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의 모든 순간, 내가 곁에 있을게 - 나의 미라클, 나의 보리
최보람 지음 / 샘터사 / 201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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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제목에서부터 물씬 묻어나는 달달함.

표지에 있는 그림을 보지 못했다면

아마 연인이나 배우자 혹은 아이에게 주는 글이 아닐까 생각했을 것 같다.

 

책 제목의 "너",

그러니까 책의 부제인 『My Miracle, My Bori』에 나오는 보리는

이 책을 쓴 작가의 반려견이다.

작가는 보리 이전에 키우던 '토니'가 하늘 나라로 간 후

개를 마주칠 만한 곳은 일부러 피해다닐 만큼 상실감을 느꼈다.

그러던 어느 날 동물 병원을 지나다

로비 한쪽 구석 철창에 힘없이 앉아있던 강아지를 보게된다.

이 아이는 이미 한 번 파양된 적이 있다는 얘길 듣지만,

'신묘'한 인연의 힘으로 결국 그 아이를 데려오게 되었고

털색깔이 아이보리인데 착안해 이름을 보리라 짓고

그 때부터 둘은 서로의 반려가 된다.

이 책의 내용은 작가와 보리가 함께해온

지난 10년간의 일상속 이야기인 동시에

작가가 보리에게 보내는 찬사와 감사이다.

 

이 책이 독특한 점은

만화와 에세이가 함께 있다는 점인데

평소에 만화를 거의 본 적 없는 내겐 무척 신선하게 느껴졌다.

보기만 해도 힐링이 되는 듯한 귀여운 그림과

따뜻함과 섬세함이 물씬 풍기는 감성적인 에세이들이 조화를 이루며

마음 깊은 곳을 파고 들어 오래된 내 기억을 소환했다.

 

개에 대한 내 기억은 아주 오래전으로 거슬러올라간다.

내가 초등학교 3학년때부터 대학 졸업때까지 살았던 우리집에는

마당이 있었다.

마당에는 라일락 나무, 목련 나무, 배나무, 앵두나무, 모과나무, 장미, 사철나무 , 단풍나무 등이 심어져있어 계절의 변화를 느끼기에 더없이 좋았고

특히 여름이면 마당에 텐트를 치고 그 공간에서 시간을 보내거나

바람을 불어 넣어 만든 간이 수영장에서 물장구를 치며 놀기도 했다.

하지만, 마당이 있어 가장 좋았던 건 항상 그 곳에 있던 동물들 덕분이다.

그 집에서 사는 동안 우리집엔 언제나 개나 고양이, 새들을 키우곤 했다.

특히 내가 좋아했던 건 개들인데

동요 가사처럼 학교갔다 집에 오는 나를 보며 꼬치치며 달려와 반갑게 맞아주고

낯선 사람이 우리 집 대문 앞에 얼씬 거리기만 해도 세상이 떠나가라 짖어대던

개들과 놀던 기억은 지금도 소중한 유년의 추억으로 남아있다.

 

그런 기억을 가진 나지만,

요즘 많이들 사용하는 "반려견"이라는 단어는

조금 어색하게 느껴져 온 게 사실이다.

김훈 선생님이 『연필로 쓰기』에서 잠깐 언급한 반려견이라는 단어에 대한 거부감에

나 역시 공감해왔고 내가 생각하는 개의 본성과 반려견의 이미지가 맞지 않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 책에 나오는 작가와 보리의 일상을 보면서

인간과 개의 반려 관계에 대해 다시 생각해 보게 되었다.

그들이 살아가는 모습은

내가 아이를 키우는 마음이나 친구와 우정을 나누는 마음과 다를 바가 없었고

이들 사이에 중요한 것은 인간과 개라는 생물학적 차이가 아니라

감정을 가진 생명들 간에 나누는 따뜻한 교감이었다.

만약 그림이 없이 에세이만 읽는다면

그저 누군가의 육아일기나 연애일기라고 착각할 법한

사랑이 가득한 이야기들을 곱씹어 보면 볼수록

감동적이면서 묘하게 힐링이 되는 책이다.

