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학은 어떻게 삶의 무기가 되는가 - 불확실한 삶을 돌파하는 50가지 생각 도구
야마구치 슈 지음, 김윤경 옮김 / 다산초당 / 2019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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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이라는 단어는 저를 두근거리게 하면서도 동시에 두려움을 줍니다. 철학이 무엇인지 알고는 싶은데, 막상 다가가면 용어도 어렵고 철학자가 말하고자 하는 바를 온전히 이해하기 어려웠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이 책을 읽다가 깨달았습니다. 다가가고자 하는 노력, 철학 사상에 대해 생각해보는 그 자체도 철학일 수 있다는 걸 말이죠.

저자는 프롤로그에서 우리가 철학을 배워야 하는 이유를 -

1) 상황을 정확하게 통찰한다 2) 비판적 사고의 핵심을 배운다 3) 어젠다를 정한다 4) 같은 비극을 되풀이하지 않는다. 네 가지로 들었습니다.

상황을 정확히 파악해 비판적 사고를 하고 어젠다(과제)를 정해 수행하면 바른 결과를 도출해 낼 수 있겠지만 혹시 실패하더라도 다시 사고의 수정을 하여 위의 과정을 반복한다면 같은 실수를 저지를 확률이 적기 때문에 마인드 맵을 그릴 때도 좋을 것 같습니다.

실은 처음 출판사에서 내놓은 예고편을 상상하며 어떤 일에 부딪혔을 때 당황하지 않고 이 책의 나온 문구를 멋지게 써먹으며 무기를 삼을 수 있겠거니 했는데요. 조금 당황스러웠습니다. 제가 가졌던 선입견하고 이 책이 좀 달랐거든요. 여느 철학 책 못지않게 제가 모르는 글들이 들어있었어요. 쉽게 생각하고 들이대면 큰 코 다칠 책입니다. 그러나 긴장하고 읽을 필요도 없습니다. 제가 너무 쉽게 생각하고 발을 들였기 때문에 당황했을 뿐, 이론 전달 위주의 철학 책에서 벗어나 실생활- 사회생활을 하며 사색하고 적용할 수 있는 실용적인 철학 책입니다.

<철학은 어떻게 삶의 무기가 되는가>는 목차를 시간축으로 구성하지 않았습니다. 그리스 철학부터 시작해서 골머리를 앓게 하지 않는다는 말이죠. 현실의 쓸모에 기초해서 어떤 이론이나 용어를 다루면 그것의 원뜻으로부터 하여 현대인의 생각에 적용할 수 있도록 생각을 이끕니다. 삶의 무기, 생활의 적용에 무게를 싣기 위해 철학 이외의 영역도 다룹니다. 저자는 그렇게 이 책에 50가지 철학, 사상, 개념을 심어두었습니다.

여기에 등장하는 용어, 단어들을 기억해두면 생각하거나 말을 하거나, 글을 쓸 때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이를테면 르상티망, 페르소나, 카리스마, 인지부조화, 타불라라사, 마태효과, 리바이던 같은 단어들인데요. 저는 이 책에서 게마인 샤프트, 게젤 샤프트라는 말을 처음 보았습니다.

게마인 샤프트는 지연이나 혈연 등으로 연결된 자연 발생적 커뮤니티로 이익이나 기능, 역학에 의해 연결된 인위적인 커뮤니티인 게젤 샤프트와 대비되는 개념입니다. 제주에는 궨당이라는 모임 혹은 개념이 있는데, 게마인 샤프트를 기본으로 게젤 샤프트까지 확장되는 공동체라 참 특이한 형태로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 책을 기본으로 하여 삶을 살아온 경험을 더하면 책을 읽은 것으로 그치는 게 아니라 생각의 확장을 할 수 있다는 것이 참 마음에 들었습니다.

얼마 전에 <공학이 필요한 시간>이 필요한 시간을 읽었는데요. 그 책을 읽으며 <철학은 어떻게 삶의 무기가 되는가>를 더하면 생각이 더 풍부해질 것 같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역시 공학도라도 문사철이 필요하다는 걸 다시금 느꼈습니다.

책의 페이지가 생각보다 많지 않았지만 정복해가듯 읽다 보니 시간이 제법 걸렸습니다.

한 주제 한 주제 읽고 느끼고 생각하는 식의 독서를 추천합니다.

