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음의 한가운데 밀리언셀러 클럽 134
로렌스 블록 지음, 박산호 옮김 / 황금가지 / 201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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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드보일드를 별로 좋아하지 않는 저를 하드한 세계로 슬그머니 이끄는 로렌스 블록의 매튜 스커더 시리즈를 읽었습니다. 이번의 책은 <죽음의 한가운데>인데요. 황금가지 출판사 밀리언 셀러 클럽에서는 이 책이 시리즈 두 번째 책입니다.

저는 어쩐지 역행하며 읽고 있는 것 같습니다. 시리즈 세 번째인 <살인과 창조의 시간>, 네 번째인 <어둠속의 일격>은 벌써 2년 전에 읽었거든요. 첫 번째인 <아버지들의 죄>는 아직 읽지 않았습니다. 조만간 읽겠죠 뭐.


매튜 스커더 시리즈는 로렌스 블록의 초기작이라고 할 수 있는데요. 버번을 즐기는 알콜중독(에 가까운) 탐정이 등장합니다. 그의 이름은 당연히 매튜 스커더죠. 경찰 근무 중 있었던 총기 사고로 어린이가 죽는 일이 발생하는 바람에 책임감이랄까 회의감이랄까 그런 것을 느끼고 경찰을 그만두고서 탐정이 됩니다. 그에게는 그 사건이 엄청 충격적이었나 봐요. 아이들을 사랑하고, 아내를 미워한 것도 아니면서 이혼하고 혼자만의 생활을 하며 고독을 씹으니까요. 로렌스 블록의 최근작 히트맨의 고독한 살인청부업자 켈러 역시 혼자 지내는 걸 보면, 역시 하드보일드는 독신남이어야 더욱 빛나나 봅니다. 아무튼 술 냄새 폴랑폴랑 풍기는 매튜에게도 묘한 매력이 있어서 별 노력도 하지 않았는데 여자가 유혹당합니다. 빨리 뜨거워지고 빨리 식어버리는 게 단점이긴 하지만요.


<죽음의 한가운데>는 어째서 제목이 그러한지 잘 모르겠습니다. 하긴 뭐 매튜 스커더 시리즈의 다른 편들의 제목도 왜 그런지 잘 몰랐으니까 이번의 경우도 그런 것이라고 여기며 넘어가죠. 이 소설에서는 한 비리 경찰이 등장합니다. 비리 경찰이 한 명만 등장하지만 알고 보면 제법 있을 겁니다. 그러니 그 비리 경찰 제리 브로드필드가 특별 검사에게 이런저런 보고할 거리들이 있었겠죠. 자기가 비리 경찰이면서 누굴 털겠다는 건지 원. 오죽했으면 콜걸이 그를 고소하려 했을까요. 그에게 협박당하고 매달 돈을 갈취당했다는 내용으로 말입니다. 이 위기를 극복하고자 브로드필드가 매튜를 고용하는데, 우리의 탐정 매튜가 콜걸 포샤 카를 만나고 온 다음날 그녀가 살해당했다는 소식을 듣습니다. 브로드필드의 아파트에서 그에 의해 살해당했다고 하는데요. 바보도 아니고, 자신의 아파트에서 그런 일을 할리가 없지 않습니까. 함정에 빠진 브로드필드는 매튜에게 사건을 수사해 달라고 부탁하는데, 이 사람 정말 마음에안 듭니다. 뻔뻔해요. 매튜는 사건의 관계자들을 탐문합니다. 그리고 밝혀지는 범인. 뜻밖의 범행 동기. 

사건은 갑자기, 그리고 빠르게 마무리됩니다. 그리고 마지막엔.. 음. 나름 해피엔딩인 거 같기도 하고 아닌 거 같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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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담의 집 스토리콜렉터 33
미쓰다 신조 지음, 현정수 옮김 / 북로드 / 201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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깊은 밤. 천장에서 이상한 소리가 납니다. 뚜두둑. 후둑. 두두둑..... 자락.자락. 철컹.