 

작가가 보리를 혼자 두고 나갔다 돌아온 날에 느끼는 죄책감이나 짠함,

산책길에 만난 동네 개들과 보리가 잘 어울리지 못하는 모습을 보면서 하는 걱정,

무지막지한 '피곰'의 무게를 감당하면서도 꾀죄죄한 보리를 목욕시키는 모습에서

사랑의 본질에 대해 생각했다.

내가 이제껏 가졌던 반려 동물이라는 말에 대한 반감은

어쩌면 그 본질을 보지 못하고 형식만 보려했기때문이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이 책을 읽다보면 어느새

동물들 뿐만 아니라

모든 생명에 깃들인 사랑의 마음을 떠올리게 된다.

여기에 작가 특유의 섬세한 감성과 유머, 보리와의 재미있는 일화들은

감동과 함께 웃음을 준다.

그리하여 처음에는 반려견이라는 단어조차 낯설었던 나같은 사람조차도

이 책을 읽고 난 후엔 뭔지모를 따뜻함과 훈훈함이 마음 가득 넘치게 한다.

 

이 책은 물론, 강아지를 좋아하는 사람들이 좋아할 만한 내용이지만,

내가 정말 이 책을 권하고 싶은 사람은

'반려동물 한 번 키워볼까?' 고민하고 있는 사람들이다.

과연 내가 반려견과 함께 산다면

이런 모습일 수 있을까, 이렇게까지 사랑을 줄 수 있을까

자신의 각오를 한 번쯤 돌아보는 마음으로 이 책을 읽어보면 좋겠다.

인간에 대한 사랑과 마찬가지로

반려견에 대한 사랑의 방식 역시 다양하니

어떤 방식이 정답이라고 판단하기 어렵지만,

그 모든 사랑의 본질은 나를 위한 것이 아니라

너를 위한 것이어야 한다는 점을 믿는다면

이 책의 저자가 보리에게 주는 사랑의 방식은 참고할 만하지 않을까 싶다.

 

나에 대해 말하자면,

애초부터 반려견을 키울 엄두조차 내본적 없지만,

이 책을 읽은 후 나에게는 더욱더 그것이 불가능함을 알게 되었다.

무엇보다도 매사가 자기중심적인 나는

너를 위한 사랑을 할 마음의 준비가 여전히 갖추어지지않았기에

이따금 다른 생명과의 교감이 필요한 날이면

이 책을 다시 읽으며 대리 만족을 느끼는 것으로 만족하기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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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리기, 몰입의 즐거움
미하이 칙센트미하이.크리스틴 웨인코프 듀란소.필립 래터 지음, 제효영 옮김 / 샘터사 / 201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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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리기, 몰입의 즐거움』이라는 책 제목을 보는 순간

아마도 달리기 경험을 통한

건강 관리나 습관 형성의 중요성에 대해 이야기하지 않을까 생각했는데

읽어보니 내 예상이 완전히 빗나갔다.

 

 

 

이 책의 대표 저자인 미하이 칙센트미하이는

세계적인 석학이자 베스트셀러 저자로,

긍정심리학의 아버지로도 불리는 심리학자라고 한다.

그는 몰입 이론의 창시자로도 유명한데

이 책은 그가 제자이자 심리학 교수인 크리스틴 웨인코프 듀란소

그리고 기자 출신의 작가이자 강연자인 필립 래터와 함께 썼다.

 

이 책의 분량은 4백쪽에 달하는데

주 내용은 달리기 경험자들의 증언을 토대로

심리학적 현상으로서의 몰입에 대한 다각적인 고찰과 논증에 대한 것이다.

여기에 더해 몰입을 일상적으로 경험하기 위해

꼭 알아야하는 지식들을 제공하고 있다.

다시 말해 달리기를 매개로 몰입 현상에 대해 논증하고

이를 일상의 경험으로 확대하기 위한 일반적인 방법론에 관해 고찰한 것이

이 책의 내용이라 할 수 있겠다.