생각하는 힘을 주는 '철학'책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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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학이 필요한 시간 - 우리는 어떻게 공학의 매력이 깊이 빠져드는가 공학과의 새로운 만남
이인식 / 다산사이언스(다산북스) / 2019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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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카이캐슬 초반 차 교수와 함께하는 독서토론 시간에 리처드 도킨스의 <이기적 유전자>가 등장하자 온 동네 도서관에서 씨가 말랐다는 소식을 들었습니다. 저희 모녀는 드라마를 보며 우리가 생각했던 것과 작가가 예서나 다른 등장인물을 통해 이야기하는 것과는 다르다며 고개를 갸웃거렸었는데요. 책은 누가(어떤 사람이) 어떻게 읽느냐에 따라 다른 해석이나 느낌이 있다는 걸 알기에 저렇게 생각할 수도 있구나 하며 다시 드라마에 빠졌습니다. 


저희 아이는 공학도가 되길 희망하는데요. 그렇기에 <이기적 유전자>는 기본으로 읽고, 다양한 양질의 과학 도서를 접해야 합니다. 아무래도 저는 독서 취향이 소설 쪽에 치우쳐있다 보니 아이에게 좋은 책을 권해주고 싶은데 잘 몰라서 그럴 수가 없었습니다. 그래서 <공학이 필요한 시간>을 읽기로 마음먹었죠. 이 책은 공학 관련 서적 서평집이거든요. 



메인 저자인 이인식은 국내 최초의 공학 도서 서평집을 내면서 공학 도서가 그 자체로 자리 잡길 원하는 소망을 담았습니다. 진화생물학자인 리처드 도킨스의 저서는 읽으면서 공학 칼럼니스트의 책은 외면당하는 사회에서 융합 인재 배출과 기업가정신이 발현되기 어렵다(p.7)는 안타까움에 이 책을 읽은 젊은이들이 실사구사하길 바랍니다. 한국공학한림원의 출판 지원으로 공학 기술도서 45권을 선정, 기획자인 이인식이 26권을 집필하고 전문가 19분이 보낸 원고로 최초의 공학 도서 서평집이 완성되었습니다.(p.5)



첫 번째 책 소개 글을 읽는 동안 멀미가 났습니다. 내가 그동안 쉬운 책만 읽었나 보다 하며 반성도 했습니다. 문장을 읽는데 전혀 이해가 안 되는 겁니다. 더럭 겁이 났습니다. 설마 이 책이 끝까지 이렇게 어려운 건가 했습니다. 이 책을 통해 많은 공학 서적에 관심을 두고 찾아보려 했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공대에 진학하겠다는 아이에게 가까이 가기 위해, 아이의 사고 메커니즘에 가까이 가고 싶어 노트와 펜을 들고 책상에 단정히 앉아 읽어내려갔습니다. 따끈한 전기장판에 배 깔고 누워 플래그 붙여가며 편하게 읽을 수 있는 책은 아니라고 생각했습니다. 웬걸. 읽다 보니 점점 재미있어집니다. 처음 몇 권, 그리고 중간의 몇 권만 힘들었고 편하게 읽을 수 있는 글들이 더 많았습니다. 



45권의 책은 공학이라는 주제 안에서 다양한 분야의 것들이 소개되어있었습니다. 게다가 참고 문헌에 소개된 책들도 더하면 무척 많은 도서들과 만날 수 있었습니다. 흥미가 생겨서 꼭 찾아 읽어보아야겠다는 책들도 생겼습니다.


꼬리에 꼬리를 무는 책, 이런 거 정말 좋아요.



- 세상을 바꾼 작은 우연들/마리 노엘 샤를


- 지금은 당연한 것들의 흑역사/앨버트 잭


- 포크는 왜 네 갈퀴를 달게 되었나/헨리 페트로스키


- 에레혼/새무얼 버틀러


- 특이점이 온다/레이 커즈와일


- 미래를 들려주는 생물공학 이야기/유영제 박태현


- 매트릭스로 철학 하기/슬라보예 지젝


- 우리들/예브게니 자먀찐


- 미래는 누구의 것인가/재런 러니어


- 지속 가능한 발전의 시대/ 제프리 삭스




포스트잇에 적어서 벽에 붙여두었습니다.


그 외에도 냉동인간(로버트 에틴거), 마음의 아이들(한스 모라벡), 나노 기술이 세상을 바꾼다(이인식)도 읽어보고 싶은데요. 어려울까, 내가 이해할 수 있을까 걱정되어 망설여집니다. 위의 책들을 먼저 읽고 나면 눈이 열려 어렵게 생각되는 책들도 읽을 수 있겠죠. 


