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 쉬운 색연필 일러스트
비어 예 지음, 박지혜 옮김 / 아르누보 / 2017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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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이라는 것은 한 사람의 개성을 잘 표현하는 하나의 수단이라고 생각이 든다. 그래서 화가들에게도 각자 화가들마다의 그림 풍이라는 것이 다르고, 시대별 그림을 그리는 느낌과 대상이 달라진다. 그래서인지 그림을 잘 그리는 사람들을 보면, 뭔가 자신의 생각을 잘 표출해내는 듯 하여 답답함이 없이 시원할 것만 같은 생각이 든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자신의 생각을 주로 말로 표현하기 때문에, 말로 인해 여러 실수들을 범하게 되고, 그래서 어쩌면 사람들은 말을 통한 자신의 생각 표현을 줄여가며, 자신의 감추고 살고 있기 때문이다. 침묵이 금이다라는 말을 삶의 신조로 여겨가며 말이다.

그래서 생각의 답답함을 표현하고자 그림을 어느 순간부터 배우고 싶었다. 그리고 과거 티비에서 만화가들이 여행을 다니며, 좋은 장소를 보면 사진을 찍기보다는 연필을 들고 스케치하는 모습을 보았다. 멋있는 풍경을 사진을 찍어 남기는 모습보다 그림을 그려 재해석하는 모습이 더욱 멋있어 보였다. 사진은 나의 포커스가 아닌, 기계의 포커스에 맞춰서 모든 것을 담아내기 때문에 나만의 포커스로 그려지는 그림이 나중에 더 기억에 남는 추억이 될 거 같아서 였다. 그리고 그림을 그리면서 그 장소와 대화를 나누고, 그 장소에 대한 나만의 생각을 정리할 수 있을 거 같아서 그림을 그리는 모습이 더욱 매력적으로 다가왔다.

과거 우리 조상들이 시를 쓰고, 그림을 그렸던 것에 이유를 알 것만 같았다. 멋진 그림을 그리다 보면, 멋진 생각이 정리될 수 밖에 없을 것이고, 멋진 생각을 하다보면, 머릿 속에 이미지가 떠오르게 되기 때문이다. 이러한 생각들로 가득차 있던 내가 이 책을 만나게 되어, 독학으로 그림을 배울 수 있게 되어 너무 기뻤다.

이 책의 내용은 그림에 소질이 없는 사람도 그림에 자신감을 가질 수 있도록 구성되어 있다. 밑그림을 따라 그리도록 안내되어 있고, 색칠하는 방법에 대해서도 잘 설명해 주고 있다. 모방은 창조의 어머니라는 말을 새삼 느낄 수 있도록 이 책은 따라서 표현해볼 수 있도록 제시되어 있다. 무언가를 따라서 해보니, 부담감도 없고, 완성하고 난 후에는 뿌듯하고 그림에 대한 자신감마저 느낄 수 있었다. 그리고 평소 그려보고 싶었던 내 주변의 맛있는 음식과 사물들부터, 동물들까지 여러 주제로 나뉘어져 주제 관련한 다양한 그림을 반복해서 그려볼 수 있어서 책을 다 그리고 난 후에는 책에 나오지 않은 다른 것들에 대해서도 그림으로 표현해보는 시도를 하게 되었다. 또한 책의 마지막 부분에는 다이어리를 작성할 때 그림을 활용하는 방법이 나오는데, 연말이라서 그런지 새해 다이어리를 구매하여 내년 다이어리를 그림으로 구성해보며 꾸며보고 싶다는 기분 좋은 설렘마저 갖게 하였다.

자신 스스로에게 표현할 수 있는 자유로움을 선물하고 싶은 모두에게 이 책을 꼭 읽어보도록 권하고 싶다. 그리고 주변의 소중한 사람들에게도 기분 좋은 선물이 되리라고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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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reaking The Silent Rules - 왜 수평적 조직문화인가?
김종남 지음 / 비비투(VIVI2) / 2017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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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is book explains very well the distinctive organizational culture of Korea. Of course, the author is a corporate consultant, but the contents of this book can be applied to the culture of most organizations as well as companies in Korea. For example, it can be said that it encompasses the school organization, the military organization, and the family culture, etc.