 

몰입은 전적으로 개인적 체험인데

그것을 과학적으로 고찰하고

몰입의 조건들을 일반화한다는 것이

처음엔 쉽게 납득이 가지 않았다.

하지만, 책을 읽다보니 과학과 심리학,체육학 등

여러 학문 이론의 융합과 적용을 통해

몰입 현상을 다각적으로 입증하고

구체적인 조건들을 제시되어있어

책 내용에 점점 매료되었다.

또한 몰입 능력을 극대화하기 위한 방법이나

연습, 훈련 과정 등에 대한 실질적인 내용들도 많아

나 자신의 몰입 경험을 위해서도 큰 도움이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책의 내용은 크게 2부로 구성되어 있다.

"몰입의 핵심"이라는 제목을 달고 있는 1부에서는

몰입 경험에 관해 구체적으로 설명한다.

저자에 따르면 몰입이란 '한 가지 일에 몰두하는 동안 몸과 마음이 연동하면서 나타나는 최상의 경험이며, 이는 노력을 통해 얻을 수 있다'고 한다.

또한 몰입이 어떤 성향의 사람들에게서 잘 나타나는지 규명하며

몰입의 가치와 중요성에 대해 이야기한다.

 

2부 "몰입을 찾아서"에서는

1부에서 설명한 몰입에 관한 내용을 본격적으로 달리기에 적용하여

단계적으로 목표를 설정하고 성취하는 행위와 피드백의 중요성에 대해 강조한다.

또 몰입을 하기 위해 필요한 선행조건들과 몰입 능력을 극대화하는 방법에 대해

구체적으로 설명한다.

여기에는 몰입을 위해 통제 가능한 요소들과 방법들에 대한 설명은 물론,

몰입이 되지 않을 때 도움이 될 만한 것들에 대해서도

구체적으로 제시되어 있어

몰입을 원하는 사람들에게 도움이 되리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데 몰입 경험을 이야기하기 위해 작가는 왜 하필 달리기를 매개로 사용했을까?

책을 읽기 전에 품었던 의문은

이 책에 실려있는 실제 러너들의 경험담을 읽다보니 자연스럽게 해소되었는데

그 중에서도 가장 인상적이었던 이야기는 바로 이것이다.

 

"그날, 어느 순간 내 안의 무언가가 바뀌었다.

13시간 동안 내가 한 것이라곤 그저 앞으로 나아간 것이 전부였다.

힘들어서 그만두고 싶고 안아픈 곳이 없었다.

인생이 꼭 그와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고통스러워도 앞으로 나아가야만 한다.

어쩌면 바로 그럴 때 더 나아가야 하는지도 모른다.

그것 밖에는 할 수 있는 일이 없으니까.

때로는 치리포 산에 올랐던 그날처럼 출발점으로 되돌아와야 한다.

하지만 다시 돌아왔을 때 우리는 다른 사람이 되어 있으리라."

 

이 글은 13시간을 달린 후의 느낌에 대해 말한

벳시 도셋이라는 여성의 경험담 중 발췌한 부분이다.

그녀의 경험담을 읽다보니 새삼 인생은 마라톤과 같다는 말이 떠올랐고

이 책의 저자들이 몰입 경험을 이해하기 위한 매개로

왜 하필 달리기를 사용했는지에 대한 의문이 자연스럽게 해소되었다.

긴 거리를 달려야 하는 마라톤처럼 우리의 인생 역시

지치고 힘들 때면 가끔 쉬어갈 수도 있겠지만

종착점까지 끝까지 집중해서 달려야만 한다는 점에서

달리기에서와 마찬가지로 인생에 있어 몰입은 매우 중요한 요소이며

그런 의미에서 이 책에서 강조하는 달리기와 몰입 경험은

삶 전체로 확대 적용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것이 행복을 찾는 열쇠라면,

마이크 박사가 무수한 토론과 저서, 강의를 통해 전해온 메시지에도

그 핵심이 담겨 있다.

바로 '몰입의 순간을 가능한 한 늘리라'는 것이다.