이 책은 공학과는 거리가 있는 저도 여러 번의 고비를 넘기긴 했지만 재미있게 읽을 수 있었습니다. 공과를 희망하는 고등학생에게도 도서 선택의 길라잡이가 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공대생은 물론이고요. 책을 처음부터 끝까지 읽지 않아도 관심분야의 책만 골라서 읽어도 좋고, 모두 읽어도 좋습니다. 



** 맨 뒤의 가나다순으로 된 인덱스가 참 큰 도움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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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와 당신들 베어타운 3부작 2
프레드릭 배크만 지음, 이은선 옮김 / 다산책방 / 2019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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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어타운>은 예고편, <우리와 당신들>이 본편인 것 같습니다. <베어타운>의 뒤표지에 적혀있던 희망을 <우리와 당신들>에서 찾았기 때문입니다.

오로지 하키밖에 모르는, 하키만이 정의로운 세상인 베어타운에서 스타플레이어 케빈이 성폭행을 저지릅니다. 사람들은 가해자인 케빈이 하키 결승전에 나가지 못했다는 이유만으로 피해자인 마야를 비난합니다. 무혐의로 풀려나긴 했지만 마야의 복수로 어둠을 두려워하는 남자가 된 케빈이 <우리와 당신들>편에서 마을을 떠납니다. 케빈의 어머니는 케빈을 용서하지 않겠다고 했습니다. 그렇지만 그래도 버리지 않을 거라고 말합니다. 그가 마을을 떠나는 것으로 마을이 평화를 찾을 거라 생각했다면 착각입니다. 팀 코치였던 다비드가 유력 선수들을 데리고 상대편인 헤드로 떠납니다. 어제까지 적으로 간주하며 비난했던 헤드의 일원이 된 선수들은 역시 하키밖에 모르는 바보라 이번엔 베어타운을 비난합니다.

게다가 베어타운 하키단 단장이자 마야의 아빠인 페테르, 가족을 위해 자신의 꿈을 내려놓은 엄마 미라에게도 괴롭힘이 시작됩니다. 유치하지만 치명적인 괴롭힘입니다. 마을을 떠나라는 노골적인 표현에다가 부고란에 부고 기사까지 띄웁니다.

케빈이 망가뜨린 사람은 그녀였다. 하지만 무너진 사람은 그들이었다. (p.322)

그리고 세상의 모든 규칙과는 별개로 움직이는 것 같은, 하지만 나름대로의 법이 있는 스포츠에 정치가 끼어듭니다. 덕분에 팀은 살아나고 아이들도 살아나니 다행일까요. 새로운 베어타운 팀을 꾸리려는 정치인의 숨결 덕에 페테르가 바빠집니다. 하키는 그의 전부인데 또 하나의 전부인 딸의 사건으로 팀이 해체되려 하는 걸 막을 수 없었던 그는, 좌절에서 일어나지만 과연 이것이 옳은 일인지 끊임없이 갈등합니다.

어둠을 딛고 일어나는 마야의 싸움은 여전히 계속되고 있습니다. 케빈은 그녀를 부쉈지만 그녀의 모든 것을 부술 수는 없었습니다. 케빈의 절친 벤이는 뛰어난 실력을 가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다비드와 함께 헤드로 넘어가지 않았습니다. 자신의 의지도 있었겠지만 그가 게이라는 걸 알아챈 다비드가 그를 포기 한 사실도 무관하지 않을 겁니다. 그러나 새로운 베어타운에서 그는 뛸 수 있었습니다. 첫인상이 스카이캐슬의 김주영쓰앵님 같은 느낌이었던 사켈 코치는 볼수록 매력적입니다. 카리스마 넘치고 중립적인 데다 강한 모습에 반할 것 같습니다.

조금 불편하지만 그냥 이대로 잘 될 것만 같았습니다. 마야의 부모님이 위태로워도, 누나를 지키지 못했다는 죄책감에 시달리는 동생 레오의 행동을 보면서도 어떻게든 잘 되겠지... 하며 기대를 했습니다. 벤이의 성 정체성이 들통나 소문나기 전까지만 하더라도요. 그의 사진이 인터넷에 올라간 순간 저는 큰 충격을 받았습니다. 넌 그러면 안 되지!!

