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Looking Glass War (Paperback)
Le Carre, John / Penguin Books / 201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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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번째 읽은 존 르 카레의 작품이다. 첫 번째 읽은 추운 나라에서 온 스파이와는 약간 결이 다르지만냉전 상황속에서 대립하는 두 진영 간의 첩보 활동, 특히 차가운 북해를 떠올리게 하는 분위기는 독특한 매력이 있다. 물론 그 과정에서 비인간적으로 버려지는 스파이와 이해 관계에 따라 움직이는 냉혹한 국가 조직의 모습은 차가운 회색빛 색채만이 가득한 흑백 영화를 떠올리게 한다. 


어떤 남자가 핀란드에서 필름을 넘겨 받는 임무를 수행하기 위해 물건을 넘겨 받지만 사고로 사망(살해라고 봐야겠지.)하게 된다. 그리고 그 필름을 회수하기 위해 정보부에서 움직이지만 여권 문제로 오히려 핀란드 경찰과 마찰이 발생, 결국 회수에 실패한다. 일이 생각보다 꼬이게 되자 오래 전 활동하던 요원 한 명을 포섭, 그를 훈련시켜 동독으로 침투시켜 소련의 미사일 기지를 알아내는 방안을 생각해내고 요원 훈련 과정으로 위장, 훈련 후 그를 국경선 너머로 보내지만 그는 무기없이 들어가게 된다. 결국 이 요원은 국경선을 넘는 과정에서 군인을 살해하게 되고 결국 쫓기다가 작은 마을에 머무르게 된다. 하지만 이미 군인이 사망한 사실이 언론에 크게 알려지며 그를 파견한 영국 정보부는 그를 버리기로 결정한다. 


이 소설에서는 존 르 카레 소설의 주인공인 George Smiley와 그가 속한 조직 Circus가 메인이 아니라 그들과 대립하는 Department라는 조직이 주연으로 움직인다. 이 조직은 현재 영국 내에서 아주 미미한 수준으로 활동이 약화되어 있고 위상도 추락한 상태이므로 조직의 옛 영광을 찾기 위해 어떤 빌미라도 찾을 기세인 상태다. 이 와중에 소련 미사일 기지에 대한 정보가 입수되자 이를 알아 내기 위해 예전 요원을 훈련시켜 잠입시키지만 이 사람은 구식 방식으로 전신을 사용하고 결국 쉽게 발각 된다.일이 이렇게 되자 조지 스마일리는 언론에 이미 공표된 만큼 정식 스파이라는 사실을 부정하고(스파이라고 하기에는 너무 쉽게 노출된 탓이 크다.) 그를 버리자고 Department를 설득한다. 비정한 조직과 버려지는 개인이라는 현실을 생생하게 그려내는 전형적인 존 르 카레의 작품이 아닌가 한다. 다만 생각보다 사건 전개가 조금 느슨한 느낌이 들고 지금 시대에 읽기에는 뭔가 구식인 느낌이 들 수도 있을 것 같다.(라디오로 전파를 보내는 장면) 무엇보다 조지 스마일리가 이렇게 냉혹한 부류였나하는 생각에 이 인물은 어떤 캐릭터인지 좀더 알고 싶다는 생각도 든다.개인적으로 추운 나라에서 온 스파이만큼 강렬하지는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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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fe and Fate (Vintage Classic Russians Series) : **AS HEARD ON BBC RADIO 4** (Paperback)
Vasily Grossman / Vintage Publishing / 2017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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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폴레옹이 러시아를 침공한 전쟁을 배경으로 톨스토이는 전쟁과 평화라는 소설을 썼다.그리고 2차 대전 당시 독일이 소련을 침공하면서 발발한 독소 전쟁을 배경으로 바실리 그로스만은 2권의 소설을 집필한다.1부가 Stalingrad 2부가 Life and fate.이어 지는 내용으로 1부가 41년 6월 22일 독일의 소련 침공부터 42년 8월 스탈린그라드 전투가 개시되는 시점까지를 그린다면 2부는 스탈린그라드 전투가 진행 중인 9월부터 다음 해 2월 독일 제 6군 원수 파울루스가 항복하는 시점까지를 다루고 있다.