The author is a consultant, so his content was very analytical and well organized so that it made it easy for the reader to understand it. I was amazed at how the author could understand of a county’s culture vey specifically and how to explain so easily and to present his understanding so briefly in a book. In addition, related cases were presented that he has experienced before, and the examples of horizontal organizational culture that the author wants to argue for us to realize were also suggested.

The author covers all aspects of understanding and explaining Korea’s organizational culture from a macro perspective to a micro perspective. In other words, it explains how a mindset characterizes our culture through Confucian influence as a macro perspective, and how the praise has been conducted, what type of language has been used, and how the meeting has been performed in our organization as a micro perspective. After all, through all these factors which explained above, the author argues that we have produced a special vertical culture, that it has been the value and rule inherent in us, and that it has also diminished the effectiveness of our organization.

This book can help us to understand our own culture through explanations of macro perspective, and help to deliberate how we should look for changes in the future in order to make a horizontal culture by explaining the micro characteristics of our organization.

While reading this book, I was able to put in a little effort to change the culture of my organization. The contents of the effort which presented in this book are not huge, so they were able to encourage me to start practicing from a small one for change. And I could feel a little sense of accomplishment.

At presnet, our organizational culture is not suited to chaning social characteristics. It is time to have a flexible and horizontal organizational culture.

We must understand our organizational culture accurately not only corporation but also school, military, and family etc., and make an effort to change gradually. Through this book, you can easily plan the direction of the effort for CHANG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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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 심리학 공부 - 일과 인간관계를 내 편으로 만드는 85가지 심리 기술
우리창 편저, 정세경 옮김 / 지식너머 / 2017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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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리학은 알면 알수록 사람은 완벽하지 않다는 것을 겸손하게 깨닫도록 해준다. 심리학의 원칙들은 일종의 사람들이 가지고 있는 모순을 일반화한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이 책에 나온 원칙들 중에서 예를들어, 어떤 사람이나 사물의 특성을 논리적으로 파악하여 매력적으로 느껴 선택하기 보다는 단순히 자주 보는 사물이나 사람일수록 매력을 느낀다는 단순노출의 효과가 그러하며, 또한 똑같은 일이라도 타인이 하는 경우는 잘못된 것이지만, 내가 하는 경우는 그럴만한 이유를 찾게 되는 자기 관용의 법칙도 그러하다.

이 책의 제목 그대로 매일 심리학을 공부할 수 있도록 여러 심리학 법칙을 3~4장 정도로 간략하게 제시하고 있으며, 제시된 내용은 법칙을 이해할 수 있도록 중요한 요점들을 관련 예시와 더불어 설명하고 있다. 따라서 이 책을 통해 많은 심리학 법칙을 단숨에 알 수 있다는 점이 가장 큰 장점이다. , 비록 깊이는 없지만, 얉게 많은 심리학에 대한 지식을 얻을 수 있다. 만약 심리학에 대한 갈증을 느낀다면, 이 책의 내용이 심리학 공부의 가이드라인이 되어 줄 수 있어서, 제시된 법칙들을 기초로 좀 더 내용을 찾아본다면, 깊이 있는 심리학 공부를 할 수 있다는 점도 장점이다.

