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부신 것들은 가끔 서툴다
구혜온 지음 / 바른북스 / 202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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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 협찬을 받았고 본인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하여 작성함]

 

눈부신 것들은 가끔 서툴다



 

첫째가 세 살 되었을 무렵 내 눈을 뚫어지게 바라보더니 엄마 눈 속에 내가 있네?” 하는거다. 그래서 우리 00이 눈 속에도 엄마가 있네!” 하면서 맞장구를 쳐주었다. 내 눈동자 속에 비친 자신의 모습이 신기한지 나를 바라보는 사랑스러운 눈빛을 잊을 수 없었다. 엄마가 처음 되어 모든 것이 서툴렀지만 아이는 작은 나무 하나가 자라듯 찬란하게 빛나며 자라고 있었다. 오늘 읽은 시 <눈부신 것들은 가끔 서툴다>에 수록된 <작은 나무 하나가 자란다>에도 이런 시구가 있다. ‘처음엔 두 손안에 쏙 들어오던 아이가 이제는 내 눈을 바라볼 만큼 자라기 시작했다’. 어느새 말을 배워 엄마 눈 속에 자신이 있다고 표현할 만큼 자란 아이에게 감동을 느꼈던 기억이 떠올랐다.

 

서투르다의 사전적 정의는 일 따위에 익숙하지 못하여 다루기에 설다는 말이다. 어설프고 섣부르고 조급함이 존재한다. <급체>라는 시엔 밥을 급하게 먹는 모습을 표현한 시구가 등장한다. ‘밥을 급하게 먹었다 허기졌던 건 배가 아니라 마음이었는지도 모르겠다사랑도, 육아도 서툴렀고 살다보면 속도 마음도 소화가 안 되는 날이 있는것 같다. 하지만 이것도 눈부신 여정 중 하나여서 어느 것 하나 버릴 수가 없다. <별의 자리>엔 이미 사라진 별이라도 그 빛은 아직도 도착하지 않은 중이라 말한다. 이미 떠나버린 사람인데 아직도 마음 한구석 어딘가에 머물러 있듯이. 밤하늘을 바라보며 그 사람의 자리를 더듬는 내 모습이 애처롭다. 이제는 연락되지 않는 친구를 생각하면 어디에도 없지만 마음에는 남아있는 그 별의 자리를 아직도 잊지 않고 있는 내 모습을 반영하는 듯하다.

 

이불처럼 따뜻한 말 한마디가 시어에 녹아있다. 불완전해서 가치 없다 할 수 없고, 흔들리고 아팠지만 빛났고 빛나고 있는 우리의 마음을 담아내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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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주택 시선집
박주택 지음, 프락시스연구회 엮음 / 새미 / 202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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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 협찬을 받았고 본인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하여 작성함]

 

박주택 시선집



 

아이가 방학 때 할 숙제 중 하나가 곤충관찰일지였다. 오늘 아침 둘째를 함께 등원시키고 돌아오는 길에 첫째와 함께 매미 허물과 나비 사진을 찍어왔다. 무심코 지나쳤던 자연의 일상을 관찰하다보니 느낌이 새로웠다. 박주택 시인의 시에도 벌레가 등장한다. 문학평론가 정명교 교수는 그의 시선집을 해설해주며 자연, 물상, 대상을 노래하기보다 운동을 모형하고 대상을 운동하게 하며, 그 움직임의 형상을 묘사하는 특징을 소개했다. 낯선 존재의 생의 방법론을 학습한다는 해설이 눈에 띈다. 파리 한마리가 후덥지근한 공기 속을 날아 와 여자와 거칠게 부딪치고 어디론가 날아가 버린다는 시구가 순식간에 피었다 사라지는 현상 너머 다른 생의 기척을 드러내고 있었다.

 

시신에 화장을 하는 장례 집행자에 대한 시도 인상적이다. 짐승 가죽처럼 노란 얼굴, 서늘하게 풍겨 나오는 잎사귀, ...(중략) 수북한 찰기 잃은 기억의 곤죽들 어느덧 시신은 자신으로 바뀌어 시트 위에 창백하게 누워 있다는 시구. 장례 집행자가 죽기 전에 기다리고 있는 자신과 만나게 되는 이 모습을 형상화하며 이미지가 떠올라서 마음마저 서늘해졌다. 그저 가방 하나를 소재로 표정이 없다’, ‘많은 날들을 이것저것으로 채워왔지 않은가라는 표현으로 배부른 자의 불룩한 배를 닮았다고 쓴 시인은 마치 가방이 부끄러운 표정도 짓지 않고 이빨만 세우고 천장 위로 아가리만 벌린 채 대체 어쩌자는 것이냐고 반문하고 있다. 나도 평범한 물상을 이렇게 시적으로 표현할 수 있을까. 계속 비틀어보고 다시 보는 연습을 많이 해야할 것 같다.

