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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희 컬렉션 TOP 30 : 명화 편
이윤정 지음 / 센시오 / 2022년 2월
평점 :
지난 2021년 7월 21일부터 시작된 MMCA 이건희 컬렉션 특별전 : 한국미술명작이 국립현대미술관 서울에서 무료로 진행되고 있습니다. 아쉽게도 앞으로 일주일 밖에 안 남았는데요, 다행히 우리는 <이건희 컬렉션 TOP30> 명화편을 통해서 국내 화가는 물론 해외 화가의 명작들까지 감상이 가능합니다.
물론 직접 관람하며 느끼는 감동에는 못 미치겠지만 훌륭한 큐레이션이 함께하기에 또 다른 매력을 느끼기에 충분합니다. 창원 해양신도시에 '이건희 미술관' 건립 가능성이 올라간다고 하니 완공되는 날까지 이러한 도슨트 북을 통해서 아쉬움을 달래어도 좋겠습니다.
이건희 삼성 회장 유족이 국립현대 미술관에 기증한 이건희 컬렉션은 국내 작품 1369점과 국외 작품 119점이라고 합니다.(총 23000여 점) 회화 412, 판화 371, 한국화 296, 드로잉 161, 공예 136, 조각 104점이라니 상당한 규모가 아닐 수 없습니다. 이중 1930년 이전 출생한 근대작가의 작품이 860여 점으로 우리가 잘 아는 김환기, 박수근, 이중섭, 까미유 피사로, 살바도르 달리, 피카소 등의 명작 등이 이에 속합니다.
이번에 만난 <이건희 컬렉션 TOP30>에는 이중 16명의 화가의 명화 30점이 수록되어 있습니다. 이건희 회장이 기증한 미술품을 중심으로 화가의 대표작도 함께 소개하고 있는데요, 따라서 총 87점의 명화를 감상할 수 있습니다. 기증품들 중 상당수가 근현대작이므로 이 책 또한 그렇게 구성되어 있습니다.
해외와 국내로 파트를 나누고 화가에 따른 큐레이션을 진행하는 방식입니다. 작가의 대표작은 무엇이며 스토리는 어떻게 되는지 그림이 탄생하게 된 배경이라거나 지식 등을 전달하기도 합니다. 작품을 보다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작가가 처해있던 경제적이나 심리적 상황들도 묘사해 주니 그림을 보는 방식이 달라집니다.
상당히 익숙한 그림부터 익숙하지 않은 작품들까지 다루고 있으므로 그들이 표현하고자 했던 세상에 대해서 다시금 생각하는 계기를 주기도 합니다. 국내 근현대 작가 작품들은 미술 교과서에도 등장할 만큼 잘 알려진 그림이나 화풍이라 더욱 반가웠습니다. 숨어있는 이야기들을 몰랐기 때문에 이번 기회를 통해서 화가에 대한 이해를 해보기도 했습니다.
연대기 순이나 어떤 사조별로 엮지 않고 그저 작가에게 중심을 두고 구성되었습니다. 시대적 배경과 사회 그리고 예술 개념으로 풀어나갔습니다. 따라서 독자 입장으로는 화가 한 명 한 명을 만나는 여정 자체가 무척 즐거웠습니다. 그들에 대해서 알아가는 과정 또한 행복했습니다.
공부하기 위해서 읽는 게 아니기에 꼼꼼히 외우거나 학습할 필요가 없어서 좋았습니다. 늘 즐겨 듣는 음악 - 분위기 있는 클래식이 아니더라도 마음에 드는 음악과 함께 차를 마시면서 천천히 읽어나가는 느낌 자체가 좋았습니다. 이건희 컬렉션을 중심으로 구성된 거장들의 마스터피스를 훌륭한 큐레이터와 함께 감상하는 기분을 느끼는 것만으로 충분했습니다.
이 책은 표지 디자인부터 내지까지 나무랄 데 없었습니다. 이와 같은 회화 도서의 경우 간혹 고급스러움을 주기 위해서 반사가 심한 용지를 쓰기도 합니다. 그러나 그런 경우 빛에 따라서 불편감을 느끼기도 했었기에 딱 단정하면서도 깔끔한 종이를 쓴 점이 마음에 들었습니다.
또한 다채로운 컬러를 이용하여 수록된 작품들의 느낌을 제대로 잘 살려내었습니다. 이렇게 많은 그림들을 포함하기 위해서 분명 저작료가 만만치 않게 들었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용지와 컬러 그리고 그림 수와 분량을 고려해 보면 도서 가격이 무척 착하다고 여겨졌습니다.
이런 책을 정성껏 만들어서 독자에게 선보인 출판사의 마음까지 받아서 더욱 행복한 시간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