앗! 따끔! 네버랜드 우리 걸작 그림책 25
국지승 지음 / 시공주니어 / 200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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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처럼 파란 표지아래 동그란 엉덩이.
그리고 엉덩이 위에 빨갛고 작은 자국하나.
한눈에 주사를 맞았다는 것을 알 수가 있어요. 

주사 맞는 것을 좋아하는 사람은 없을 거예요.
단지 조금 따끔하게 아파도 아무렇지도 않게 참느냐,
아니면 그 가느다란 주사바늘이 겁이 나 덜덜 떠느냐의
차이일 뿐이겠지요. 대부분 어른이라면 전자의 모습을,
아이들이라면 후자의 모습을 떠올리게 되는데요.
사실 어른이라고 해서 주사바늘을 무서워하지 않는 것은 아니에요.
어른들도 주사바늘을 정말 싫어하는 사람이 많은걸요. 

반면 저희 집 네 살배기 아이는 주사를 아무렇지도 않게 맞아요.
병원에 예방주사를 맞으러 갔을 때 다른 친구들은 벌써 겁을 먹고
울고불고 하는데 주사바늘이 팔을 꼭 찌르고 나와도
전혀 울지 않고 도리어 당당하게 주사 맞는 장면을 보고 있지 않겠어요?
전 주사 맞을 때 다른 곳을 보고 있는데 말예요.
와! 엄마보다 씩씩하구나!! :D
그래서인지 말 안 들으면 의사선생님한테 주사 꼭 놔주라고 한다!
이런 말이 절대 통하지 않아요. 크크크! 

책 속의 주인공인 준혁이는 주사를 정말 무서워했어요.
아파서 병원에 가자는 엄마의 말에 준혁이는 튼튼한 사자도 됐다가,
느림보 거북이도 됐다가, 병원에서는 날쌘 다람쥐가 되어 도망가는데
붙잡혀 주사를 맞게 되었죠. 악어라서 주사를 맞지 못한다는 준혁이.
따끔! 어? 별로 아프지 않네?
엄마가 “와, 우리 악어 정말 대단해!”라고 칭찬하자 준혁이는 말합니다.
“난 씩씩한 오준혁이에요!” 

준혁이의 모습을 보니 제가 5학년 때 생각이 나요.
뇌염예방주사를 맞으러 가야 하는데 안가겠다고 버티자 엄마는
오는 길에 떡볶이와 고구마 맛탕을 사주신다고 약속하셨거든요.
끌려가다시피 질질 병원에 들어갔다가 두 눈을 꼭 감으니 따끔!
응? 생각보다 아프지 않네. 언제 그랬냐는 듯이 의기양양하게 나와서
엄마가 약속하신 떡볶이와 고구마 맛탕을 맛있게 먹었던 달콤한 기억이 있답니다. 

저자이신 국지승 선생님은 대학에서 시각디자인을 공부한 후 현재 이야기를 만들고
그림을 그리십니다. 앗! 따끔!은 다섯 살짜리 쌍둥이 조카들에게서 아이디어를 얻어
만든 책인데, 병원가기 싫어서 꾀를 내는 아이의 마음을 재미있게 표현한 것이에요.
정말 아이들의 속마음을 잘 담아낸 책이랍니다. 나중에 주사를 잘 맞은 후
처음부터 씩씩했던 것 마냥 의기양양한 표정까지 말예요.
마치 제가 5학년 때 뇌염예방주사를 맞고 나왔던 그 때처럼.
주사를 무서워하는 아이들과 함께 읽으면 참 좋겠다는 생각이 드는 책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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