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평]별의별 삶의 온도

별의별 삶의 온도 - 내 속도로 살고 있는 당당한 1인가구들의 이야기
가온 외 지음 / 니어북스 / 2025년 11월

별의별 삶의 온도

[출판사로부터 도서 협찬을 받았고 본인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하여 작성함]

인구는 줄어들지만 가구수는 점점 늘고 있다. 어느 기사엔 2050년이 되면 열 중 넷은 1인 가구가 될 것이라 예측했다. 최근 통계를 보면 2025년 기준 1인 가구 비중이 36.1%라고 하니 예측된 날이 더 앞당겨질 것 같다. 1인 가구가 늘어나는 이유는 저출산과 고령화, 개인주의의 확산 등 복합적 요인이 작용하는데 가구의 형태도 다양하여 성인이 되어 독립한 경우, 이혼이나 사별로 인한 1인 가구 등 우리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양상이 되었다.

오늘 읽은 책 <별의별 삶의 온도>은 2023년에 전국 최초로 지자체 직영체제로 설립되어 운영 중인 ‘성남시 1인가구 힐링 스페이스’ 의 회원 중 11명이 12주간 책쓰기 수업에 참여해 글을 쓴 성과물이기도 하다. 20대~60대를 이루는 자신들의 모습을 이야기하듯 글에 담아 꾸밈없고 담백하게 그려냈다. 혼자 사는 삶의 다양한 측면이 이 책에 담겨있다. 1인 가구가 겪는 외로움과 자립, 책임 등의 감정을 섬세하게 묘사하기도 하고 고립감을 극복하기 위해 사회적 연결을 어떻게 시도하는지도 탐구한다. 이들의 삶이 외로움의 연대기만은 아니라는 것을 분명히 밝혀둔다. 오히려 홀로 지내는 시간이 길어질수록 삶에 스며드는 관계의 소중함을 더 절실히 느끼기도 한다. 스스로 삶을 어떻게 풍요롭고 의미있게 만들 수 있는지를 이야기하고 있으므로 자기돌봄이나 혼자만의 시간을 고찰해주기도 한다. 특히 1인 가구 안에서도 느슨하지만 지속되는 인간관계를 말하며 함께 살지 않아도 연결 될 수 있음을 말해주고 있다. 남홍선님의 한지붕 네 가구로 살아가는 이야기는 참 부러웠다. 부모, 형제와 하나의 천장을 공유하는 대신 하나의 옥상을 공유하고 있단다. 1층엔 부모님, 꼭대기층엔 신혼의 첫째언니, 그리고 그 사이엔 본인과 둘째언니. 집이 전소될 만큼 큰 화재가 났지만 다시 집은 복구되었고 가족간의 소원해졌던 사이도 회복되었다고. 그당시 ‘불은 잠잠해졌지만 우리의 마음은 더 타들어 갔다’는 문장이 상황을 짐작케한다. 가온님의 인문학으로 세상을 바라보는 시선도 인상적이다. 나를 이해하고 찾아가는 과정을 나도 닮아가고 싶다. 혼자 살면서 흔들리는 분들은 이 책의 글들을 통해 위안을 얻고 해결책도 발견할 수 있을 것 같다.

[서평]지구가 평평하다면?

지구가 평평하다면? ㅣ 지식 숭숭
안드레아 안티노리 지음, 문주선 옮김 / 신나는원숭이 / 2025년 12월

지구가 평평하다면?

[출판사로부터 도서 협찬을 받았고 본인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하여 작성함]

아이가 커갈수록 “왜?” 라는 질문에 대답하기가 점점 버거워지기 시작했다. 지구가 왜 둥그냐고 물을 때 과학적인 지식으로 정확하게 대답해주고 싶은데, 지식의 한계 때문에 좌절하고 자괴감을 가진 적이 있었다. 그러다 오늘 읽은 책 <지구가 평평하다면?> 이라는 그림책을 보며 기발하고 풍부한 상상력과 철학적인 우화 느낌이 들어 아이와 재미있게 보았다.

