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통날의 채식 도시락 - 직장인을 위한, 나를 돌보는 한 끼
박다라 지음 / 책밥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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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결혼을 하고 도시락 쌀 일이 없을줄 알았는데 왠걸 임신성 당뇨로 회사에 3개월 동안 도시락을 싸서 다녔다. 구내식당 음식이 맵고 짜서 당수치가 높게 나오는 날이 많아 매일 단백질, 탄수화물, 지방 비율을 잘 지켜 건강하고 안 질릴 도시락을 구상하느라 힘들면서도 나름 건강했던 때였다. 새벽 6시에 일어나 단탄지 지켜 아침 밥을 먹고 회사에서 먹을 점심 도시락을 한가득 싸서 출근하면 남편이 먹으러 회사가는 거냐고 놀릴 정도였는데 <보통날의 채식 도시락>을 읽으면서 이때 생각이 많이 났다.
 채식 도시락이 이렇게 다채롭고 맛있어 보이다니 세상에 금손은 많고 능력자는 널렸나보다. 어떤 요리책을 보면 구하기 힘든 재료들로 요리를 만들어 따라하고 싶어도 못 하는 경우가 종종 있는데 이 책은 쉽게 구할 수 있는 재료로 독특한 한끼를 만들 수 있는 것에 후한 점수를 주고싶다. 
 한끼라도 건강하게 먹고 싶은 사람이나 임산부에게 권하고싶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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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치동 - 학벌주의와 부동산 신화가 만나는 곳
조장훈 지음 / 사계절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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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치동>은 저자가 '욕망의 최전선'이라고 부르는 사교육 1번지 대치동에서 20여년간 학원장과 강사, 입시컨설턴트로 학원 판에 발을 담그고 있으면서 보고 겪은 제도와 정책의 변화, 이윤을 추구하는 시장, 계급 상승과 부를 좇는 개인들의 투지가 만나는 현장을 역동적으로 그리고 있다.
 역시 대치동 논술 강사답게 글이 일목요연하고 깔끔해서 몰입해서 읽을 수 있었고 살짝 감동까지 한 것 같다.

 한국 사회에서 관혼상제의 생애사적 통과의례를 차례로 지나온 사람이라면 적어도 생애 두 번은 끔찍하고 적나라한 아수라의 시간과 대면해야 한다.
수험생의 시간과 학부모의 시간.
 수험생의 시간은 지났고 아이가 있으니 학부모의 시간을 대면해야 하는 나는 그 어떤 육아서나 교육관련 서적보다 더 유용하고 사실적인 육아 지침서를 만난 것 같았다.
 꿈이 없는 이는 자유를 가진다, 칭찬에 기를 쓰는 아이로 키우지 말자, 모르는 걸 부끄러워하는 아이로 만들지 말자는 다짐을 하며 <대치동>을 덮었다.

 오랜만에 정독하며 많은 생각을 했던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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잔류 인구
엘리자베스 문 지음, 강선재 옮김 / 푸른숲 / 202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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쓸모없음, 가치 없음, 생산성 없음, 필요 없음.

노인 한 명이 사라지는 것은 도서관 하나가 없어지는 것과 같다고 했지만 이 말 또한 옛말이 되어버린 것 같다. 노인 인구 증가와 그로 인한 부차적인 사회 문제를 짊어져야 하는 젊은이들 입장에서 어쩌면 우린 노인을 <잔류 인구> 속 많은 인물들이 그러하듯 쓸모없음, 가치 없음으로 여기고 있는 건 아닐까.

다른 행성으로 이주가 가능하고, 갑자기 외계인이 튀어나오는 SF소설이지만 노인을 가치로 계산하는 사람들의 일관된 자세를 보며 SF소설임을 잊을 때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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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녀의 세계 - 사랑한 만큼 상처 주고, 가까운 만큼 원망스러운
김지윤 지음 / 은행나무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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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동생 혹은 오빠만 위하는 부모에게 희생을 강요받으며 자랐고, 엄마의 감정 쓰레기통 취급을 받았거나 받고 있으며 장녀로서의 책임감과 본분을 충실히 따르길 바라는 부모 밑에서 자란,
쉽게 말해 인터넷 상에 자주 회자되는 스테레오 타입의 K-장녀라면 극히 공감하며 읽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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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를 움직이는 사람들 문지아이들
브라이언 플로카 지음, 김명남 옮김 / 문학과지성사 / 202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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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시를 움직이는 사람들>은 그림책의 노벨상이라고 불리는, 미국에서 매년 뛰어난 어린이 그림책 삽화가에게 수여하는 칼데콧 상을 수상한 브라이언 플로카의 작품이다.
이 책은 한 마디로 판데믹으로 인한 락다운 속에서도 묵묵히 자신의 일을 하여 도시를 움직인 사람들에 대한 '감사'의 표시이자 '헌정' 작품이라고 할 수 있다.
 코로나가 심각했을 때 독일, 호주, 미국에 살고있는 지인들에게 안부를 물었다. 이 나라들은 모두 락다운이 한창이었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확진자와 사망자 수가 무섭게 치솟고 있어 일정 시간 이후로는 외출도 못 하고 통제가 아주 엄격하다고 했다. 이런 이야기를 전해 듣는 순간마다 난 우리나라에 살고있어 얼마나 다행인가 감사했었다. 국민은 국민대로, 정부는 정부대로, 의료진은 의료진대로 각자의 자리에서 최선을 다 하고 있는 우리나라를 보며 국뽕에 차오르던 순간들, 한 사람의 이기적인 행동과 거짓말로 나라 전체가 휘청이며 분노하던 순간들이 주마등처럼 스쳐 지나간다.
 
 위드코로나가 시작되면서 긴장의 끈이 많이 풀린 것 처럼 보인다.
코로나는 언제든 다시 심각해질 수도, 또 다른 질병이 전 세계를 엄습할 수도 있다. 똑같은 일을 다시 되풀이하지 않기 위해 마지막까지 개인 방역에 최선을 다 하는 것이 내가 사랑하는 사람들과 묵묵히 도시를 움직이는 많은 영웅들에게 보답하는 길이라는 걸 잊지 말아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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