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 고흐, 영혼의 편지 - 고흐의 불꽃같은 열망과 고독한 내면의 기록, 출간 25주년 기념 개정판 불멸의 화가 고흐의 편지들
빈센트 반 고흐 지음, 신성림 옮김 / 위즈덤하우스 / 202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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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 전, 뉴욕에 처음 갔을 때. 할 것, 볼 것, 갈 곳이 많고도 많은 이 활력 넘치는 도시의 이곳저곳을 돌아다니다가 이번엔 미술관이나 가볼까, 하는 가벼운 마음으로 들어간 MoMA에서 고흐 그림을 보고 심장이 두근댈 만큼 놀랐습니다. 그림에서 별이 튀었거든요. 고흐 그림이야 인터넷이고 책이고 지천에 널려 있으니 미술관에서 보더라도 공산품처럼 느껴질 줄 알았는데 그 곳 그 공간에서 대면한 그림에서 강렬한 생동감이 일렁였어요. 아무 기대 없이 미술관에 발을 들여 놓은 제 미지근한 마음의 온도가 수직으로 올라갔습니다.

고흐를 그림이 아닌 글로 다시금 만나게 된 것은 바로 이 책, '반 고흐, 영혼의 편지'를 통해서였습니다.

고흐가 생전에 남긴 편지들을 담은 책입니다. 고흐의 모습이 너무도 우리 중 누군가처럼 평범한 사람 하나라서 놀라고, 그러다가도 바늘처럼 뾰족하고 불처럼 뜨거운 면모가 갑작스레 툭 튀어나와 다시금 놀랍니다. 글 곳곳에 고흐의 그림이 삽입되어 있어, 편지에 담긴 고흐의 경험과 감정을 더욱 풍부하게 읽어낼 수 있어요. 이 편지들을 읽다 보면 왜인지 대상 모를 그리움으로 마음이 물들고 고흐의 그림에 담긴 색채와 형상을 새로이 보게 됩니다. 고흐를 좋아하는 분들에게도, 고흐에 전혀 관심 없는 분들에게도 추천하고 싶은 책이에요.

#도서제공 #반고흐 #반고흐영혼의편지 #위즈덤하우스 #서평 #책후기 #신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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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치라는 것 - 브랜딩에 앞서는 본질에 관하여
김해경 지음 / 현암사 / 202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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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마케팅 책, 성공하기 위해서는 당신이 누구든지 상관없는 게 아니라 당신이 누구인가가 가장 중요하다고 서문을 연다. 돈을 잘 벌기만을 위한 성장보다는 자아실현으로 돈을 버는 성장을 지향하는 것이 바로 브랜딩에 대한 이야기라고.

⠀잘 팔리는 물건들은 그 가치에 따라 가격이 존재하는 것인데, 사람들은 물건이 지닌 어떤 가치에 왜 끌리는 것일까? 가치란 의미가 고차원화된 것이다. 성장과 변화라는 키워드 하에서 의미는 고차원화된다. 물건뿐만이 아니라 사람도 그렇다고 저자는 말한다.
그러니까 이 책은 하루 8시간 혹은 그 이상을 쓸모없이 흘려보낸다고 느끼는 직장인들에게 새로운 생각의 씨앗을 심어 줄 책이다.

⠀'가치라는 것'은 지금 하고 있는 일이 적성과 가치관에 꼭 맞아들어서 행복하게 일하는 사람에게도, 하기 싫은 일을 꾸역꾸역 버텨내는 사람이든, 내가 내 일을 어떻게 받아들어야 할지 하나의 조언을 얻을 수 있는 책이다. 개인적으로는 내가 하고 싶은 일과 실제 하는 일이 완전히 다른 논리 위에 서 있어서 내가 맡은 일을 반면교사로 삼아 내 자아의 성장을 불러오고자 하는 힘든 길을 가는 사람에게도 이 책의 조언이 나름 가치있게 기능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책의 메시지를 순순히 받아들이든, 거리를 두고 하나의 명제로서 학습하든.