너도 이 마을의 다른 사람들이랑 똑같아. 네가 원하는 걸 갖지 못하면 남한테 상처를 줘도 된다고 생각하지.

-p.397

모든 것을 잃어버리고 자살 직전까지 갔던 벤이가 마야에게 그 일을 어떻게 견뎌냈냐고, 무슨 수로 버텨냈냐고 물었을 때, 마야의 대답은 정말 잊을 수 없을 것 같습니다. 눈물이 핑 돌았거든요.

나는 피해자가 아니에요. 나는 생존자에요.

-p.523

그리고 벤이도 생존자가 됩니다.

우리나라 십 대들이 거칠다거나 욕을 입에 달고 산다고 어른들이 뭐라 해도, 소설 속 아이들 모습이 만약 현실과 가깝다면, 우리나라 아이들은 참 순한 편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정말 저런가요? 입에 담지 못할 욕들을 하고, 남을 심하게 상처 주고... 저런 아이들이 자라서 보통의 어른이 되는 건가요? 헤드의 아이들이나 베어타운의 아이들이나 특히 남자아이들에게는 적응하지 못하겠습니다. 저렇게 폭력적이라니.

이들의 삶은 스릴러입니다. 우리의 삶도 스릴러일지 몰라도 일상이 스릴러라니 너무 힘겹습니다.

<우리와 당신들>은 속상하고 마음 아프고 괴로운 소설입니다. 그럼에도 희망으로 나아가려 합니다. 패배하기도 하고 부서지기도 합니다. 그래도 일어나는 것이 삶과 같습니다. 이 책은 전작을 읽지 않아도 읽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읽은 사람은 배경을 충분히 알고 있기 때문에 더 깊게 읽을 수 있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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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럽 별의 금화 마탈러 형사 시리즈
얀 제거스 지음, 송경은 옮김 / 마시멜로 / 2019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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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독일엔 왜 이리 사건 사고가 많은지. 일본 미스터리를 읽으면서도 같은 생각을 하지만, 독일의 미스터리 스릴러는 좀 더 깊게 무섭습니다. 독일의 미스터리하면 넬레 노이하우스의 타우누스 시리즈를 떠올리는 분도 계실 텐데요. 이 책 <클럽 별의 금화>에 등장하는 악역 중 한 명이 타우누스에 산다길래, 아니 타우누스에선 도대체 무슨 일이 있는 거야? 했습니다. 얀 제거스의 이 소설은 <너무 예쁜 소녀>로 시작한 미스터리 스릴러 '마탈러 시리즈'인데요.

마탈러 시리즈의 첫 번째 권으로 많은 인기를 얻은 작가가 힘을 내어 후속작을 발표, <클럽 별의 금화>는 그 네 번째 권입니다. - 우리나라에서는 세 번째 책입니다.

솔직히 말해서 <너무 예쁜 소녀>가 제겐 좀 산만한 것 같아 얀 제거스라는 배우에 대해 저평가를 했었습니다. 후속작인 <한 여름밤의 비밀>을 반신반의하면서 읽은 후 작가의 기량이 상당히 높아졌기에 기뻤습니다. 탄탄한 구조와 스릴 있는 흐름이 독자를 놓아주지 않더군요. 그렇기에 후속작인 <클럽 별의 금화>를 기쁜 마음으로 만날 수 있었습니다. 마탈러라는 형사는 참 매력적이거든요.

그렇지만 연인과는 잘 안되는 모양입니다. 저로서는 잘 이해가 안 되는 부분이 있었습니다. 여자친구가 브뤼셀에 있는 또 다른 형사와 마탈러, 양다리를 걸치거든요. 그런 식으로 연인 관계를 지속하겠다는 의사를 마탈러가 수용할 수 있을지. 이건 남자 입장이건 여자 입장이건 너무 싫은 거 아닌가요.

