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이 만든 그릇에 내 인생을 담지 마라 - 삶의 주도권을 잡고 나답게 사는 비결
파(pha) 지음 / 새벽세시 / 202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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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이 만든 그릇에 내 인생을 담지 마라



 

인생에서 반드시 해야 하는 일이나 하지 않으면 안되는 건 없다. 내 마음이 향하는 대로 살면 그만인데 우리는 왜 나답게 살지 못할까? 타인을 의식하고, 책임져주지 않을 사람의 말에 휘둘리며 스스로 괴로워한다. 안타까울 지경이다. 오늘 읽은 책 <남이 만든 그릇에 내 인생을 담지 마라> 은 내 삶의 규칙은 나 스스로 만들어보자는 저자의 조언대로 삶의 주도권을 잡고 나답게 사는 비결을 알려주었다.

 

이 문구가 기억에 남는다. ‘내가 다른 사람의 세계 속에서 보잘것없는 존재이든, 다른 사람의 가치관으로 보기에 구제 불능의 인간이든 신경 쓰지 말자.’ 그저 나 자신이 나름대로 나를 향한 옳은 평가를 할 수 있으면 되는 거였다. 굳이 나를 과장하지 않고 인정한다면 자연스러운 자신감을 가질 수 있을 것이다.

 

벌써 한 해의 하반기에 접어든지도 두달 째. 연초에 샀던 다이어리는 공백이 반을 차지한다. 계획대로 이루어지는 일들이 별로 없어 자괴감마저 든다. 계획에 집착할수록 후회만 커지는 것 같다. 일부러 완벽한 계획에 반기를 들 듯 어기면서 일탈을 저지른다고도 하는 저자는 계획했던 것들을 무르고 마음이 가는 대로 하루를 보내는 연습도 필요하다고 역설한다. 사소한 일에서부터 주체성을 찾는 것이다. 계획과 예상대로 일이 흘러가지 않게 되더라도 그럴 수도 있지라며 가볍게 생각하는 태도, 부담되지 않으면서 마음이 편해진다. 인생을 숙제처럼 살지 말라는 이야기로 들려 한결 마음이 놓였다.

 

목차들이 하나같이 반전이다. <알고 있다고 다 말하지는 말라>, <머리를 믿지 말고 손가락을 믿어라>, <노력이 아니라 운이 부족했던 것이다>처럼 내 마음속을 괴롭히던 인생의 속도나 규칙이 부질없을 수도 있음을 알게 되었다. 이젠 세상의 속도와 평가보다 나만의 가치관으로 살아가고 싶다. 평균과 안정이라는 가짜 숙제에서 벗어나서 말이다.

 

 

[출판사로부터 도서 협찬을 받았고 본인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하여 작성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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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 살까지 유쾌하게 나이 드는 법 - 어차피 살 거라면, 개정증보판
이근후 지음 / 메이븐 / 202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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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차피 살 거라면, 백살까지 유쾌하게 나이 드는 법



 

인생의 철학적 통찰을 주제로 한 에세이를 좋아한다. 그런데 50년간 15만 명을 돌본 아흔 살의 정신건강의학과 명예교수님의 글이라면? 단숨에 책장에서 책을 집을 것이다. 어느 기자의 말마따나 책갈피 어디를 펼쳐도 구체적 지혜와 노화의 생기가 넘쳐흐른다는 표현이 딱이다. 아흔의 노학자 이근후님의 이 책은 개정증보판으로 역시 독자들에게 사랑받은 베스트셀러이자 스테디셀러였음이 분명했다.