그리고 이 책은 사람들의 일상의 삶과 관련지어 심리학 법칙을 분류하고 있다는 점도 매력적이다. , 실수에 대해, 걱정에 대해, 꿈에 대해, 사회적 역할에 대해, 나와 갈등이 있는 사람과의 관계에 대해, 불면증에 대해, 감정표현에 대해, 질투심에 대해, 건강에 대해, 가족에 대해 등등 우리가 일상에서 느끼는 부정적 심리를 스스로 간단하게 이해해 볼 수 있도록 심리학 법칙들을 분류해놓다. 내 안의 문제를 해결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그 문제에 직면하여 객관적으로 이해하려는 노력이라고 얼마전 읽었던 기억관련 뇌 과학자가 쓴 망각의 기술책에서도 언급되었다. 따라서 내 안의 부정적 심리를 직면하여 객관적으로 이해하는 방법으로 이 책이 가까이 있다면 아주 큰 도움이 되리라고 생각된다. 이 책을 읽다보면, 나의 문제가 나로인해 비롯된 것이라고 느끼기 보다는 모두가 가진 특성이고, 완벽할 수 있는 사람이기 갖는 문제임을 느끼게 되어 조금의 위안과 안도감을 가질 수 있기 때문이다.

현대사회의 사람들은 모두가 조금씩 마음의 병을 가지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개인들이 보내는 시간의 흐름이 과거보다 빨라지고, 서로가 마음을 터놓고 이야기하거나 자신을 돌아볼 수 있는 시간적 여유가 없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매일 5분정씩 이 책을 친구삼아 자신을 이해하고, 위안받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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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브레인 - 삶에서 뇌는 얼마나 중요한가?
데이비드 이글먼 지음, 전대호 옮김 / 해나무 / 2017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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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뉴스를 접하다보면, 사람들의 생각이 어쩌면 이렇게 다를 수 있을까 하는 의문과 두려움마저 든다. 우리 개인을 저마다의 특별한 개성을 지닌 개인으로 만드는 것은 아마도 뇌가 하는 일일 것이다. 우리들의 뇌는 초기부터 달랐을까? 어떻게 변화가 생기고 각자의 특성을 만들어 내는 것일까?

이 책의 1, 2장을 통해서 우리의 뇌는 어떻게 변화하고 있는 지 알 수 있었으며, 변화된 뇌를 통해서 경험하는 실재를 해석하는 것 또한 다를 수밖에 없다는 사실도 알게 되었다. 초기의 뇌세포 분열 및 형성과정은 같지만, 부모로부터 물려받은 유전인자는 다르다. 하지만 그 차이는 미비하다고 할 수 있으며, 이후 우리는 점차 그 차이의 폭을 넓혀간다. 즉, 개인의 경험에 따라 뇌는 변화하고, 따라서 쌍둥이라고 할지라도 경험하는 것이 다르므로 뇌는 완전히 똑같을 수 없다. 이에 따라서 우리가 경험하는 실재도 모두 같은 실재 안에서 존재한다고 하더라도 감각경험을 처리하여 경험을 번역해주는 뇌가 다르므로 개인이 경험을 해석하는 바가 다를 수밖에 없다. 이러한 뇌의 특징을 살펴볼 때, ‘우리는 모두 다르다’ 라는 것이 인정할 수밖에 없는 진리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따라서 최근 뉴스를 보며 나와 생각이 달라서 의문을 품게 했던 그들의 과거 경험이 무엇이었고, 그들의 뇌가 어떻게 만들어졌을 지, 그리고 그들이 실재에 대해 어떻게 해석하게 되었는지 생각해보고 나름 이해하게 되었다.

또한, 이 책의 3, 4, 5, 6장을 통해 뇌에 대한 새로운 접근을 이해하게 되었다. 의식과 무의식에 대한 내용도 흥미로웠고, 논리적 측면이 아닌 정서적 측면이 의사결정에 있어서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것도 흥미로웠다. 또한 집단 전쟁 즉, 과거 히틀러와 같은 나치집단이 유대인 전체를 학살하려고 했던 것을 뇌 과학적으로 설명한 것도 매우 흥미로웠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미래 뇌 과학기술의 발전을 토대로 나의 모습이 어떠한 모습의 나일지 상상해보는 것도 매우 끔찍하면서도 흥미로운 순간이었다.