귀를 기울이지 않아도 들리는 그 소리는 점점 더 크게 들려와 마치 나에게 다가오는 것만 같습니다. 아니, 이미 내 곁에 서 있습니다. 그것은 자는 척하는 나를 빤히 바라보고 있습니다. 도대체 그것이 무엇인지 궁금하기도 하지만 눈이 마주칠까 봐 실눈조차 뜰 수 없습니다. 나의 수면 연기에 속아넘어가 스스로 물러가줬으면 좋겠습니다. 하지만 그것은 기어이 나와 눈을 맞추고 싶은 모양입니다. 내 눈꺼풀의 위아래를 손가락으로 지긋이 눌러 억지로 눈을 벌리려 합니다. 절대로 뜨고 싶지 않아! 그러나 결국 그것을 보고 말았습니다. 아름다운 여인의 얼굴은 세로로 금이 가 있습니다. 벌어진 틈새로 부릅뜬 또 하나의 눈이 보입니다. 그것과 눈이 마주쳤습니다. 그것을 밀쳐내고 달아나다 뒤를 돌아다보았습니다. 그것의 얼굴은 고정된 채 몸만을 흔들며 맹렬히 나에게 달려옵니다. 절대로잡히면 안 됩니다. 나는 눈앞의 격자무늬 문을 열고 그 안으로 뛰어들어 급하게 문을 닫습니다. 그것은 문을 두들기며 화를 내지만, 열지는 못 합니다. 그것의 이름은 와레온나입니다.


미쓰다 신조의 <괴담의 집>에는 다섯개의 단편이 들어있습니다.(하지만 이 소설은 장편입니다.) 각 단편에는 비슷한 분위기의 묘한 여자가 등장합니다. 어린아이의 모습이기도 하고 노파의 모습이기도 하고 아름다운 여인이기도 합니다. 그리고 여자가 등장하면 누군가가 사라집니다. 카미카쿠시(신에의한 실종)와는 다른 것 같습니다. 이쪽의 사람을 자신의 세계로 데려가려 하나 봅니다. 

호러 미스터리 작가인 미쓰다 신조에게 카칸샤의 편집자 미마사카 슈조가 괴이한 이야기를 들고 온 것이 이 소설의 시작이었습니다. 서로 다른 이야기가 기이한 유사점을 가질 수 있다는 것에 착안, 시대도 배경도 다른 다섯 집에서 일어난 실종 미스터리를 함께 풀어보기로 합니다. 다섯 가지의 이야기는 다르다면 완전히 다르고, 비슷하다면 비슷할 수 있는 이야기입니다. 배경은 '집'. 사건은 '실종'. 서술자가 경험한 이야기를 토대로 추리하는데요. 독자인 저로서는 호러에 긴장하고 추리에 함께 머리를 굴려봅니다.

분명 소설인데, 한밤중에 들려오는 - 천장의 투툭 소리에 깜짝 놀랍니다. 소설을 읽기 전에도 가끔 들려왔던 소리임에도 어쩐지 그것이 어디선가 기회를 노리고 있는 건 아닌가 하는 생각에 공연히 긴장됩니다.


미쓰다 신조의 작가 시리즈는 읽다 보면 작가도 책 속으로 말려들어가고 나아가 독자인 저에게도 위험이 닥칠 것 같은 꺼림칙한 느낌을 주는데요. 이 책은 그렇지는 않습니다. 다행이죠. 만일 그렇다 하더라도 걱정 없습니다. 격자무늬 무릎 담요로 어떻게든 될 것 같으니까요. 우리나라의 야광귀도 체를 걸어놓으면 밤새 눈을 세다가 아침을 맞이하지 않나요. 와레온나가 격자무늬를 세고 있는 건 아니지만, 뭐 괜찮을 것 같습니다. 괜찮아야 해요.

