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랑 시인의 귀촌 특강 - 누구나 한 번은 꿈꾸는 귀촌에 관한 모든 것
남이영 지음 / 세종(세종서적) / 2016년 1월
평점 :
절판


막연하나마 귀촌에 동경을 품은 도시인들이 많다. tv에서 향촌 예능이 심심치 않게 방영되고, 심지어 '나는 자연인이다' 프로그램이 종편에서 인기다. 도심의 콘크리트, 소비사회, 각박한 경쟁에서 벗어나 자연과 벗삼아 건강한 삶을 누리려는 마음은 한켠에 있지만, 현실이 여의치 않다. 특히 막상 귀촌을 꿈꿔도 정보나 부동산, 생계거리를 마련하자면 낭만만 가지고 될 일이 아니다.


'명랑시인의 귀촌특강'은 미술을 전공하고, 디자이너, 사진작가, 시인으로 활동한 저자가 엮은 귀촌 실용서이다. 시골살이의 장점, 낭만, 사진들로 이곳저곳 묻어있는 감성들이 아기자기하지만, 실용서의 본분을 벗어나지 않는 알찬 정보들을 담고 있다. 무엇보다 직접 체험한 시골 분위기, 주민들의 인심과 정서가 책의 묘미다.

특히 책 도입부의 귀촌 십계명은 저자의 노하우를 압축하여 담았다. '시골로 가려는 목적이 무엇인지 분명히 하라.' '귀농할 것인지 귀촌할 것인지 명확히 하라.' '도시생활과 확연히 다르다는 점을 인정하라.' 등은 저자가 직접 깨달은 귀촌 좌우명으로, 끝까지 읽고 다시금 돌아와 귀촌 십계명을 펼쳐보니 하나하나가 다 뜻깊은 말이었다.

 

각박한 경쟁과 소비사회에서 자연과 더불어 자급자족이 가능한 귀촌생활을 선택한 작가의 소회를 읽어보면 절로 부럽다. 텃밭가꾸기며 직접 재배한 작물들 사진까지 귀촌 낭만이 담겨 있다. 그러나 도시 부동산과는 확연히 다른 시골 부동산의 운영 체계는 아직도 낯설게 느껴진다. 마치 재래시장처럼 시세에 따라 흥정하는 것은 관례이고, 하나부터 열까지 도심과 달리 계약자가 특약사항을 챙겨야 했다. 또한 매물에 하자는 없는지, 부동산 알박기, 혐오시설 입주계획 등 하나하나 모르면 후회하기 쉽상인 내용들로 가득헀다.

 

무엇보다 시골 생활의 경험담이 실용적이었다. 시골은 공동체 사회로, 도심과 달리 익명성이 보장되지 않는다. 자칫 시골 민심을 모르면 왕따가 되어 귀촌의 로망은커녕 마음의 상처만 안고 귀성하는 경우가 빈번하다. 특히 저자는 도시의 삶처럼 시시비비보다 봉사와 양보를 미덕으로 가지길 권한다. 처음 귀촌한 도시인들이 입주비, 마을 회비로 어리둥절하지만, 시골 주민들에겐 그것이 당연한 관례고 절차이기 때문에 도리어 이해를 못한다고 한다. 주민들 간의 시비도 철저하기 따지기보다 양보와 중재를 우선으로 여기는 점도 다르다. 하지만 적응기가 지나면 시골 인심과 정을 느낄 수 있었다. 앞서 귀촌 십계명처럼 '도시생활과 확연히 다르다는 점을 인정하라.'는 격언이 와 닿는다. 저자처럼 직접 경험해 보지 못하면 알수 없는 생활 분위기, 자잘한 귀촌 교훈들이 인상 깊었다.

 

마지막으로 '귀촌 Q&A'는 '시골집 구하기', '시골에서 먹고살기', '시골생활 즐기기', '시골사람으로 살아가기' 등 책의 전반적인 내용을 주제와 질문의 따라 알기 쉽게 요약, 정리해 놓았다. '특강'이란 제목이 무색하지 않다. 귀촌을 직접 계획하는 독자에겐 실용서가 될 것이고, 막연하게 귀촌에 동경을 갖고 있는 독자에겐 실제 경험담을 들을 수 있는 유용한 책이다. 저자 남이영씨의 다음 이야기가 기다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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