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금님 귀는 당나귀 귀 꼬불꼬불 옛이야기 2
서정오 지음 / 보리 / 1997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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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이 책을 소개 받았을때, '정말 괜찮다'라는 그 말을 그냥 웃어넘겼었다. 뻔한 이야기에 다같은 그림이겠지?라는 생각이 들었기에.....그러나, 책을 한번 보고는 앞서간 나의 잘못된 편견이 부끄러워지며 그렇게 미안할수가 없었다. <꼬불꼬불 옛이야기 첫째고개 - 팥죽할멈과 호랑이>와 함께 <꼬불꼬불 옛이야기 둘째고개 - 임금님 귀는 당나귀 귀>는 <보리>출판사라면 '무조건' 믿음이 가게 만들어 준 책이라고해도 과언이 아니다.

우선 이 책은 '다 아는 이야기'를 엉뚱한 방향에서 색다르게 설정하고 작가 특유의 구수한 입담을 그대로 실어낸 이야기가 너무 매력적이었다. 또한, 연필로 스케치하듯 짧은 사선으로 뚜렷한 경계없이 그려진 그림은 이야기를 따라 이야기속으로 푹 빠져들게 하는 환상적인 분위기를 연출하고 있었다. 늘어진 커텐속에서 엄마의 이야기를 따라 커다란 임금님 귀를 상상하는 아이의 놀란 토끼눈이 무척이나 귀엽다. 아이의 상상으로 그려지는 이야기속엔 언제나 아이가 있다. 모자 만드는 할아버지를 쫄쫄쫄 따라다니며 남몰래 쿡쿡거리며 웃기도 하고, 할아버지처럼 끙끙 속앓이도하고, 대나무 밭에서 실컷 소리를 지르곤 후련한듯 뛰기도하며....

이야기가 끝났을땐 아이가 활짝 웃고 있다. 투정부리며 화를 내던 모습은 간데없고 꾸밈없이 밝은표정이 예쁘기만하다. 아이를 업은 엄마는 또 얼마나 호탕하게 웃는가? 책에서지만 정말 부러운 모녀지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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갯벌이 좋아요 - 솔거나라 전통문화 그림책 9 전통문화 그림책 솔거나라 4
유애로 글 그림 / 보림 / 199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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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이 책을 펼쳐들면 고향에 온것같아 마음이 한참 설레입니다. 꼭, 지금 우리아이들 만할때 바닷가 갯벌을 헤집고 다니던 아름다운 추억이 있거든요.

전라북도 군산시, 커다란 두개의 강이 'ㄴ'자처럼 만나서 바다로 흘러가고, 끝이 보이질 않는 방파제를 따라 바닷물이 출렁출렁 거리는 정말 아름다운 곳이었습니다. 수평선이 부르는듯, 바닷물이 쭈르르 빠지고 나면 검푸른 갯벌이 속살을 드러내곤 요술을 부리죠. '와아~'달려들면 아무것도 없는 질퍽이는 진흙탕일뿐이지만, 숨죽여 가만히 들여다보면 갯벌은 살아서 꿈틀거립니다.

반짝이는 갯벌위로 쏙쏙쏙 게들이 기어나와 달음박질을하고, 눈이 툭 튀어나온 망둥이가 스르르 미끄러지는듯 폴짝 폴짝 재주를 넘지요. 누가누가 멀리가나 내기라도 하는듯 구멍마다 퐁퐁퐁 물이 뿜어나오기도 하고, 진주구슬처럼 동글동글 흙을 뭉쳐 누가누가 높이쌓나 내기하는 밤게들의 아파트 건설현장도 정말 볼수가 있지요.

아무리 조심해서 걸어도, 낯선 발자국소리에 '싸라락' 숨어버리는 망둥이와 게를 잡으려고 구멍속을 파헤치면 갯벌에 어깨가 닿도록 팔 하나를 다 넣어도 잡지 못하던때도 있었고, 겨우 잡힌 게의 커다란 집게 발에 물려 빨갛게 피가 베이는 손가락을 감싸쥐고 눈물을 찔끔거리던 때도 있었고, 어쩌다 낙지라도 한마리 잡기라도 하면, 구멍속 조개껍질에 베인 팔뚝의 상처들이 따끔따끔 아린것도 잊고 횡재라도 한듯 펄쩍펄쩍 뛰던 때도 있었는데.....

검은 잿빛의 갯벌에서 유독 눈에 띄는 것은 화려한 색깔과 한쪽만 커다란 집게발을 가진 꽃발게예요. 다른 생물들은 다들 갯벌과 비슷한 색을 가졌는데 꽃발게는 갯벌의 여왕처럼 화려하지요. 이 책에서 보다 갯벌에서의 그 모습이 더 예뻤던것 같아요. 바다 끝 흰구름을 잡으러 간다는 그 생각만큼이나.....