 여기까지만 본다면 톨스토이가 쓴 전쟁과 평화를 모방한 소설이 아닌가 할 수 있겠지만(실제로 한 일가족을 중심으로 진행된다는 점에서 비슷하다.) 가장 결정적인 차이는 톨스토이는 나폴레옹 전쟁이 끝난 후 한세대가 지난 후 사람이지만 그로스만은 2차 대전 당시의 주요전투,즉 모스크바 공방전, 스탈린그라드 전투, 쿠르스크 ,그리고 마지막 베를린 전투까지 모두 참전한 종군기자라는 점이 아닌가 싶다.그는 주요 전투뿐만 아니라 트레블링카를 비롯한 독일의 절멸 수용소를 처음 발견해서 알린 사람으로 이런 그가 쓴 소설은 당연히 전쟁과 평화와는 다른 차원의 목소리를 가진다. 

 일단 스탈린그라드 전투를 배경으로 하고 있다지만 실제로 이 소설에서 다루고 있는 시공간은 훨씬 길고 넓으며 당시 독일과 소련 정권을 바라보는 그의 통찰력은 진실을 외면하지 않고 인간성을 파괴하는 정권의 모습을 있는 그대로 바라본다. 회상과 대화를 통해 1930년대 우크라이나의 대기근,39~41년까지 스탈린의 대숙청, 소련의 강제수용소인 굴라그, 독일의 포로 수용소, 유대인 가스실 등 그가 다루는 영역은 체제와 시간을 넘나들며 그 무엇에도 얽매이지 않는다. 심지어 충실한 공산당원이었슴에도 혹은 뛰어난 과학자였슴에도 누군가의 밀고로 과거의 모든 삶의 궤적이 추적당하고 그 과정에서 그의 진정성이 의심 받으며 결국 인간으로서 가진 존엄과 명예가 파괴되거나 혹은 스탈린과의 짧은 전화 한 통으로 모든 상황이 역전되는 모습은 개인이 우상숭배의 대상이 된 사회 구성원들의 행동과 심리를 낯낯이 고발한다.( 전쟁 직후 1946년 미국 작가 존 스타인벡이 소련을 방문해 쓴 여행기에는 소련 국민들은 자유민주주의를 혼란스럽게 여기고 오히려 1인 독재를 우수하게 보는 듯한 심리가 그려지는데 이런 묘사가 지나치게 이분법 적이지 않나 했던 내 생각은 완전히 빗나갔다.)

 작품의 내용은 샤포시니코프라는 일가족을 중심으로 이들과 관련된 인물들을 통해 당시 다양한 소련의 면모를 그리고 있다. 가족 일원 중 누군가는 유대인 가스실에서 학살 당하고 전투 중 사망하거나 볼가강을 건너는 도중 익사하며 반 체제적이라는 이유로 심문을 받고 굴라그로 끌려가기도 하는 등 가족이 해체 되어 가는데 이 과정에서 파시즘과 공산주의 양 체제 모두를 객관적인 시선에서 비판적으로 바라본다. 심지어 스탈린까지도 이런 비판에서 자유로울 수는 없었다. 