#도서제공 #브랜딩 #마케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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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라우마, 극복의 심리학 - 트라우마 회복 후 성장하는 5단계 프레임워크
에디스 시로 지음, 이성민 옮김 / 히포크라테스 / 202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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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라우마, 극복의 심리학'은 트라우마가 마음과 몸의 어느 부분에, 어떤 식으로 영향을 미치는지 이해하고, 그것을 진심으로 받아들이고, 내 마음 한 구석에 치워둔 트라우마를 직시할 용기를 낼 수 있게 해 준다.

이해하지 못하는 것은 두려움을 준다. 두려움을 이해할 수 있게 된다면 그것을 넘어설 수 있게 된다. 이 책은 인지하지 못하는 사이에 암묵적 기억으로 깊게 뿌리박은 아픔이 명시적 기억을, 행복감을, 인간성을 해치는 재난을 겪고 있는 모든 이들에게 고통의 수렁에서 용감하게 빠져 나와 과거를 되찾고 나 자신을 긍정하며 새로운 이야기를 써나갈 수 있도록 해 주는 책이다.

그리고 그 과정, 즉 '단절과 산산이 부서짐(p.281)과 같은 트라우마로부터 벗어나는 것을 혼자만의 힘으로 실현하는 것은 불가능하며, 우리는 그 누구든 함께 살아감으로서만 바로 설 수 있다는 것은 이 책이 전하는 또다른 중요한 메시지다. 모든 것을 한번에 실천할 수는 없겠지만 이 책을 곁에 두고 오래오래 조금씩 꾸준히 읽고 또 읽어보려 한다.

p.202 어떤 사람이 자기 슬픔을 놓지 못하는 이유 중 하나는 그 슬픔이 잃어버린 것과 연결해 주기 때문이다. 어떤 면에서는 충실한 유대감과 같다. 잠재의식적으로 자기가 슬픔을 멈추면 그것은 더 이상 신경 쓰지 않는다는 것을 의미하며 이미 그 사람이나 상황을 잊었다는 것을 뜻한다. ... 서프사이드 붕괴 이후 일부의 사람들은 고통이 사라지면 잔해 속에서 죽은 가족을 더 이상 사랑하지 않는다는 뜻이 되므로 고통을 느끼는 것을 멈추고 싶지 않다고 말했다. 그들은 고통을 계속 유지해야 했다. 미소를 짓거나 무언가를 즐긴다면 사랑하는 사람을 배신한 것처럼 느꼈다.

p.209 집단적인 경험 안에서 다른 사람의 트라우마를 만지는 것은 집단적인 치유를 가능하게 한다. 어떤 사람이 자기 경험을 공유할 때 다른 사람들도 자기 경험을 공유하는 것이 안전하다고 느낀다. 그렇게 치유는 고립이 아니라 공동체에서 일어날 수 있다. 이러한 이야기를 말하는 것은 침묵한 사람들을 포함하고 증폭시켜야 한다.

p.231 우리가 트라우마에 빠져 처리되지 않은 감정이 몸에 저장되어 있을 때 신경계는 신체적, 정신적, 그리고 심리적으로 영향을 미치면서 생존 모드에 들어간다. ... 신경계가 극도로 경계하는 상황에서는 모두가 자기에게 반대한다고 믿으면서 동요하고 산만해지고 방어적으로 될 수 있다. ... 이런 일이 일어날 때 자기가 배우자, 가족, 친구, 또는 동료에게 싸움을 거는 모습을 발견할 수도 있다.

p.239 일부 사람들은 트라우마가 자기 과거와 현재의 행동에 어떻게 영향을 미쳤는지 전적으로 받아들이는 것만으로 충분하다. 실제로 고통의 원인을 발견하고 이름을 짓고 완전히 받아들이는 것은 상당한 자유를 준다.

p.253 때로 상처받았을 때에는 다른 사람들의 동정을 받아들이기 어렵다. 도움을 요청하려면 용기가 필요하다. 그러더라도 마음을 보호하는 갑옷을 부수고 다른 사람들의 친절을 받아들이는 것이 필요하다. 치유를 시작한다는 것은 다른 사람들의 보살핌과 지지에 굴복하는 행위다.

