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 괜찮아요, 천국이 말했다
미치 앨봄 지음, 공경희 옮김 / 살림 / 202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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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오면서 '그때 그런 일은 하지 말았어야 해.'라고 후회하지 않는 사람이 있을까요?


아마도 사람들은 부러 드러내지 않고, 입으로 내어 말하지 않더라도, 그 인생이 길건 짧건 몇 가지의 후회를 안고 살 겁니다. 만일 내가 그런 행동을 하지 않았더라면, 그때 그곳에 가지 않았더라면, 그런 말을 하지 않았더라면 하고 말이죠.


저에게도 커다란 일이 몇 가지, 작은 일이 몇 가지 있습니다. 그중 인생의 갈림길에서 이쪽 방향으로 오지 말고 다른 방향으로 갔더라면 어땠을까 하는 상상을 가끔 하지만, <다 괜찮아요, 천국이 말했다>의 주인공 애니의 엄마가 상상했던 것처럼 가장 소중한 것이 존재하지 않는 세상을 만나게 되었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하니 지금의 삶이 그리 나쁜 것만은 아니라고 생각하며 살아갑니다.



<다 괜찮아요, 천국이 말했다>의 주인공 애니는 어렸을 때부터 - 스스로 생각하기에 - 많은 실수를 하며 살았습니다. 그중 가장 큰 하나가 루비 가든이라는 놀이공원에서 일어난 사고로 왼손을 잃을 뻔했던 일이었는데, 사고 당시 꼬마였던 애니를 밀어내고 시설 관리인 노인이 사망하였지만 애니 역시 왼손이 절단되었습니다. 의료진들이 긴급 수술로 살려내기는 했지만 완전한 기능을 찾는 데에는 오랜 시간이 걸렸죠. 애니는 그 사고에 대해 세세한 것이 기억나지 않습니다. 애니의 인생이 달라진 두 번째 사건이었음에도 불구하고요. 사고였을 뿐이지만 애니는 자신의 실수라고 생각합니다.



많은 우여곡절 끝에 학창 시절 좋아했던 남자 파울로를 다시 만나 사랑하고 동거하다 드디어 작은 결혼식을 올렸습니다. 허니문 카를 타고 가다가 곤경에 처한 남자 톨버트를 도와주고 다음날 충동적으로 톨버트가 운영하는 열기구를 타러 갑니다. 그리고 큰 사고가 납니다. 애니는 타박상에 그쳤지만 파울로는 중상을 입습니다. 애니는 폐 손상을 입은 파울로에게 자신의 폐 한쪽을 나누어 주길 원했고, 수술에 들어갔습니다. 하지만 눈을 뜨니 낯 선 곳이었습니다. 여기는 어딜까요.




톨버트가 트럭을 몰고 나왔다면 이 이야기는 달라졌을 것이다. 애니와 파울로가 마지막 사진 촬영을 위해 도중에 서지 않았더라면 이 이야기는 달라졌을 것이다. 리무진 운전기사가 아파트 문 옆에 놓아둔 가방을 잊지 않고 챙겼다면 이 이야기는 달라졌을 것이다. 인생사는 연필과 지우개가 휙휙 지나가면서 시시각각 쓰인다.


-p.23




완전하지 못한 몸으로 깨어난 그곳은 천국이었습니다. 애니는 첫 번째의 사람, 사미르를 만납니다.


애니는 처음에 그를 알아보지 못했습니다. 그럴 만도 해요. 사미르는 완벽한 잘린 팔 접합 수술의 첫 번째 수혜자이자 애니의 왼손 접합 수술을 해준 의사였거든요.


미치 앨봄의 천국, 그곳에서는 인생에 영향을 준 다섯 사람을 만나게 됩니다. 죽은 이가 기억하든 기억하지 못하든 다섯 사람이 나타나 스스로의 과거를 보여주며 죽은 이와의 접점도 보여줍니다. 상대방의 눈으로 보고 감정으로 기억하는 세상은 자신이 알고 있던, 때로는 오해하고 있던 세상과는 조금 다릅니다.



