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갱년기다
박수현 지음 / 바람길 / 202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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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갱년기다

 



[출판사로부터 도서 협찬을 받았고 본인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하여 작성함]

 

사춘기를 무난하게 보내선가? 좀 일찍 찾아온 것 같은 갱년기 증상에 한껏 날이 서서 예민해진다. 아직 40대밖에 안됐는데 왜 몸이 이러지? 산후 우울증이라기엔 출산한지도 몇 해가 지났는데. 과거 입덧이라는 호르몬의 노예생활보다 더한 감정의 동요가 인다. 거울을 보면 자괴감이 든다. 왜 이렇게 됐지? 라는 마음에. ‘한때는 모든 변화에 이름을 붙여야 마음이 놓였다. 지금은 이름 없이 지나가게 둔다. 지나가도록 지켜보는 일도 돌봄의 한 방식임을 알게 되었기 때문이다. 붙들지 않으면 무심해질까 봐 두려웠지만, 붙들지 않아도 사라지지 않는 것들이 있다는 사실을 배웠다. 사라져야 하는 것들은, 붙들어도 남지 않았다.’ 라는 문장이 마음에 콱 박혔다. 책 초입에 난자 수치가 없어지고 공식적인(?) 할머니가 되었다고 우스갯 소리로 배우자에게 말하는 저자의 목소리가 마냥 웃기게 들리진 않았다. 마인드맵으로 엉킨 생각을 풀고 땀을 일정량 흘릴 수 있도록 몸을 움직인다는 두 가지 목표를 정해 갱년기를 받아들인 자세도 눈여겨 보았다. 처음 자신에게 갱년기가 마음으로 왔다는 저자처럼 나도 억울함과 사소한 분노같은게 스멀스멀 올라오고 있지만 저자의 조언대로 짧은 틈으로 자신을 덜 상하게 하는 법을 배우고 싶다. 증명하려고 애쓰는 대신 이미 얻은 감각을 더 잘쓰거나 나에게 맞는 속도를 조정하는 일들같은 틈이 여유를 만들테니. 생리가 불규칙해지고 밤에 잠이 안오고 얼굴이 화끈거리게 열이 나는 일련의 현상이 갱년기의 일부라면 받아들이겠노라고. 이 책이 나를 천천히 숨쉬고 호흡을 가다듬게 만들었다. 그리고 영화가 나오면, 꼭 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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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성21 - 어서 와, 중딩 갬성은 처음이지?, 2022 대구광역시교육청 책쓰기 프로젝트
유가중학교 예비작가반 지음, 사공말선 엮음 / 빨강머리앤 / 202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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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치 영화로도 나올법한 내용에다 깊은 의미까지 담고 있어 중1의 실력이 이정도인가 혀를 내둘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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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성21 - 어서 와, 중딩 갬성은 처음이지?, 2022 대구광역시교육청 책쓰기 프로젝트
유가중학교 예비작가반 지음, 사공말선 엮음 / 빨강머리앤 / 202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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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서 와, 중딩 갬성은 처음이지?





 

[출판사로부터 도서 협찬을 받았고 본인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하여 작성함]

 

벌써 고2가 되었겠다. 21년도 중학교 1학년인 학생들이었으니. 대구 유가중학교 1학년 학생들이 1학기 자유학기 주제선택 프로그램으로 예비작가반에 지원하여 소설을 쓰고 책으로 나왔다. 부러웠다. 나도 초,중학생때 CA부서(창의적체험활동)가 독서부였기에 더 마음이 갔다. 일곱명의 학생들이 한학기만에 작품을 완성하다니 대단하다는 생각밖에 안들었다. 21년도엔 전세계적으로 코로나가 극성이어서 더욱 힘들었을텐데 지도 교사의 소회에 따르면 학급, 컴퓨터실, 과학실, 노트북, 휴대폰 등 장소와 기기를 가리지 않고 자신들의 글을 끝까지 쓰기를 포기하지 않았단다. 실리지 못한 주옥같은 작품도 열두 편 더 있다고 하니 아쉬운 마음이다.

 

각 소설마다 작가의 후기가 실려있었는데 중학생들의 순수하면서도 글에 대한 진지함이 엿보여서 흐뭇했다. 다양한 주제들을 다루고 있었고 의미를 강조하기 위해 후회라는 의미의 리그렛이란 꽃을 소재로 한 소설도 인상적이었다. 나도 초등학생때 피아노대회에 나간 경험이 있어서 그런지 더욱 빠져들었다. 한편, 주인공의 심리를 인상적으로 표현하고 싶었다는 후기를 전한 작가의 소설도 어두운 상황을 담담히 이겨내고자 하는 주인공을 잘 드러낸 것 같다. 제목도 심오하다. ‘구원자들의 자유는 어디에 있는가’. 마치 영화로도 나올법한 내용에다 깊은 의미까지 담고 있어 중1의 실력이 이정도인가 혀를 내둘렀다. 예비작가들의 미래가 밝다. 서툴고, 솔직하고, 섬세한 그들의 마음이 계속 성장하여 발전하기를, 그 마음을 멋진 작품으로 탄생시켜주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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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이 찾아오면 노래를 부를게 베스트 세계 걸작 그림책 70
엠케이 스미스 더프레이 지음, 염혜원 그림, 공경희 옮김 / 주니어RHK(주니어랜덤) / 202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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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이 찾아오면 노래를 부를게