 러시아는 역사적으로 늘 국가가 국민을 보호하기보다 착취하고 수탈해 온 역사를 가지고 있다고 한다.심지어 모두가 평등하다는 구호를 내건 사회주의 혁명 아래에서도 그런 모습은 별반 변화가 없었다. 조지 오웰은 동물 농장에서 스탈린 독재를 풍자해서 비판하지만 그로스만은 풍자가 아닌 있는 그대로 당시 소련의 실상을 낯낯이 고발한다.그리고 이런 내용 때문인지 이 책의 원고는 61년당시 KGB에 의해 압수되고 앞으로 200년은 출판되지 못할 것이라는 말을 듣는다.그리고 작가 사후 20년이 지나 1980년에 서방측으로 마이크로 필름으로 촬영된 원고가 밀반출되는데 성공,어렵게 출판된다.그리고 이 책은 작가의 말대로 20세기의 전쟁과 평화라는 평을 들으며 20세기의 걸작으로 평가받는다고 한다. 개인적으로는 스탈린 치하 소련의 실상을 가장 잘 그린 소설 중 하나가 아닐까 한다.나아가 나치즘과 공산주의 사이에서 학살 당하는 사람들(국민들이라는 말을 쓰지 않은 이유는 이 지역-폴란드 우크라이나 발트3국 러시아 등-이 국가의 보호를 받지 못하는 사실상 무인지대나 다름 없기 때문이다.)의 모습을 사실적으로 그리고 그런 참혹함 속에서도 존엄을 지키는 인간의 모습을 그린다.

 작가 그로스만의 어머니는 유대인이라는 이유로 독일군 점령지에서 독일군에게 학살당한다. 그리고 이 소설에 그로스만은 자신과 자신의 어머니를 모델로 한 캐릭터를 등장시킨다. 그래서일까?번역가 로번트 챈들러는 그로스만이 이 소설을 하나의 생명체로 생각한 것 같다고 말한다.그래서 이 책의 출판을 막는 것은 자신의 자유를 뺏는 것과 같다고 호소했을지도 모르겠다. 이 소설의 백미 중 하나는 학살 당하기 직전 수용소에서 어머니가 아들에게 보낸 마지막 편지라고 한다. 개인적으로는 20페이지가 안되는 이 편지가 영화 쉰들러 리스트보다 훨씬 강렬하게 다가왔다.그 중 일부를 인용하며 글을 마치고자 한다. 

When you were a child, you used to run to me for protection. Now, in moments of weakness, I want to hide my head on your knees; I want you to be strong and wise; I want you to protect and defend me. I`m not always strong in spirit, Vitya-I can be weak too. I often think about suicide, but something holds me back- some weakness, or strength, or irrational hope.[....] I`ve closed my eyes and imagined that you were shielding me, my dearest, from the horror that is approaching. And then I`ve remembered what is happening here and felt glad that you were apart from me- and that this terrible fate will pass you by!

[...]Remember that your mother`s love is always with you, in grief and in happiness,no one has the strength to destroy it. 

(네가 어렸을때 넌 내게 보호해 달라고 달려오곤 했었다. 이제 약해진 이 시점에 난 네 무릎에 머리를 숨기고 싶단다. 난 네가 강하고 현명하길 원한다. 난 네가 나를 보호해주기를 원한단다. 내가 언제나 정신적으로 강하지는 못하단다. 나 또한 약해질 수 있단다. 난 종종 자살을 생각하지만 무언가가 나를 막는단다. 나약함 혹은 강인함 아니면 근거없는 희망이.[...]난 눈을 감고 다가오는 공포로부터 네가 나를 지켜주고 있다고 상상해 왔단다. 그리고 나서 여기에 무슨 일이 벌어지는지 깨닫고는 네가 떨어져 있어서 이 끔찍한 운명이 너를 비켜간다는 사실에 안도한단다.[...] 이 엄마의 사랑이 기쁠 때나 슬플 때나 언제나 너와 함께 함을, 그리고 누구도 나의 사랑을 파괴할 수 없다는 걸 기억해라.) 

