퀀텀 - 만화로 배우는 양자역학과 상대성이론 한빛비즈 교양툰 6
로랑 셰페르 지음, 이정은 옮김, 과포화된 과학드립 물리학 연구회 감수 / 한빛비즈 / 202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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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편식하는 걸 싫어해 종종 과학과 관련된 교양책을 읽는데 지구과학이나 생물, 의학과 관련된 분야는 생각 외로 쉽게 이해되고 재미있기도 해서 쉽게 손이 간다. 하지만 물리학은.. 알면 알수록 나와는 거리가 너무 멀게만 느껴진다. 이번에 물리학 교양서적인 「퀀텀」을 읽으면서 혹시나.. 했던 기대감이 역시나..로 바꼈다. ㅎㅎ 중력이 뭐고 시간 개념이 뭔지 알 것 같으면서도 좀 더 깊이 들어가게 되면 하얀건 종이요, 까만건 글씨니 양자역학에 대해 아무리 쉽게 설명하고 있는 만화책이라도 나에겐 소화하기 너무 어려웠다.

그래도 물리학에 관심이 있거나 이쪽 분야를 전공하는 이과생에게는 꽤나 흥미롭고 자극적인 책이 될 것 같단 생각이 든다.

<와인의 역사>, <의학의 역사> 그리고 <퀀텀>까지, 한빛비즈에서 나온 교양툰을 지금까지 3권 읽었는데 가장 어려우면서도 승부욕을 불러 일으키는 주제였다. 그렇지만 아무래도 호불호는 강하게 갈릴 것 같은 느낌.

책 내용은 어쨌든 양자영학과 상대성이론을 중심으로 전개된다. 세상에서 가장 쉬운 양자역학과 상대성이론이라고 쓰여 있으니 관심있는 사람들은 읽어보면 쉽게 이해할 수 있을 지도 모르겠다. 나로 말할 것 같으면 책 내용보다는 지은이에 더 관심이 쏠렸는데 이 로랑 셰페르라는 사람은 무려 스위스 기자이자 프리랜서 일러스트레이터다. 글도 잘 쓰고 언변도 뛰어날 뿐만 아니라 그림도 잘 그린다. 그리고 과학을 엄청 좋아해 <퀀텀>의 그림을 그리고 시나리오를 쓰며 '과학 대중화 저술가'로 첫발을 내디뎠다.

와우... 기자, 일러스트레이터, 시나리오 작가 이 중 하나의 직업을 갖는 것만 해도 대단한데 저자의 능력에 질투가 날 뿐이다. 하지만 유머는 별로 없는 것 같다. <퀀텀>을 읽다보면 '이게 스위스식 농담인가?' 아리송한 썰렁개그 포인트가 자주 등장하는데 '역시 신은 다 주지는 않으신다'는 것은 인생의 진리인 듯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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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퍼버그 - 보이지 않는 적과의 전쟁
맷 매카시 지음, 김미정 옮김 / 흐름출판 / 202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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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자는 '제3차 세계대전이 벌어진다면 그건 아마 세균전이 될 것이다.'라고 예측했다. 코로나19에 미국, 유럽과 같은 선진국이 힘을 쓰지 못하는 걸 보며 과연 가능성이 충분히 있는 일이란 공포감이 몰려왔다. 중국 우한에서 시작된 이 질병이 전 세계로 퍼져나가는 데는 불가 한 달 남짓이었다. 정보가 통제되는 중국이 아닌 다른 나라에서 질병이 시작됐다면 어떻게 됐을까. 야생동물을 잡아먹는 게 건강에 도움이 된다는 생각을 하는 사람들이 없었다면 어떻게 됐을까. 과연 이 바이러스가 자연에 의해 변의 된 게 맞을까. 정말 우한의 우한시장 인근의 실험실에서 코로나 균이 유출된 것이라는 루머를 단순 루머로 받아들여야 하는 것일까. 꼬리에 꼬리를 무는 원망과 질문, 의아함에 눈앞이 캄캄해진다.

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는 2003년 사스, 2012년 메르스 사태의 원인이었던 코로나바이러스가 다시 변이를 일으킨 것이라고 한다. 슈퍼버그의 등장 속도는 전에 없이 더욱 빨라지고 있고 변이도 다양해지고 있는데 더욱 암울한 것은 백신이나 치료제가 없다는 현실이다.

'슈퍼버그'는 언론에서 항생제에 내성을 갖는 박테리아를 지칭하며 만들어낸 단어인데 슈퍼버그로 인해 사망하는 사람들이 점점 더 많아지고 있으며 우리 삶에 직간접적인 영향을 끼치고 있어 해결해야 할 아주 중요한 인류의 숙제로 대두되고 있다. 「슈퍼버그」는 박테리아와 항생제의 역사부터 첨단 과학의 시대인 21세기에도 왜 전염병을 해결하지 못하고 취약한 상태로 놓여 있는지, 신약을 개발하기 위한 다양한 직업군의 사람들의 눈물과 사투, 그리고 임상 실험자들의 힘겨운 질병과의 싸움을 생생하게 담아놓은 기록이자 실화다. 지난 5년 동안 600개가 넘는 1차 및 2차 자료와 공식 및 비공식 인터뷰를 바탕으로 쓰였기에 생동감이 넘쳐날 뿐만 아니라 심각성을 확실하게 체감할 수 있다. 