그나저나.... 책 읽기 전엔 표지의 여자가 예쁘다고 생각했었는데, 다 읽고 나니 무섭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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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인해드립니다 엘릭시르 미스터리 책장
로런스 블록 지음, 이수현 옮김 / 엘릭시르 / 201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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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하드보일드를 별로 좋아하지 않습니다. 뭔가 칙칙할 것 같고 담배 냄새 자욱한데 발사된 총 끝에서 피어오르는 연기까지 더해져 코끝이 매워 인상이 찌푸려지니까요. 하드보일드란 뭔가 마초의 장르 같은 생각도 들고... 아무튼 그렇습니다. 매력적인 탐정이 등장하더라도 허세처럼 느껴져서 별로 개운치 못해요. 그렇지만 묘하게 매력적인 소설들이 있더군요. 어어 이상하다 난 하드보일드를 싫어하는데.... 하면서도 끝까지 읽게 만드는 그런 소설이오. 그런 소설들 중 하나가 바로 로런스 블록의 소설입니다.


황금가지 출판사에서는 작가의 이름을 로렌스 블록으로, 엘릭시르에서는 로런스 블록으로 표기해서 다른 사람인가 했는데, 같은 사람입니다. 어쩐지! 같은 매력을 가졌더니만!!!! 로렌스 블록이든 로런스 블록이든 아무튼 이 작가는 하드보일드를 소프트하게 만드는 재주가 있어요. 정말 매력적입니다. 그의 초기작 매튜 스커더 시리즈의 매튜는 알코올중독 중년 탐정이라 정말 싫을 만도 한데, 그때도 그의 매력에 빠졌더랬는데요. 최근작이라고 할 수 있는 'Hit Man' 켈러 시리즈는 더욱 매력 있습니다. 아마도 이 시리즈가 로런스 블록의 마지막 시리즈가 되지 않을까 생각되어 좀 섭섭합니다. 그도 그럴 것이 로런스 블록의 연세가... 1938년생이거든요. 


<살인해드립니다>는 청부 살인업자 켈러가 등장하는 연작 단편입니다. 켈러는 어르신에게 들어온 의뢰를 도트를 통해 전해 받고 타깃에게 접근. 되도록 고통 없게 한 번에 보내줍니다. 굉장히 빠르고 깔끔한 솜씨로 일감은 꾸준히 들어오는 것 같습니다. 꽤 넉넉한 돈을 받을 텐데요. 흥청망청 쓰는 일은 없습니다. 대여금고에 돈을 보관하고 저축해놓는데, 그의 작은 사치는 자신의 개를 돌봐주던 여자 앤드리아에게 선물하고 했던 귀걸이를 사는 일이었을 겁니다. 그녀는 차크라를 모을 줄 아는 매력적인 여인이었지만, 결국 그의 개 넬슨과 함께 그를 떠납니다. 왜 떠난 거니... 그에게도 안식처가 필요했는데. 넬슨은 두고 가지. 그는 허전했지만 슬퍼하지는 않습니다. 그리고 묵묵히 자신의 일을 합니다.

슈트가 잘 어울리는 그의 모습은 젊은 시절의 조지 클루니 같았을까 - 조지 클루니의 매력은 여전하지만 켈러가 더 젊으므로 - 상상해봅니다. 요새 젊은 배우를 잘 모르니까, 그의 모습으로 상상되는 거겠죠? 


켈러가 등장하는 <살인해드립니다>는 하드보일드치고 소프트한 것도 모자라 블랙 유머 코드도 들어있습니다. 뭔가 피식. 웃기기도 하고 타깃과 마음을 열고 잘 해볼 것 같다가도 느닷없이 자신의 할 일을 해치우기도 해, 사람을 놀래킵니다. 연작 단편 속에 기승전결, 반전들이 빼곡히 빠짐없이 들어가 있는 대단한 소설입니다. 