이걸 기억해요, 애니. 우리가 뭔가 세울 때는 앞서간 이들의 어깨 위에서 세우는 겁니다. 우리가 산산이 부서지면 앞서간 이들이 우리를 다시 붙여줍니다.


나를 알든 모르든 우린 서로의 일부입니다.


-p.78



애니는 이곳에서 사랑했던 이들과 만나며 과거의 상처를 치유해갑니다.


자신 때문에 죽었다고 생각한 놀이공원 시설 관리인 에디도 만납니다.


그는 미치 앨봄의 전작 <천국에서 만난 다섯 사람>의 주인공입니다. 그 소설에서 에디가 살리고 죽은 그 여자아이를 이곳에서 다시 만났습니다. 에디는 자신이 애니 때문에 죽은 것이 아니라고 말합니다. 작은 친구도 말합니다.



보잘것없는 사람 같은 건 없어. 실수 같은 건 없다고.


-p.221



책을 덮고 나니 마음이 참 그렇습니다.


나도 실수하지 않았었구나... 모든 일엔 다 의미가 있는 것이었구나... 하면서도 어떻게 그렇게 온화하게 생각할 수 있는 것인가 하며 반발심도 들었습니다.아직 내가 부족한 탓입니다.


나는 모르는 사이에 많은 사람에게 영향을 주고, 그리고 영향을 받고 있습니다. 괴로울 정도의 일이라도 어쩌면 그들의 마음을 다 알지 못해 생기는 일인지도 모르겠습니다.


내가 누군가의 인생에 큰 영향을 미친다면, 부디 선한 영향력이었으면 좋겠습니다.



**살림 출판사에서 보내주신 책을 읽고 리뷰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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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과 국가 이와나미 시리즈(이와나미문고)
다나카 가쓰히코 지음, 김수희 옮김 / AK(에이케이)커뮤니케이션즈 / 202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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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의 저자는 대표적인 예로 프랑스를 들면서 언어의 사용에 국가가 개입하여 통제하고, 메인으로 사용되는 말 즐, 국가가 정하는 '올바른 말'이 아닌 경우 제재를 가하고 무시하거나 배척하는 식으로 자신들이 생각하는 말만이 옳은 것으로 다룬다는 이야기를 하고 있습니다.

일본 역시 남방지역의 말은 상당히 다른데, 그것을 열등한 것으로 취급하여 억지로 교정하려 든 적이 있다는 이야기도 합니다.

그래서 저는 문득 일제 강점기 때 우리의 학교를 떠올렸습니다. 그때도 우리 언어를 일본어로 교정하려 들었으니까요. 그리고 어쩌면 일본이 전쟁에서 패망하고 우리 땅에서 떠날 때, 마지막 수업의 아멜 선생님처럼 눈물을 머금고 애끓는 마음으로 마지막 수업을 하고 떠난 선생님도 있었겠지. 이 올바른 언어를 이 아이들에게 다 가르치지 못하고 떠난다는 아쉬움을 안고서.

언어학자가 생각하는 올바른 글은 국가가 학교라는 제도를 통해 '문법'이라는 이름으로 교육되어 왔습니다. 저 역시 학창 시절 여러 가지 언어를 배웠었는데 늘 부딪히는 건 문법이었죠. 말이 아니라 글로 다가오면 더 이상 앞으로 나가지 못하는 것이었습니다. 앙드레 마르티네라는 프랑스 언어학자는 '문법가들이 말을 죽인다'라는 논문을 쓰기도 했는데요. 프랑스어를 배울 때를 떠올리니 그 말에 격하게 공감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속어가 국가에 의해 국어로 변해가는 과정에서 창출된 문법은, 말을 다루면서도 그와는 별개의 존재인 규범이나 의례를 취급한 쪽으로 변질되어갔다. 자연스럽게 생겨나 안으로부터 용솟음치는 말이 "말하는 사람의 개입을 허락하지 않는" "이마 완성된" "국가의 말"로서 "문법에 의해 부여된 것"으로 변질된다. 문법 교육이란, 권위적으로 모어를 겁박하고 자신의 솔직한 마음을 그대로 표현할 수 없게 만든다. 문법 교육에서 글을 쓴다는 것은 정해진 틀을 벗어날 수 없다는 생각을 주입시키는 훈육을 말한다.