여자친구가 그를 떠날 준비를 할 때, 안나라는 기자가 찾아옵니다. 유명한 저널리스트 헤를린데가 연락이 안 된다며. 안나와 함께 헤를린데를 찾아 호텔을 방문한 마탈러는 이미 살해당한 그녀의 시신과 마주합니다. 상당히 현장에 빨리 나타난 로텔 형사는 마탈러의 라이벌인데요. 뭔가 구린 구석이 있는 자입니다. 편법으로 돈을 벌고 있는, 결코 좋은 경찰이라고 할 수 없는 사람인데요. 로텔에게 열받은 마탈러 팀은 지방 범죄 수사국에 대해, 그리고 로텔의 뒤를 캐며 비밀리에 수사를 하기로 합니다. 로텔은 마탈러가 헤를린데 살인사건에 가까이하는 걸 극도로 꺼리고 있었는데요. 오른쪽 눈을 관통한 총알의 의미는 뭘까요. 헤를린데는 무얼 캐고 있었기에 살해당했을까요. 안나가 찾아낸 헤를렌데의 노트북과 자료를 통해 알아낸 사실은 '클럽 별의 금화'라는 장소와 사건이 무관하지 않을 거라는 것입니다.

이 소설 <클럽 별의 금화>는 좀 뜻밖의 요소들이 있기 때문에 미스터리로서는 약간 의아하지만, 스릴러로서는 꽤 괜찮은 소설입니다.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읽었습니다. 몰입감 흡인력이 좋습니다. 초반의 쥘레만이 목격한 교통사고, 정치적인 요소들, 그리고 연쇄 성폭행 사건, 저널리스트의 살해, 부정한 경찰 등 여러 가지 사건이 잘 어우러지면서 마탈러의 인간적인 모습까지 볼 수 있는 소설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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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정의 2.0 - IoT시대를 위한 리더의 조건 기업스토리 12
시마 사토시 지음, 장현주 옮김 / AK(에이케이)커뮤니케이션즈 / 2018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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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손정의가 대표로 있는 소프트뱅크에 대해 잘 알지 못했습니다. 지식이 거의 전무했다고 봐도 좋을 정도였지요. 과거 뉴스에서 쿠팡에 대한 투자라거나 현재 넥슨의 향방에 관한 기사가 나올 때 소프트뱅크라는 이름을 보았을 뿐이었습니다. 2015년 쿠팡에 10억 달러를 투자한 최대 투자자였는데 1조 원이 넘는 적자 때문에 지분을 매각했다는 뉴스를 보았던 것 같습니다. 하지만 그 후 비전 펀드를 통해 2조 2500억을 추가 투자했다는 기사도 읽었는데요. 도대체 무슨 회사길래 로켓 배송으로 말이 많은 쿠팡에 투자를 - 제주도 무료배송해주니 고맙습니다만 - 하는 것인가 궁금했습니다.

"소프트뱅크가 무슨 회사냐고 묻는다면, '정보혁명 회사'라고 대답합니다. 정보 혁명으로 사람들을 행복하게 하는 것이, 내가 태어난 사명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를 위해서 생명을 바치고, 정열을 바치고, 생애를 바칠 것입니다."

-- 손정의 스피치 중에서 p.55

손정의는 어린 시절 선생님이 되고 싶었으나 재일교포 출신으로 그 꿈을 이룰 수 없었습니다. 아버지께 꼭 교사가 되고 싶으니 국적을 일본으로 바꿔달라고 부탁드렸으나 거절당한 후 자신의 꿈을 수정해야만 했습니다. 고등학교를 중퇴한 후 미국으로 유학을 가, 공부하며 사업가로서의 꿈을 키우기 시작했습니다. 학생이면서 개발해낸 프로그램을 샤프에 판매할 정도로 총명하고 미래지향적이었던 그는 어쩌면 빌 게이츠 같은 노선을 걸을 수도 있었음에도 소프트웨어 개발 대신 그것을 유통하는 쪽을 택합니다. 그의 전략이 적중했던 것이지요. 검색 엔진은커녕 가정마다 pc가 필수품으로 보급되기 전, 그는 이미 야후 재팬을 설립합니다. 적자에 시달리던 야후에 150억 엔을 투자해 살려냈을 뿐만 아니라 불과 3년 후 360배가 넘는 수익을 올립니다. 그 후로도 기업에 대한 투자를 하여 성공을 거두는데요. 그는 반드시 7할의 성공률을 확신한 시점에서 투자를 해왔습니다.

"5할의 확률에서 하는 것은 어리석다. 9할의 성공률이 기대되는 것은 이미 시기를 놓친 것이다. 7할의 성공률을 예견할 수 있는 투자를 해야 한다."

-p.205

손정의는 현재 싱귤래리티와 IoT에 주목을 하고 있는데요.

