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필사 : 헤르만 헤세 편 생각이 깊어지고, 마음이 단단해지는 문장들
헤르만 헤세 지음 / 코너스톤 / 202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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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헤르만 헤세의 작품의 주요 내용을 필사해보는 경험을 해보는 책이었다. 나로서는 처음으로 경험하는 책 형태였다. 그래서 전체 내용이 아닌, 주요 페이지의 짤막한 문장들을 보고, 필사하는 것이 처음에는 낯설었고, 책을 읽는 느낌과 상당히 달랐다.

하지만, 점차 과거에 읽었던 문장을 발견하면서 예전 내가 읽었던 책의 느낌을 다시금 생생하게 기억할 수 있었고, 연속적인 짧은 문장들을 통해 전체 내용을 기억해내는 즐거움도 있었다. 그리고 오히려 필사를 하다보니, 내가 과거에 놓쳤던 단어나 문장을 새롭게 발견할 수 있어서 좋았다. 나의 책을 읽는 습관은 단어 하나하나의 의미를 파악하려고 애쓰기보다는 책의 내용과 흐름을 쫓아 읽어내려가는 데 초점을 두기 때문에 어떻게 보면, 쇼펜하우어나 니체가 말한 올바른 독서법은 아니라고 할 수 있다. 그런데, 필사의 경험을 통해 단어 하나 문장 하나하나를 곱씹어 가며 작가의 의도를 해석하고 이해할 수 있는 기회를 가질 수 있어 매우 좋은 경험이 되었다.

이 책은 헤르만 헤세의 주요 작품인 데미안, 수레바퀴아래서, 싯다르타의 주요 내용이 담겨져 있다. 그리고 책의 서두에는 세 개 작품에 대해 매우 짤막하게 소개되어 있어, 관련 작품을 다시 상기하기에 좋았다. 나는 필사를 하면서 단순히 제시된 내용을 그대로 따라 쓰지만은 않았다. 처음에는 낯선 경험 때문인지 단순히 따라쓰는 필사를 하였지만, 나중에는 내 느낌과 생각도 함께 적어보았다. 결국 다시 펼쳐보니, 고전 작품에 대해 상당히 의미 있는 경험이 되었다고 생각이 들고 뿌듯했다.

나는 사람들에게 책을 읽어야 한다면, 가장 먼저 추천하는 것이 고전소설이다. 오랜 시간동안 인정받는 책은 그 안의 내용이 오랜 시간 많은 사람에게 감흥을 주고, 기억되는 내용을 담고 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그런데 고전소설을 읽고 난 후, 이렇게 필사하는 경험도 꼭 추천하고 싶다. 분명 의미 있고 색다른 경험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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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이 묻고 마음이 답하다
서은희 지음 / 이비락 / 202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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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한 신체에 건강한 정신이 깃든다는 말이 있다. 고대 그리스 철학자인 플라톤부터 올림픽 창시자 그리고 현대까지 인용되고 있는 말이다. 그 말인 즉, 우리 인간 존재에 대한 본질, 진리가 아닐까 싶다. 이 흔한 말을 우리는 그저 그렇게 놓치고 있지 않나 싶다. 너무 자주 익히 들어서인지 그 중요성이 간과되어 왔던 것 같다.

이 책을 통해 나는 이 말이 다시금 가장 먼저 떠올랐고,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근력운동을 다시 열심히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도 한때는 운동의 매력에 푹 빠졌던 시기가 있었고, 그때의 내 자신이 생각나기도 했다. PT를 받아야 운동의 매력을 느낄 수 있다는 저자의 말에 100% 동의한다. PT를 받고 난 후, 그리고 혼자 운동을 하면서도 운동이야 말로 정말 정직한 것이구나를 느끼고, 그에 따른 보람도 느낀다. 운동을 하면 그때그때 보상을 받는 느낌이다. 저자는 바디프로필 기록으로 그 결과 성취를 느꼈지만, 나는 인바디 측정을 통해 그때 마다 변화하는 결과를 인식할 수 있었다. 그래서 내 주변 사람들에게도 주기적으로 인바디 측정하는 것을 추천하곤 했다. 결국 인간은 보상이라는 것이 따라와야 무언가 노력을 하는 동기가 생기는 것 같다. 운동을 하는 것에 대한 보상을 어떤 것으로 할지 생각해 보는 것도 운동을 하게 만드는 중요 요인이 될 거 같다.

