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인 없는 살인의 밤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윤성원 옮김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0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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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인 없는 살인의 밤>은 히가시노 게이고의 단편집입니다. 그의 초기작들이라고 할 수 있는데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탁월한 심리묘사는 이 책에서도 여전합니다.  

 

첫번째 이야기 < 작은 고의에 관한 이야기 >는 '차라리 그럴 바엔 저애가 죽어줬으면 좋겠어.'라는 조그마한 살의가 부른 사건이었습니다. 사춘기 아이들 마음속에 일어날 수 있는 작은 미움 같은거라고 해야할까요... 한단어로 표현하자면 애증이겠죠.

 

두번째 이야기 < 어둠속의 두사람 >은 역시 안타까웠습니다. 집안에서 살해된 갓난아기. 그 아기가 죽어야 했던 이유가 또 다른 비극이었을테니까요.

 

세번째 이야기 < 춤추는 아이 > 단지 짝사랑이었을 뿐인데.. 그냥 그 아이를 응원하고 지켜보고.. 그런 마음이 그 아이를 죽음으로 몰고 가 버린 사건이지요.

 

- 아니 어떻게 말을 해야.. 스포일러가 되지 않을까요.. - 이미 조금씩 누설하고 있는 것 같은 기분입니다.

 

네번째 이야기 < 끝없는 밤 > , 다섯번째 이야기 < 하얀흉기 >, 여섯번째 이야기 <굿바이 코치>..

 

그리고 마지막 일곱번째 이야기 <범인없는 살인의 밤>.

<범인없는 살인의 밤>은 .. 읽다가 어라라라? 하며 다시 앞으로 가서 읽다가 돌아오길 반복했습니다. <용의자 X의 헌신>에서도 그랬었지만요.

자세히 읽더라도 놓치는 부분이 있었거든요.

 

대단합니다.

상상할 수 있는 범위를 살짝 넘긴다고나 할까요.

아직까지는 히가시노 게이고의 작품을 읽고 실망해보지 않았으니.. 앞으로도 계속 읽어볼 생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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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먼 인 블랙
수전 힐 지음, 김시현 옮김 / 문학동네 / 201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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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먼 인 블랙>은 동명의 영화 <우먼 인 블랙>의 원작 소설입니다.  

사실 저는 이 책을 작년에 읽으려고 한 차례 시도 했었습니다.

그런데.. 212쪽 밖에 안되는 이 책을 .. 반도 못읽고 포기 했었지요. 이상하게 진도가 안나가더라구요.

 

머리속에 떠오르는 이미지는 이렇습니다.

그리고 짭쪼롬한 냄새가 풍기는 해무에 둘러싸인 한 저택. 그리고 온통 흑백에 가까운 세상.

그리고 스멀스멀 다가오는 공포.

 

약간 에드가 알란 포의 냄새가 나는 것 같기도 하지만, 그것보다는 좀더 빅토리아 여왕 시대의 시골 분위기(가본 적은 없습니다만 만화의 이미지 일겁니다.).

 

노부인의 재산 정리를 위해 그 저택을 찾아간 로펌 소속 젊은 변호사 아서 킵스는 검은 옷을 입은 여인을 보게 된 후 공포를 맛보게 됩니다.

 

실제로 그런 일을 맞딱뜨린다면 정말로 무섭겠지만, 작품 속에서 느껴지는 이미지는 다리위에서 머리없는 기사를 만나는 그런 정도의 공포랄까...?

어쨌거나 ...네.. 죄송합니다.

읽기에 지루했습니다.

 

저랑은 안맞는 소설이었던 것 같습니다. 재미가 없다 있다.. 그런 의미가 아니라, 저에게는 그냥 불편한 - 지루한 책이었기 때문입니다.