읽으면서 지구가 둥글다는 사실보다 중요한 건, 우리가 세상을 이해하는 방식이 하나만은 아니라는 점을 깨달았다. 기하학적이고 간결한 그림, 그리고 약간은 엉뚱한 인물과 풍경들이 텍스트와 잘 어울려서 설명이 많지 않아도 그림만으로 상상이 확장되었다. 단순하지만 근본적인 질문이었던 ‘지구가 정말 평평하다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라는 가정으로 작가는 상상력의 세계를 재구성한다. 그동안 당연하다고 믿어온 것들이 얼마나 많았는지 생각하게 된다. 특히 지구가 납작하다면 쉽게 구멍을 파서 순식간에 구멍 숭숭 뚫린 치즈가 되진 않을까라는 유쾌한 발상이 재밌다! 지구가 평평해진다면 지형과 생물들의 모습도 바뀔테고 우리가 노는 방법도 지금과는 달라질 것이다. 사실 지구가 둥글다는 증거는 로켓을 타고 우주로 갈 필요도 없이 쉽게 확인할 수 있었다. 먼 바다로 나가는 배를 보면 점점 멀어지다가 수평선 너머로 사라질 때 배 아랫부분부터 안보이게 된다. 이건 지구가 둥글어서 배가 지구 곡선을 따라 내려가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아이들의 호기심은 끝이 없어서 지구가 둥글지 않고 평평하다면 어떤 일이 벌어질지도 궁금했던 부분을 다양한 상상력으로 충족시켜주고 있어서 정말 흥미로웠다.

[서평]빌리는 내 친구야

빌리는 내 친구야 ㅣ 꼬마뭉치 마음그림책 4
데이비드 리치필드 지음, 이서윤 옮김 / 꼬마뭉치 / 2025년 12월

빌리는 내 친구야

[출판사로부터 도서 협찬을 받았고 본인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하여 작성함]

패트릭만 볼 수 있는 특별한 친구 빌리는 상상 속에서 따뜻한 사자의 모습을 하고 나타나 빌리 곁에 함께 한다. 저자 특유의 부드럽고 따뜻한 화풍 덕분에 글밥을 읽는 내내 포근한 분위기를 선물받은 기분이다.

눈에 보이지 않지만 내면의 감정과 용기를 대변해 주는 존재인 상상 속 친구는 아이들의 외로움과 두려움이라는 상황에 마주할 때 마음을 다독이는 힘이 되어준다. 패트릭 또한 빌리를 통해 자신감을 얻고 새로운 관계에 도전한다. 아무리 신나게 뛰어놀아도 아무리 크게 웃어도, 패트릭의 걱정이 마음 속에서 조용히 자라나며 친구를 사귈 수 없을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이 빠졌을 때, 빌리는 그를 마법 같은 모험 세상으로 데려가곤 한다. 상상 속에서 용기를 얻은 패트릭이 진짜 세상에서 용기를 내어 친구를 만나는 모습은 감격스럽기까지 하다.

모두가 지켜보는 앞에서 넘어지고 말았을 때 패트릭은 다시 사라졌던 걱정이 한꺼번에 밀려오며 빌리와 아무도 없는 곳으로 날아가고 싶기도 한다. 어느날 빌리는 잠깐 다른 곳에 다녀오겠다고 말하며 패트릭이 자신을 필요로 할 때면 언제든 달려오겠다고 다정히 약속한다. 시간이 흘려 나이가 든 패트릭이 손주와 함께 빌리를 떠올리며 누군가에게 지금도 어딘가에서 좋은 친구가 되어주고 있을거라며 미소짓는 모습이 인상적이다. 마음에 잔잔한 울림을 준다. 어린 시절 나의 용기와 성장을 북돋아주는 상상속 빌리는 누구였는지 떠올려본다.

[서평]회색 도시

회색 도시
토르벤 쿨만 지음, 이원경 옮김 / 가람어린이 / 2025년 11월

회색 도시

[출판사로부터 도서 협찬을 받았고 본인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하여 작성함]

어린이 그림책인줄 알고 집어들었지만 어른들에게도 감동을 주는 책 같아 쉽게 놓을 수 없었다. 토르벤 쿨만은 작가이자 일러스트레이터로서 이야기와 그림을 조화롭게 동시에 보여준다. <회색 도시> 대부분의 장면은 회색 톤으로 진행되면서 일부에만 선명한 색을 사용하는데 이 대비가 색의 힘과 의미를 시각적으로 강조했다.

