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심을 이야기할 때는 가장 작은 목소리로
가랑비메이커 지음 / 문장과장면들 / 202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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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심을 이야기할 때는 가장 작은 목소리로





 

작가가 민낯의 일지라고 표현한 이 책을 보며 독자로서 마음이 충만해졌다. 무명의 나를 설명하는 각주와 별첨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이라는 표현 또한 마음에 들었다. 저자의 말마따나 다양한 씀 중에서도 글을 쓰는 일은 보다 구체적이고 직관적으로 삶을 증명하는 방식이기에 글을 쓰는 이들은 모두 용감하다는 의견에 동조한다. 난 아직 내 글(구체적으로는 일기와 같은)을 마주한 적 없는 이들에게 기꺼이 드러내기 힘들어 숨기고 있지만 언젠가는 용기내고 싶다. 가랑비메이커님처럼.

 

사실 내 글을 보고있노라면 90%의 푸념과 10%의 실오라기같은 희망을 붙잡고 있는 것 같다. ‘꽁꽁 숨겨둔 찌질한 마음을 방언처럼 터뜨리는 일이 바로 90%의 그것이다. 누구에게도 보이기 힘든 내 안의 날것을 여과 없이 드러내는 것은 불경한 것이라 여겨졌다. 저자 또한 아름다고 다정한 문장들을 써야한다고 생각해왔다고 한다. 하지만 아름답고 건강한 꽃을 길러내기 위해선 때로 냄새나는 거름도 필요한 법. 개똥 같은 원망 또한 나의 부정할 수 없는 감정임을 인정하고 나니 해방감이 든다.

 

가랑비메이커님은 나보다 열 살 정도 어리시지만 이미 9년차에 접어든 작가라는 점에 부러움을 감출 수 없다. 게다가 지구력 있는(?) 응원자까지 보유하고 계시니 말이다. 누군가 자신의 글을 봐주고 기다린다는 사실 하나만으로도 삶이 풍요로워질 것 같다. 연중무휴의 쓰는 삶의 무게가 마냥 무겁지만은 않을 것 같다. 이 문장이 뇌리에 꽂힌다. ‘값으로 매길 수 없는, 그리하여 값으로 쳐주지 않는 문장들이 느리게 늘어가는 삶을 살아가고 있다.’ . 가방비메이커님의 작업일지를 보면서 쓰기에 대한 욕구가 200% 되살아났다. 아니, 써오던 것에 대해 계속 써도 의기소침해지지 않을 것 같은 기분 좋은 예감이 든다.

 

[출판사로부터 도서 협찬을 받았고 본인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하여 작성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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