 

아..하지만, 저에게 화를 내며 검은 옷을 입은 그녀가 찾아오는 것 만큼은 사양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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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수 알바 내 집 장만기 블랙 앤 화이트 시리즈 25
아리카와 히로 지음, 이영미 옮김 / 비채 / 201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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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그런 대학을 나와 좀 괜찮은 회사에 입사했건만... 신입사원 연수가 웬지 마음에 안들었다는 이유로 그냥 그렇게 회사생활을 하다가 3개월 만에 때려치운 25세 청년. 그 뒤로 용돈벌기를 위해 아르바이트를 하는데, 그것도 그냥 자기 맘에 안들거나 점장이 뭐라고 하면 금새 때려치우고, 돈 떨어질만하면 또 아르바이트. 간간히 구직활동도 하지만, 그냥.. 뭐 집에서 엄마가 해주는 밥먹고 생활비만 조금 보태고 아르바이트 하는 생활도 괜찮지 않나.. 하는 생각에 젖을 무렵. 엄마가 이상해지기 시작했습니다.  

 

어느날, 시집간 누나가 달려와서 호통치기를 엄마가 우울증에 걸렸다는 겁니다.

이 집 남자들 - 아빠와 주인공 - 만 모르던 비밀. 이 동네에 이사 혼 후 첫 술자리에서 아빠가 무심결에 이야기 한, 사택의 이용료가 아주 저렴하다는 이유로 동네 사람들의 미움을 받았고, 그것은 고스란히 엄마를 괴롭히는 형태로 나타났었는데.. 엄마는 그것을 20년이나 견뎌오고 있었습니다.

 

무책임한듯 보이는 아버지, 백수에 짜증내는 아들, 그나마 의지되던 딸은 멀리 시집간데다가 바빠서 의논 상대도 되지 않고, 엄마의 불안증이 극에 달해 그것이 드디어 겉으로 나타나기 시작했던 것입니다.

 

이제야 사태를 파악한 아들.

자신이 아무렇게나 살고 있던 것 까지 엄마의 병을 악화시키는 데 일조했다는 생각에 갑자기 이래서는 안되겠다고 생각하고 구직을 하려고하나.. 그것이 그렇게 쉽지만은 않지요.

엄마도 돌보고 일도해야하니 도로공사 야간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엄마를 돌봅니다. 하지만, 아버지는 그때까지도 사태의 심각성을 모르고 있지요.

 

이 청년. 과연 취직을 할 수 있을까요?

 

 

이 소설 < 백수 알바 내집 장만기 >는 사실 무척 유쾌한 좌충우돌 청년의 아르바이트이야기인줄 알고 선택했던 책입니다.

하지만, 읽다보니 그런 내용이 아니더군요.

좀 더 가족적이고, 현실적이었습니다.

현실적이라고 해서 칙칙한 것을 연상할 수도 있지만, 현실이라고 해서 항상 칙칙한 것만은 아니지요. 그렇다면, 우리는 회색빛 세상에서 살고 있을테니까요.

 

정말 경쾌하게, 그리고 현실적인 진행을 따라 이야기는 진행되는데요. 엄마의 병세도 점점 호전되는 것 같아보이고, 청년도 취직을 합니다. 아빠와의 관계도 회복되고, 또 아빠를 이해하는 데 까지 이르게 되지요.

 

대체로 재미있습니다. 심각하지도 않아서 가볍게 읽을 수 있지요. 하지만, 누군가에게는 가볍지만은 않은 이야기 일겝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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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인귀 후지코의 충동
마리 유키코 지음, 김은모 옮김 / 한즈미디어(한스미디어) / 201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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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어릴때 부터 좋아하던 샹송이 있습니다.  

한밤중에 자다가 깨어서 보게 된 유러피안 송 콘테스트. 본방송이었는지.. 재방송이었는지.. 게다가 한밤중에 TV라니.. 그때는 지금과 달리 방송 시간 규제가 있었을 땐데요... 어쨌거나 꿈결처럼 들려오던 귀여운 샹송. 가수도 인형처럼 예뻤는데..저는 그 뒤 그 노래의 악보를 구해서 연습해서 제법 잘 부르게 되었었답니다. 그 노래의 제목은 ' Poupee De Cire, Poupee De Son ' 우리나라 제목으로는 '꿈꾸는 샹송인형'입니다. 아.. 그런데.. 좀 이상한 점이 있어요. 사실 이 노래가 유러피안 송 콘테스트에 나왔을때는.. 전.. 태어나기도 전이었는데.. 어떻게 전 이노래를 한밤중에 들은 걸까요? 어쨌거나 귀엽고 예쁜 노래라서 열심히 불렀는데, 가사가 참.. 악의가 잔뜩 담겨있다는 건 몰랐어요. 하긴 모를 수 밖에요. 그땐 영어도 모르던 나이였는데, 프랑스어는 어떻게 알겠어요.