-p.85

문법에 전혀 맞지 않는 엉망진창인 글을 만나면 화가 나지만, 문법에 얽매어 말하고자 하는 바를 제대로 표현하지 못하는 글을 보면 그것 역시 답답합니다. <말과 국가>라는 타이틀에서 말보다는 '글'에 대해 먼저 이야기하게 되었는데, 이 책에서는 사람이 사용하는 말, 즉 모어(母語)에 대해 이야기하며 그것이 어떻게 문법이라는 틀에 매이게 되었으며 국가에서 통제하는 가에 대해서 다루었습니다. 그러다 보니 글에 관한 이야기도 나오게 된 것입니다.

모어는 모국어와 달라서 모국어가 자신의 출신 국가의 언어라면, 모어는 자신의 주 양육자로부터 자연스레 이어받은 언어를 이야기합니다. 이를테면 아프리카에서 백인의 인간 사냥꾼에 의해 붙잡힌 노예를 농업 노동력으로 신대륙에서 이용할 때 백인 농장주들은 그들과의 의사소통을 하기 위해, 그리고 반란을 막기 위해 서로 다른 부족으로 조를 짜서 일을 시켰기 때문에 통제를 위한 새로운 언어 피진어가 생겨납니다. 노예 입장에서는 이제껏 사용하지 않았던 새로운 언어이지만 그들 사이에서 태어난 아이는 피진어가 모어가 됩니다. 언어학에서는 크레올어라고 부르고 있다고 합니다.

그 누구도 태어나기 전 자신의 어머니를 고를 수 없듯이, 이 세상에 태어난 아이들에게 말을 선택할 권리는 주어지지 않는다.

-p.35

이 책 <말과 국가>에서는 주 양육자로부터 이어받은 소중한 모어가 때로는 품위 없는 방언으로 취급받아 교정되기를 강제 당하기도 하고, 때로는 중요하며 교양 있는 국가의 권위적인 언어로 취급받기도 하는 이유에 대해 고찰하고 설명합니다. 국가 어의 성립은 자연스러운 것으로 느껴지지만 결코 그런 것이 아니며 정치적 이유에서 국가에서 정하는 표준어만이 바른 언어인 것처럼 생각하는, 또는 생각하게 만드는 과정과 역사 등에 대해서도 짚어나가는 흥미로운 책입니다.

언어라는 것은 결국 머릿속에서만 존재하는 허상이다. 다른 표현으로 말하자면 언어는 방언을 전제로 하고 방언으로만 존재한다. 이에 반해 방언은 언어에 선행하여 존재하는, 곁길로 샐 수 없고 몸에서 벗겨낼 수 없는 구체적이고 토착적인 말이다. 그것은 관념 속에서만 존재하는 말이 아니라는 의미에서, 각국 수도에서 사용되고 있는 일상의 말들은 엄밀히 표현하면 관념 속의 표준형에 극도로 가까워진 '수도 방언'이라고 할 수 있다.

-p.24,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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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녀의 소녀 1
김종일 지음 / 황금가지 / 202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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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날 옛날에, 투덜거리기 좋아하는 나무꾼이 살았습니다. 어떤 경로였는지 기억은 나지 않지만 아무튼 세 가지 소원을 획득하는데요. 이 남자는 바보같이 - 어쩌면 진정한 소원이었을지도 모르겠지만 - 소시지가 산더미처럼 많았으면 좋겠다고 합니다. 정말로 잔뜩 쌓인 소시지. 아내는 화가 나서 뭐 이딴 소원을 빌어가지고 소원을 낭비했냐면서 빌어먹을 소시지 니 코에나 붙어라!!!라고 말합니다. 동화책에서는 순화되었겠지만 코에 붙으라고 한 것 만은 변함이 없습니다. 결국 그들은 마지막 소원으로 코에서 소시지가 떨어지기를 빕니다. 어리석은 자를 보며 웃었지만, 우리는 그들과 같은 잘못을 저지르기 쉽습니다. 