 

[출판사로부터 도서 협찬을 받았고 본인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하여 작성함]

 

개구리가 등장하는 그림책은 주로 장난꾸러기 캐릭터가 많았던 것 같은데 오늘 만난 버나도는 목가적이고 서정적인 그림체에 어울리는 따스한 마음씨의 소유자였다. 숲속에선 지빠귀, 울새, 솔새 등 새들의 노랫소리가 차가운 아침 공기를 가르며 퍼져 나갔고 버나도는 이들을 동경하고 따라했지만 마음대로 되지 않아 기가 죽어있었다. 숲을 행복하게 해주는 새들의 모습과 자신을 비교하며 그들처럼 하고 싶어 나름 자신의 방법대로 애써보았지만 말이다. 버나도는 개구리이니까 날 순 없고 꾀꼬리같은 목소리도 낼 수 없엇지만 높은 뜀뛰기로 나뭇가지 위를 오르거나 나뭇잎으로 화려하게 치장하여 새들의 깃털을 흉내내는 듯 새들처럼 보이고 싶었따. 하지만 오히려 숲 속 친구들은 버나도를 외면하고 만다. 그 때 밤이 된 숲속에서 개구리들의 노래가 들렸다. 이들의 노랫소리는 아직 따스한 돌 위로 솟아올랐고 나뭇가지들은 별이 깜빡일 때면 숨을 고르듯 잠시 멈추었다. 새들이 아침을 여는 노랫소리를 자랑한다면 개구리 버나도는 숲을 잠들게 하는 밤의 노래를 부를 수 있었다!

 

작가가 그린 숲의 모습은 빛을 잘 활용하면서 새벽부터 저녁까지 달라지는 풍경을 아름답게 묘사하고 있어서 서정시를 읽는 기분이 들었다. 버나도의 표정도 생동감 있었고 글밥도 참 문학적이란 생각이 들었다. 무엇보다 자신에게 주어진 자리, 역할, 나다움을 강조하고 있어서 남과 비교할 필요가 없다는 교훈을 다시금 일깨워준 점이 좋았다. 평화롭고 은은하게 아이의 잠자리에서 읽어줄 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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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의 책
카타리나 폰 데어 가텐 지음, 앙케 쿨 그림, 심연희 옮김 / 다산어린이 / 202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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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의 책



 

[출판사로부터 도서 협찬을 받았고 본인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하여 작성함]

 

가족, 혹은 지인의 죽음부터 하루아침에 고인이 되어 기사를 도배한 연예인의 죽음까지 우리 곁엔 살아있는 것 만큼이나 죽음도 매일 가까이 접할 수 있다. 하지만 그것에 대해 깊이 생각해보거나 하진 않았다. 아무래도 터부시된 사회적 분위기때문이 아닐까. 몇 년 전 기사를 보면 우리 국민 절반 이상이 죽음에 관한 대화를 거의 하지 않는 것으로 밝혀졌다고 한다. 죽음 자체부터 자신이 죽는 것, 죽음을 맞이하고 싶은 장소, 장례 방식, 임종기에 받고 싶은 연명의료 수준 등 죽음에 관한 이야기가 왜 금기되고 있었는지 아이러니하다. 막연한 두려움과 불안을 느끼고 싶지 않아서일까? 하지만 언젠가는 누구나 마주해야 하는 죽음에 대해 아이들의 눈높이에서 말해주고 있는 책이 있었다. 바로 오늘의 서평 도서 <죽음의 책>. 이 책은 소천하다, 작고하다, 세상을 떠나다, 눈에 흙이 들어가다, 별세하다, 숨지다, 별이 되다등 다양한 죽음의 언어를 시작으로 삶이 끝나는 순간과 임종, 장례, 남은 이들의 애도, 종교와 시대, 문화적으로 다른 죽음의 이미지와 상징 등을 담고 있다. 일러스트가 들어가 있어 무겁지 않게 다루면서도 진지하다. 물론 아이들 도서기에 해골가면이나 미니 관 만들기같은 붙임자료도 있다!

 

챕터별로 죽음에 대해 말하는 사례자들의 이야기도 실렸다. 또한 장례 전반에 대해 궁금했던 점들도 상세히 적혀있어 도움이 되었다. 나라나 지역마다 장례 방법도 다양해서 퇴비장이나 바다장, 하늘장과 같은 변화하는 장례방식도 알 수 있었다. 종교별 무덤 장식도 비교해주는 일러스트가 눈에 띄었고, 장례 지도사, 요양병원 관계자, 상담가 등의 직업군에서 자신이 겪은 죽음에 대한 생생한 이야기도 귀기울여 들을만했다. 죽음에 대해 편견이 없는 어린 시절, 이 책을 접한다면 적어도 죽음을 무섭게 여기거나 터부시하진 않을 것이라 확신한다. 살아가는 것만큼 죽음 또한 우리 삶에서 빼놓을 수 없는 중요한 사건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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