*2013년 작가 사후 반세기가 지나 KGB는 작가의 친필 원고를 공개하기에 이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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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f Mice and Men (Paperback) - Penguin RED Classics
존 스타인벡 지음 / Penguin Classics / 200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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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 스타인벡은 평생에 걸쳐 다양한 장르의 많은 글을 발표했지만

역시 그를 가장 위대한 작가의 반열에 올려놓은 작품은 분노의 포도로 대표되는, 

1930년대 미국 노동자 계층의 참혹한 현실을 그린 소설들이다. 당시 그가 쓴 소설 중

가장 대표작 중 하나가 바로 이 소설인 Of mice and men이다. 덩치가 크고 힘이 쎄고

순하지만 일반인에 비해 지능이 약간 떨어지는 Lennie와 체격은 작지만 눈치가 빠른 George

두 사람이 단짝을 이뤄 일자리를 찾아 이리저리 떠돌며 살아간다.두 사람은 언젠가는 

땅을 사서 정착하리라는 꿈을 갖고 있지만 실상은 농장 한 곳에서도 오래 일하지 못한다.

순박하지만 아무런 악의 없이 행하는 Lennie의 행동이 오해를 불러와 도망치기 일쑤인 것이다.

이 두 사람은 어느 농장에 도착해서 일을 시작하게 되지만 뭔가 안좋은 예감이 이들을 

불안하게 한다. 그리고 이들의 예감대로 작품은 비극으로 치닫게 된다. 

120남짓의 짧은 분량임에도 뚜렷한 개성을 지닌 다양한 인물들과 그들의 성격상 결함 혹은 특징을 통해 결국 비극적인 결말이 도래할 것임과 이와 같은 인과관계에 개연성을 부과하는 작가의 능력이 놀라울뿐이다. 아마 그만큼 당시 노동자들의 삶에 밀접히 다가갔던 경험이 축적되어 있기에 이와 같은 생생하고 압축적인 묘사가 가능했으리라. 

처음 읽은 존 스타인벡의 작품으로 기억하는데 그 후 그의 작품을 10권 이상 접한 후 다시 읽었슴에도 여전히 그의 대표작으로 손색이 없다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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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alingrad (Paperback)
Beevor, Antony / Penguin / 2007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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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차 대전에 관심이 없는 사람들이라도 스탈린그라드 전투는 들어본 적이 있을 것이다. 나 또한 마찬가지였고. 그렇지만 그 전투가 왜 이렇게 유명한지 어떤 의미를 가지는지에 대해 아는 사람은 많지 않은 것 같다. 그런 분들이라면 이 책 한 권이면 충분할 것 같다. 2차 세계 대전을 다룬 개론서는 여러 권 있지만 이 책은 오직 스탈린그라드 전투 자체에만 초점을 맞춰 이야기를 전개한다. 물론 이렇게 말하니 오직 전투의 양상만 묘사하는 것 같지만 실제 이야기는 독일의 소련 침공 직전부터 시작한다. 당시 독일과 소련의 외교적 관계와 분위기 그리고 바로 이어지는 바로바로사 작전부터 12월 모스크바 공방전에서 밀려나는 모습까지 기술되고 다음해 여름 청색 작전으로 이어진다. 


알다시피 42년도 독일은 피해를 충분히 보충하지 못했고 41년도처럼 3방향으로 동시에 밀어붙일 힘이 없는 상태였다. 이런 상태에서 군부는 모스크바를 재공격할 것을 주장했고 스탈린 또한 이를 예상하고 방어에 철저히 힘을 기울이고 있었다. 그렇지만 히틀러는 미국이 전쟁에 참전, 장기화될 것이라고 생각하고 카프카스 지역의 유전 지대를 장악할 것을 목표로 남부를 침공할 것을 명령한다. 예상하지 못한 공격에 소련의 남부 지역은 순식간에 초토화되고 독일군은 쾌속 진격한다. 이러자 히틀러는 남부군을 둘로 나눠 A집단군은 원래 목표인 유전 지대로 향하도록 하고 B 집단군은 A집단군이 고립되지 않도록 방어를 하도록 한다.( 카프카스 지역 자체가 흑해와 카스피해 사이, 즉 터키 북부지방이라 입구가 닫히면 완전히 고립되는 지형이다.) 문제는 방어를 하기로 되어 있던 B집단군 앞에 스탈린그라드라는 도시가 있었고 히틀러는 이를 지워버릴 것을 명령, 스탈린그라드 전투가 시작된다. 


