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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니어 지식채널 e 2 - 세상을 보는 다른 눈 ㅣ 주니어 지식채널 2
EBS 지식채널ⓔ 엮음 / 지식채널 / 2009년 7월
평점 :
지식채널 e 프로그램을 보신 적 있으세요?
전 주로 교육방송을 보기 때문에 지식채널이 나올 때마다 눈여겨 보곤 합니다.
약 5분 정도 되는 미니 다큐멘터리라고 할까요?
일반 다큐멘터리와 조금 다른 점은 단지 지식을 전달하기 보다는
지식을 통해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많은 생각을 하게끔 해줍니다.
사람마다의 시각이 모두 다른 각도이니 그만큼 다양한 생각을 하게 되겠죠.
이전에 나왔던 주니어 지식채널 e 1은 삶과 사람에 관한 내용이 주였고
이번에 나온 2권은 과학에 대한 내용이에요.
자연과학 지구과학 그리고 인간의 발상 등에 관한 것이요.
학창시절 지구과학에 대해 많은 관심이 있었기 때문에
이번 책도 매우 기대를 하며 봤습니다.
1권은 각 색깔을 테마로 삼아 이야기를 담았는데 이번에는
음악을 테마로 삼았어요. 음악을 전공한 것은 아니지만
악기를 배우고 합창단 활동도 하였기 때문에 역시 공감대가 형성 되었지요.
지난 번처럼 여러가지 이야기 중 각 테마별로 가장 인상깊었던 것 한 가지씩만 소개해 드릴게요.
●안단테 칸타빌레, 느리게 노래하듯이 - 동물과 식물
전 물리 화학은 잘 못해요. 어렵기도 하고요. 대신 생물학, 지구과학 등은 참 좋아했어요.
어렸을 때부터 동식물 다큐멘터리는 꼭꼭 챙겨보곤 했답니다.
유독 눈에 띈 것은 사랑이었습니다. 사람도 출산을 하고 양육을 하며 사랑을 하듯이
동물들도 똑같아요. 사람이 동물보다 고등한 위치에 있으며 우월하다지만
자식에 대한 사랑만큼은 동급이라고 생각해요.
종족 보존을 위해 알을 낳아야 하는 암컷에게 잡혀 먹히는 수컷들.
아주 어렸을 땐 사실 그것이 이해되지 않았어요. 사마귀, 거미 등 수컷은 왜 도망가지 않을까?
짝짓기가 끝나고 부리나케 도망가면 될텐데 하고 말예요.
그런데 수컷은 자신의 운명을 받아들이며 일부러 도망가지 않고 잡혀먹힌다는 것을
커서야 알게 되었죠. 암컷이 알을 낳을 때 아주 많은 영양분이 필요한데 수컷을 잡아먹지
않으면 종족번식이 힘들게 될 수 있다는 것을요.
혹한 속에서 살아가는 황제펭귄의 사랑도 마찬가지예요.
알이 부화하면 수컷에게 새끼를 맡겨 두고 주린 배를 채우러 떠나는 암컷.
수컷은 발등에 새끼를 올려 놓은 채 암컷이 먹이를 사냥해 올 때까지 그저 기다립니다.
몸속에 남은 마지막 영양분까지 토해내어 새끼에게 먹이는데 끝까지 암컷이 돌아오지 않으면
수컷도 새끼도 쓸쓸하고 비참한 최후를 맞게 되는거죠.
그래도 끝까지 수컷은 새끼펭귄을 지키고 버리지 않더라고요. 정말 동물의 사랑이지만 눈물이 났어요.
요즘 심심찮게 들려오는 영아유기사건. 한순간의 잘못으로 인한 결과지만 너무 참혹하잖아요.
사람도... 끝까지 지켜낼 수는 없는 걸까요? 혹시 사랑이 부족한 걸까요? 마음이 아픕니다.
●모데라토 돌체, 보통 빠르기로 우아하게 - 우리의 몸
혹시 인체의 신비라는 책 보셨어요? 전 초등학교 5학년 때 인체의 신비라는 과학도서를 봤는데요.
얼마나 재미가 있었는지 그 책이 손때로 낡을 때까지 보고보고 또보고 했던 기억이 납니다.
사람이라는 하나의 개체에 정말 많은 세포와 기관들이 각각 제 할 일을 하며 열심히 운동하는 것이
그야말로 신비로웠던거죠. 그 땐 각 기관들에 관심이 많았는데 요즘은 감정 등에 의한
호르몬 변화, 그로 인해 달라지는 우리의 몸상태에 대해 관심이 많아요.
재미있는 사실 하나 알려드릴까요? 총알을 막아주는 방탄조끼 모두 아시죠?
그 방탄조끼를 우리 모두가 갖고 있다는 건 아세요? 무슨 얘기냐고요?
물론 총알을 막아주는 방탄조끼는 아니지만 무수한 세균과 환경의 공격으로부터
우리 몸을 지켜주는 방탄조끼랍니다. 그 조끼는 웃을 때 가장 강력한 힘을 발휘하죠.
