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트] 어둠 속에서도 바다는 푸르다 1~2 - 전2권
이철환 지음 / 특별한서재 / 202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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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보통 소설을 읽지 않는다. 그 이유는 대체로 누군가에 의해 꾸며진 이야기에 완전히 몰입하는 것이 어려워서이다. 하지만 스테디셀러라고 할 수 있는 고전소설은 매우 좋아한다. 학생 때부터 읽어왔고, 몇 번씩 반복해서 읽어왔다. 가장 매력적인 점이 많은 것을 설명하려 하지 않고, 독자를 억지로 끌고 가는 느낌이 없어서인 것 같다. 그리고 흔히 예상할 수 없는 전개가 있어서 좋았다. 그리고 부정할 수 없는 것이 아무래도 고전 소설이다 보니, 작가에 대한 신뢰가 나로 하여금 내용에 더욱 몰두할 수 있게 만든 것 같다. 그런 내가 이 소설을 선택한 계기는 온전히 제목 때문이었다. 내 스스로 내 삶을 어둠이라고 명명하고 암울함 속에서 살고 있었기 때문에 이 책의 제목이 나의 어두운 생각을 바꿔줄 것만 같았다. 제목은 지금까지도 정말 멋진 것 같다. 뭔가 이해하면서 동시에 위로해주고 있는 느낌이 든다. 하지만 1, 2권을 다 읽은 지금에도 여전히 그 제목의 뜻을 뭐라고 단정 짓기는 어렵다. 아니 단정 짓고 싶지 않다. 그냥 제목자체만으로도 내게 위로가 된다. 이 소설의 주인공 용팔은 마치 나처럼 모든 것에 시니컬하다. 시니컬한 모습에 웃음이 날 정도로 시니컬하다. 내가 좋아한 ‘고도를 기다리며’ 소설에 대해 이야기할 때도 그 시니컬함에 웃음이 나왔다. 인생을 살아보다 보니, 용팔의 생각이 맞는 것만 같았다. 용팔은 자신이 시니컬한 이유를 누군가에 설명하고 싶어 하지도 않는다. 그 점도 나와 닮았다. 그런 성격 탓에 동물도 길들여지지 않는 고양이를 좋아한다. 이런 시니컬한 사람에게 아내 영선은 매우 다르다. 이 책에는 부조화가 조화를 이루어 살아가는 인간의 삶을 보여주는 듯하다. 등장인물들의 성격이 그러하고, 등장인물들의 빈부격차가 그러하고, 등장인물들의 학업성적 또한 그러하고, 일반인과 장애인의 조화가 그러하다. 이러한 부조화 속에서 당연히 있을 수밖에 없는 불합리한 점도 여실히 보여 진다. 등장인물들은 이러한 부조화 속에서 갈등을 겪는다. 그 갈등은 우리가 흔히 인생에서 겪는 것들이고, 우리가 현재 살아가는 사회의 불합리한 모습이다. 즉, 그냥 우리의 인생이다. 하지만, 소설 속 인물들이 그러했듯 우리는 이 불합리한 부조화 속에서 어떻게든 좌절하지 않고, 조화를 억지로 이루며 살아가야 한다. 그래서 내적인 힘이 필요하다. 용팔에겐 그 힘이 책인 거 같았다. 책을 읽고, 매일 조금이라도 자신의 생각을 적어놓는다. 용팔은 책과 글쓰기를 통해 세상을 살아가는 힘을 얻고 있는 듯 했고, 그것을 함께 나누는 장애인 정인하를 통해서도 힘을 얻었던 것 같다. 이 책의 말미에는 달과 6펜스에 대한 이야기가 나온다. 이상과 현실사이의 갈등. 용팔의 아들이 이상을 선택하는 모습 또한 인상적이었다. 내가 힘든 것은 현실을 선택했기 때문은 아닐까? 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이 책은 나로 하여금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하였고, 지금도 여운을 준다. 마치 제목이 그러하듯 말이다. 소설의 매력이 이런 것이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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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윤미 2021-03-21 11: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이 책을 어제 다 읽었는데 정말 좋았어요. 다시 읽어보고 밑줄도 긋고 해보려구요. 좋은 리뷰 잘 읽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