똥벼락 사계절 그림책
김회경 글, 조혜란 그림 / 사계절 / 200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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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으하하하하.......하~악, 학,헉'
자지러질듯, 배를 움켜쥐고 떼구르르 웃어대는 아이의 모습이 더 우스워 한참을 그렇게 웃어야만 했다.

'똥벼락'이 주는 웃음은 남다른데가 있다. 찌는 여름날 한낮에 퍼붓는 소낙비처럼 통쾌하리만치 시원하면서도 가슴 밑바닥에서 찌꺼기처럼 뒹구는 슬픔은, 똥떵이를 금덩이처럼 귀히 여기던 민중들의 소박한 애환과 우리 고유의 민족성에 뿌리를 둔 한의 덩어리가 아닐까?

지금까지 많은 책에서 소개되어 온 '똥'이야기와는 사뭇 다른, 자연친화적인 순환의 재 생산적 가치로써 똥을 풀어가고 있다. 내가 어릴적에만 해도 플을 베어다 똥물을 끼얹어가며 높다란 두엄 무더기를 만들었던 기억이 있다. 코를 싸쥐게하던 지독한 냄새도 높다란 두엄꼭대기에서 모락모락 하얀 김이 피어오를 때면 흙 냄새처럼 풋풋했었는데....

'똥벼락'에서 돌쇠 아버지의 똥에 대한 애착은 좀 유별나고 특별나다. 그래서 더욱 웃음과 재미를 더하는게 아닐까?. 산너머 잔칫집에서 잘 차린 상을 마다 하고 똥구명을 꼭 오므린 채 집으로 달려가는 돌쇠 아버지가 산 중턱에 앉아 참았던 똥을 '뿌지지직'누는 모습은 포복 졸도할 '똥벼락'의 전초전에 불과하다.

난데없는 오줌벼락을 맞은 도깨비의 모습 (비록 허공에 바둥거리는 두 손뿐이지만) 또한 이 책의 분위기를 한껏 돋우는 묘미가 아닐까? 끝이없는 김 부자의 욕심에 기가 막혀 입이 쩍 벌어진 도깨비가 무시무시한 주문을 외운다.

'수리수리 수수리! 온 세상 똥아. 김 부자네로 날아라!'

도깨비의 주문과 함께 하늘로 솟구쳐 오르는 똥덩이들! 사방팔방의 똥덩이가 솟아올라 거무누르스름한 똥 구름이 하늘을 뒤덮는 그림에서는 멀쩡하던 속이 뒤틀리고 만다.

이 책이 주는 최고의 맛은, 폭풍전야 같은 김 부자네 마당으로 일순간 퍼부어대는 똥들에 대한 실감나는 말맛이 아닐까?

'굵직한 똥자루 똥, 질퍽질퍽 물찌똥,된똥,진똥,선똥,피똥, 알똥, 배내똥,개똥,소똥,닭똥,말똥, 돼지똥, 토끼똥, 염소똥까지
후득후득 처덕처덕 사정없이 쏟아져 내립니다.
'아이쿠, 이게 웬 똥벼락이냐!'
김 부자가 이리 뛰고 저리 뛰지만 피할 틈도 없이
촘촘하게 내리꽂힙니다.
푸드득 푸드드득, 퍼드득 퍼드드득!'

얄밉고 괘씸한 김 부자지만 금가락지낀 손을 허우적거리며 똥무더기에 묻혀버리는 모습은 불쌍하기도하다.

이 책에 등장하는 똥도 똥이지만, 금반지 또한 눈여겨볼만하다. 김 부자의 욕심을 부추기는 화근 덩어리가 바로 이 금반지다. 마지막 페이지의 호박(오인가?)줄기에 걸려있는 금반지의 정체는 뭘까? 똥무더기에 파묻힌 김 부자의 쌍가락지는 아닌것같고...... 김 부자네로 날아드는 똥덩이 중에 금가락지를 물고있는 똥을 찾아보자.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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