땅이 흔들리고 할렐루야를 절로 외칠 만큼 엄청난 순간이 아닐지라도

집중해서 무언가에 몰두하는 순간은 우리를 지금, 이곳에 머물게 한다.

그리고 기술을 발전시키고 목표를 세우고,

성취감을 느낄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그런 순간은 쌓이고 또 쌓인다.

그것이 인생의 본질이다. "

 

결국 이 책의 궁극적인 목적은 달리기 경험을 몰입 이론에 적용해

우리가 인생을 살아가는 태도와 현재라는 시간에 집중해 몰입을 경험하고

그 경험을 확대해 몰입을 통해 행복한 삶을 살도록 돕는데 있다고 할 것이다.

 

"일상 생활에 더 많이 몰입할수록

일과 대인관계, 취미에 깊이 참여하고픈 의욕이 생길 것이다.

열정을 쏟을 만한 일을 찾아라.

진심을 다해 살아라.

달리고, 몰입하고, 행복하라!"

 

이 책의 마지막 문장인 위의 글처럼

몰입에 대한 이해를 통해

보다 나은 삶과 행복을 경험하고자 하는 모든 사람들에게

이 책을 권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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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아하는 마을에 볼일이 있습니다 - 무심한 소설가의 여행법
가쿠타 미츠요 지음, 박선형 옮김 / 샘터사 / 201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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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을 떠나고 싶은데

이런 저런 현실적인 이유들이 발목을 잡아

머물러 있을 수 밖에 없을 때면

여행 에세이를 읽는다.

이번에 읽은 책은 일본 작가 가쿠타 미쓰요가 쓴

『좋아하는 마을에 볼일이 있습니다』



가쿠타 미쓰요는 처음 들어본 작가였는데

약력을 보니

일본의 여러 문학상들을 수상한 바 있는

일본에서는 나름 유명한 작가인 모양이다.

이 책은 여행을 좋아하는 그녀가

지난 30년간 세계 각국을 여행하며 경험하며 느낀

이야기들을 모아놓은 것이다.


"나에게 있어 여행의 참된 즐거움은,

여행을 하지 않았다면 절대로 만날 수 없었을 사람과

아주 짧은 순간이라도 함께 웃을 수 있고,

대화를 나누며

미소나 말로는 전달할 수 없는 무언가를 서로 교감하는데 있다."


서문에서 밝히고 있듯

그녀는 여행이 즐거운 이유는

낯선 세계에서 만나는 사람들과의 무언의 교감이라고 말한다.

여행을 좋아하는 나 역시 그녀의 말에 공감이 갔다.

비록 말이 통하지 않더라도

표정이나 몸짓만으로도 전달할 수 있는

따뜻한 마음과 미소, 공감의 기억은

오랜 세월이 흘러도 남아있기 마련이니까.


이 책에 실려있는 27편의 에세이들을 읽다보면

여행에 관해 다양한 관점에서 생각하게 된다.

그것은 이를테면 저마다 다른 여행지에 대한 취향이라든가

같은 여행지를 다녀와도 매번 그 곳에 대한 생각이나 느낌은 달라지기 마련인 여행의 속성에 관한 것이다.

하지만, 이 책의 작가는 단순히 자신의 경험을 늘어놓는데만 그치지 않고

여행의 경험으로부터 깨달은 삶의 진실을 이야기한다.


"인생이란 시간에서 내려다보면

그 사람들과도 아주 짧은 순간 같은 버스에 탄 것일 뿐이다.

인생의 여정은 프놈펜에서 시아누크빌까지의 거리보다

훨씬 길고 복잡하며 몇 번이고 환승이 필요하다.

종종 버스는 엔진이 고장 나고,

길을 잃고,

우주인의 기습 공격을 받는다.

그저 승객에 지나지 않는 우리는 서로를 알아가게 되고

힘을 함쳐 헤쳐나가고자 하며,

생각지 못한 사람을 좋아하거나 싫어하게 되지만,

결국 자신의 환승 지점이 오면 모두에게 손을 흔들고 이별한다.