내가 무언가를 능숙하게 잘하는 것은 과연 의식이 하는 것일까? 저자는 실험을 통해 능숙하게 잘하는 것은 의식이 아닌, 무의식의 상태에서 가능한 것이라고 밝혀내었다. 절차기억은 몸이 기억하는 것으로 훈련을 통해 몸이 체득한 상태가 되면 무의식의 상태에서 저절로 능숙하게 행위가 일어나는 것이라고 언급하였다. 의식의 하는 일은 몸이 체득한 상태에서 무언가 색다른 일이 벌어졌을 때 이것의 다름을 감지하는 것이며, 새로운 것을 학습하는 것이며, 목표에 맞게 무언가를 수행하는 것이라고 언급한다. 이 부분을 읽으면서 스포츠 게임의 중요한 순간에 해설자들이 선수들에게 무언가를 의식하지 말아야 잘 해낼 수 있다고 조언하던 말이 떠올랐다. 그리고 무의식에 대해 나름 무시해왔던 나로 하여금 ‘아하’ 하며 무의식의 중요성에 대해 여러 가지 깨달음을 연달아 할 수 있게 해주었다.

뇌는 의사결정을 내리기까지 관련 연결망이 서로 경쟁을 하고, 이때 경쟁에서 이기는 연결망과 관련한 의사결정을 내리게 된다. 경쟁에서 이기기 위해서는 논리적이기 보다는 정서적 평가 값이 좋아야 한다. 즉, 정서적 측면이 의사결정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이다. 이 책에서는 이러한 이유에서 원격전쟁의 위험성을 지적한다. 원격전쟁은 버튼 하나면 누르면 되는 것이므로 합리적 의사결정을 하기에 중요한 정서적 측면이 결여되어 있다는 것이다.

또한 집단 전쟁과 같은 것이 가능한 것에 대해서도 이 책에서는 뇌 과학적으로 설명하였다. 원래 사람들은 같은 부류의 사람들에게 정서적으로 공감을 하게 된다. 다른 말로 하여금 사람과 다른 물체에 대해서는 공감을 하지 못한다. 이때 집단 전쟁을 할 때 선전용으로 사람들에게 집단을 구분하도록 하고, 선전을 통해 우리와 다른 집단을 물체화시킴으로써 그들의 고통에 공감을 하지 못하도록 하며, 잔인한 학살마저 가능하게 만든다. 실제 실험에서도 노숙자를 바라볼 때 대부분의 실험자들의 공감 반응이 약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집단을 구분한 실험에서도 다른 집단이라도 여기는 사람들에게는 공감 반응이 약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를 통해 최근 우리 사회에 좌파, 우파라고 집단을 구분하는 것이 얼마나 위험할 수 있는 일인가 느낄 수 있었고, 사회 통합을 위해서는 그러한 불합리적 논리가 지속되지 않도록 적극적 노력이 필요할 것이라고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미래의 뇌에 대한 내용을 읽으면서 나의 미래를 상상하는 것은 조금 끔찍하기도 하였다. 뇌가 소프트웨어이며, 내 몸이 하드웨어라고 할 때, 뇌를 다른 곳에 이식하여 다른 사물을 내 몸으로 대체한다면 과연 나는 무엇일까? 내 몸이 아닌, 다른 사물일 수 있다는 것이다. 과연 나라고 인식하는 것이 무엇인가의 문제이다. 정말로 미래에 나의 뇌를 이식한 로봇들이 내 몸을 죽이고, 로봇의 세상이 될 수도 있는 문제가 실재로 가능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이러한 문제는 현재 인간 존재에 대한 의문이 아직 풀리지 않았고, 합의의 노력을 하지 않은 채 과학기술만을 강조하며 발전시켜왔기 때문에 상상이 가능한 일일 것이다. 이러한 이유에서 과학기술과 인문학은 함께 발전되어야 하고, 서로 견제가 필요하다고 생각이 들었다.