 

백세 시대를 살고 있는 우리들이 인생을 대하는 태도와 일상, 세상을 대하는 태도를 조언받고 싶다면 이근후 교수님의 글을 정독해 읽어보자. 나이 든 자의 품격이 고스란히 느껴진다. 저자는 말한다. 노화를 수용하되 지금 현재 누릴 수 있는 일들을 찾아서 즐기는 적극적인 태도가 바로 품격있는 태도라고. 하지만 나이가 들면 감정적으로 위축되는 것이 사실이다. 우리 사회에서 노인에 대한 인식은 나쁜 쪽으로 훨씬 기울어져 있다. 그래서 은연중에 자기 검열을 하게 되지만 이것이 예의를 지키는 행동으로 이어지기도 하는 반면 분노로 연결되기도 한단다. 나이 들어 화가 늘었다면 나를 화나게 한 그 사건이 문제가 아니라 그 사건에 대한 내 해석이 문제일 수도 있음을 자각해야 한다고 말한다. 사건과 거기서 느낀 감정을 분리해서 받아들여야 하는 것이다. 나이 듦에 대한 편견인지 오래전부터 존재했지만 해결하지 못한 심리적인 문제인지 우리는 색안경의 정체부터 파악할 필요가 있다.

 

한편, 용서에 대한 부분도 인상적이다. 용서는 남을 위해 하는 행위가 아니었다. 오직 자기 자신을 위해서 해야 하는 선택이다. 상대가 사과를 한들 원한의 감정으로 똘똘 뭉친 당사자에겐 그 말 또한 진정성있게 다가오지 않을 터. 그럴 땐 사과를 받으면 용서겠다는 생각 자체를 버리고 억울한 감정에서 멀어지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상처가 된 기억과 거리를 두고 아예 무심해지겠다고 말이다. 여유가 생기면 그 상황을 새롭게 이해해보고 마지막엔 내가 나 자신을 용서하는 것을 통해 우린 남을 책망할 수 있는 권리가 없음을 인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택시를 탔다가 어린 시절 동네 깡패를 운전기사로 만나기도 하고, 군의관 복무시절 자신에게 치료받고 제대한 이를 운전기사로 만나기도 한 에피소드를 소개하며 좁은 세상에서 어떤 때에라도 사람에 대한 예의를 갖출 것을 조언했다. 인간관계는 평균 6단계만 거치면 연결된다고 한다. 스치는 인연이라고 함부로 대해서는 안되겠다. 얽힌 관계망을 타고 우리는 서로 영향력을 행사한다. 내가 지금 저지른 무례함은 절대로 사라지지 않는다는 말에 소름이 돋는다.

 

저자는 삶이 우연으로 가득 찬 슬픔이라고 말했다. 인생을 살아가면서 새겨들어야 할 말이라고 생각한다.

 

[출판사로부터 도서 협찬을 받았고 본인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하여 작성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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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심을 이야기할 때는 가장 작은 목소리로
가랑비메이커 지음 / 문장과장면들 / 202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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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 자신의 글을 봐주고 기다린다는 사실 하나만으로도 삶이 풍요로워질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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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심을 이야기할 때는 가장 작은 목소리로
가랑비메이커 지음 / 문장과장면들 / 202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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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심을 이야기할 때는 가장 작은 목소리로





 

작가가 민낯의 일지라고 표현한 이 책을 보며 독자로서 마음이 충만해졌다. 무명의 나를 설명하는 각주와 별첨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이라는 표현 또한 마음에 들었다. 저자의 말마따나 다양한 씀 중에서도 글을 쓰는 일은 보다 구체적이고 직관적으로 삶을 증명하는 방식이기에 글을 쓰는 이들은 모두 용감하다는 의견에 동조한다. 난 아직 내 글(구체적으로는 일기와 같은)을 마주한 적 없는 이들에게 기꺼이 드러내기 힘들어 숨기고 있지만 언젠가는 용기내고 싶다. 가랑비메이커님처럼.

 

사실 내 글을 보고있노라면 90%의 푸념과 10%의 실오라기같은 희망을 붙잡고 있는 것 같다. ‘꽁꽁 숨겨둔 찌질한 마음을 방언처럼 터뜨리는 일이 바로 90%의 그것이다. 누구에게도 보이기 힘든 내 안의 날것을 여과 없이 드러내는 것은 불경한 것이라 여겨졌다. 저자 또한 아름다고 다정한 문장들을 써야한다고 생각해왔다고 한다. 하지만 아름답고 건강한 꽃을 길러내기 위해선 때로 냄새나는 거름도 필요한 법. 개똥 같은 원망 또한 나의 부정할 수 없는 감정임을 인정하고 나니 해방감이 든다.