우리의 삶도 그러하지 않은가."


여행은 삶의 한 부분이기도 하지만,

인생의 축소판이기도 하다는 사실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하게 하는 문장이다.

책을 읽다보면 이 작가의 엉뚱하고 기발한 상상력이나 통찰력과 마주치기도 하는데

이 책의 진정한 매력은 바로 여기에 있다.


여행을 좋아하는 한 작가의 여행에세이를 통해

우리가 알게되는 건 그녀의 경험담 뿐만 아니라

여행의 시간 속에서 우리 역시 마주하게 되는

우리의 삶과 시간에 관한 이야기라는 점에서

이 책은 흔해빠진 감성에세이와는 차별화된다.


여행에 대한 갈증을 늘상 느끼고 사는 사람이나

여행 중 가볍게 읽을 만한 책을 찾는 사람들에게 추천하고 싶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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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아주는 정원 - 가든 디자이너 오경아가 정원에서 살아가는 법
오경아 지음 / 샘터사 / 201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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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에서 나고 자라

어언 반세기 넘게 이 곳에서 살고 있는 나.

그래서 뭘 잘 모르기때문에

전원 생활에 대한 환상이 더욱 깊어졌는지도 모르지만

내 인생의 후반기 만큼은

산과 바다로 둘러싸인 공기 맑은 곳에서

텃밭과 예쁜 정원을 가꾸며 보내고 싶다고 늘 생각해왔다.


그런 중에 만난 오경아 작가의 신간 『안아주는 정원』

이 책을 읽다보니 내게는 한낱 백일몽 같던 소망을

누군가는 실현하며 살고있다는 사실이 부럽기도 했고

내가 꿈만 꿔왔던 풍경을

생생한 실체로 만나게 되어 설레기도 했다.


이 책의 작가인 오경아씨는 원래는 라디오 방송 작가였는데

정원 가꾸는 일에 매료되어

영국으로 유학을 떠나

7년간 조경학을 공부하며

정원 디자인과 가드닝 일을 하게되었단다.

그 후 한국으로 돌아와

가든 디자이너로 활동하는 동시에

속초에 정원이 있는 집을 마련하고

정원 학교를 만들어

일반인들도 알기 쉬운 가드닝과 가든 디자인에 관한 강좌를 진행중이란다.


작가는 이 책에 실린 여러 편의 에세이들을 통해

식물이 주는 위로와 치유의 경험을 이야기하기도 하고

정원을 돌보면서 자연으로 부터 배운 깨달음과 즐거움에 대해 들려준다.

그녀가 얻은 깨달음들은

좁게 보면 자연의 순리이자 식물의 생리에서 온 것이지만

궁극적으로는 인간 세상과 세상 살이에 대한 깊은 통찰력과 깨우침으로 이어진다.

그리고 자연을 통해 배우는 교훈은

책을 통해 얻는 단순한 지식에 비해

훨씬 더 본질적이고 구체적이며 울림이 크다는 점에서

진짜 배움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책 곳곳에 실려있는

꽃과 나무와 정원의 풍경 사진들을 들여다보는 것만으로도

어수선하고 답답한 마음 자락들이

평온하게 치유되는 느낌을 받았다.

여전히 나의 정원은 당장은 실현하기 힘든 로망에 불과하지만

어쩌면 그렇기때문에 더욱 이 책을 읽는 것이 위로가 되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나만의 정원을 꿈꾸는 모든 사람들에게

추천하고 싶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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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스스로 빛나는 별이다 - 우주에서 발견한 삶의 지혜 아우름 38
이광식 지음 / 샘터사 / 201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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샘터 물방울 서평단으로 활동하는 내게 샘터의 신간이 도착했다.

책 제목은 『우리는 스스로 빛나는 별이다』

샘터출판사에서 지속적으로 발간하고 있는 인문교양 서적인

"아우름 시리즈" 중 38권째 책이다.