김종일 장편소설 <마녀의 소녀> 프롤로그에 윌리엄 W. 제이콥스의 소설 원숭이 손이라는 소설이 언급됩니다. 어린 시절에 읽고 너무나 무서워했던 소설입니다. 도망치고 싶었던 적도 많고, 간절히 바라는 것도 많았음에도 <원숭이 손>이라는 소설 덕분에 저는 함부로 소원을 빌지 않았고, 그렇다기보다는 소원 따위를 빌면 나쁜 일이 일어나는 게 아닌가 하는 두려움까지 가졌었어요. 이야기를 한 줄로 요약하자면. 소원을 들어주는 원숭이 손을 얻은 남자가 200파운드를 소원하는 바람에 아들이 기계에 끼어 죽고 보상금으로 그 돈을 얻게 됩니다. 아들의 장례를 치르고 난 후 아들이 다시 돌아왔으면 좋겠다는 소원을 빕니다. 그런데 정말로 아들이 돌아온 것 같습니다. 문밖에 있는 그것은 자신이 알던 그가 아닐지도 모르는데요. 공포에 질린 아버지는 아들이 사라지기를 마지막 소원으로 빕니다. 어머니가 문을 열었을 때엔 그곳에 아무것도 없었습니다. 이런, 한 줄로 요약한다고 해놓고 여러 줄이 되어버렸군요.



디즈니에서 로빈 윌리엄스의 쾌활한 지니를 꺼내주기 전까지는 소원이란 빌어서는 안되는 것처럼 여겼습니다. 지니와 함께한 알라딘에게 그저 프린스 알리로서 좋은 일만 있었던 건 아니지만 끝이 좋으면 다 좋다고. 우리는 그 영화를, 애니메이션을 행복한 것으로 기억합니다. 그러니 저도 이제는 작은 소원 정도는 빌어봐도 좋은 게 아닐까 하며 은근히 기대해봅니다. 



공부에 지친 학생들은 가끔 그런 상상을 한다고 하는데요. 어느 날 어떤 할아버지가 기다란 승용차를 타고 와서 나를 찾으며 "내가 실은 네 진짜 할아버지다."라거나 갑자기 잘 차려입은 변호사가 서류를 내밀면서 재산을 증여하는. 어쩌면 우리 때랑 변한 게 없을까요. 부모를 부정하고 싶은 마음이 아니라 갑자기 아무 고민 없는, 풍요로운 삶을 소원하는 것이겠죠.


소원은 여러 가지입니다. 부자가 되고 싶어. 그냥 자고 일어나면 대학생이었으면 좋겠어. 내가 좋아하는 그 애가 나를 좋아했으면 좋겠어. 



<마녀의 소녀>에 등장하는 소녀들도 별다를 바 없었습니다. 


진희는 나린이에게 묻습니다. 


"소원이 뭐야?"




이토 준지의 토미에를 닮았을 것만 같은 진희는 지니도 아니면서 나린의 소원을 들어주겠다고 합니다. 


한밤중의 이상한 의식. 


그것을 치르고 나니 정말로 사흘 뒤. 


마음에 두었던 동준이 공개 고백을 합니다. 


사귀고 있던 혜정이는 어쩌고.


기쁘지만 꺼림직합니다. 


둘이 잘 해보라던 말과는 달리 도서관 책에 저주의 글을 적은 혜정이는 며칠 후 SNS에 유서를 남기고 분신자살합니다. 온라인으로 퍼져나간 유서와 악성 댓글들. 이제 나린은 공인 통수녀입니다. 


같은 반 아이들의 욕설은 기본이고 집에 찾아와 라커 테러를 하고 심지어 학교까지 따라와 황산 테러를 하려던 놈도 있었습니다.



그저 작은 소망 하나였을 뿐인데, 그 대가는 너무나 큰 것이 되어 돌아왔습니다. 소원이 없던 때로 돌아가는 소원 따위는 빌 수 없습니다. 