나는 PT 이후 꽤 오랬동안 혼자서 운동을 해왔다. 그러다보니, 지금은 운동 슬럼프에 빠진 것 같다. 운동이 하기 싫어지고, 운동하러 가는 것조차 일처럼 느껴졌다. 마침 이런 나에게 이 책은 선물과도 같았다. 이 책을 보면서 내 스스로에게 여러 가지 방안을 제시해볼 수 있었다. 첫째는 PT를 다시 받는 것이고, 둘째는 근육에 대해 공부를 해보는 것이다. 저자는 매주제별 추천도서를 함께 제시하고 있어서 그것 또한 흥미롭고, 좋았다. 특히 근육에 대해 공부하고 싶은 마음이 든 나에게 석가의 해부학 노트는 꼭 읽고 싶은 책이 되었다. 결국 아는 만큼 즐기게 된다는 저자의 말에 공감을 했고, 그래서 근육을 공부하다보면 운동을 더 잘 알게 되고, 즐기게 될 것이라고 생각하게 되었다.

현대사회는 많은 것들이 빠르게 변화하고, 그에 적응해야 성공하는 사회이다. 그러다보니, 인간이 살아온 속도로는 버겁고 힘든 것들이 많아 정신적으로 많은 스트레스를 받을 수밖에 없다. 지금 우리가 대처할 수 있는 것은 그만큼 우리 몸의 체력을 튼튼히 하는 것이 아닐까 싶다. 이 책을 통해 모두가 건강한 신체에 건강한 정신이 깃든다는 말을 다시금 되새시고, 몸을 위한 노력을 아끼지 않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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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을 곧게 세운 자, 운명조차 그대를 따르리라 - 율곡 이이·신사임당 편
이이.신사임당 지음, 이근오 엮음 / 모티브 / 202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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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가진 것 중에 바꿀 수 있는 것은 오직 마음이다. 마음을 바꾸면, 나와 나의 삶을 변화시킬 수 있다. 이 책을 읽으면서 내게 가장 와 닿았던 말을 나만의 해석으로 정리해본 것이다. 물론 요즘은 성형수술 등의 방법으로 외적인 것을 쉽게 바꿀 수 있는 시대라고는 하지만, 본질적으로 나를 가장 크게 변화시키는 것은 내 마음이라는 말에 전적으로 동의가 되었다. 그리고 이 책을 통해 내 마음이 어떠한 지 책에 나온 여러 가지 구체적 기준들을 가지고 조목조목 반성해볼 수 있었고, 어떻게 해야할 지도 구체적으로 생각해볼 수 있었다. 율곡이이는 사상을 나름 구체화하여 몇 가지 항목들로 구분하여 정리하였기에 더욱 그 사고 과정이 쉬웠다.

이 책은 율곡이이의 대표적 저서 격몽요결, 성학집요, 동호문답의 내용을 토대로 그의 사상과 철학을 짧게 요약하여 정리하고 있다. 고어체가 쓰여 어렵게 읽힐 수 있지만, 짧게 요약되고, 엮은이의 해석과 더불어져서 쉽게 이해할 수 있었다. 주로 그가 학문을 생각하는 태도, 성인이란 무엇인지, 나라를 다스리는 것과 올바른 신하의 자세 등등에 대한 철학을 짧은 글들을 통해 엿볼 수 있었다.

이 책의 첫 시작은 율곡이이의 어머니인 신사임당의 이야기로부터 시작된다. 책을 다 읽고 난 후에는 왜 이렇게 책이 구성되었는 지 짐작할 수 있을 만큼, 신사임당의 모습이 율곡이이의 사상에 그대로 녹아져 있음을 알 수 있었다. 그럴 수 밖에 없는 것이 신사임당의 교육철학은 자신이 자녀들에게 올바른 본보기가 되는 것이었다. 그래서 더욱 율곡이이에게 그대로 영향을 미치지 않았나 싶다. 그리고 신사임당은 준비된 부모의 모습을 갖추고 있었다. , 이미 학문에 대한 깊이 있는 탐구를 통해 그 누구보다 마음을 올곧게 하였고, 그 마음가짐을 기초로 자신의 행실을 본보기로 삼아 자녀교육을 하였다. 지금 시대 부모들이 준비 없이 철없는 부모가 되는 현실이나 누구를 위한 교육인지 모를 맹목적인 교육방식과 비교해볼 때, 지금 시대 의미 있는 내용이라고 생각되고, 부모교육의 중요성도 생각해보게 되었다.