쓸데없는 추억이야기로 말이 많아졌지만, 이 책을 아이들과 함께 본다면 간접적이나마 갯벌의 마법에 걸리게되진 않을까요? 꽃발게가 구름을 찾아 떠나면서 만나는 갯벌과 바다속 친구들의 이야기는 '백과' 나 '도감'을 들춰가며 하나 하나 알아가는 재미를 아이들에게 선물하죠. 밀물이 몰려드는 바다속 풍경을 너무나 아름답게 그려놓은 부분은 정말 찬사를 아끼고 싶지 않습니다.

이 책을 볼때마다 마음속에 꼭꼭 새기는 약속이 있습니다.

'우리 막내만 좀 더 크면, 우리 아이들에게 나 어릴적의 그 갯벌을 꼭 보여주리라. 밀물이 우리들을 밀쳐내며 달려들때까지 갯벌의 마법에 걸려 그곳에서 왼종일 뒹굴것이다.'

'갯벌이 사라져간다'는 그 말에 조바심치면서 오늘도 다시한번 새겨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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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과가 쿵! - 0~3세 세계의 걸작 그림책 지크 14
다다 히로시 글 그림 / 보림 / 199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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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막내는 사과를 좋아한다.엄마와 젓병외에 처음으로 관심을 가졌던 사물이 빨간 사과였던것 같다. 동그랗고 빨간것만 보면 다 사과라고 우기던 아기때도 있었으니까. 우리 막내는 '사과가 쿵'도 굉장히 좋아한다. 커어다란 빨간 사과를 맛있게 먹는 동물들을 보면서 자기도 맛있는 표정을 지으며 그렇게 즐거워할수가 없다.

요즈음은 아이도 같이 사과를 맛있게 먹는다. 혼자 책을 펼쳐 놓고는 커다란 사과에 얼굴을 묻고 '냠냠냠 아 ~ 마시서', '쪽쪽쪽쪽 으~음 마디따~' 아이의 표정이 얼마나 상큼하게 살아있는지 놀라울 정도이다. 손으로 뚝 떼어 자기 입에도 쏘오옥, 동물들에게도 냠냠냠냠, '엄마! 아~ '하고 손을 내밀면 틀림없이 그 사과조각을 맛있게 먹어야한다. '우~와 맛있네'하면서.......

커다란 사과만 달랑 있는 단순한 그림책이지만 여러 동물들이 차례차례 나오면서 아이들의 흥미를 끌어가고 군침도는 맛있는 의성어가 읽는 재미를 더해줍니다. 배부르게 먹은 동물들이 한쪽 옆으로 비켜서서 다른 친구들을 기다리는 모습이 참 예쁘네요. 처음부터 끝까지 사과속에서 떠날줄 모르는 아기 두더지도 밉지 않아요. 다람쥐,토끼,돼지,너구리,여우,악어,곰,사자,코끼리,기린 이 친구들은 비가 오면 커다란 사과우산 밑에서 비를 피합니다. 도대체 얼마나 큰 사과이길래...........

작가의 기발한 창의적인 아이디어가 눈부시게 빛나는 보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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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서 제일 힘센 수탉
이호백 글, 이억배 그림 / 재미마주 / 1997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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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세상에 영원한것은 없다.이 세상엔 '제일'이라는 것도 없다.여기가 '세상에서 제일'이라고 우뚝 딛고 선 그 순간 또다시 누군가 내 머리 꼭대기에 올라서서 나를 내려다본다.
어리석은 인간의 군상들은 그 찰나의 영광을 위해 그들의 짧은 인생을 허비하며 오늘도 달려가고 있는것이다.

한 사람의 인생을 조명한 장편 서사시같은 '세상에서 제일 힘센 수탉'은 어떻게 보느냐에 따라 풀이되는 그 느낌이 다 다르지 않을까?책을 소개한 많은 글들을 보며, 나름대로의 느낌을 미리 갖고 이 책을 보게 되었지만 아직도 정리되지 않는 생각들이 많다. 모든 이들의 주목을 받으며 태어나고, 뭐를 하든 제일이기만 하던 수평아리 그리고 세상에서 제일 힘센 수탉.....대개의 사람들이 추구하는 인생의 목적이 바로 이런 것이라면 이 수탉은 방황할 이유도 슬퍼할 필요도 없는게 아닐까?