 

시로 표현한 모습이 어떤 것은 낯설고 어떤 것은 무릎을 탁 치게 만든다. 책 속의 문장들이 비에 젖는다는 것, 물이 책에 젖는다는 시구는 필사를 해놓고 싶다. 아니 이 시선집을 전체 필사해보리라. 그의 시력 40년을 통해 의지와 물상의 긴장감을 느껴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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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년의 부모 수업 - 교육학자 할아버지가 평생의 삶으로 증명한 교육의 원칙
이해명 지음 / 청림Life / 202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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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년의 부모수업






[출판사로부터 도서 협찬을 받았고 본인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하여 작성함]


초등학생이 된 첫째의 1학기가 끝나고 첫 방학이 시작되었다. 담임선생님은 1학기를 보내면서 아이들의 학습 격차가 크게 나타남을 느꼈다고 학부모 알림장에 알렸다. 학기 중간중간 국어와 수학의 단원평가를 보고 점수 확인을 받아온 아이를 보니 대견하기도 안쓰럽기도 했다. 점수를 잘 받아온 날은 뿌듯했는데, 상대적으로 점수가 낮았던 날은 조바심이 나기도 했다. 일희일비하는 나와 다르게 정작 아이는 아무 걱정이 없는데 말이다.


오늘 읽게 된 책 <백년의 부모교육>은 영유아기에서 고등학교에 이르기까지 인성과 재능을 모두 갖춘 아이로 키우는 노학자의 인생교육법이 담겨 있었다. 아이가 초등학생이다보니 초등학교 시기에 부모가 알아야 할 것과 주의해야 할 것을 중점으로 읽어보았다. 끝없이 질문이 쏟아지는 요즘이 알고 싶은 것이 폭발하는 시기라는 것을 알았다. 저자는 초등학교 과정을 성공적으로 보내는 가장 좋은 방법은 책을 많이 읽는 것이라고 강조하셨다. 책을 읽고 서평을 쓰고 있는 지금 아이는 내 옆에서 뮤지컬로 보았던 100층짜리 집 그림책을 보고 있는 중이다. 단순히 독서로 끝나는 것보다 이것이 토론과 논술로 이어져야 효과가 있다고 말씀하셨다. 저자의 자녀가 어렸을 때 미국에서 받은 수업은 주로 책을 읽고 내용을 정리해 제출하는 것이었다고 한다. 또한 책에 대해 아이가 부모 앞에서 발표하면 가족 모두 토론하고 결과를 쓰게 하셨다고 적혀있었다. 이런 집안분위기가 참 부럽다. 이러한 학습법으로 지식이 쌓이고 인지 능력이 높아지는 것이 학업 성적에 영향을 미치므로 초등학교 때 공부가 평생을 좌우한다 해도 과언이 아니리라.


둘째는 유치원생이다. 두 아이가 서로 투닥대며 다투고 화해하며 성장하고 있는데, 난 잔소리가 많아짐에 자괴감을 느꼈다. 책엔 아이의 요구를 들어주거나 통제하는 방법에 따라 네 가지 유형의 부모로 나눠서 설명하고 있었는데 독재자, 권위적, 허용적, 방임적인 부모의 특징들이 나열되어 있었다. 가장 바람직한 방법은 바로 권위적인 부모의 훈육이었다. 나는 어떤 부모였는지 반성하게 되었다.


한 아이를 길러내는 위대한 투자인 교육부터 아이가 어떻게 커가는지 뇌의 성장과 지능의 발달 차원에서 설명해주며 영유아기, 초등학교 시기, 중고등학교 시기에 이르기까지 저자가 물려받은 교육 유산을 책을 통해 아낌없이 조언하여 많은 도움이 되었다. 무엇보다 학교가 아니라 가정이 교육의 주체가 되어야 한다는 의견에 동의한다. 학업 성적과 지능이 70%가 초등학생 시기에 결정된다니 가정교육이 얼마나 중요한지 다시금 깨달았다. 지금 너무 중요한 시기라고 생각하니 긴장도 되지만 이 생애주기 속에서 평생의 삶으로 증명한 저자의 교육원칙을 잘 새겨듣고 적용해야겠다고 다짐하는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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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 신비한 인체 이야기 - 우리 몸 구석구석을 살펴보는 진짜 재미있는 과학책! 참 쉬운 지식 시리즈
클라이브 기포드 지음, 바냐 크라굴즈 그림, 권루시안 옮김, 손수예 감수 / 진선아이 / 202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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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 신비한 인체 이야기


 