이 책을 읽기 전, 그리고 코로나19가 장기화되기 전까지 항생제 개발이 정말 쉬운 일이라고 안일하게 생각했었다. 신종플루가 유행했을 때 '타미플루'라는 약이 생각보다 일찍 상용화되었기에 그렇게 생각했던 것 같다. 하지만 코로나19를 치료할 만한 특별한 치료법이나 약이 없다는 뉴스 기사를 들을 때마다 신약 개발이 정말 어렵구나 느낄 수 있었고 「슈퍼버그」를 통해 항생제 연구는 물론 임상실험 단계의 까다로움, 제약회사의 망설임, 슈퍼 버그의 항생제에 대한 빠른 내성과 돌연변이 등장으로 실제 시장에 나와 효력을 발휘하는 항생제가 극히 드물다는 사실에 또 한 번 놀라움을 감출 수 없었다. 제약회사도 수익창출이 우선시 되는 기업이다 보니 수익성이 낮은 약에는 투자를 주저하게 되는 입장도 이해가 간다. 신약 생산과 시판까지의 과정에서 10억 달러 이상이 소요되는데 내성이 발생하기 쉽고 변이로 인해 오래 상용화되기 어렵다면 투자 대비 수익이 마이너스가 될 가능성도 높다. 또한 항생제의 오남용으로 사람에게 쓰는 항생제를 가축에게도 무분별하게 처방하면서 박테리아의 변이와 내성을 더욱 쉽게 만들었다. 이 책을 읽다 보면 경외감과 동시에 안타까운 현실에 답답하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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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코노미 - 돈도 벌고 세상도 바꾸는 밀레니얼 경제 공식
크레이그 킬버거.홀리 브랜슨.마크 킬버거 지음, 이영진 옮김 / 한빛비즈 / 202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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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에게도 너무 잘 알려져 있는 유명인인 오프라 윈프리는 Fortune에서 선정한 가장 위대한 자선가 중 한 명이다.

오프라 윈프리는 이미 오래전부터 자신의 이름을 내건 쇼를 통해 전 세계 사람들에게 선한 영향력을 끼쳐 왔고 우리가 관심을 가져야 할 문제들을 세상 밖으로 끌어내왔다. 또한 막대한 자산을 남아공의 빈곤 계층 여학생들을 위해 학교를 설립하는 데 투자했으며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인물로 자주 거론되고 있다. 엄청난 인기와 부를 온전히 자기 자신을 위해서만 쓸 수 있었지만 오프라 윈프리는 진정한 리더란 사회에 어떻게 기여해야 하며 영향력을 어떤 식으로 사용해야 하는지를 보여주는 가장 대표적인 사례를 보여주었고 지금도 보여주고 있다.

이 밖에 재단을 설립해 지구촌 기아 문제 해결에 앞장서고 있고 또 코로나19에 1189억이라는 막대한 자산을 기부한 빌 게이츠, 탄소 배출량 감축을 최우선 목표로 하는 버진 애틀랜틱, 흑인 지역 경제와 안전에 지대한 영향을 끼친 매직 존슨 재단 등 여러 인물과 기업에 대해 설명하고 있는데 알면 알수록 개인의 힘과 기업의 영향력에 대해 감탄과 경외심이 들게 된다. 또 기업의 이미지는 오직 기업만이 바꿀 수 있는데 안 좋은 평판을 180도 바꿀 수 있는 데 가장 저렴하고 합리적이면서도 미래 기업 발전에 큰 영향을 끼치는 방법이 사실 거창한 게 아닐 수도 있겠다는 생각도 하게 된다.

​코로나19의 확산으로 모두가 힘든 요즘, 대기업의 기부 내역이 그 어느 때보다 반가우면서도 놀랍게 한다.

삼성, 신세계, SK그룹, LG그룹 등 대기업의 통 큰 기부는 이들에게 손해일까? 결코 그렇지 않을 것이다. 많은 젊은이들은 이 기업을 더욱 가고 싶은 기업으로 꼽을 것이고, 여러 기업들은 지역 사회 환원의 좋은 예로 참고할 것이며, 우리 국민들은 어려울 때 도와준 기업에 대한 고마움을 오랫동안 잊지 못할 것이다. 결국 이 책에서 중요하게 강조하고 있는 새로운 경영 리더십과 밀레니얼 세대의 경제 공식은 '상생'으로 축약할 수 있다.