그렇지 않아도 로런스 블록의 소설을 좋아하는데, 더욱 빠져들게 생겼어요. 어쩜 좋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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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이 상식이다 - 아는 만큼 맛있는 뜻밖의 음식 문화사
윤덕노 지음 / 더난출판사 / 201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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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가 중요하다는 걸 알기에 이리 기웃, 저리 기웃하며 알고자 하지만 늘 벽에 부딪히고 마는 저이지만, 의외로 미시사는 참 좋아합니다. 특히 식품의 미시사, 문화사를 무척 좋아하는데요. 좋아하게 된지 20년도 더 되어서 음식이나 식품에 관한 책을 발견하면 대체로 챙겨 읽는 편입니다. 신기한 건, 늘 새로워요. 전에 읽어보지 않았던 책을 읽는다 하더라도 분명 겹치는 부분이 많을 텐데 기억력이 부족한 탓에 언제나 즐겁게 읽을 수 있습니다. 기억력이 좋지 않은 것이 장점이 될 수도 있어요.


<음식이 상식이다>는 음식 전문 칼럼니스트이자 음식문화 저술가인 윤덕노 저자가 다양한 음식의 역사와 문화에 대해 짤막하게 서술해놓은 책입니다. 음식 문화 관련에 관해 전문가인데다가 기자 출신이라 그런지 내용이 참 잘 정리되어 있습니다. 낯설지 않은, 모두가 들어보았던 음식들에 대한 이야기가 실려있어 더욱 흥미로웠습니다. 간혹 이것이 정설이 맞는 건가... 하는 부분들도 있었지만, 과거에 제가 읽었던 것이 맞는 것인지, 이번의 이야기가 맞는 것인지 알 수 없으므로 일단은 모두 받아들입니다. 미시사도 거시사처럼 문헌이나 구전에 따라 조금씩 달라지는 데다가 학자마다 다른 견해를 내놓을 수 있으므로 후손인 우리는 어느 것이 정답인지 잘 알 수 없을 때가 있으니까요. 오히려 미시사이기 때문에 더욱 그러할지도 모릅니다.


<음식이 상식이다>에는 각 챕터를 역사 속의 한 장면, 원조와 어원, 음식남녀, 전쟁과 도박, 황제의 음식, 건강과 소망으로 나누어 음식을 각 주제에 맞는 이야기로 풀어나갑니다. 시간이 날 때마다 한두 가지씩 읽으며 고개를 끄덕이기도 하고, 헐! 하고 외쳐보기도 하고 피식 웃어보기도 하다 보면 어느새 책의 맨 뒷장을 만지게 되는데요. 참 즐겁게 읽었습니다. 괜히 맛있는 것들이 떠올라 저녁상을 거하게 차려보려 하지만, 텅 빈 지갑을 보며 머릿속으로 진수성찬을 그립니다. 아, 나도 불도장 먹어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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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꾸눈 소녀 블랙펜 클럽 BLACK PEN CLUB 28
마야 유타카 지음, 김은모 옮김 / 문학동네 / 201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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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야 유타카의 메르카토르 시리즈는 딱 떨어지는 맛이 있습니다. 이 탐정은 헛다리를 짚을 수가 없어요. 왜냐하면 사건이 벌어짐과 동시에 모든 것을 파악하는 무척 뛰어난 탐정이거든요. 그렇지만 잘난 척도 보통이 아니어서 범인이 아니더라도 저 녀석을 죽이고 싶을 것만 같았습니다. 읽는 내내 얄미워 미치겠는데 희한한 매력이 있어서 자꾸만 읽게 되는 메르카토르 시리즈. 그 시리즈의 작가 마야 유타카의 소설 <애꾸눈 소녀>를 읽었습니다. 


