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기돼지 삼형제 이야기. 아마 모르시는 분은 거의 없을 거예요. 순진하고 착하게 생긴 아기돼지들이 힘을 합쳐 나쁜 늑대를 몰아내는 이야기 말이에요. 어린 시절 세계어린이명작동화를 통해 만났던 아기돼지 삼형제 중 특히 막내는 아주 똑똑하고 영리해 보여서 참 마음에 들었던 생각이 납니다. 그런데 늑대가 들려주는 아기돼지 삼형제 이야기라고요? 호오~ 이거 매우 흥미로운걸요? 뭔가 우리가 모르는 비밀이 숨겨져 있는 것도 같고 말이죠. 어쩐지 늑대의 억울함을 대변하겠다는 의지로도 보여집니다. 대체 그 진실이 무엇이었을까요? 한 번 알아보기로 해요. 늑대의 이름은 알렉산더 울프예요. 알이라고 부르기도 하고요. 어느 날 할머니의 생일케이크를 만들기 위해 부지런을 떨던 알은 설탕이 똑 떨어졌다는 걸 알고서는 이웃에 사는 돼지에게 설탕을 빌리러 갑니다. 첫번 째 돼지집에 가서 불렀지만 대답이 없었대요. 그래서 돌아서려는데 지독한 감기에 걸렸던 알은 아주 심하게 재채기를 했다죠. 아시죠? 첫번 째 돼지의 집은 지푸라기로 된 것을요. 집은 폭삭 무너지고 돼지는 죽고 말았대요. 눈 앞의 죽은 돼지를 그냥 지나칠 수는 없어 알은 돼지를 얌냠 먹었답니다. 처음부터 일부러 잡아먹을 생각은 없었다죠? 다시 설탕을 꾸기 위해 두번 째 돼지 집에 갔더니 험한 말을 하며 가라고 했다는군요. 늑대는 화가 났지만 그냥 돌아서려는데 또다시 재채기가! 역시 나뭇가지로 된 집은 무너지고 죽은 돼지를 놓아두면 상할까봐 얌냠 먹었대요. 정말 맹세코 일부러 잡아먹은 건 아니라고요. 다시 세번 째 돼지 집에 설탕을 꾸러 갔는데 원래 알고 있던 착하고 영리한 막내 돼지의 이미지는 온 데 간 데 없이 험악한 돼지가! 알에게 역시 험한 말을 하며 가라고 했지 뭐예요. 게다가 알이 사랑하는 할머니를 나쁘게 얘기하면서요. 알은 평소에 침착하지만 할머니를 나쁘게 얘기하면 미치고 만대요. 그래서 화가 나 돼지집 문을 부수려고 할 때 기자와 경찰이 들이닥친 거예요. 아뿔싸!! 기자들은 감기에 걸린 늑대가 설탕을 빌리러 왔다는 사실은 흥미로운 기삿거리가 되지 않겠다는 판단에 조작한 기사를 신문에 올립니다. 커다랗고 나쁜 늑대가 돼지 집을 부수고 잡아먹었다고요. 하하하~ 이것이 늑대의 진실이었대요. 우리는 여태 돼지의 입장에서 쓰여진 동화만을 알고 있었잖아요. 그런데 다시 의문이 들긴 들어요. 왜 우리가 지난 사건에 대해 진실을 잃어버렸을 때 그 사건은 미궁에 빠지는 것처럼요. 아기돼지들과 늑대의 이야기. 과연 어느 쪽이 진실한 걸까요? 전 늑대의 이야기에도 신빙성이 있다고 생각해요. 늑대가 토끼나 양이나 돼지처럼 조그맣고 작은, 귀여운 동물들을 잡아 먹는건 늑대의 잘못이 아니니까요. 왜 다큐멘터리에서 사자같은 맹수가 물소나 영양 등 작은 초식 동물을 잡아 먹을 때 너무 잔인하다!! 라고 외치게 되지만 그것은 그렇게 태어난 것이고 자연의 섭리이지 맹수가 잔인해서 그런 것이 아닌 것처럼이요. 실제로 사자는 배고플 때 외에는 눈 앞에서 얼룩말이 왔다갔다 해도 거들떠 보지도 않는다고 하니까 말예요. 설탕 한 그릇을 빌려 주었다면 아마 돼지들은 변을 당하지 않았을지도 모르죠. 만약 문 밖에 알이 와 있다면 어떻게 하느냐고요? 흠.. 아마 아기돼지 삼형제 이야기만을 읽었을 땐 저도 막내돼지처럼 문을 꽁꽁 잠그고 늑대를 혼내주겠다고 별렀겠지만... 지금 만약 온다면 설탕 한 그릇을 얼른 주고 보내야겠다는 생각을 문득 해 봅니다. :) 음.. 음.. 그래도 만약을 대비해 싸울 수 있는 힘도 좀 길러 두고요. 하하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