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돋이 마을 햇살어린이 40
현정란 외 지음, 오현민 그림 / 현북스 / 201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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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 시절을 떠올려보자면 우리 세대 또한 가난한 세대였죠.

막 불붙기 시작한 새마을 운동으로 마을길도 넓히고 부자 마을 만들자는 구호가 이곳 저곳에서 넘쳐났고 농촌에서는 클로버무늬에 4H운동이 한창이었습니다.

기억하기론 초등학교 2학년때까지 한 반에 생활보호대상자로 지정된 아이가 두서넛은 있었는데요.

70년대 세대였지만 운동화를 못신고 검정 고무신을 신은 아이도 있었고 대개가 염창에 살고 있는 아이들이었죠. 염창은 지금의 개발되기 이전의 목동이었는데 논밭이 있고 초등학교 저학년때까지도 그곳의 모습이 기억나는데 시골길 같은 느낌이나는 곳이었죠.


초등학교 2학년때  동네에 냉장고 있는 집은 저희 집이 유일했고 저는 아이들에게 얼음을 내어주며 사탕과 바꿔먹기도 했었고 티비가 없어 티비를 보러 우리 집에 오는 아이들도 있을 정도였으니  다들 어려운 시대였어요.

풍족하기만 한 우리 아이들이 이런 시대를 과연 어떻게  알 수 있을까요? 

우리 대부분이 가난했던 시절  그러나 지금처럼 꼭꼭 닫힌 방문을 뒤로 하고 누가 옆집에 사는 지 관심없는 아파트 숲 속에 갇힌 인간관계가 아니라 서로의 살림을 걱정해주고 기쁨과 슬픔도 나누었던 그 시대가 오히려 풍요로워 보이는 거 왜일까요?


 







"해돋이 마을"은 마냥 풍요롭기만해서 결핍의 미학을 모르는 요즘의 아이들에게 그 옛날 소박했지만 그리고 가난했지만 오히려 영혼은 풍족했던 그런 시대를 보여줄 수 있는  좋은 책이에요. 가난했지만 그 안에 서로 도우며 이웃간의 정이 넘쳤던 그런 모습을 우리 아이들이 느낄 수 있는 따스한 책이지요.   

부산 영도구 봉래산 자락에 있는 해돋이 마을 사람들의 삶의 애환이 깃든 동화 『해돋이 마을』. 책 속에는 가난하고 어려웠던 시대를 힘껏 살아낸 사람들 이야기가 수록되어 있구요. 책은 오랫동안 해돋이 마을에서 살아오신 주민 열다섯 명과 동화 작가여섯 분이 함께 만나 한 번에 서너 시간씩 열 번에 걸쳐서 이야기를 풀어내었고, 그것을 동화로 담았는데요. 재밌는 부산사투리와 아울러 옛날에 있었던 생생한 마을 분들의 얘기가 재밌는 동화로 꾸며졌어요.

똥구덩이에 빠진 동생을 구하려다 새로 산 흰 바지에 똥물이 튄 상택이, 밤마다 우르르 몰려다니는 쥐 때문에 잠 못 들던 진희네, 새로 이사 온 영희네가 샘에서 물을 받으려다 텃세 때문에 벌어지는 소동, 고향으로 돌아갈 날만 기다리던 이북 할매 등 이야기에는 가난했지만 정이 넘치던 시절의 가슴 따뜻한 마음이 담긴 이야기들이 나온답니다.



풍요로워서 오히려 삭막해지는 세태 속에서 이웃간의 따스한 정을 나눌 수 없는

시대가 되었지만요.

우리가 떠나보낸 아름다운 추억이 깃든 우리 마을의 이야기를 우리 아이들이

보고 그 시대에 넘치는 정과 사랑을 배울 수 있었음 좋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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