나린이 빌었던 소원은 나린 자신에게, 그리고 주변 인물들에게 영향을 미치기 시작합니다. 


혜정의 남자친구였던 동준도 다치고 나린을 먼 발치에서 지켜보던 현민도 나린을 지키다 다칩니다. 


그런데 이상한 일이 벌어졌습니다. 


분신자살했던 혜정의 영혼이 동준이 사준 마녀 인형 안에 갇혀있는 겁니다. 어쩐지. 아무도 들어온 흔적이 없음에도 집 안이 엉망이 되어 있더라니.


혜정의 억울한 영혼도 나린을 괴롭... 어, 어라.


어느새 둘은 떼려야 뗄 수도 없는 친구 사이가 됩니다. 


전우애인가?


둘이서 이런 관계가 될 줄 누가 상상이나 했겠습니까.


염력을 가진 마녀 인형 혜정과 그냥 소녀 나린 그리고 힐링 펙터인지 플라나리아 능력인지 아무튼 이상하게 상처 치유력이 좋은, 게다가 오컬트나 호러 소설 속에서뿐만 아니라 일상에서도 초능력이라고 생각되는 재력까지 갖춘 현민. 그리고 소원 한 번 잘 못 빌었다가 떨어질 생각을 하지 않는 동준까지. 


이들은 모두 한 편이 되어 마녀의 힘에 저항할 수 있을까요? 



....저항할 수 있겠죠?


....라고 생각했었는데. 그게 아니네......


기이한 힘을 가진 진희뿐만 아니라 주인공 4인방에 대해서도 제가 아직 모르고 있는 부분이 있는데 이걸 어쩌면 좋은가요? 나린 자신도 스스로에 대해 모르고 있는 것이 있는 것 같습니다. 진희의 정체와 나린의 관계. 과연 무엇일까요?



<마녀의 소녀>는 학원 미스터리 오컬트 로맨스 소설입니다.


20대 초반 여성을 타깃으로 썼다고 하셨던 거 같은데, 아닙니다!!


그 이상의 연령층에서도 재미있게 즐길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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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 카네기 인간관계론 - 시대를 초월한 인간관계의 바이블
데일 카네기 지음, 좋은번역 옮김, 이재범 감수 / 책수레 / 202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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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은 종방하였지만 책을 좋아하는 사람들을 위한 프로그램 tvN의 <책 읽어드립니다>는 많은 주옥같은 책을 엄선해서 소개하고 쉽게 풀어주는 좋은 방송이었다고 하는데요. <걸리버 여행기>라거나 <동물농장>, <호밀밭의 파수꾼들> 같은 읽지는 않았지만 어쩐지 읽은 것 같은 착각이 드는 소설부터 <데일 카네기 인간관계론> 같은 실생활에 적용할 수 있는 실용 서적까지 안내하였다고 해요.



저는 자칫하면 스포일러가 될 수 있기 때문에 책 소개 TV 프로그램은 잘 안 보는 편인데요. 그런 저를 대신해서 엄마께서는 책에 관한 방송을 보시기도 하고 라디오의 책 소개에 관심을 기울이기도 하고 때로는 유튜브에서 책 정보를 보기도 하십니다. 그리고 이러저러한 책이 참 좋은 것 같더라 하고 가끔 말씀해 주시는데, 요번에 읽은 <데일 카네기 인간관계론>도 <책 읽어드립니다>를 보셨던 엄마가 말씀하셨던 책입니다. 



일흔다섯이라 대인관계, 인간관계, 처세술에 관한 책이 무슨 필요가 있으시겠습니까만 은 - 그동안의 연륜으로 계속 살아가셔도 워낙 즐거운 분이시라 괜찮을 것 같아서요. - <데일 카네기 인간관계론>을 읽어보니 엄마가 참 좋아하실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실천하시든 그렇지 않든 재미있는 일화와 함께 할 수 있는, 삶에 도움이 되는 이야기이기 때문에 나이와 상관없이 읽고 나면 무언가를 얻을 수 있을 것입니다. 



저는 정말 인간관계가 힘듭니다. 