 

 

<살인귀 후지코의 충동>에 나오는 초등학교 5학년 아이는 저보다 똘똘한가봅니다. 괴로울때마다 이 노래를 머리속에서 중얼거리며 자신을 밀랍인형이라고 생각했으니까요.

 

이 아이 덕분인지 소설을 읽는 내내 BGM으로 머리속에 ' Poupee De Cire, Poupee De Son'과 'La Vie en Rose '가 빙빙 돌았습니다. ...후지코의 영향일까요? 감미롭거나 귀여운 음악과 함께 서걱서걱. 뚝. 하고 시신을 토막내는 소리가 마치 음악 속에 원래 있던 소리인것처럼 들렸습니다.

 

닭을  살 때 토막을 내달라고 하면 커다란 칼로 호쾌하게 내리쳐서 토막내 주시지요. 하지만, 그렇게 잘라온 닭을가지고 요리하면 아무래도 뼈가 부서져 있는 부분이있어서 거슬리기도 합니다. 그래서 저는 그냥 토막내지 않은 닭을 사서 집에서 직접 해체합니다. 관절사이에 칼을 넣고, 그러니까.. 살만 베어내면 관절은 뽑는다는 표현이 맞을꺼에요. 억지로 칼로 뼈를 잘라내는 것은 가슴뼈에 한합니다.

그렇게 해체하면 뼈의 단면이 입술을 자극해 불쾌해질 일이 없으니까요.

 

후지코도 그런 원리를 잘 알고 있나봅니다. 여자임에도 불구하고, 관절사이를 절단하고 뼈에서 살을 발라내거든요. 바보처럼 화장실 변기에 내려보내려고도 하지만, 사람의 기름기로 비누를 만들 수 있을 정도인데, 변기가 막히지 않을리 없지요. 그래서 쓰레기 봉투를 이용합니다.

 

그렇다면, 후지코는 어째서 살인을 하고 증거를 없앨까요?

참는데도 한이 있는 법이야. 라고 말하고 싶네요. 살다보면 아우 저걸 그냥 확. 지기뿌까. 싶은 인간들이 있습니다. 그래서 죽였지요. 물론 우리는 피하거나 참거나하지 죽이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후지코는 실행하고 말지요.

 

 

그런데, 원해 처음 한두번이 어렵다잖아요.

후지코도 처음엔 충동적이었습니다. 그러다가 나중에는. 네. 아주 손쉽게 저질러 버립니다.

아.. 증거를 없애는거요? 시체를 토막내서 버리는거요...?시체가 없다면 살인자체가 성립하지 않는거잖아요. 시효가 끝나면 죄도 사라지는 거잖아요. 적어도 후지코에게는 그랬거든요.

 

자신을 학대했던 엄마를 닮고 싶지않아서, 결국 그러다가 일가족이 살해되는 형태로 생을 마감한 엄마를 닮고싶지 않아서 몸부림 친 것 뿐인데.. 자신도 어쩌다보니 엄마와 같은 길을 걷고 있더라구요. 그건 또 어떤 형태의 절망이었을까요.

 

 

하지만, 이 책은 끝까지 읽어야 합니다. 처음부터 끝까지. 변태적이고, 잔인하고, 인간의 내면의 악함이 겉으로 드러나는 것을 참지 못하더라도, 끝까지 읽으면 ....

 

계속 불쾌해집니다. 그게. 이 책의 매력이지요.

 

추리를 해야하는 부분이 좀 있긴 하지만, 추리소설은 아닙니다.

