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매지너 - 다음 세대를 지배하는 자
김영세 지음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09년 10월
평점 :
품절


나의 디자인의 세 가지 키워드는 생활(lifestyle), 문화(culture), 공간(space)이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사람이 있으며, 그들 모두를 연결하는 고리는 사랑이다.
- 김영세 

MBC 오락프로 무한도전 中 디자인 도전편에서 먼저 만났던 디자이너 김영세.
김영세는 세계적인 산업 디자이너이다. 삼각형 모양의 MP3 아이리버를 기억하는가?
빌 게이츠가 디지털라이프 시대의 선두를 열어가고 있다고 칭찬한 아이리버를 만든
장본인이 바로 현 이노 디자인의 대표 김영세이다.  

그를 최근 파랑새라는 프로그램에서 다시 만났다. 어찌나 반갑던지.
생각은 행동을 하게하고 행동은 습관을 변화시키며 결국은 인생이 바뀐다고 했다.
방송에서 그는 디자인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디자인은 럭셔리 카드가 아니라 서바이벌 카드이며 상상을 그려내는 것이라고.
창의력을 가두는 감옥, 생각의 감옥에서 탈출해야 하며,
움직이는 과녁에 활을 쏘는 것이 바로 디자인이라고 한다.
상상력을 통해 이매지너가 되라는 주문을 한다.
이매지너? 이매지너가 뭘까? 

Imagine 상상하다.
김영세는 Imaginer를 미래를 이끌어 갈 진정한 리더의 모습이라고 정의한다.
결국 이매지너인 자신이 몇 시간째 혼자서 뭔가 골똘히 생각에 빠져 있다가
놓칠세라 종이에 닥치는 대로 보이는 종이마다 메모를 하고 그 적힌 생각들은
우리가 보는 놀라운 디자인으로 현실화 되고 있는 것이다.
그 작업이 이매지닝이며, 바로 이 책에서 그가 말하고 싶어 하는 요점인 것이다. 

이매지닝, 전략적 상상.
이 매력에 빠져 자신이 이매지너가 된 이유를 그는 그 과정 자체가
행복하기 때문이란다. 그의 이매지닝으로 막대한 이윤이 창출되고,
그의 디자인 제품을 이용하는 사람이 행복해지는 것이 즐겁다는 것이다.
언젠가 그가 골프클럽을 디자인 했는데 어느 공항에서 그 백을 맨 사람을 발견하고는
반가운 마음에 달려가 물었다고 한다. 그 백 어떠냐고.
그랬더니 그 사람이 아주 만족한 표정으로 I love it(정말 좋아요).라고 답했다.
자신이 그것을 디자인한 사람이라고 했더니 그렇게 반가워하며 행복해 했더란다.
그것일까? 그 때 느끼는 희열. 그것이 김영세가 이매지닝을 계속 하는 이유일 것이다. 

67억 명의 나를 사랑하라
디자인을 할 때든 마케팅 전략을 세울 때든 타깃이라는 것을 염두에 둔다.
어느 층의 소비자가 사용할 것이라는 예상을 하는 것이다. 그런데 김영세는 특이하다.
그가 디자인을 할 때 그 대상을 어느 특정 층의 몇 명이 아니라 60억 명이 넘게
사랑의 대상으로 둔다는 것이다. 6천명도, 6백만 명도 아닌 60억 명을 사랑한다고?
듣기 좋으라고 하는 말이 아니라 그 의미는 얼굴도 이름도 모르는 세계의 어느 누가
자신이 디자인한 제품을 사용할지 모르기 때문에 그 사용할 사람들을 염두에 두다 보면
그의 사랑은 이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사람에게 향한다는 것이다. 

머리에 충격을 받을 만큼 놀랐고 감동했다.
사실 대학에서 디자인을 공부하면서 아이디어라는 단어 자체에 많은 고민을 했고
뭔가 획기적인 안이 떠오르지 않으면 자책감에 빠지기도 했었다.
항상 어느 층이냐의 타깃을 먼저 정해두기도 했고 말이다.
잘못 시작을 했던 탓이다. 좋은 아이디어가 떠오르지 않았던 것은.
사람들이 원하는 것을 생각하기 전에 모든 사람을 사랑하기를 먼저 시작했어야 했던 것. 

책에도 나와 있지만 방송에서 그가 하는 얘기를 듣고 눈물이 흘렀더랬다.
7년 전 그의 아들 윤민이가 어머니날(Mother day)에 엄마에게 쿠폰 책을 선물했단다.
거기에는 엄마를 위해 설거지 해주기, 차고 청소 해주기 등의 내용이 페이지마다
귀여운 그림과 함께 유효기한이 적혀 있었는데 마지막 페이지를 보는 순간
갑자기 아내가 눈물을 흘렸다고 한다. 거기에는 Loving Mother(엄마 사랑해주기)라는
말이 적혀 있었고 만기가 [영원히]라고 되어 있었다고. 

시각을 틀어 남들과 다른 생각해보기, 끊임없이 이매지닝하기, 그 이매지닝을 실천하기 등
톡톡 튀는 상상력으로 인한 디자인을 위한 방법도 중요하지만 디자이너 김영세로부터
가장 큰 것을 배웠다. 바로 사람을 향한 사랑이다.
훌륭한 디자이너가 되려면 먼저 그 사랑을 품어야 할 것이다. 60억 명에 대한 사랑을.
사랑은 감동을 주고, 그 사랑을 품은 사람에게서 나온 디자인 역시 감동이 된다고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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