나는 이 책을 조직의 리더나 현대의 부모들에게 추천하고 싶다. 신사임당과 관련된 내용은 부모들이나 부모가 될 예비 부모들이 꼭 읽어봤으면 좋겠고, 부모로서의 책임감에 대해 깊이 있게 생각해보는 기회를 가졌으면 좋겠다. 그리고 율곡이이의 사상들은 조직의 리더들에게 추천하고 싶다. 성공적인 조직 운영이란 무엇인지 통찰력 있게 생각할 수 있는 기회를 주기 때문이다. 결국 단기간의 성과보다는 조직의 근본적 시스템을 점검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등의 중요한 통찰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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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234
밀란 쿤데라 지음, 이재룡 옮김 / 민음사 / 200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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늘 항상 고민하는 것이 지구상의 인간을 동물과 구분 짓는데, 과연 구분 짓는 것이 타당한가? 어떤 차이가 있을까? 지능일까? 이런 생각들을 해왔다. 하지만 어떤 인간들은 정말 동물보다 못한 행동을 하는 경우도 많기 때문이다. 이 책은 인간의 가치와 존엄성은 과연 어디서 나오는 것일까를 고민해보게 하는 책이었다. 인간으로서의 가치와 존엄성의 차이를 이 책에서는 존재의 무게 차이로 은유하는 것이 아닐까 생각해보게 하였다.

이 책에는 주인공이 몇 명 등장하는 데, 의사 토마시와 그의 연인 테레자, 그리고 테레자의 애완견 카레닌, 토마시의 또 다른 연인 사바나, 사바나의 불륜 상대인 교수 프란츠 등이다. 주인공들을 통해서 인간 가치와 존엄성이 어디에서 비롯될 수 있는 지 생각해볼 수 있다. 우선 토마시를 통해서는 사랑과 신념의 가치를 생각해볼 수 있었다. 토마시는 수많은 여자들과 관계를 맺는다. 마치 플란톤의 향연속 유명한 신화처럼 과거 인간은 양성을 동시에 지녔고, 신이 이를 반쪽으로 분리해서 그때부터 서로 반쪽을 찾으려고 해맨 것처럼 행동한다. 그러나 모두 사랑이 없는 관계들이다. 자신의 자유를 제한하지 못하도록 에로틱한 우정이라고 부르고, 나름의 규칙을 만들어 인간이 아닌, 감정 없는 기계처럼 만난다. 나중에는 이러한 관계 맺기에 대해서도 자신의 직업적 신념에 의한 것으로 여자들의 미세한 차이를 탐구하기 위해서였다고 포장한다. 그래서 그런 관계를 맺는 토마시의 존재는 매우 참을 수 없이 가벼워보인다. 하지만, 테레자에게는 다르다. 테레자를 사랑하게 된 토마시는 테레사를 대할 때는 매우 진중하고, 조심스럽다. 그래서 그의 행동은 매우 무겁게 느껴진다. 책에서는 테레자가 토마시에게 짐이 되었다고 표현되기도 하고, 테레자를 사랑해서 하는 모든 행동(숨기고, 감추고, 위장하고, 그녀에게 용기를 주고, 위로하고, 용서를 구하고 등)이 조심스럽고 힘들었다고 표현되기도 하며, 테레자와 잠시 헤어진 시간에는 자유로움에 매우 가벼워졌다고 표현하기도 한다. 또한 토마시는 정치적 상황이나 자신의 직업에 대한 신념이 강하다. 그래서 신념과 관련된 결정을 하는 데 있어서는 매우 진중하다. 하지만, 토마시 존재를 더욱 무겁게 만드는 것은 신념보다는 사랑임을 알 수 있었다. 결국 신념에 의한 결정 또한 테레자에 대한 사랑에 의해 좌우되었기 때문이다.

테레자는 인간 육체에 대한 가치를 생각해보게 한다. 테레자는 자신의 육체를 매우 소중하게 생각하고, 가치롭게 여긴다. 그래서 자신의 육체를 하찮게 여기는 어머니와 절연을 할 정도이다. 그리고 항상 자신의 육체 일부로서 안나 까레니나와 같은 책을 겨드랑이에 끼고 다닌다. 책이 자신의 육체를 더욱 가치롭게 여겨줄 것이라고 믿는 듯하다. 그리고 힘의 강함에 대해서도 가치롭게 여긴다. 인간은 강해져야 하고, 강자가 약자에게 상처를 주기에 너무 약해졌을 때, 약자는 떠날 줄 알아야 한다고 여기고, 자신의 나라가 나약해진 것에 대해 측은함을 느낀다. 하지만, 후에 기술자라는 낯선 남자에게서 원치 않는 성관계를 당하면서 자신의 육체에 대한 가치를 어머니처럼 여기면서 스스로를 위로한다.