유쾌하게 웃을 때 혈액속에는 병균을 막는 항체가 200배 증가하게 되고
자주 웃게 되면 면역력이 증가되고 스트레스를 이기는 힘이 많이 생긴대요.
그래서 미국의 노만 카슨스 의학박사가 "웃음은 방탄조끼다."라는 말을 한 것이에요.
반대로 화를 내게 되면 우리 몸 안에서는 독소가 만들어지게 되는데
한 사람이 한 시간동안 계속해서 화를 내게 된다면 80명을 죽일 수 있는
독소가 만들어진대요. 정말 무섭지 않아요? 이제 우리 모두 화를 내는 것을 자제하고
마음에 평화를 유지하며 항상 웃을 수 있기를 소망해 봅니다.
●알레그로 비바체, 아주 빠르고 힘차게 - 발상의 전환
토마토 좋은거 다 아시죠? 물론 싫어하는 분도 계시겠지만
그 맛과 영양의 유용성 때문에 세계에서 많은 이들의 사랑을 받아왔죠.
저도 토마토 정말 좋아해요. 생으로 먹어도 좋고, 샐러드, 스파게티,
피자 소스로도 좋고요, 케첩으로 만들어도 그만이죠.
그런데 재밌는 것은 처음부터 토마토가 사랑을 받은 건 아니래요.
작고 노란 토마토꽃의 생김새가 독이 있는 식물 맨드레이크와 비슷해서
독초로 분류되었던 거예요. 오해에서 생긴 일이었는데
아무도 의심하지 않고 토마토는 독이 있다고 정설로 믿어온거죠.
그러다 19세기에 미국으로 건너온 한 남자의 토마토를 먹어보겠다는 선언!
모두 그가 죽을 거라고 했지만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습니다.
미국에서 토마토를 안심하고 먹기까지 무려 200년이나 걸렸다고 하니
오해라는 것이 얼마나 무서운 것인가 생각하게 됐어요.
요즘 악플로 인해 물적, 심리적 손상을 입고 삶을 등지는 사건까지
발생하잖아요. 사실도 모르면서 그저 소문에 의해, 오해에 의해......
200년이나 오해를 받아온 토마토를 보니 요즘 일어나는 악성루머, 악플에
생겨나는 희생자들이 생각나 씁쓸해 집니다.
●아다지오 마에스토소, 매우 느리고 장엄하게 - 우주와 지구
별이 빛나는 밤, 그 깊은 우주를 올려다 본 적이 어느 누구나 한 번쯤은 있을거예요.
저도 하늘을 정말 좋아해서 청명하게 빛나는 하늘도, 깊고 검은 하늘도 자주 올려다 봐요.
아이들이 좀 더 크면 천문대도 가고 하겠죠.
별자리를 찾는 것을 참 좋아하기도 하는데 아직 모든 별자리를 다 알진 못해요.
사실 뛰어난 천문학자라도 아는 별보다 모르는 별들이 더 많겠죠.
별자리를 동양과 서양이 각기 다르게 불러왔는데 국제천문연맹에서
북반구와 남반구의 하늘을 통틀어 88개로 통일했다고 하는군요.
처음 안 것은 수많은 별자리 속에서 이름 없다가 후에서야 도마뱀이라는
이름을 갖게 된 별자리가 있대요. 별자리와 별자리 사이를 채우는 역할을 하기에 그렇대요.
다른 별자리처럼 화려한 이야기가 없어 사람들의 주목을 받지 못했지만
과학자들은 이 별자리를 주목했다는군요. 우주의 신비를 밝히는 데 필요한
블랙홀이 있을 것으로 추정되기 때문에요. 눈에 보이지 않지만 보이는 것들보다
더 많은 비밀이 숨어 있는 하늘, 저 멀리 우주. 그리고 내 안에 있는 작은 우주.
그 곳에서 새로운 별을 발견하듯히 내 안의 작은 우주에서는 또다른 능력, 희망을
찾게 될지도 모르겠습니다.
책에 담긴 내용은 길지 않아요. 그렇지만 그 내용을 읽고 들었던 생각을 써내려가면
아마도 책 몇 권이 나오고도 남지 않을까 생각되는군요.
책을 읽는 동안 우연히 TV에서 시네마 천국이라는 프로그램을 보았는데요.
그 소제목이 < 자연다큐멘터리를 보는 이유 >였어요.
내용중에는 저 위에 나왔던 황제펭귄 이야기도 나왔답니다.
생존법, 그리고 그들만의 사랑방식. 자연다큐멘터리를 보며 생의 법칙에 대해
많은 것을 배우게 돼요. 그래서 전 자연다큐멘터리를 봅니다.
같은 맥락이라고 생각해요. 제가 지식채널 e를 보는 이유.
지식 습득을 위해서가 아니라 지식을 통해 세상을 더 크고 따뜻하게 품으며
제 삶의 영역과 능력 안에서 세상을 좀 더 나은 곳으로 만들려는 작은 포부가 바로 그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