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Spy Who Came in from the Cold (Paperback)
John Le Carre / Penguin Books (SA) (Pty) Ltd / 201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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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운 나라의 스파이라는 제목은 들어본 적은 전혀  없었고 오히려 The spy who came in from the cold라는 제목에 익숙했다. 펭귄 출판사 시리즈 중에서 뭘 살까 자주 검색하는 습관때문이다. 이 제목이 자주 눈에 띄어서 대체 뭘까하고 봤지만 들어본 적도 없는 작가라 그냥 지나쳤는데 알고 보니 20세기 가장 대단한 영국 작가 중 한 명이라고 한다. 그리고 이 작품은 스파이물의 고전 중의 고전. 그레이엄 그린은 최고의 스파이물이라고 극찬한다. 


내용을 전부 말하면 스포가 될 것 같아 소개만 하자면 이미 제목에서 알 수 있듯이 늙고 무능해 보이는 스파이가 주인공이다.( came in from the cold는 한직에 있다가 다시 윗사람 눈에 띈다는 그런 의미가 내포되어 있다.) 그는 지금 이혼한 상태고 건강도 안좋고 조직내에서도 무능한 사람으로 낙인 찍힌 상태다. 이제 연금만 받으면 믿고 있는 그는 이제 물러나려고 한다. 


도입부는 책 표지에 나온 그림에 잘 나타나 있다. 동베를린에서 활동중이던 요원이 서베를린으로 넘어오는 도중 작전이 실패해 자전거를 타고 달리던 요원이 결국 사살된다. 이 일로 인해 베를린에서 활동하는 스파이 조직을 와해시키는 일은 수포로 돌아가게 된다. 그리고 결국 밀려난 주인공은 도서관에서 일을 시작하게 되는데 얼마 후 폭행 사건에 휘말려 감옥에 갔다 오게 된다. 이때부터 새로운 인물이 접근하면서 다시 베를린에 관련된 일에 휘말리기 시작한다. 도서관에서 알게 된 여성과 함께.


결말은 가히 충격적이다. 왜 박찬욱 감독이 중학생 시절 충격을 받았다고 말했는지 짐작 할 수 있을 정도다. 지금도 이정도인데 냉전이 한창이던 한국에서 이런 스파이물을 접한 중학생이 받았을 충격은 짐작하기 어렵다. 화려하고 스펙타클한 스파이 세계가 아닌 차갑고 냉혹한 현실적인 스파이물 그 자체라고 하면 될까? 작가 스스로도 자신의 대표작4작품 중 하나로 꼽는다고 하니 그 중요성을 알만하다. 무엇보다 내용의 전개가 상당히 빠르고 문장이 쉽고 빠르게 읽힌다. 그러면서도 가벼운 통속소설이 아닌 상당한 문학적 수준을 유지한다는 게 놀라울 따름이다.


존 르 카레의 작품은 영화화된 것도 상당히 많다.(팅커 테일러 솔저 스파이나 박찬욱 감독이 만든 리틀 드러머 걸 등등) 이 작품도 물론 마찬가지. 이 분은 원래 M16요원으로 근무중이었는데  3번째 작품인 이 소설이 베스트셀러가 되면서 본격적인 작가의 길로 들어섰고 이때부터 작품의 분량도 늘어났다고...전업작가 되면서 글 쓴 시간이 많아져서 그렇다고 한다. 냉전과 냉전의 해체, 냉전 이후 세계 등 변화하는 현실을 무대로 계속 해서 새로운 소설을 그것도 뛰어난 작품을 마지막까지 출간한 작가의 열정에 경의를 표하고 싶다. 좋아하는 작가가 새로 생겨서 기쁘고 많은 작품을 남겼다는 사실도 즐겁다. 근래 타계하신 작가께서 편히 쉬시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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