사바나와 프란츠를 통해서는 내밀함의 가치, 인간 믿음과 배신에 대해 생각해보게 하였다. 사바나는 자신이 군중 속에 있다고 여기는 것은 거짓 속에 사는 것이라고 여겼고, 자신의 내밀함을 온전히 숨기고 사는 것을 진리 속에 사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프란츠는 사적인 삶과 공적인 삶을 분리하는 것은 거짓이라고 여기고, 자신의 내밀함을 보이는 것이 진리 속에 사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어떤 것이 인간존재에게 더 무거움을 주는 지는 모르겠다. 감춰진 내밀함이 나 자신을 무겁게 할지언정, 이를 모른 채 나를 대하는 타인을 가벼운 존재로 만드는 것이 될 수도 있고, 내밀함을 타인과 공유하게 되는 경우에는 나와 타인 그 누구도 가벼워지지는 않을 것 같다. 프란츠의 부인인 마리클로드를 생각하면 그러하다. 또한 인간 관계에서의 믿음과 배신과 관련해서 사바나는 가족들로부터 배신을 당했고, 아버지의 유산으로 오로지 아버지 중절모자만을 갖게 된다. 프란츠는 자신의 아내와 가족을 배신하여 사바나를 선택한다. 하지만, 사바나는 이런 프란츠를 다시 배신한다. 이러한 배신의 과정에서 사바나는 자신 존재의 참을 수 없는 가벼움을 느끼고, 배신한 것에 대해 매우 후회한다. 배신이라는 것이 얼마나 가볍게 이루어지는 지를 알 수 있었다.

테레자의 애완견인 카레닌을 통해서 인간과 동물의 가치를 다시 생각해볼 수 있었다. 창세기 첫머리에 신은 인간을 창조하여 새와 물고기와 짐승을 다스리게 했다고 씌어 있다. 이는 인간이 동물에게 행하는 잔혹함과 권력을 신성화하기 위해 신을 발명했다고 하는 것이 개연성 있을 것이다. 그리고 더 나아가 근대 철학자 데카르트는 인간을 자연의 주인이자 소유자로 만들었고, 동물에게 영혼이 있다는 것을 부정했으며, 움직이는 기계에 불과하다고 했다. 하지만 니체는 인간과 동물은 다르지 않음을 주장했고, 이러한 인간 존재에 대한 겸손한 태도가 존재의 가치를 깨닫고 관계를 대하는 것에 있어 얼마나 무거워지는 지를 알 수 있었다. 카레닌에게 온전히 사랑을 쏟는 토마시와 테레자, 그리고 카레닌을 대하는 그들의 자세가 얼마나 진중하고 조심스러운 지를 알 수 있었다.

