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있는 성경이야기 - 삶을 축복으로 이끄는 성경 레시피
유재덕 지음 / 강같은평화 / 200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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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깔스러운 음식이 접시에 담겨 있는 듯 구미를 당기는 표지가 눈길을 끈다.
이것이 정말 성경에 나오는 음식이었다고? 매우 흥미롭다.
사실 성경을 읽고 그 안에서 만나는 음식이 이렇게 컬러풀하고 맛있게 느껴지리라고는
생각한 적이 없기 때문이다. 그저 단출하고 소박한 음식이라고만 여겼을 뿐. 

재미있는 식탁 이야기
사람이 살아가는데 음식을 빼놓을 수가 없다. 생명을 이어가기 위해서도 음식이
필요하지만 여럿이 함께 즐기는 음식으로 인해 삶이 더욱 풍요롭기 때문이다.
특히 누군가에게 베푸는 음식은 참으로 귀하고 그 맛이 더욱 좋게 느껴진다. 

믿음의 조상 아브라함이 천사들을 대접했다는 이야기는 무척이나 유명하다.
예루살렘으로부터 남쪽으로 32킬로미터 정도 떨어진 곳에 위치한 마므레의
상수리나무 숲에서 가족과 함께 휴식을 취하던 아브라함은 신분을 알 수 없는
낯선 사람들 셋을 발견하고 급히 달려 나가 영접하여 맞이했다고 했다.
아브라함이 손님을 청한 까닭은 종교적인 측면에서 보면 천사들이 때를 기약하지 않고
갑자기 나타나기도 했다는 이유이며, 문화적인 측면에서 봤을 때 아브라함 자신도
유목민이었기 때문에 언제 어디서라도 자신이 그랬던 것과 같이 대접을 받으리라 예상한
일종의 보험을 들어 놓는 것이었단다. 아브라함뿐만 아니라 그 당시 유목민들은
그렇게 손님을 청하는 데 매우 적극적이었으며 때로는 다툼까지 일어나서 손님에게
어느 집으로 갈 것인지 선택권을 주고 마무리 되는 해프닝까지 벌어졌다고 하니
손님접대가 얼마나 그들에게 중요한 일이었는지 짐작이 된다.
아브라함이 아내 사라에게 지시해 손님에게 접대한 음식은 일반 식사 그 이상이었다는데
빵, 송아지고기 요리, 우유, 요구르트였다고 한다. 지금이야 색다르지 않지만 당시에
이런 음식을 준비하는 것 자체가 대단한 일이었을 터. 흡족할만한 융숭한 대접을 받고
그 낯선 손님들은 태가 끊긴 사라에게 일 년 내에 아들을 낳는다는 축복을 하였고
그 아들이 바로 이삭이다. 

많은 이야기 중에서 주목한 것은 바로 야곱의 붉은 죽이다. 이제까지 팥죽으로만 알았던
그 붉은 죽이 사실은 팥죽이 아니라는 것. 과거에 팥이 동북아시아 지역에서 재배되었거니와
사내인 야곱이 팥을 죽으로 쑤는 일이 결코 쉽지 않았을 것이라는 견해이다.
사실 한국에서 팥죽을 쑤려고 해도 몇 시간을 공들여야만 먹을 수 있으니 신빙성이 있다.
당시 보통 먹던 렌즈콩 중에 갈색 렌즈콩을 가지고 가축을 돌보러 나왔던 야곱이
렌즈콩죽을 끓였는데 허기진 에서가 그 죽에 장자의 명분을 팔았으니 약삭빠른 야곱이
야속한 건지 귀한 음식도 아닌 별 음식도 아닌 것에 장자의 명분을 판 에서가 답답한 것인지. 

달콤 살벌한 먹을거리 이야기
유대인들은 하나님의 명령을 따라 자신들이 먹을 수 있는 코셔(Kosher)와 먹는 것은 물론
가까이 하는 것조차 용납되지 않는 트라이프(Trife)로 음식을 구분한다고 한다.
이스라엘은 목축을 하므로 우유가 풍부했지만 금기시 되는 것은 바로 고기와 유제품을 함께
먹는 것이란다. 생명을 주는 젖과 생명이 없는 고기. 그 둘은 부모와 자식을 함께 먹는 것과
같은 잔인함이기 때문에 금기한 하나님의 배려랄까. 그런 믿음으로 인해 지금까지도 그 명령은
지켜지고 있단다. 그런 이유로 예루살렘에서는 육류와 유제품을 따로 취급하는 맥도날드가 있다.
웰빙 식품의 붐을 타고 코셔 제품이 인기를 얻고 있으며 우리나라에서도 최근 일부 업체가
코셔 제품을 수입해서 판매한다는데 한 번 먹어볼까하는 생각이 문득.
재미있는 사실이 하나 있는데 인터넷 잡지 WebMD http://www.webmd.com
대표적인 항노화 식품들을 다음과 같이 발표했다는데 그것들은 일 세기에 예수님의 식탁에
오르던 메뉴와 크게 다르지 않다. 바로 견과류, 어류, 올리브기름, 과일과 야채, 콩류, 곡류,
저지방 우유로써 요즘 웰빙 식품으로 각광받고 있는 것들이다. 이것들의 효능은 그 옛날에도
인정을 받았나보다. 

책을 읽으면서 꽤나 흥미진진한 시간이 되었다. 늘 하나님의 말씀을 위주로 접했던 성경을
음식위주로 돌아보니 또 다른 재미가 느껴졌다. 역사와 더불어 그 시대의 문화까지 엿볼 수
있는 기회였기 때문에 이런 책이 출간되는 일이 참으로 반갑다. 기독교인은 물론
비 기독교인들도 다양한 방법으로 성경을 접할 수 있다는 점에서도 말이다. 

책에는 각 이야기 중간에 레시피가 나와 있는데 물론 이 레시피들이 그 옛날 사람들이
만들었던 것과 동일한 요리 그대로는 아닐 것이다. 푸드 데코도 사진처럼 화려하지는 않을 터.
게다가 레시피에 담긴 몇 재료는 쉽게 보는 재료가 아니어서 얼마나 해볼 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꼭 한 번 만들어보고 싶다. 마치 그 시대에 예수님의 만찬에 초대된 것 같은
그런 기분이 들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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