이 소설은 메르카토르 시리즈와 분위기가 전혀 다릅니다. 메르카토르 시리즈가 현대적인 배경에 20세기 초반의 분위기를 가진 탐정이 등장하는 느낌이라면, <애꾸눈 소녀>는 1부가 1985년, 2부가 2003년에 진행됨에도 자꾸만 에도나 메이지쯤으로 연상됩니다. 탐정의 의상이 고전적이어서 그런 것 같기도 하고요. 피해자가 무녀-라기보다는 신 그 자체-의 후계자라는 것 때문에 그런 것 같기도 합니다. 마을 사람들이 모두 전통적인 한 종교를 믿으며 광신하고 맹신하고 타인의 말에 휘둘려 자신이 저지르지도 않은 일을 자백하기도 하는 묘한 분위기 때문인 지도 모르죠. 


마야 유타카의 소설 <붉은 까마귀>에서도 폐쇄적인 마을이 등장합니다만, <애꾸눈 소녀>는 몇 안되는 등장인물들만 보아도 무척 사상적으로나 신체적으로 제약이 있는 곳이라는 걸 알 수 있었습니다. 이 마을에는 전설이 있는데요. 옛날 온천에서 태어난 여자아이가 홍수를 일으키는 용을 봉인하였으나 불완전하여 4년마다 홍수가 일어났습니다. 봉래의 거문고를 가지고 온 남자와 온천의 여자가 결혼하는데요. 둘 사이에서 태어난 아이가 봉래의 거문고를 연주하여 용을 퇴치합니다. 용의 머리는 떨어지고, 거문고도 쪼개졌지만 이 아이 스가루는 신인 어머니의 힘과 사람인 아버지의 힘을 반씩 물려받은 존재로서 이 마을의 신과 같은 자가 되고 대대로 딸에게 그 힘이 이어져 이 마을을 지켜왔습니다. 


그런데 어느 날, 스가루의 후계자 하루나가 살해당합니다. 마침 죽을 자리를 찾아 마을에 머물던 외지인 시즈마가 의심받지만 애꾸눈 소녀 탐정 미카게의 도움으로 금방 용의선상에서 풀려납니다. 미카게는 2대째로 그녀의 어머니가 애꾸눈 소녀 탐정으로 유명했던 터라 아직 애송이지만 경찰이 협조를 해주고 있습니다. 그것참 내내 마음에 걸리던 게, 엄마, 그러니까 1대 미카게가 애꾸눈 탐정이었다는 건 이상하지 않았는데, 2대째도 애꾸눈이라니.. 집안 내력에 한쪽 시력 저하가 있는 것인지, 아니면 일본 만화나 소설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신체의 일부가 불편한 여자아이에 대한 환상(도대체 그게 뭐냐고요.) 때문에 이런 설정을 잡았나 하는 것이었지만 나중에 알게 되겠지.. 하며 그냥 읽었습니다. 어쨌거나 미카게가 정말 애송이인 것이, 계속 헛다리를 짚는 바람에 사망자가 하나씩 늘어납니다. 추리를 제대로 할 것이지... 하는 원망을 받기도 하는데요. 헛다리를 짚어가며 사건을 해결해가는 노리즈키 린타로와는달리, 미카게도 김전일처럼 죽을 대로 죽은 후에 남은 사람 중 범인을 찾을 셈인가. 하는 생각을 했습니다. 좀 답답해요. 메르카토르는 너무 잘나서 짜증 났는데, 미카게는 너무 못 해서 짜증 납니다. 그런 주제에 자존심은 센가 봐요. 아직 18세라 그런가 사춘기의 반항심 때문일까요. 추리도 지지부진하지 사건의 짜임새도 허술하지... 그런데 범인이 누군지 잘 모르겠지... 그러니 책을 읽으며 얼마나 답답했겠습니까. 지루했어요. 내가 이걸 읽어야 하나. 그런데 마지막의 마지막에 가서 앞의 지루함과 허술함이 모두 복선이라는 걸 알게 됩니다. 오. 그런 일이었어! 끝까지 읽길 잘했습니다. 반전의 상쾌함. 


초중반의 다소 늘어지는 전개를 견딜 수 있다면, 끝까지 읽어봐도 좋을 책이었습니다. - 1부가 끝날 때까지는 자신과의 싸움이 필요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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