우주 공간을 연상시키는 책 표지와

책 제목 밑에 작은 글씨로 적혀있는 부제,

"우주에서 발견한 삶의 지혜"-에 흥미를 느끼며 책을 읽기 시작했다.


이 책의 저자인 이광식선생님은

"별과 우주"에 대해 재미있고 감동적인 이야기들을 들려주는

국내 대표적인 천문학자라는데

약력을 보니 그간 많은 책을 내셨단다.

책 목록을 훑어보다

예전에 아이들과 함께 읽었던

『별아저씨의 별난 우주 이야기』가 보여

더욱 반가운 마음으로 책장을 넘겼다.


이 책에서 저자는

우주의 탄생과 기원, 우주의 크기, 그리고 우주의 종말에 관한 이야기을 비롯해

우리가 살고 있는 태양계와 은하수에 대한 설명

그리고 블랙홀에 관한 내용과 우주 탐사선의 활동에 이르기까지

우주에 관해 우리가 알아야할 다양하고 개론적인 이야기들을 들려준다.


눈 앞의 현실에만 급급해 살다보니

이제껏 우주라는 공간에 대해 생각해 본 적도 없는 나로서는

좀처럼 읽지않는 과학 서적이라 낯선 용어들이 많았지만

대체로 재미있게 읽었다.

그 이유는 일반인이 이해하기 힘든 어려운 천문학 분야를

쉽게 설명해주는 저자의 탁월한 능력 덕분이다.


특히 매 장(章) 이 끝날 때마다 나오는

"재미난 쉼터 이야기"에는

우주에 관해 알아야할 여러 지식과 에피소드 등 흥미로운 이야기들이 많았다.

그 중에서도 지구의 모래알과 별의 수를 비교한 부분이 기억에 남는다.

별이 많다는 사실은 익히 알고 있었지만

지구에 존재하는 모래알 보다도 7배 이상 많다니...

우주 공간의 광활함이 구체적으로 실감났다.

또, 아폴론 11호가 별에 간 적이 없다는 우주음모론에 대해

과학적으로 반증하는 내용 역시 매우 흥미로웠다.


이 책을 통해

이제껏 잘 알지 못했던 우주라든지 천문학에 관해 많은 것을 알게되었다.

하지만, 이 책이 내게 의미있게 읽혔던 진짜 이유는

천문학에 관한 지식 보다는 천문학을 통해 삶을 바라보는 관점덕분이었다.


"어느 철학자는 '경이가 없는 삶은 살 가치가 없다'라고 말했다.

우주는 경이와 신비 그 자체이며, 때로는 경이를 넘어 감동이다.

138억년 우주의 사랑이 우리를 태어나고 살게한 거니까

가끔 힘들 때는 지구가 지금 이 순간에도

태양 둘레를 초속 30킬로미터로 내달리고

이 순간에도 우주는 빛의 속도로 팽창하고 있다는 걸 생각해라.

그러면 우리가 각기 지고 있는 삶의 무게도 한결 가벼워짐을 느낄 것이다."


천문학 분야는 아주 먼 우주를 연구하는 학문이라

일상의 삶과는 무관하다고 생각해온 내게

위에 인용한 작가의 말은 커다란 깨달음으로 다가왔다.

결국 드넓은 우주 공간은 과학적 연구의 대상일 뿐만 아니라

"겸손과 인격 형성을 돕는 과학"이라는 칼세이건의 말에 공감이 갔다.


그런 거대한 우주 속에서 아주 작은 "창백한 푸른 점"에 불과한 지구,

그 점 속에 살아가는 나라는 존재가 얼마나 작은 것인지

그리고 우주의 역사 속에서 나라는 인간의 한 생애는 얼마나 짧은 것인지를

다시 한 번 깨달으며 겸손하고 의미있는 삶을 살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내게 큰 울림을 준 저자의 말을 다시 한 번 되새기며

이 글을 맺는다.


"별과 우주를 알면 나와 세상이 보입니다.

나라는 존재는 우주와 맞먹는 기적입니다.

어려울 때는 우주를 생각하면 좋습니다.

하찮은 일들에 마음이 상하지 않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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