학창 시절부터 지금까지 쭈욱, 말도 안 되는 행동이나 언행으로 실수를 참 많이 했던 것 같습니다. 제가 해 놓고 '같다'니 무슨 소리인가 하시겠지만 가끔은 제가 했던 말을 되새겨보고 그런 말은 하지 말걸, 그런 행동이 적절했던 것인가에 대해 생각합니다. 이렇게 스스로 반성회를 하다 보니 사람을 만나는 자체가 피곤합니다. 이렇게 말해도 되는 것일까, 이런 행동을 해도 되는 것인가. 


저는 사람을 싫어하지 않아요. 다만 처세가 힘들 뿐. 블로그를 하면서도 댓글 다는 게 무척 힘듭니다. 말보다 더 힘들어요. 자취가 남으니까요.



그러니 <데일 카네기 인간관계론>같은 책은 그 누구도 아닌 저 같은 사람에겐 필수겠죠.


사람과 사람 사이에서 어떻게 행동해야 하는가, 어떻게 처세하는 것이 원활한 대인관계를 할 수 있는 비결인지. 그런 것을 알려주니까요.


데일 카네기의 생전에는 이런 고민을 온라인에서도 하게 될 줄은 꿈에도 몰랐을 겁니다. 그가 대화, 연설 기술을 강연할 적만 하더라도 달나라에 아직 토끼가 살고 있을 때였잖아요.



이 책을 처음 추천받았을 때는 그런 생각을 했어요.


뭐 어쩌라고. 1888년생 데일 카네기의 처세술이라니. <데일 카네기 인간관계론>이 나온 지도 80여 년. 이렇게 낡은 처세술이 21세기에 과연 먹힐까. 그래도 250여 페이지 밖에 안되니까 일단 읽어보자.



그런데, 정말 재미있고 실용적이더라고요.


세계의 대부호 워런 버핏도 읽고 인생이 바뀌었다는 책. 허명이 아니더군요.


가장 마음에 들었던 건, 전혀 어렵지 않다는 점이었죠. 이해하기 참 쉽습니다. 과거의 사례, 일화 등을 통해서 과연 그렇구나... 하는 마음이 들 수 있도록 쉽게 설명하고 있어요.


강연, 강의에서 가장 중요한 건 눈높이를 청중에게 맞추고 그들이 이해할 수 있도록 해야 하는 건데, 이 책의 눈높이는 모든 이를 향해 열려있었습니다. 데일 카네기가 왜 많은 이들에게 사랑을 받았는지 알 수 있었습니다. 



이 책에서는 인간관계의 기본 원칙으로 시작하여 사람의 호감을 얻는 여섯 가지 방법, 사람을 설득하는 열두 가지 방법 등 다양한 처세에 대해 이야기합니다. 


<데일 카네기 인간관계론>의 모든 부분이 현대에 다 정답이라고 할 수는 없습니다. 아니 정답이긴 하지만 정공법이 아니지 않은가 하는 부분도 있었습니다. 그러나 대부분은 과연 그러하다고 생각이 들 만큼 구구절절 옳은 말씀들이었습니다.



다 읽고 엄마 드려야겠다고 생각했었는데, 이 책은 곁에 두고 정말 한 달에 한 번씩 다시 읽어봐야겠어요. 내가 실천하고 있는가를 체크하면서요. 


뒤표지에 있는 '평생 두고두고 읽어야 할 책!'이라는 문구. 정말 그렇더군요. 이 책은 우리 집에서 오래오래 함께 살아야겠어요. 엄마는 한 권 사서 드려야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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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빙 노트
이서윤.홍주연 지음 / 수오서재 / 202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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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와 행운을 끌어당기는 힘, 마법의 주문 <더 해빙>을 읽은 지도 벌써 백일쯤 되었습니다. 온전히 나에게 속해있음을 느끼며 마음을 다스리고, 가지고 있음을 온전히 느낌으로서 내 안으로부터 서서히 차오르는 행복을 느낄 때 비로소 운과 부가 함께 한다는 것을 알려준 책, <더 해빙>은 서점가에서 몇 달째 베스트셀러로 자리하고 있습니다. 