싱귤래리티는 '기술적 특이점'을 의미합니다. AI 등의 기계가 보다 훌륭한 기계를 스스로 만들고, 그 기계가 더 훌륭한 기계를 만든다고 하는, '기계가 자동으로 진화하게 되는 순간'을 가리킵니다.(p.63) 손정의는 사장직을 후계자를 육성해 넘기는 대신 자신이 계속하는 이유로 싱귤래리티를 들었습니다. 인류사상 최대의 패러다임 시프트가 일어날 것이며 그 도래를 앞두고 경영에 묘한 욕심이 생겼다는 겁니다.(p.63) 손정의는 기술을 모르는 사람이 소프트뱅크의 사장이 되어선 안된다고 생각하는 사람입니다. 그러므로 현재 투자하고 있는 사업의 기술 부분에서는 완전히 꿰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겁니다. 신문은 직접 읽지 않고 참모를 통해 듣고 있지만 모든 것을 통달하고 있는 데다 영업적인 대인 기술도 좋아서 지명도가 높지 않았던 시절에도 유명인, 사업가와 부딪히며 일을 추진해왔던 것입니다.

IoT는 일반적으로 '사물 인터넷'으로 불리며 '신변의 각종 사물이 인터넷에 연결되는' 구조를 의미합니다.(p.123)

컴퓨터, 휴대폰의 연동뿐만 아니라 집안의 스마트 기기들이 서로 연동되기 시작한 현대에서 머지않아 웨어러블이라거나 집안의 모든 것들이 인터넷으로 연결되어 통제될 것을 떠올리면 손정의가 그리는 미래 산업 투자는 - 가끔은 허황된 것 같아 보여도 충분히 설득력이 있습니다.

경제나 IT에 대해 잘 모르는, 투자에 대해서는 더더욱 모르는 제가 볼 때도 대단한 사람인 것 같습니다만, 한가지 의아한 건 막대한 빚입니다. 손정의에 대해 검색하다가 알게 되었는데 투자 규모도 상당하지만 부채도 상당하더군요. 기록 시점에서 달라지긴 하지만 작은 나라 일 년 예산과 맞먹는 정도의 빚을 품은 적도 있는데요. 저 같은 개복치는 숫자만으로도 기절하고 말 겁니다. 혹시 저 회사가 무너지는 날에는 일본이 어떻게 되는 게 아닌가 하는 불안감까지 들었는데요. 그 여파가 우리나라에도 미칠 테니 무시 못 할 일이죠. 저자인 시마 사토시는 사장실 실장 시절 이점에 대해 불안해했다고 합니다. 그뿐만 아니라 후계자일 뻔 했던 아로라 역시 부채를 빨리 변상하려고 했던 것을 보면 저만 불안해하는 건 아닌가 봅니다. 그럼에도 손정의는 '아무렇지도 않은 척'하면서 사업을 하고 있습니다. - 이자 동향은 신경 쓰면서요.

손정의는 슘페터가 말하는 '세계 제국을 건설하고자 하는 몽상과 의사'를 확실히 갖고 있다. 이것은 내가 8년 동안 사장실 실장으로 일하면서 느낀 것이다.

"일본의 빌 게이츠가 아니라 세계의 손정의가 되고 싶다."

손정의가 상장 직후부터 계속 해온 말이다. 그야말로 이 말의 실현을 위해, 손정의 2.0은 나아가기 시작했다.

-p.118

어쩐지 멋있습니다. 일본의 '누구' 이기보다는 자신으로서 우뚝 서고 싶은 포부. 그리고 자신감은 대단합니다. 손정의 1.0에서 버전 업된 손정의 2.0은 어디까지 갈 수 있을까요.

자신이 회사의 모든 것을 제대로 알고, 더 잘 아는 인사를 영입하고, 잠도 아껴가며 - 그러나 체력 훈련은 잊지 않고 일을 추진하는 그의 저력이 타임지 선정 2018년 가장 영향력이 있는 100인에, 포브스 선정 2018년 일본 부호 랭킹 1위에 들 게 한 것 같습니다.

책을 읽으며 세세한 부분을 잘 이해하지 못해서 인터넷에서 검색도 해보고, 플래그를 붙여두었다가 다시 한 번 찾아 읽어보며 책을 이해했습니다. 경제 분야에 대해 잘 아는 사람이라면 꼭꼭 씹어가며 흐르듯 읽었을 텐데요. 하지만 이 책을 통해 약간 제 자신이 약간 업그레이드되었습니다. 이제부턴 포니 1.1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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