전형적인 문과인 나도 과학 중엔 생물을 제일 좋아했다. 노트에다가 소화기관과 혈관 구조를 그림으로 그렸던 기억도 나고 말이다. 오늘 본 책 <참 신비한 인체 이야기>은 나와 아이의 지적인 호기심을 채우는데 많은 도움을 주었다. 인체는 놀랍도록 신비롭다는 것을 책으로 배우면서 더욱 느끼게 된다. 며칠 전 티비 프로그램인 <호기심 딱지>를 아이와 함께 보면서 고래고래 소릴 지르던 호떡이의 목소리가 사라지면서 목소리 딱지의 신호를 따라 호빵이는 목소리 호텔의 공기공주를 만나는 이야기가 나왔다. 코 속부터 폐, 성대, 뇌까지 우리가 내는 소리의 비밀이 펼쳐지는 모습이 굉장히 신기했다. 이 책의 목차를 보니 인체를 만드는 방법부터 세포와 인체 기관, 뼈대, 근육을 소개하기 시작하여 시각, 청각, 후각, , 소화계통, 창자, 피부 등 인체의 거의 대부분을 아이들이 알기 쉽게 설명하고 있었다. 인체의 주요 부분을 같이 탐험하는 기분이었다. 무엇보다 일러스트가 화려하고 비비드하여 시각적으로도 인상 깊었다. 인체를 놀라운 기계에 비유하여 다양한 제품을 진열하고 있는 모습도 신박했다. 분홍색 통 안에 인체 세포 30조개가 들어있거나 7미터가 되는 작은 창자(소장)가 줄넘기처럼 꼬불꼬불 들어있는 식이다. <세포와 인체기관> 코너에서는 뼈대, 근육, 신경, 순환, 호흡, 소화계통인 총 6개로 인체의 그림을 나누어 설명한 부분이 마음에 들었다. 그것이 합쳐져 하나의 인체(사람)가 된다고 하니 참 복잡하기도 신묘막측하기도 하다. 아이는 특히 <인체 방위대> 코너의 먼지나 세균, 바이러스를 막는 군대에 비유한 백혈구를 좋아했다. 인체에 내장된 면역 체계가 잘 이들을 잘 방어할 수 있도록 건강에도 신경써야 함을 강조했다. 이렇게 신기하고 소중한 우리 몸을 보살피며 그것을 잘 이해하고 지킬 수 있는 기회가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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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학생이 꼭 알아야 할 독립운동가 100인 - 한국을 지킨 자랑스러운 독립운동가 이야기
주환선 지음, 김태훈 감수 / 바이킹 / 202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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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학생이 꼭 알아야 할 독립운동가 100



 

얼마 전에 우연한 알고리즘으로 뜬 독립운동가 복원 프로젝트 영상을 본 적이 있었다. 평균나이 16세로 총소리와 비명이 끊이지 않는 고통스런 순간에서도 목숨을 걸고 나라를 위해 독립운동에 참여했던 이들. 내가 일제강점기에 살았더라면 독립운동에 참여할 수 있었을까? 부끄럽게도 쉽게 답할 수 없다. 그 소년 소녀들이 수형복이 아닌, AI로 되살린 교복을 입고 활짝 웃고 있는 앳된 모습은 심금을 울렸다. 체포 당시 18세였던 김마리아님은 배화학당 뒷산에서 만세를 부르다 체포되고 52세에 고문후유증으로 병사한 인물이다. 오늘 읽은 책 <초등학생이 꼭 알아야 할 독립운동가 100>에도 그분이 등장했다. 우리가 잘 알고 있는 김구, 안중근과 같은 독립운동가 외에도 처음 마주보는 분들도 꽤 있었다. 게다가 한국의 독립을 위해 헌신했던 외국인까지! 어린이 비주얼 역사 백과답게 생생한 그림으로 되살린 얼굴을 기억할 수 있어서 기뻤다.

 

책은 대부분 한 장 분량으로 독립운동가를 소개한다. 한 페이지는 저자 주환선 화가의 일러스트로 인물을 담고 있으며, 나머지 페이지는 그를 설명하는 방식이다. 선생님이 아이들에게 이야기하듯 대화체로 서술되어 있어 친근감이 들었다. 헤이그 특사 중 한명인 이상설은 일본의 방해로 끝내 만국 평화회의엔 참석하지 못했던 사실도 알았고, 유관순의 스승이었던 우리나라 최초 미국 유학생인 김란사란 운동가도 처음 알게 되었다. 100명을 소개하려다보니 뒷부분엔 작은 일러스트와 함께 한페이지씩만 차지하며 독립운동가 분들을 알려주고 있다. 마지막 부분엔 그들의 이름과 얼굴을 기억할 수 있도록 인물 카드까지 수록되어 있어 초등학생인 아들은 벌써 가위질중이다.

 

초등학생이 꼭 알아야 할 독립운동가 100인을 통해 곧 다가오는 광복절을 의미있게 보내고 싶다. 이번 여름방학에는 서대문형무소와 천안 독립기념관을 꼭 방문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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