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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니, 밥 먹고 가 - 자신만의 세계를 건설해가는 여성 노동자를 위한 함바집, '함바데리카'에 오신 걸 환영합니다!
에리카팕 지음 / 세미콜론 / 2023년 7월
평점 :
병아리같았던 대학시절과 사회초년생 시절을 떠올리게 한 <언니, 밥 먹고 가>
졸업을 앞두고 있는 대학생들은 나는 어떤 사람인가, 어떤 직업을 가져야 하는가, 무엇에 흥미를 느끼는가, 과연 어떤 장점이 있는가 등등의 고민거리로 하루가 한 시간처럼 지나간다.
어찌저찌 성적에 맞춰, 불러주는 곳으로, 혹은 열심히 준비해서 취업에 성공했다고 해도 그게 끝이 아니다. 이 회사가 비전이 있는가, 내가 혹시 월급에 안주해 더 나은 것을 못 보고 있는 것은 아닌가, 더 나은 곳은 없나 같은 물음표들이 계속 꼬리에 꼬리를 무는 시기가 따라온다.
취업 준비를 할 땐 '제발 뽑아주세요'라는 절박함이 있지만 정작 회사를 다니다 보면 그 때의 열정은 사라지고 '이 일은 꼭 내가 하지 않아도 되는 일 같아, 내 인생에 필요한 일은 아닌 것 같아.'라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언니, 밥 먹고 가>의 저자인 에리카팕도 그랬다. 이 책은 '과거의 나처럼 적성과 맞지 않는 일을 하느라 고민이 많은 사람들, 미디어에 노출된 모습이나 검색에 의존하여 직업을 선택하려는 사람들, 취업을 앞두거나 그 기로에 서 있을 수많은 분들에게 세상에는 지금 보이는 것보다 훨씬 더 많은 선택지가 있고 그 과정은 너무나도 다채롭다는 사실을 공유하고 싶다'는 마음에서 시작되었다.
에리카팕이 만난 여성 노동자 11인과 스페셜게스트 김키미, 김민철의 '나'와 '일'에 대한 대화를 보고 있으면 '나도 그랬어', '지금 내가 그래'같은 깊은 공감을 하게 된다.
'여성', '직장인'으로 그리고 아직도 내 안에 무언가 꿈틀대고 있는데 그게 정확히 뭔지 모르겠어서 고민하고 있는 오춘기를 겪고 있는 나에게도 역시 많은 자극이 된 책이다. 이제는 나도 내 성격이나 내가 어떤 일을 좋아하는지, 일을 할 때 어떤 스타일인지 어느정도 데이터가 쌓였기 때문에 다시 한 번 나라는 사람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해 볼 필요성을 느끼고 있는데 마침 공감가는 좋은 책을 만나게 돼 반가운 마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