도심 시가전의 특성상 큰 피해가 예상되기에 포위하려고 한 제6군 사령관 파울루스와 달리 히틀러는 직접 점령을 명령, 스탈린그라드에서 전면전이 벌어진다. 당시 독일은 제병합동 전술 즉 기갑부대와 폭격기, 기계화 보병, 포병이 유기적으로 움직이며 적의 전선을 돌파,포위 섬멸하는 전격전(Blitzkrieg)를 구사하는게 장기였는데 공군 폭격으로 도시가 잿더미가 되면서 남은 건물 잔해가 전차 운용을 방해, 결국 보병이 중심이 된 전투를 벌이게 된다.이렇게 되자 소련군 사령관 츄이코프(쥬코프X)는 보병을 최대한 근접하게 붙여 독일 항공기가 폭격을 하지 못하도록 만든다. 결국 보병과 보병끼리의 전투가 벌어지게 되고 예상보다 훨씬 치열하고 큰 피해를 겪게 된다. 


많은 피해를 감수하면서도 독일군은 계속 밀어붙여 스탈린그라드 90% 이상을 점령하게 되지만 소련측은 볼가강 동쪽에서 계속 병력을 투입하면서 버틴다. 그렇지만 이상태로는 답이 없는 상황이라 역포위를 제안 스탈린그라드안에 있는 독일 제6군을 측면에서 역포위해버리는 작전을 수립,결국 성공시킴으로써 30만에 달하는 독일 제6군이 포위되고 이를 구출하려는 만슈타인의 겨울 폭풍 작전도 좌절케 한다.결국 추위와 굶주림에 지친 독일군은 항복하게 되고 파울루스는 자살하라는 히틀러의 암묵적인 명령(독일 원수는 항복한 적이 없다는 의미에서 원수로 승진시킴)을 거부한다.


수많은 영화와 책이 있지만 지금까지 이 책이 스탈린그라드를 다룬 가장 대표작으로 손 꼽히는데는 아마 치밀한 조사를 통한 풍부한 내용 그리고 이런 기술을 통해 극한적인 상황에서 나타나는 인간의 잔인함과 동시에 인간미를 동시에 보여주기때문이 아닌가한다. 특히 전투에 패하자 추축국 동맹군 사이에서 드러나는 서로에 대한 비난과 자국을 초토화시킨 독일군임에도 포로 수용소로 끌려가는 그들에게 음식을 나눠주는 소련 여성들의 모습은 인간이란 한마디로 단정 짓기 어려운 존재라는 걸 실감케한다. 처절하고도 생생한 전투 묘사와 다양한 인물들의 여러 측면을 세부적으로 기술하면서도 거시적 관점에서 큰 흐름을 놓치지 않을 수 있는건 오직 저자의 뛰어난 안목과 감각 덕분이리라. 한국에서는 이곳에 들어오는자 모든 희망을 버려라라는 제목으로 번역되었는데 이건 당시 소련 포로 수용소에 걸려 있던 문구였고 원제는 그냥 스탈린그라드이다. 스탈린그라드 전투를 다룬 소설로는 바실리 그로스만의 Stalingrad와 Life and fate 두 권의 책이 있지만 너무 방대한 양이고 전투뿐만 아니라 소련 국민의 입자에서 소련 사회 전반을 다루는 반면 안토니 비버의 이 책은 오직 스탈린그라드 전투 자체에 초점을 맞추고 있고 특히 독일군의 관점에서 서술하고 있다. 독일이 겪은 제대로 된 첫 패배인 스탈린그라드 전투가 궁금하시다면 읽어보시길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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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Spy Who Came in from the Cold (Paperback)
John Le Carre / Penguin Books (SA) (Pty) Ltd / 201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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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운 나라의 스파이라는 제목은 들어본 적은 전혀  없었고 오히려 The spy who came in from the cold라는 제목에 익숙했다. 펭귄 출판사 시리즈 중에서 뭘 살까 자주 검색하는 습관때문이다. 이 제목이 자주 눈에 띄어서 대체 뭘까하고 봤지만 들어본 적도 없는 작가라 그냥 지나쳤는데 알고 보니 20세기 가장 대단한 영국 작가 중 한 명이라고 한다. 그리고 이 작품은 스파이물의 고전 중의 고전. 그레이엄 그린은 최고의 스파이물이라고 극찬한다. 