 

가랑비메이커님은 나보다 열 살 정도 어리시지만 이미 9년차에 접어든 작가라는 점에 부러움을 감출 수 없다. 게다가 지구력 있는(?) 응원자까지 보유하고 계시니 말이다. 누군가 자신의 글을 봐주고 기다린다는 사실 하나만으로도 삶이 풍요로워질 것 같다. 연중무휴의 쓰는 삶의 무게가 마냥 무겁지만은 않을 것 같다. 이 문장이 뇌리에 꽂힌다. ‘값으로 매길 수 없는, 그리하여 값으로 쳐주지 않는 문장들이 느리게 늘어가는 삶을 살아가고 있다.’ . 가방비메이커님의 작업일지를 보면서 쓰기에 대한 욕구가 200% 되살아났다. 아니, 써오던 것에 대해 계속 써도 의기소침해지지 않을 것 같은 기분 좋은 예감이 든다.

 

[출판사로부터 도서 협찬을 받았고 본인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하여 작성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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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지금 화해하는 중입니다 - 내 안에 살고 있는 또 다른 나에게
임만옥 지음 / 북스타(Bookstar) / 202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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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지금 화해하는 중입니다



 

이 책은 사람으로 인해 자유롭지 못한 우리들의 이야기라고 저자는 서문에서 밝혔다. 20여 년 강연과 임상현장에서 내담자들을 만나고 있는 저자 임만옥님은 말하지 못한 희미한 기억을 찾아 곧 만나게 될 자신과 애써 외면했던 지난날의 아픔, 미움의 상자를 열고 마주할 용기를 담았다고 전한다.

 

독자로서 상담사인 저자와 내담하는 기분으로 글을 읽었다. 나와 비슷한 고민거리가 있는 부분은 발췌해서 더욱 공을 들여 읽었다. 우린 살면서 싫어하는 사람이 생기기 마련이다. 너나 할 것 없이 인간관계가 제일 어렵다. 모든 일이 나 자신이 의도했던 것과 다른 모습을 보일 때 우린 그 사람을 미워할 수 있는 핑계가 생긴다. 자신의 관점으로 타인을 바라보는 시선은 인간의 천성이다. 하지만 그럼으로써 관계가 불편해지기 시작하는 것 같다. 저자는 말한다. 무의식적으로 자신에게 열등한 부분을 타인에게 투사하고 비난하는 것을 심리학 용어로 그림자라고 하는데, 다른 사람의 행동 중에서 유난히 내 마음에 들지 않는 부분이 있다면 그건 바로 나 자신에게 그런 면이 있을 가능성이 크다는 이론이었다. 내가 싫어하는 사람이 곧 자신이기도 하다는 말에 큰 깨달음을 얻는 듯하다.

 

우리는 몸이 보내는 신호를 이미알고 있었다는 내용도 인상적이었다. 애써 모른 척 외면하려 했던 것은 아닌지 되돌아보았다. 둘째까지 출산하고 내 몸이 무너지는 걸 체감했다. 이듬해 나는 난생 처음 수술이라는 걸 했다. 저자는 운전을 빗대서 설명한다. 운전할 때 신호를 보지 못하고 달리면 당연히 사고가 나듯이 미리 정지선을 지키고 대비하면 사고를 줄일 수 있다. 우리 몸도 건강에 자만하지 말고 미리 대비하여 몸이 보내는 신호를 알아차리는 연습을 해야 한다. 개인마다 취약한 부분이 먼저 신호를 보낸다고 한다. 인간은 태어날 때부터 몸 속에 100명의 명의를 지니고 있다는 히포크라테스의 말처럼 병을 치료하는 것은 결국 우리 몸 자체여야 한다는 뜻이리라. 마음을 돌보듯 나의 몸과도 돌보며 화해하는 시간을 가지고 싶다.

 

이 밖에도 감정 근육을 키우는 법, 아픈 과거와의 이별, 부정적인 에너지도 표현해야 하는 이유들이 생각난다. 나의 상처 맺힌 것을 건강하게 풀고 내 안에 살고 있는 외면했던 또 다른 나를 사랑하고자 한다.

 

[출판사로부터 도서 협찬을 받았고 본인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하여 작성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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