이 책은 여느 뇌 과학책에서 볼 수 있는 내용인 뇌에 대한 설명을 1, 2장에 간단히 설명하였다. 내용이 간단하였지만, 이해하기 쉽게 쓰여져 있어서 좋았다. 그리고 관련한 실험 내용들을 함께 제시하여 글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되었고, 관련 그림이나 사진자료가 많이 제시되어 있어서 글의 내용이 짧지만 상대적으로 풍부하게 받아들이도록 하였다. 또한 3, 4, 5, 6장의 내용은 다른 뇌 과학책들과는 다른 접근에서 뇌를 이해할 수 있도록 제시하여 상당히 재미있게 읽을 수 있었고, 설명이 이해하기 쉽게 친절하게 되어있어 좋았다. 이 장들에서도 관련 실험내용이 많이 제시되어 있고, 관련 그림이나 사진이 많아 읽는 독자로 하여금 내용을 이해하고, 흥미롭게 읽을 수 있도록 도왔다.

미래 인공지능이나 뇌 과학에 대한 흥미가 있는 사람 혹은 최근 뉴스를 보며 나와 다른 사람들에 대한 의문이 드는 분들에게 이 책을 권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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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각의 기술
이반 안토니오 이스쿠이에르두 지음, 김영선 옮김 / 심심 / 2017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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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이 사라진다는 것은 어떤 의미일까? 대부분 그 의미를 긍정적으로 생각하기보다는 부정적으로 생각하는 경향이 많다고 할 수 있다. 아마도 기억 또한 우리에겐 소유의 개념으로 인식되어서인지 마치 내가 소유했던 것을 상실한 느낌이 더욱 커서라고 볼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이 책은 망각이라는 것을 우리의 자연스러운 일상과도 같은 것으로 당연하게 서술하고 있다. 혹은 망각을 통해 새로운 희망을 기대할 수 있는 의미로써 재해석하도록 만들었다. 그렇다면 기억이라는 것 자체는 무엇이고, 기억이 사라진다는 것은 무슨 의미일까?

21세기 들어서면서 우리 인간은 과거 추상적으로 막연하게 생각해왔던 모든 것들을 과학적으로 증명해내고 설명하고자 하는 시도들을 많이 해왔다. 우리의 마음에 대해서도 그러했고, 우리의 사랑에 대해서도 그러했으며, 우리의 기억에 대해서도 그러해왔다. 이 책에서도 뇌 과학적으로 우리의 기억을 설명해내고 있다. 겉표지에서 느껴지는 따뜻한 이미지와는 다르게 책의 내용에서의 기억은 매우 차갑고 딱딱한 뇌 과학적 용어들이 많이 나열되어있어 조금은 당황스러웠지만, 나의 기억에 대해 이해할 수 있는 계기가 되어 좋았다.

기억이라는 것도 종류가 있어, 서술기억인 의미기억과 일화기억, 그리고 절차기억이 있다. 이 모든 기억은 우리의 경험으로부터 이루어지는 것이며, 기억에 관련된 두뇌 영역을 살펴보면 주된 영역인 hippocampus와 인지처리를 담당하는 대뇌피질 영역과 연합되는 entorhinal cortex, 그리고 감정을 담당하는 amygdala가 함께 관여하는 것을 알 수 있다. 이는 기억에는 감정적 요소가 중요함을 알 수 있으며, 기억을 토대로 인지처리가 이루어짐을 알 수 있다. 또한 이 모든 영역이 주로 측두엽에 자리 잡고 있어 기억을 위해 언어가 매우 중요함을 파악할 수 있다. 그래서인지 우리는 언어를 익숙하게 사용하기 전인 어린 시절에 대한 기억이 없는 지도 모르겠다. 기억한다는 것은 말로써 그것을 설명할 수 있는 것이기에 언어로써 경험하고 이해하지 못한 기억은 지금까지 우리에게 기억되지 못하는 것이라고 생각된다. 또한 강렬한 감정적 요소를 포함한 기억은 장기 기억되고, 엄청난 스트레스는 우리에게 기억상실과 같은 일을 발생시키는 것을 보면, 기억이라는 것에는 감정이 매우 중요한 요소임도 알 수 있다.

