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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성을 위한 조선의 신도시 - 수원화성이 들려주는 실학 이야기 ㅣ 처음부터 제대로 배우는 한국사 그림책 22
정혜원 지음, 한태희 그림 / 개암나무 / 2024년 4월
평점 :
우리나라 역사의 상징물인 유적과 유물이 가진 상징성과 사회적 배경에 대해서 아이들의 눈높이에 맞추어 차근차근 알려주는 이야기를 읽다보면, 과거에서 현재로 이어지는 역사의 큰 줄기를 이해하는데 큰 도움이 된답니다.
소녀상, 안중근, 독도, 팔만대장경, 전태일, 손기정, 경복궁, 석굴암 십일면관음보살상 등 알고 있는 내용부터 새롭게 이해하는 시대적 배경까지 아이들에게는 다소 어려울 수 있는 내용을 한국사 그림책을 통해서 우리나라의 역사의 큰 흐름을 바르고 정확하게 배울 수 있다는 점에서 아이들이 꼭 한번 읽어야 할 필독서라는 생각이 듭니다.
그래서 저는 개암나무의 <한국사 그림책 시리즈>를 참 좋아하는데요. 이번 4월에 신간이 출시되었다는 이야기를 듣고 너무 반가웠어요. 이번에 나온 책은 1977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수원화성이 들려주는 실학이야기에요.
제목은 바로 <백성을 위한 조선의 신도시>입니다.
경기도 수원 중심부에 있는 팔달산에 위치한 수원화성은 조선 22대 정조 임금때 지은 성곽이에요. 수천 명의 사람들이 무려 3년동안 만들어 완성했답니다. 밤이든 낮이든 사계절 내내 아름답고 웅장하기에 유네스코에서 수원화성을 1997년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한 정말 멋지고 아름다운 문화유산이죠.
세계문화유산이란 "세계유산협약"에 따라 인류 전체를 위해 보호해야 할 가치가 있다고 인정되는 세계 여러나라의 문화유산들이 지정된 것인데 여기 수원화성이 있다니 정말 자랑스럽습니다.
<백성을 위한 신도시>에서는 수원화성이 어떻게 지어지게 되었는지 그 시대적상황과 과정을 자세하게 들려줍니다.
겨우 7살의 나이에 쌀 담는 뒤주에 갖혀 비극적인 죽음을 맞이했던 아버지 사도세자의 죽음이후, 할아버지 영조 뒤를 이어 정조가 왕위에 올랐습니다. 정조는 한양 동대문 밖에 있던 아버지 묘 주변의 흙이 고르지 않고 땅속에 물이 흘렀기 때문에 묘를 옮기고 싶어했어요. 그리고 고민 끝에 수원부 남쪽 화산 아래 마을 즉 지금의 경기도 화성시에 옮기기로 했지요.
수원 화산 아래에는 고을이 있었고, 아버지 묘를 만들겠다고 함부로 관아와 백성들의 집을 부술수는 없었기에, 집값을 주고 이사하도록 했어요. 그래서 팔달산 동쪽에 새롭게 마을이 생겼답니다.
1789년 사도세자의 묘가 완성되자, 현릉원으로 이름지었고, 새 고을의 이름도 화성이라 지었어요. 화성은 주구나 우러러볼 만큼 빛나는 고을이라는 뜻이에요. 그리고 정조는 화성이 큰 도시로 성장하기를 바랬죠. 그래서 화성 주변을 튼튼하게 쌓아서 전쟁으로부터도 안전하게 지키기 위해 성벽을 쌓기로 했어요.
반대파 신하들이 거세게 반대했지만, 정조는 왕권을 개혁하고 개혁을 이루기 위해 성을 쌓겠다는 생각은 변함이 없었어요. 대신, 화성을 쌓기 위해 몇가지 원칙을 세웠습니다.
백성의 노동력을 함부로 사용하지 않는다.
적은 비용과 시간으로 튼튼한 성을 완성한다.
낡은 원칙과 명분을 고집하지 않고 눈 앞의 문제를 합리적으로 해결한다.
성을 쌓고 지을 때 과학 기술을 적극 활용한다.
그리고 정조의 기대와 사랑을 한 몸에 받았던 당 대 최고의 실학자 정약용에게 성 쌓는 연구을 맡겼습니다. 수원화성에서 가장 돋보이는 부분은 바로 건축 방법이에요. 정약용은 여러 책을 연구하여 <실학>과 <기중도설>을 집필했고 성 쌓는데 필요한 수레 '유형거'와 무거운 돌을 들어올리는 '거중기'를 만들어서 수원화성을 효율적으로 만들도록 활용했습니다.
수원화성은 변화와 개혁의 상징으로 잘 알려져 있어요. 성을 쌓고 올리는데 있어서 과학기술을 적극적으로 활용했고, 백성의 노동을 돈을 주면서 정당하게 노동력을 사용했으며, 무엇보다 백성의 편의와 안전부터 생각했거든요.
백성들도 적극적으로 일했고, 능률도 오르면서 10년 걸릴 거라고 예상했던 화성 공사는 3년 만에 완공되었습니다.
이는 일한 사람에 대한 대가를 충분히 지급했기 때문이고 백성을 존중하는 마음이 담겨 있었어요.
정말 책을 읽으면서 정조의 백성에 대한 따뜻한 사랑을 곳곳에서 느낄 수 있었어요. 백성들이 잘 자리잡고 살 수 있도록 일년동안 세금을 걷지 않거나, 너무 덥거나 추운 날에는 공사를 중지하고 백성을 쉬게 하고, 정조가 공사현장을 방문하는 날에는 고기와 흰떡, 또는 생선 2마리 씩 내려주는 등 배려와 사랑이 가득했답니다.
실학 정신이 살아있는 수원화성은 일제 강점기와 6.25 전쟁으로 파괴되었지만, <화성성역의궤> 책 덕분에 수원화성의 본래의 모습으로 복원이 가능해졌고, 1997넌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될 수 있었어요.
책의 뒷편에는 실학에 대한 배경과 자세한 이야기가 또 잘 정리되어 있어서 읽어보기 참 좋았어요.
실학자들의 정신과 정조의 마음이 담긴 <백성을 위한 조선의 신도시: 수원화성이 들려주는 실학 이야기> 책은 정말 너무 재밌고 호진이도 술술 잘 읽었던 책이에요. 꼭 조만간 함께 수원화성에 가자고 약속했답니다.^^
개암나무 한국사 그림책시리즈 다른 이야기도 함께 더 읽어봐야겠어요. 우리나라 역사와 문화에 대해 제대로 알고 싶어하고, 쉽고 재밌게 책을 통해 읽고 싶다면 개암나무 <백성을 위한 신도시>책과 다른 한국사 그림책 시리즈들도 어린이 필독서로 추천하고 싶어요. 그 당시 정치 사회 시대상황과 역사의 큰 흐름을 정말 바르게 잘 이해할 수 있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