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지돌이 전통문화 그림책 솔거나라 1
이종철 지음, 이춘길 그림 / 보림 / 199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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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 붓, 먹, 벼루 네 개의 문방구를 이르는 말. 문방사우(文房四友).

모두 아시죠?

책의 주인공인 한지돌이는 이 문방사우 중 하나인 종이에 관한 이야기 입니다.

바로 한지(韓紙)지요.


종이가 태어나게 된 역사적 배경을 들여다보면

바로 기록문화를 그 바탕으로 하고 있습니다.


아주 먼 옛날 사람들에게 지금 우리가 사용하는 언어는 없었지만

대신 상형문자나 그림을 기록하기 시작했어요.

현재에 발견되고 있는 동굴의 벽화나 나무토막에 새긴 문자들이 그 증거예요.


그런데 이렇게 기록된 것들은 옮길 수도 없고 나무토막은 잃어버리기 쉬웠어요.

그래서 사람들은 좀 더 기록하기 쉽고, 이동도 간편하며 보관이 용이한 것을

찾았는데요. 점토판에 글씨를 새기기도 하고 나무를 쪼개 엮거나

풀의 안쪽 껍질을 얇게 벗겨 겹쳐서 쓰기도 했다고 합니다.

그러다가 종이가 탄생을 한 것이죠.


주인공 한지돌이는 닥나무에서 탄생을 했어요.

닥나무를 푹푹 찌고 껍질을 벗겨 긁어내고 다시 푹푹 삶기를 반복한 후

하얀 속껍질을 판에 얇게 떠내어 말리는 거예요.

그 과정이 정말 어렵고 힘들다는 걸 어렸을 때는 몰랐었어요.

그냥 전통종이구나라는 생각만 했었거든요.


제가 어렸을 때엔 고운 미색의 부드러운 공책이 유행이었어요.

연필로 쓱쓱 써내려 갈 때의 감촉이 참 기분 좋았지요.

그 시절에는 한지가 그냥 옛날의 물건들 중 하나라고만 여겼었어요.


주위를 둘러보면 종이의 종류가 참 많아요.

아트지, 머메이드지, 디자이너스지, 구김지, 주름지, 스타지, 크라프트 지 등등...

그런데 지금 제가 가장 좋아하는 종이는 바로 한지랍니다.


한지가 정말 고급스러운 종이이며, 그 수명이 천년이 가도

변하지 않는 걸 보고 감탄했어요.

그리고 한지에서 느껴지는 전통美는 세계 어느 종이에서도 느낄 수 없죠.

한지는 글씨를 기록하기도 하지만, 문풍지로도, 부채로도,

소망을 담아 날리는 연으로도, 멋진 수공예품으로도 재탄생하기도 해요.

그 외에도 사용되는 곳이 정말 많아요.

주위를 한 번 둘러보세요. 생각지도 못한 곳에 한지돌이를 발견할 지도요! :)


책의 마지막 장에는 하양, 노랑, 파랑, 빨강 빛깔의 한지 조각이 붙어 있어서

한지가 생소한 아이들의 이해를 돕고 있어요. 기발한 아이디어입니다.


지은이이신 이종철 선생님은 고고인류학과 문화인류학을 공부하셨고

현재 국립한국전통문화학교 총장으로 계시는데요.

우리 민족문화에 관한 글을 많이 쓰셨어요.

한지돌이도 그래서 탄생했습니다.


자칫 어린이들에게 우리 전통의 것이 구닥다리로 여겨질 수 있는 요즘

한지돌이라는 정겨운 캐릭터를 통해 한국의 전통美를 알리시려는 뜻일 거예요.

우리 아이들이 이런 책을 통해 한국의 것을 아끼고 자랑스럽게 여기며

소중히 다루고 보존하기를 소망해 봅니다.

그리고 앞으로도 한지돌이처럼 아이들에게 우리문화를 알리는 책들이

더욱 많이 출간됐으면 하는 바람도 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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