기억이 사라진다는 것은 무슨 의미일까? 이 책에서는 망각의 기술에 대해 총 4가지를 언급하고 있다. 습관화, 차별화, 소거, 억압이다. 이 네 가지 기술을 쓰고자 하는 기억은 우리가 억지로 잊어버리고 싶은 나쁜 기억일 것이다. 나쁜 기억이 있다면 이 네 가지의 기술을 사용해 잊어버리도록 노력할 수 있을 것이다. 이 중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바로 습관화인데, 매일 아침 듣는 라디오 방송에서 매주 한 번씩 정신과 의사가 나와 청취자들의 사연을 듣고 극복방안을 말해줄 때마다 주로 하는 상담방식과도 같아 가장 기억에 남는다. 그 의사는 늘 자신의 가슴 아픈 경험을 묻어두려 하지 말고, 오히려 그것을 떠올리고 객관적으로 인식해보라는 상담을 주로 하는 편인데, 이 책에서 언급한 습관화 또한 나쁜 기억을 오히려 자꾸 떠올려 그 기억에 대해 무감각 해지도록 하는 것을 의미하였다.

또한 이 책에서는 비단 나쁜 기억뿐만 아니라 기억이 사라진다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며, 기억이 사라져야만 뇌가 효율적으로 또 다른 새로운 것을 기억하고, 처리할 수 있다고 말하고 있다. 그리고 오히려 나이가 듦으로써 젊은 사람에 비해 기억을 상실하는 정도가 크다고 할지라도 그것이 오히려 긍정적일 수 있음을 언급하면서 사소한 기억들은 인생을 크게 바라보는 것을 방해하는 것이므로 나이가 든 중년이 회사에서 중역을 맡는 것이 더욱 적합한 일이지도 모른다고 언급하고 있다. 기억의 상실에 대해 오히려 희망을 갖게 하는 내용들이 제시되어 있었고, 기억에 대한 새로운 의미를 생각해볼 수 있어 기분 좋은 시간이었다.

게다가 뇌 과학 연구결과들을 소개하며, 기억에 대해 객관적으로 이해시키는 내용들이 무척 흥미로웠고, 과거 몇 년 전까지만 해도 뇌 세포인 뉴런의 생성은 아주 어린시기까지만 가능하고, 그 이후에는 불가능한 것으로 여겨져 왔는데, 이 책에서는 최신 연구결과들을 통해 나이가 들어서도 뇌 세포의 생성이 가능한 것을 언급하고 있다. 나이 든 노인이 되어서 기존의 사소한 것들에 대한 기억이 사라질지라도 새로운 것을 학습하고 기억하는 것이 가능하다는 희망을 주는 뇌 과학 연구결과이다.

다만, 조금 아쉬웠던 부분은 늘 뇌 과학 관련 책을 읽다보면 아쉬웠던 부분으로 남는 것이 동일하게 나타났다. 바로 뇌 영역을 소개할 때 한글로 번역된 것만 제시하기 보다는 원어로 그 영역을 함께 적어 소개해주는 노력이 있었으면 한다. 뇌 과학을 공부하는 사람으로서 항상 원어로만 공부를 하다 보니, 한글로 번역된 용어는 참 낯설게 느껴진다. 다음 개정판이 나온다면 뇌 영역에 있어서는 한글 번역된 내용 옆에 괄호 속에 원어로 된 용어를 함께 써준다면 책의 내용에 보다 더욱 집중할 수 있을 것 같다.

어찌되었건 사회가 복잡다변화해지면서 더더욱 기억할 것들이 많아지고, 저출산 고령화 시대에 노인들에 대한 재개념화가 필요해졌으며, 경제적 논리에 치우쳐 인간관계를 맺고 상처받는 것이 당연해지고 있는 요즘, 기억과 망각에 대해 새로운 의미로 생각해볼 수 있게 해준 책이었다. 이 시대를 사는 사람들에게 한번쯤은 권해보고 싶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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