주인공 로빈은 회색으로만 가득한 도시로 이사를 오면서 비가 오지 않아도 밝은 노란색 비옷을 입고 다니며 색의 가치를 인식하고자 한다. 새로 전학을 온 학교에서도 로빈을 제외한 모든 아이들이 회색 옷을 입고 있어 눈에 띄는 모습이 더 소외감을 불러 일으킨다. 게다가 선생님이 보여주는 영상은 복종과 규율에 관한 내용으로 더욱 강압적으로 느껴졌다.

획일화된 사회에서 개성과 다양성이 얼마나 중요한지 생각해본다. 로빈과 친구들이 공장에 맞서는 모습에선 현실에서의 작은 저항과 공동체의 힘, 희망을 그리고 있다.

특히 “회색이 모든 색을 섞은 거라면, 다시 분리할 수도 있어!” 라는 문장이 기억에 남는다. 공허함과 익명성 속 무채색으로 덮여 있는 이 도시에서 회색 산업이 억지로 다양한 색을 섞어 회색으로 만들어내고 있다는 진실을 밝혀내며 다시 색을 되찾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모습이 인상적이다. 로빈과 앨러니같이 어린이들이 색을 지켜내려는 용기가 세상을 바꾸는 힘의 원천임을 새삼 깨달았다. 한명이 바라본 색깔 하나가 삭막한 세상이 변화할 수 있다는 씨앗이 된다!

책을 읽으며 나다운 색은 무엇인지, 내가 사는 세상은 무슨 색인지 곰곰이 생각해보았다. 깊게 여운이 남는 책이었다.

[서평]한눈에 보는 전쟁 세계사2

한눈에 보는 전쟁 세계사 2 ㅣ 한눈에 보는 전쟁 세계사 2
이광희 지음, 방상호 그림 / 풀빛 / 2025년 11월

한눈에 보는 전쟁 세계사2

[출판사로부터 도서 협찬을 받았고 본인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하여 작성함]

어려운 역사 이론 대신 이야기처럼 전개되는 설명 덕에 세계사를 부담 없이 접할 수 있었다. 오늘 읽은 책 <한눈에 보는 전쟁 세계사2>는 전쟁사라는 키워드를 통해 세계사의 큰 흐름을 어린이와 청소년 독자의 눈높이에서 이해할 수 있도록 돕는 역사책이다. 단순하게 전쟁 사건만 나열하는데 그치는 것이 아니라 그것을 통해 주요 인물을 탐구 하고 전쟁의 배경과 전개, 결과를 연결시켜서 세계의 역사적 맥락을 보여주고 있다. 책은, 주요 전쟁인 백년 전쟁, 아편전쟁, 독립전쟁 등 중세부터 근대까지 세계사에서 빼놓을 수 없는 전쟁들을 다루었다. 이러한 굵직한 전쟁을 입체적으로 풀어내며 독자에게 전투전략, 지리적 조건을 시각자료를 곁들여 친절하게 설명해주었다. 특히 나폴레옹 전쟁은 근대 유럽 정치 지형의 변화를 보여줌으로써 나폴레옹의 유럽 정복과 패권 전략, 각국의 연합 전쟁과 그 이후 빈 희외 등이 단순한 군사적 사건을 넘어서 국가 체제, 민족주의 등 사회 전반에 미친 영향을 연결해 설명하고 있었다. 독자는 이를 통해 전쟁이 단순한 무력 충돌이 아니라 세계사의 큰 흐름을 바꾸는 중요한 계기였음을 이해할 수 있다!

국가의 흥망과 문화적 흐름, 시대적 변화까지 자연스럽게 연결되는 모습에 연표가 아닌 구조를 이해하기 쉬웠으며 역사적 사고 이해를 자연스럽게 길러주는데 주목했다. 전문 역사 연구용이 아니기에 입문서로 유용할 듯하다. 1권이 동서양의 고대부터 중세 초기의 전쟁인 그리스와 페르시아의 전쟁이나 칭기즈 칸의 국가 확장과 정복 등을 이야기했다면 이번 2권은 근대와 현대적 관점으로 최근의 러시아-우르라이나 전쟁같은 국제 분쟁까지 포함하고 있어 국제 질서에 미친 영향까지 다루고 있다.

초등학생 입문용으로 제격인 이 책을 통해 전쟁사로 현재까지 이어지는 세계사를 배워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