이 책의 이러한 가치들은 체코 전쟁사황과 함께 병렬식으로 제시된다. 무겁디 무거운 전쟁상황 속에서 인간들의 존재의 가벼움과 무거움이 대비되듯이 제시되는 것이 매우 흥미로웠다. 전쟁 또한 인간 존재의 가벼움이 키치되어 나타난 우스꽝스러운 사건이라는 생각들었다. 밀란 쿤데라는 키치라는 표현을 마지막 부분에 상당히 많이 사용하는 데, 키치는 독일단어로 자주 사용하면서 그것이 지닌 원래의 형이상학적 가치가 지워졌지만, 본질적으로 존재에 대한 확고부동한 동의이자 미학적 이상이다. 그래서 대표적으로 똥은 부정한 것으로 여겨지고, 정치적 좌파와 우파를 구분짓거나 묘비에 비문을 적는 모든 것이 키치이다. 인간 존재의 가벼움을 표현하는 대표적 단어라고 할 수 있다. 이러한 인간들이 만든 역사 또한 매우 가벼운 것으로 표현된다. 역사는 여러번 반복되지 않고, 한번으로 영원히 지나간다. 그래서 개인의 삶만큼이나 가벼운, 내일이면 사라질 그 무엇처럼 가벼운 것이다. 영원 회귀 속에서 무한히 반복되어 정답을 알고 있는 것처럼 인간들이 행동하는 모든 것이 매우 키치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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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역 부처의 말 필사집 - 2500년 동안 사랑받은
코이케 류노스케 지음, 박재현 옮김 / 포레스트북스 / 202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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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교는 내가 좋아하는 철학자 쇼펜하우어가 영향을 받은 동양철학의 대표라고 할 수 있다. 불교는 종교라기보다는 철학이라고 부르는 것이 적절할 것이다. 종교는 일회적인 계시를 근거로 무조건적인 믿음을 강조하는 반면 철학은 과학적인 연구를 밑받침으로 인간을 합리적으로 설득하려 하기 때문이다. 부처는 불교가 종교로 받아들여지거나, 본인이 무조건적으로 섬겨지는 것을 원치 않았다. 따라서 절대적인 진리에 대한 신앙을 강조하는 종교라기보다는 이성적인 사유를 통해서 스스로 진리를 찾아가고 비판하게 하는 철학이라고 할 수 있다. 이 책은 매우 간단하게 부처의 가르침을 이해할 수 있는 책이었다. 12개의 테마로 구분하여 짧은 형식으로 이해하기 쉽게 정리해놓았다. 12개의 테마는 감정, 비교, 바램, 선한 업, 친구, 행복, 자신을 아는 것, , 자유로워지는 것, 자비, 깨닫는 것, 죽음으로 인간 본연과 삶의 기본에 대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그리고 마지막에는 부처의 삶이 짧게 소개되었는데, 나는 이 부분이 가장 흥미로웠다. 부처는 '깨달은 자'라는 뜻으로 우리와 같은 인간이었던 부처는 어떻게 깨달을 수 있었을까? 부처의 삶에 대한 이야기에서 그 답을 찾을 수 있었는데, 결국은 경험과 그에 대한 충분한 반성이라고 할 수 있겠다. 부처는 출가하기 전 이미 많은 본능에 기초한 부덕한 경험들을 많이 하였기 때문에 세속을 미련 없이 떠날 수 있었고, 몇 년간의 고행과 좌선에 온전히 집중하여 깨달음을 얻을 수 있었다. 좌선을 통한 깨달음과 관련해서는 쇼펜하우어가 주장한 고독한 삶 속에서 사고하는 것이 매우 중요한 철학의 순간이라고 말하였던 것이 떠올랐다. 부처처럼 우리는 모두 다양한 경험을 한다. 하지만, 그 경험의 양과 질은 다르다. 그리고 자신의 경험에 대한 반성을 하는 시간을 갖는 기회의 유무가 다르고, 그 시간의 질 또한 다르다. 인생의 깨달음을 누군가 천만번 알려준다고 한들 우리는 스스로 다양한 경험을 해보고, 그 경험에 대한 반성을 통해 나만의 진정한 깨달음이 가능할 것이다.

 

이 책의 깨달음 중 나에게 와 닿았던 글을 여기에 몇 개 옮겨보겠다.

 

고독 속에서 자기 내면을 탐구하세요”, “원하고 원해서 견딜 수 없는 상대를 만들지 마세요. 원하고 원해서 견딜 수 없는 상대가 당신의 생각대로 되지 않을 때, 언젠가 그 상대를 잃지 않을 안 될 때, 당신의 마음은 극심한 고통으로 뒤덮일 것입니다. ‘원한다’, ‘갖고 싶다는 끝없는 갈애의 저주에서 벗어난다면 당신의 마음은 그 무엇에도 구속되지 않고 자유로워질 것입니다.”, “당신 손에 주어진 게 아무리 하찮은 것이라 해도 거기서 행복을 찾아낸다면 만족을 아는충족감으로 인해 마음은 깨끗하게 정화됩니다.”, “무언가를 만지는 손에 상처가 없다면 독이 묻어도 침투할 수 없기에 그 손으로 태연히 독을 다룰 수 있습니다. 상처 없는 자에게 독이 영향을 미칠 수 없듯 마음에 악업이라는 상처가 없는 자에게는 비난도, 중상도, 재난이라는 독조차도 전혀 침투할 수 없습니다. 악업의 에너지를 쌓지 않은 사람에게는 악, 즉 불행은 찾아오지 않습니다.”, “술을 마시는 데는 여섯 가지 단점이 있습니다. 첫째, 술값과 음식비가 듭니다. 둘째, 자기 통제력이 흐릿해져 싸우기 쉽습니다. 셋째, 장기에 손상을 주어 병에 걸립니다. 넷째, 술을 자제하지 못하는 사람으로 인식되어 신용을 잃습니다. 다섯째, 성욕에 사로잡혀 바람을 피우거나 불륜을 저지르기 쉽습니다. 여섯째, 뇌신경의 연결이 이상해져 지적능력이 떨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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