내용을 전부 말하면 스포가 될 것 같아 소개만 하자면 이미 제목에서 알 수 있듯이 늙고 무능해 보이는 스파이가 주인공이다.( came in from the cold는 한직에 있다가 다시 윗사람 눈에 띈다는 그런 의미가 내포되어 있다.) 그는 지금 이혼한 상태고 건강도 안좋고 조직내에서도 무능한 사람으로 낙인 찍힌 상태다. 이제 연금만 받으면 믿고 있는 그는 이제 물러나려고 한다. 


도입부는 책 표지에 나온 그림에 잘 나타나 있다. 동베를린에서 활동중이던 요원이 서베를린으로 넘어오는 도중 작전이 실패해 자전거를 타고 달리던 요원이 결국 사살된다. 이 일로 인해 베를린에서 활동하는 스파이 조직을 와해시키는 일은 수포로 돌아가게 된다. 그리고 결국 밀려난 주인공은 도서관에서 일을 시작하게 되는데 얼마 후 폭행 사건에 휘말려 감옥에 갔다 오게 된다. 이때부터 새로운 인물이 접근하면서 다시 베를린에 관련된 일에 휘말리기 시작한다. 도서관에서 알게 된 여성과 함께.


결말은 가히 충격적이다. 왜 박찬욱 감독이 중학생 시절 충격을 받았다고 말했는지 짐작 할 수 있을 정도다. 지금도 이정도인데 냉전이 한창이던 한국에서 이런 스파이물을 접한 중학생이 받았을 충격은 짐작하기 어렵다. 화려하고 스펙타클한 스파이 세계가 아닌 차갑고 냉혹한 현실적인 스파이물 그 자체라고 하면 될까? 작가 스스로도 자신의 대표작4작품 중 하나로 꼽는다고 하니 그 중요성을 알만하다. 무엇보다 내용의 전개가 상당히 빠르고 문장이 쉽고 빠르게 읽힌다. 그러면서도 가벼운 통속소설이 아닌 상당한 문학적 수준을 유지한다는 게 놀라울 따름이다.


존 르 카레의 작품은 영화화된 것도 상당히 많다.(팅커 테일러 솔저 스파이나 박찬욱 감독이 만든 리틀 드러머 걸 등등) 이 작품도 물론 마찬가지. 이 분은 원래 M16요원으로 근무중이었는데  3번째 작품인 이 소설이 베스트셀러가 되면서 본격적인 작가의 길로 들어섰고 이때부터 작품의 분량도 늘어났다고...전업작가 되면서 글 쓴 시간이 많아져서 그렇다고 한다. 냉전과 냉전의 해체, 냉전 이후 세계 등 변화하는 현실을 무대로 계속 해서 새로운 소설을 그것도 뛰어난 작품을 마지막까지 출간한 작가의 열정에 경의를 표하고 싶다. 좋아하는 작가가 새로 생겨서 기쁘고 많은 작품을 남겼다는 사실도 즐겁다. 근래 타계하신 작가께서 편히 쉬시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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