그러나, 패배한 무력한 자신에의 슬픔으로 휘청대던 그가 어느날인가 늙어가는 자신을 느끼게 되고 새로운 절망감에 빠져 비틀거리게 된다.세상을 다 잃어버리기라도 한듯 어깨를 축 늘어뜨리고 ......그리고, 이 책에서는 수탉의 절망의 끝에서 인생의 참다운 가치를 재조명하고 있다. 정작 그가 제일이라 치부하여 왔던 것들의 졸속함이 드러나고 가장 일상적인 것에서 세상에서 제일 가는 행복을 찾는 수탉의 모습은 진정 우리들이 추구해야하는 인생이 아닐까?

아직은 많이 어렵겠지만, 앞으로 많고 많은 경쟁에 당면하게될 우리 아이들에게 코앞의 작은 세상보다 더 멀고, 더 큰 세상을 바라보는 인생의 참된 안목을 키워주는데에 부족함이 없을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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똥벼락 사계절 그림책
김회경 글, 조혜란 그림 / 사계절 / 200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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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으하하하하.......하~악, 학,헉'
자지러질듯, 배를 움켜쥐고 떼구르르 웃어대는 아이의 모습이 더 우스워 한참을 그렇게 웃어야만 했다.

'똥벼락'이 주는 웃음은 남다른데가 있다. 찌는 여름날 한낮에 퍼붓는 소낙비처럼 통쾌하리만치 시원하면서도 가슴 밑바닥에서 찌꺼기처럼 뒹구는 슬픔은, 똥떵이를 금덩이처럼 귀히 여기던 민중들의 소박한 애환과 우리 고유의 민족성에 뿌리를 둔 한의 덩어리가 아닐까?

지금까지 많은 책에서 소개되어 온 '똥'이야기와는 사뭇 다른, 자연친화적인 순환의 재 생산적 가치로써 똥을 풀어가고 있다. 내가 어릴적에만 해도 플을 베어다 똥물을 끼얹어가며 높다란 두엄 무더기를 만들었던 기억이 있다. 코를 싸쥐게하던 지독한 냄새도 높다란 두엄꼭대기에서 모락모락 하얀 김이 피어오를 때면 흙 냄새처럼 풋풋했었는데....

'똥벼락'에서 돌쇠 아버지의 똥에 대한 애착은 좀 유별나고 특별나다. 그래서 더욱 웃음과 재미를 더하는게 아닐까?. 산너머 잔칫집에서 잘 차린 상을 마다 하고 똥구명을 꼭 오므린 채 집으로 달려가는 돌쇠 아버지가 산 중턱에 앉아 참았던 똥을 '뿌지지직'누는 모습은 포복 졸도할 '똥벼락'의 전초전에 불과하다.

난데없는 오줌벼락을 맞은 도깨비의 모습 (비록 허공에 바둥거리는 두 손뿐이지만) 또한 이 책의 분위기를 한껏 돋우는 묘미가 아닐까? 끝이없는 김 부자의 욕심에 기가 막혀 입이 쩍 벌어진 도깨비가 무시무시한 주문을 외운다.

'수리수리 수수리! 온 세상 똥아. 김 부자네로 날아라!'

도깨비의 주문과 함께 하늘로 솟구쳐 오르는 똥덩이들! 사방팔방의 똥덩이가 솟아올라 거무누르스름한 똥 구름이 하늘을 뒤덮는 그림에서는 멀쩡하던 속이 뒤틀리고 만다.

이 책이 주는 최고의 맛은, 폭풍전야 같은 김 부자네 마당으로 일순간 퍼부어대는 똥들에 대한 실감나는 말맛이 아닐까?

'굵직한 똥자루 똥, 질퍽질퍽 물찌똥,된똥,진똥,선똥,피똥, 알똥, 배내똥,개똥,소똥,닭똥,말똥, 돼지똥, 토끼똥, 염소똥까지
후득후득 처덕처덕 사정없이 쏟아져 내립니다.
'아이쿠, 이게 웬 똥벼락이냐!'
김 부자가 이리 뛰고 저리 뛰지만 피할 틈도 없이
촘촘하게 내리꽂힙니다.
푸드득 푸드드득, 퍼드득 퍼드드득!'

얄밉고 괘씸한 김 부자지만 금가락지낀 손을 허우적거리며 똥무더기에 묻혀버리는 모습은 불쌍하기도하다.

이 책에 등장하는 똥도 똥이지만, 금반지 또한 눈여겨볼만하다. 김 부자의 욕심을 부추기는 화근 덩어리가 바로 이 금반지다. 마지막 페이지의 호박(오인가?)줄기에 걸려있는 금반지의 정체는 뭘까? 똥무더기에 파묻힌 김 부자의 쌍가락지는 아닌것같고...... 김 부자네로 날아드는 똥덩이 중에 금가락지를 물고있는 똥을 찾아보자.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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