약일수록
상대방이 나에게 호감을 갖도록 만드는 것이 절대적인 첫 조건이라고.
또 중요한 것은 위치인데 비즈니스에는 상석과 하석의 개념이 있고 어떤 위치에 앉느냐에
따라 심리적으로 큰 영향을 받게 된다. 주도권을 쥐면 협상을 내게 유리한 순서로
진행시킬 수 있는데 바로 교사의 눈높이를 확보하는 것이다. 교실에서 학생들이 교사를
따르는 이유는 학생들은 앉아 있고 교사는 서 있기 때문이다. 교단이 높은 이유는
모든 학생을 둘러본다는 목적 외에 교사의 지배력을 높이는 효과가 있다고 한다.
따라서 반드시 yes를 받아내고 싶다면 본론에 들어갈 때 교사의 눈높이를 확보하는 것이
유리하다는 것이다. 더불어 깐깐하다 싶을 정도로 있는 사실과 개인의 의견을 철저하게
구분해야 성실한 사람이라는 신뢰감을 얻을 수 있고 유능한 사람이라는 인상을 줄 수 있단다.
서로 만족스럽게 협상을 마치는 것, 윈-윈을 만드는 기술
협상은 흥정이지 승부가 아니다. 서로 타협하면서 만족할 수 있는 결론을 내는 것이
목적이라는 얘기다. 저자가 마이어에게 배운 가장 중요한 기술이 바로 이것이라고 한다.
상대가 내 요구를 받아들이기 원한다면 상대방을 위해 해줄 수 있는 최선의 행동을
먼저 해주는 것. 내가 상대방에게 이익을 선사하면 상대방은 나를 신뢰하게 된다고.
신뢰를 얻느냐 얻지 못하느냐는 협상에서 가장 중요한 포인트라고 한다.
그리고 상대에게 절대 잊지 못할 존재가 되는 것, 성공적인 협상의 열쇠임을 기억하자.
책을 읽으면서 협상에 대한 개념도 재정립하고 더불어 많은 것을 배웠다.
나도 이렇게 하면 협상을 잘할 수 있겠구나 하는 자신감도 조금 생겼다고 할까.
당장 거래처와 회사업무처럼 협상을 할 일은 없겠지만 위에서도 협상은 흥정이라고 하지
않던가? 그렇다면 가게에서 물건을 사며 가격흥정을 하는 것도 협상인 것이니 말이다.
저자는 마이어에게서 협상의 기술에 대해 배웠다고 했는데 희한한 것이 마이어가 협상의 기술에
대해 적은 자신의 노트를 저자에게 선뜻 빌려줬다는 것이다. 으레 그런 노하우는 꽁꽁 숨겨두고
자신만 알려고 하는 것이 사람의 심리 아닐까? 왜 TV에서 유명한 맛집 소개가 나올 때
“비법은 며느리도 몰라! 아무도 몰라!”하는 것처럼 말이다. 이 리뷰를 쓰는 것도 사실은
쉽지 않았다. 아무도 몰래 책장 깊이 감춰두고 혼자 읽고 싶은 마음이 다분했기 때문. 하하!
평범한 회사원이 유능한 협상가가 된 마크도 대단하지만 그의 멘토가 된 마이어가 더 대단하다.
협상에 성공하고픈 많은 비즈니스맨들에게 귀감이 될 좋은 책이라는 생각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