갯벌이 좋아요 - 솔거나라 전통문화 그림책 9 전통문화 그림책 솔거나라 4
유애로 글 그림 / 보림 / 1995년 3월
평점 :
절판


이 책을 펼쳐들면 고향에 온것같아 마음이 한참 설레입니다. 꼭, 지금 우리아이들 만할때 바닷가 갯벌을 헤집고 다니던 아름다운 추억이 있거든요.

전라북도 군산시, 커다란 두개의 강이 'ㄴ'자처럼 만나서 바다로 흘러가고, 끝이 보이질 않는 방파제를 따라 바닷물이 출렁출렁 거리는 정말 아름다운 곳이었습니다. 수평선이 부르는듯, 바닷물이 쭈르르 빠지고 나면 검푸른 갯벌이 속살을 드러내곤 요술을 부리죠. '와아~'달려들면 아무것도 없는 질퍽이는 진흙탕일뿐이지만, 숨죽여 가만히 들여다보면 갯벌은 살아서 꿈틀거립니다.

반짝이는 갯벌위로 쏙쏙쏙 게들이 기어나와 달음박질을하고, 눈이 툭 튀어나온 망둥이가 스르르 미끄러지는듯 폴짝 폴짝 재주를 넘지요. 누가누가 멀리가나 내기라도 하는듯 구멍마다 퐁퐁퐁 물이 뿜어나오기도 하고, 진주구슬처럼 동글동글 흙을 뭉쳐 누가누가 높이쌓나 내기하는 밤게들의 아파트 건설현장도 정말 볼수가 있지요.

아무리 조심해서 걸어도, 낯선 발자국소리에 '싸라락' 숨어버리는 망둥이와 게를 잡으려고 구멍속을 파헤치면 갯벌에 어깨가 닿도록 팔 하나를 다 넣어도 잡지 못하던때도 있었고, 겨우 잡힌 게의 커다란 집게 발에 물려 빨갛게 피가 베이는 손가락을 감싸쥐고 눈물을 찔끔거리던 때도 있었고, 어쩌다 낙지라도 한마리 잡기라도 하면, 구멍속 조개껍질에 베인 팔뚝의 상처들이 따끔따끔 아린것도 잊고 횡재라도 한듯 펄쩍펄쩍 뛰던 때도 있었는데.....

검은 잿빛의 갯벌에서 유독 눈에 띄는 것은 화려한 색깔과 한쪽만 커다란 집게발을 가진 꽃발게예요. 다른 생물들은 다들 갯벌과 비슷한 색을 가졌는데 꽃발게는 갯벌의 여왕처럼 화려하지요. 이 책에서 보다 갯벌에서의 그 모습이 더 예뻤던것 같아요. 바다 끝 흰구름을 잡으러 간다는 그 생각만큼이나.....

쓸데없는 추억이야기로 말이 많아졌지만, 이 책을 아이들과 함께 본다면 간접적이나마 갯벌의 마법에 걸리게되진 않을까요? 꽃발게가 구름을 찾아 떠나면서 만나는 갯벌과 바다속 친구들의 이야기는 '백과' 나 '도감'을 들춰가며 하나 하나 알아가는 재미를 아이들에게 선물하죠. 밀물이 몰려드는 바다속 풍경을 너무나 아름답게 그려놓은 부분은 정말 찬사를 아끼고 싶지 않습니다.

이 책을 볼때마다 마음속에 꼭꼭 새기는 약속이 있습니다.

'우리 막내만 좀 더 크면, 우리 아이들에게 나 어릴적의 그 갯벌을 꼭 보여주리라. 밀물이 우리들을 밀쳐내며 달려들때까지 갯벌의 마법에 걸려 그곳에서 왼종일 뒹굴것이다.'

'갯벌이 사라져간다'는 그 말에 조바심치면서 오늘도 다시한번 새겨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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