중간중간 엄청나게 많이 깔려있는 복선이, 책을 반도 읽기 전에.. 아.. 이야기는 누구의 이야기로구나하는 것을 깨닿게 되고, 후지코 일가족 몰살의 비밀이 누구와 얽혀있는지.. 그런 것쯤은 금새 알아차릴 수 있습니다. 하지만, 설마.. 하면서 읽게 되는것이고... 왜 그런거 있잖아요. 일단 시작한 공포 영화를 끝까지 보지 않으면 내내 뒤끝이 안좋은것. 이 책도 그렇습니다.

하지만, 뭐.. 다 읽어도 불쾌하네요.  그래도 좋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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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속임 그림 - 트롱프뢰유, 실재를 흉내 내고 관객을 속이다
이연식 지음 / 아트북스 / 201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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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에 끌려서 읽게 된 책입니다.

제목은 눈속임 그림이라고 되어있지만, 사실은 트롱프뢰유라는 사람의 눈을 속이는 그림에 대해 나와있는 책이지요.

 

트롱프뢰유라는 것은 프랑스어로 눈속임. 미술사에서 트롱프뢰유는 관객이 실제와 착각하도록 그린 그림을 가리키는 말입니다. 이 트롱프뢰유의 범위는 무척이나 광범위 한데요. 어긋난 원근법이나, 착시그림이라고 하는 제목으로 우리가 흔히 접하는 에스허르의 그림 같은 것도 트롱프뢰유의 범주에 들어 갈 수 있지만, 이 책에서는 눈을 어지럽히는 그림쪽 보다는 그림을 보는 이가 이미지를 착각하도록 만드는 쪽에 중점을 두었습니다.

예를 들자면 아래의 바이올린 사진을 봅시다

 

<얀 판 데르 파르트 [바이올린,벽에 부착된 캔버스에 유화, 1700년 경>

 

만약 이 바이올린을 문에서 떼어내서 손에 들려고 한다면, 그때서야 이 바이올린이 문에서 뗄 수 없는.. 그러니까 그림이라는 것을 알아챌 것입니다. 화가가 감쪽같이 그려 넣은 것이거든요.

 

이것처럼 트롱프뢰유는 관객을 속입니다. 관객은 한 번 속았다가 이내 알아챕니다. 알아채지 못하면 오히려 곤란하잖아요. 대단하다는 말을 들을 수 없을테니까요.

 

그렇다면 트롱프뢰유는 실제와 똑같이 그려서 관객을 속이거나 혼란스럽게 하는 것일까요? 그건 아닌것 같습니다. 아주 똑같이. 그러니까 곧이곧대로 그려서는 트롱프뢰유가 될 수 없으니까요. 아무리 꼼꼼하게 묘사해도 그것은 트롱프뢰유가 아닙니다.

1960년대 이래 서구 미술에서 대두되었던 하이퍼리얼리즘. 이것은 트롱프뢰유가 아닙니다. 왜냐하면 눈속임하려는 의도가 없기 때문이지요.

 

 

하이퍼리얼리즘은 실제인 양 속이는 그림이 아니라 실제에 매우 가깝게 그린 그림입니다. 트롱프뢰유는 되도록 속임수가 드러나지 않도록 하면서 살짝 알려주는 그런 그림이라고 한다면, 하이퍼리얼리즘은 실물이냐 그림이냐.. 이건 사진 아니냐...하는 정도로 정밀하게 실제와 똑같게 그립니다.

 

왜 화가들은 트롱프뢰유를 만들었을까요?사람들을 속이려 한 이유는 뭘까요?

 

흥미로운 그림이야기였습니다. 트롱프뢰유라는 단어가 왜 그렇게 어렵게 느껴졌는지, 단어를 외우는데만 이틀이 걸렸습니다. ㅎㅎ

 

아.. 사설이지만, 우리나라는 다섯글자의 단어가 있을때 두글자, 세글자. 이렇게 반으로 나누어 읽게 되나봅니다. 그래서 저도 처음엔 트롱 프뢰유로 읽었지만, 사실은 트롱프 뢰유입니다. (trompe I'oeil)

프리마돈나를.. 프리 마돈나가아니라 프리마 돈나라고 읽어야하는것과 같지요. ...프리 마돈나는.. 자유로운 마돈나가 생각나는군요 ( like a virg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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