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아하는 마을에 볼일이 있습니다 - 무심한 소설가의 여행법
가쿠타 미츠요 지음, 박선형 옮김 / 샘터사 / 201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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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을 떠나고 싶은데

이런 저런 현실적인 이유들이 발목을 잡아

머물러 있을 수 밖에 없을 때면

여행 에세이를 읽는다.

이번에 읽은 책은 일본 작가 가쿠타 미쓰요가 쓴

『좋아하는 마을에 볼일이 있습니다』



가쿠타 미쓰요는 처음 들어본 작가였는데

약력을 보니

일본의 여러 문학상들을 수상한 바 있는

일본에서는 나름 유명한 작가인 모양이다.

이 책은 여행을 좋아하는 그녀가

지난 30년간 세계 각국을 여행하며 경험하며 느낀

이야기들을 모아놓은 것이다.


"나에게 있어 여행의 참된 즐거움은,

여행을 하지 않았다면 절대로 만날 수 없었을 사람과

아주 짧은 순간이라도 함께 웃을 수 있고,

대화를 나누며

미소나 말로는 전달할 수 없는 무언가를 서로 교감하는데 있다."


서문에서 밝히고 있듯

그녀는 여행이 즐거운 이유는

낯선 세계에서 만나는 사람들과의 무언의 교감이라고 말한다.

여행을 좋아하는 나 역시 그녀의 말에 공감이 갔다.

비록 말이 통하지 않더라도

표정이나 몸짓만으로도 전달할 수 있는

따뜻한 마음과 미소, 공감의 기억은

오랜 세월이 흘러도 남아있기 마련이니까.


이 책에 실려있는 27편의 에세이들을 읽다보면

여행에 관해 다양한 관점에서 생각하게 된다.

그것은 이를테면 저마다 다른 여행지에 대한 취향이라든가

같은 여행지를 다녀와도 매번 그 곳에 대한 생각이나 느낌은 달라지기 마련인 여행의 속성에 관한 것이다.

하지만, 이 책의 작가는 단순히 자신의 경험을 늘어놓는데만 그치지 않고

여행의 경험으로부터 깨달은 삶의 진실을 이야기한다.


"인생이란 시간에서 내려다보면

그 사람들과도 아주 짧은 순간 같은 버스에 탄 것일 뿐이다.

인생의 여정은 프놈펜에서 시아누크빌까지의 거리보다

훨씬 길고 복잡하며 몇 번이고 환승이 필요하다.

종종 버스는 엔진이 고장 나고,

길을 잃고,

우주인의 기습 공격을 받는다.

그저 승객에 지나지 않는 우리는 서로를 알아가게 되고

힘을 함쳐 헤쳐나가고자 하며,

생각지 못한 사람을 좋아하거나 싫어하게 되지만,

결국 자신의 환승 지점이 오면 모두에게 손을 흔들고 이별한다.

우리의 삶도 그러하지 않은가."


여행은 삶의 한 부분이기도 하지만,

인생의 축소판이기도 하다는 사실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하게 하는 문장이다.

책을 읽다보면 이 작가의 엉뚱하고 기발한 상상력이나 통찰력과 마주치기도 하는데

이 책의 진정한 매력은 바로 여기에 있다.


여행을 좋아하는 한 작가의 여행에세이를 통해

우리가 알게되는 건 그녀의 경험담 뿐만 아니라

여행의 시간 속에서 우리 역시 마주하게 되는

우리의 삶과 시간에 관한 이야기라는 점에서

이 책은 흔해빠진 감성에세이와는 차별화된다.


여행에 대한 갈증을 늘상 느끼고 사는 사람이나

여행 중 가볍게 읽을 만한 책을 찾는 사람들에게 추천하고 싶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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