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미술의 거장들
스테파노 G. 카수 외 지음, 안혜영 옮김 / 마로니에북스 / 2009년 9월
평점 :
품절


장엄한 미술 작품 앞에서 가슴이 두근거림을 경험해 보셨나요?
지금껏 유명 화가의 전시회에 많이 가보지는 못했지만
전시회든 책이든 TV 다큐멘터리의 화면을 통해서든 만나보았던
화가들의 작품은 마음을 고동치게 하기에 충분했었습니다. 

단풍이 드는 가을, 이 책을 만난 사실이 얼마나 기쁘던 지요.
미술사에 관심은 많은데 체계적으로 알고 있지 못했거든요.
사실 집에 있는 곰브리치의 미술사책을 다 읽지 않았기도 하고요.
유럽 미술의 거장은 14세기경부터 19세기경에 걸쳐 활동했던
화가들의 작품과 그 역사적 배경을 설명하고 있습니다.
때문에 작품을 감상하는 이는 그 작품의 주제에 초점을 맞출 수도 있고
작품의 역사적 배경에 초점을 맞출 수도 있어요.
어떤 시각이든 흥미로울 듯합니다. 

책의 각 서너 장에 걸쳐 한 화가의 작품과 그 배경에 대해 설명을 하고 있는데
화가 한 명 한 명에 대해 깊이 내용을 담았다기보다 마치 인물사전 같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때문에 어떤 작품을 보았을 때 그 화가가 누구인지,
그 배경은 무엇인지 궁금할 때마다 책을 꺼내어 보면 좋겠지요. 

레오나르도 다빈치, 미켈란젤로, 반 고흐처럼 너무나도 유명한 화가들과 더불어
50명이 넘는 화가들과 그들의 작품이 실려 있는데
그 중 주목하게 된 화가가 있습니다. 

바로 보티첼리예요. 본 이름은 알레산드로 펠리페피.
1445년에 피렌체에서 태어나 1459~1462년에 필리포 리피의 작업실에서
공부를 한 후 화가로서의 작업을 시작하게 되는데요.
보티첼리에 주목을 하게 된 이유는 제가 가진 클래식 음반에
그의 이름이 실려 있기 때문입니다. 

이탈리아의 근대 작곡가 오토리노 레스피기 작곡을 하였고
오르페우스 실내 관현악단의 연주가 담긴 음반인데요.
아기자기한 관현안 모음곡인 새들, 류트를 위한 고풍적 무곡과 아리아에 이어
보티첼리의 세 폭의 그림이라는 곡이 실려 있습니다. 

세 개의 곡 중 마지막에 바로 이 책에 실린 [비너스의 탄생]이라는 제목의
곡이 눈에 띈 것입니다.
물결 속에서 탄생한 비너스를 상징하듯 현의 움직임 위로 플루트의 선율이
아름답게 이어지는데 마지막에 플루트와 클라리넷에 의해 주제가 제시됩니다.
음악을 들으며 작품을 보니 마치 그림이 살아있는 것 같은 착각도 들었죠. 

각 예술은 따로따로가 아니라 서로 밀접한 연관성을 지녔다는 것을
여기서도 느끼게 되었어요. 

곰브리치의 미술사, 인상주의, 유럽미술의 거장들을 나란히 책장에 꽂아 놓고
바라보니 마음이 풍요로워집니다. 마치 책장 속에 작은 박물관을 들여놓은 것
같다고 할까요? 언제든 책을 꺼내어 작품 감상을 위해 박물관을 거닐 듯,
시선으로 그렇게 한 걸음씩 옮겨보려고 합니다. 

그리고 언젠가 이 유럽미술의 거장들이 걸었던 그 거리를 한 번쯤 가보려고요.
어쩌면 기억 속에서 그들이 느꼈던 햇살의 눈부심을, 그들이 맡았던 꽃향기를
저도 마주할 수 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