많은 이들이 적극적으로, 때로는 반신반의하면서도 이 책에 빠져들어 < 더 해빙>의 가르침을 실천하려고 하는데요.


해빙의 핵심, 편안함을 반드시 내 것으로 하겠노라고 생각하면서도 순간순간 떠오르는 것에 그치고 제대로 실천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해빙을 습관화하기 위해 제일 먼저 필요한 것은 해빙 노트인데요.


일기를 쓰듯 - 그러나 매일매일 기록할 필요는 없습니다 - 해빙 노트를 적어가며 나의 운과 흐름을 시각화하는 거죠.



<더 해빙>의 가르침, 해빙 노트 작성은 일반 노트나 예쁜 표지의 다이어리와 함께해도 좋겠지만, 기왕이면 수오서재에서 이번에 나온 <해빙 노트>와 함께하면 더 좋겠습니다. 


처음엔 저도 반신반의했어요.


그냥 적으면 되지, 무슨 <해빙 노트>라고 되어 있는 것까지 마련해서 적어야 하나 했거든요.


그런데 노트를 앞에다 두고 펜을 드는 순간, 마음가짐이 달라요.


노트 하나 정해서 해빙 노트로 하지 뭐. 라고 해놓고 100일 동안이나 안한 거 보세요.


확실히 타이틀이 붙어 있는 편이 몰입이 좋더라고요.



해빙 노트는 표지가 아주 단단합니다. 하드커버에요. 쉽게 헐지 않겠어요.


적어두고 때때로 펴보면서 내가 그때는 이런 생각을 했었구나 하며 돌아보기도 좋겠습니다. 


아무래도 튼튼하니까요.


표지에 있는 띠지에는 해빙을 느끼는 방법, 책에 있는 구절이 적혀있었습니다. 


참, 스타벅스 다이어리에 있는 것처럼 부착할 수 있는 펜 꽂이도 별첨 되어 있었는데요. 


저는 글씨 쓰다가 걸리적거리는 게 싫어서 부착하지 않았습니다. 사진 찍는 건 깜빡했지만, 재질이 아주 좋아서 부착하고 펜을 꽃아두는 걸 좋아하시는 분은 붙여서 사용하셔도 좋겠어요. 


저는 집에서는 연필꽂이, 나가서는 필통을 즐겨 사용하는 편이라 펜 꽂이가 필요 없었습니다. 



해빙 노트 안쪽에는 별지로 더 해빙에서의 좋은 글귀, 문구들이 중간중간 들어있었습니다.


노트를 적다가 문구를 보며 마음을 다잡을 수 있을 것 같아요. 


매번 <더 해빙>을 열어보지 않아도요.



내지는 눈이 피곤하지 않은 미색에 위와 같이 인쇄되어 있었습니다. 


내가 무엇을 가지고 있는지, 그리고 내가 느끼는 건 어떤 감정인지 


감정에는 색연필을 들고 동그라미 치고 천천히 색칠하며 활자로 된 그 감정을 온전히 느껴보는 거예요. 이미 느끼고 있는 감정이지만 좀 더 온전히 다 받아들인다고나 할까요.


그러면 좀 더 차오르는 내면을 느낄 수 있습니다.





처음에는 글 쓰는 칸이 부족한 게 아닌가 했는데, 쓰다 보니 딱 좋더군요.


더 짧아도 내가 원하는 만큼의 글을 쓸 수 없을 것 같았고요, 더 넓으면 이걸 다 채워야 한다는 압박이 느껴질 것 같았어요.


저는 며칠 간격으로 기록해보았어요.


처음에는 엄청 어색하더군요.


이렇게 쓰는 게 맞나, 내가 느끼는 감정이 맞나...


하지만 조금씩 써나가면서 이제까지 못 느껴본 무언가가 느껴지는 것 같았습니다. 


앞으로 좀 더 써가다 보면 더 좋은 걸 느끼고, 부와 행운이 안으로부터 꽉 차오르겠죠.


<해빙 노트>는 희망의 노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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