#트라우마 #심리학 #용기 #극복 #도서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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흘러가는 기쁨 기쁨 시리즈 1
김용만 지음 / 달로와 / 202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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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변을 늘 둘러보며 지켜보는 시인은 계절마다, 날마다, 시시각각 달라지는 풍경 속에서 마음을 데우는 기쁨을 건져내어 보여준다. 강제로 움켜잡지 않고, 그저 흘러가도록 두는 기쁨인 것이다.

⠀늘 같은 모습은 아니지만 항상 우리 곁 어딘가에도 기쁨이 있다. 이 틈 사이에, 저 구석에, 때때로 피어나고 스러지고 다시 피어난다. 구름 뒤에, 강아지의 눈 속에, 풀잎 끝에, 흘러가고 사라질 그 모든 것들에.

⠀달로와 출판사 @dallowa_books 의 기쁨 시리즈 첫 번째 책 '흘러가는 기쁨'.

#도서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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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실과 발견 - 사랑을 떠나보내고 다시 사랑하는 법
캐스린 슐츠 지음, 한유주 옮김 / 반비 / 202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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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를 잃은 ‘나’는 상실의 고통스러운 표면을 손가락으로 훑듯 그 굴곡을 소상히 전달한다. 맹렬하게 부는 바람에 나뭇잎들이 무력하게 날아가버리듯, 의도와 의지와 무관하게 휩쓸리는 가련한 마음이 어디로 어떻게 흘러가는지 차분하게 서술된다.

그리고 상실 후에 발견이 따라붙는 이 책의 제목처럼, '나'는 비참하고 무방비한 이별이 서서히 혹은 갑자기 어떤 발견에 도달할 수 있음을 깨닫게 된다. 이 책은 우리의 삶을 이루는 무수한 사랑들에 대한 사랑 가득한 묘사의 연속이다. 사랑했던 사람과, 사랑만큼의 크기로 찾아온 고통과, 새롭게 사랑하는 사람과, 그 사랑이 나로 하여금 비로소 볼 수 있게 해준 내 안의 지나간 사랑들에 대한 이야기이다.

🍃“나는 대단히 운 좋은 사람이었다. 이번에는 부모님에게 감사하게도, 나는 어린 시절부터 사랑을 보아왔기에 발견하자마자 그것이 사랑임을 곧바로 알 수 있었다. 한 번도 생각해보지 않았지만 사랑이 어떤 모습인지 이미 알고 있었던 것이다.”

🍃“언니는 이렇게 말했다. 부모님은 우리에게 개념들을 사랑하는 법도, 사랑에 대한 개념도 알려주셨어.”

🍃“어떤 사람들에게 정서적 트라우마는 사랑이라는 개념 자체에 의혹을 품게 하기도 한다. 사랑을 주로 잠수를 타거나 잔인하게 나오는 쪽으로 경험했거나, 부모나 배우자나 타인이 사랑이랍시고 고통스러운 영향력을 행사하는 걸 겪어본 사람들에게 사랑하는 이를 발견하고 사랑을 지속하는 건 고사하고 사랑이 너그럽고 다정한 것이라는 믿음조차도 쉬이 생기지 않을 수 있다. 인간 종에 대한 유감스러운 사실은, 우리의 사랑하는 능력에 견줄 만한 건 오로지 이에 위해를 가하고 훼방을 놓는 능력뿐이라는 거다.”

두고두고 곁에 놓고 가끔씩 펼쳐보고 싶은 책이다. 우연과 격변으로 엮인 삶을, 삶 자체를 사랑하게 될 수 있을 것 같다. 마음이 성실한 용기와 침착한 포용으로 가득 찬다.
👉 @banbibooks 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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