​나아가 우리가 어떻게 직장에서 자아실현을 추구하고 의미를 찾을 수 있는지, 어떻게 먹고사는 문제를 해결하는 동시에 자신의 가치도 실현할 수 있는지를 보여주고 있다. 기업은 자신의 비즈니스에 적합한 사회적 사명을 찾아 이를 실행할 방법을 배울 수 있다. 또한 자선단체는 파트너십을 개발하고 사업 전략들을 활용하여 사회적 영향력을 높이고 지속 가능한 성장을 이룰 방법을 배우게 될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위코노미」의 저자는 CEO부터 마케터, 창업가, 일반 직원, HR 관리자, 사회 초년생까지 모든 이에게 이 책이 필요하다고 말하고 있다. 평범한 직장인으로서 사실 나의 직장은 그저 나에게 '돈벌이 수단' 그 이상 그 이하도 아니었다. 제때 월급을 받으면 그만, 회사 오너가 어떤 경영 마인드를 갖고 있고 어떤 방향성을 갖고 있는지 굳이 알아야 하나 생각하기도 했다.
세계보건기구가 선포하는 감염병 최고 경고 등급인 팬데믹이라는 상황 속에서 이 책을 읽게 되니 기업에 대해서도 다시 보게 된다.

돈 그 이상의 것을 어떤 기업이 움켜쥐느냐, 이 시대에 필요한 진정한 리더는 누구인가 다시금 생각해 볼 수 있는 계기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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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의 악센트
마쓰우라 야타로 지음, 서라미 옮김 / 흐름출판 / 202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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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재는 늘 아쉬움과 소중함을 동시에 느끼게 한다.

우리에게 너무도 평범하고 당연한 일이어서 때로는 지루하고 따분하게만 느껴졌던 일상도 코로나19라는 전염병으로 인해 통제되자 새삼 그 소중함을 깨닫는 요즘이다. 사람들과 편하게 웃고 떠들고, 아무런 거리낌 없이 손잡고, 카페에서 맛있는 음료를 즐기던 일상이 이렇게 소중한 것이었다니.

평소 같았으면 이런 일들조차 너무 따분하고 다람쥐 쳇바퀴 도는 일과 중 하나라고 생각하며 별것 아닌 일로 치부했을 텐데 회사 - 집 - 회사 - 집, 주말에는 거의 칩거에 가까운 생활이 한 달 넘게 계속되다 보니 평범했던 일상이 너무나도 그립다.


이맘때쯤 읽은 책이 「일상의 악센트」라 그런가. 더욱 평범한 일상에 목을 메게 되는 것 같다.

「일상의 악센트」는 '단조로운 일상을 빛나게 만드는 삶의 시선'이라는 부제를 갖고 있는 가볍게 읽을만한 에세이다.

반복되는 나날들, 어제와 같은 오늘, 정해져 있는 하루 일과 속에서 우리는 삶의 어느 곳을 봐야 좀 더 의미 있고 행복해질 수 있을까? 어디서 삶의 동력을 얻어야 할까? 하는 질문에 저자는 자신의 방법을 털어놓으며 무기력한 일상에서 힘을 얻는 방법을 일러준다.

저자는 일본 사람이고, 미국에서 유학 생활을 했고 현재는 편집장이자 독립서점의 주인이다. 내가 생각하는 '평범'과 '일상'과는 거리가 먼 삶을 살고 있을 것 같지만 이 책을 읽어보면 사람 사는 게 다 거기서 거기지 싶다. 저자와 비슷한 경험, 비슷한 생각을 하던 순간을 더듬더듬 찾아 나가기 시작하니 내 일상에도 이런 악센트가 있었구나! 싶던 순간도 있었고, 별것 아닌 일이라고 아주 희미하게 기억하고 있던 것들도 다르게 보니 소중한 추억이 될 수도 있겠다 싶었다.

그렇지만 내가 이 책을 '정말 지루하고 특별할 것 없는 다람쥐 쳇바퀴 도는 일상' 속에서 읽었더라면 크게 와닿았을까 궁금하다.

많은 것들이 제한된 상황 속에서 읽으니 확실히 좀 더 특별하게 기억되는 책이다.


평범한 일상을 좀 더 특별하게 여길 수 있는 마음을 주는 책 「일상의 악센트」.

나뿐만 아니라 많은 사람들이 평범했던 지난 시간들에 더욱 소중함을 느끼고 있을 요즘, 다시 그 때로 돌아간다면 아마 우리의 삶이 특별한 것을 하지 않더라도 더욱 기억에 남고 풍성해질 것이라 확신한다.

그때를 대비해 일상의 악센트를 읽어 둬서 다행이라고 해야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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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저널리스트 : 카를 마르크스 더 저널리스트 3
카를 마르크스 지음, 김영진 엮음 / 한빛비즈 / 202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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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더 저널리스트: 카를 마르크스」는 사상가 이전에 저널리스트였던 칼 마르크스에 대한 얘기가 중심이다. 저널리스트로서의 이미지가 잘 드러나 있는 17편의 기사와 '자본론의 입문서'라 불리는 <임금노동과 자본>을 새로 번역해 실은 이 책에서 가장 반가웠던 점은 경제학자로서 포커스가 맞춰져 있는 여느 책들과는 달리 저널리스트로서의 칼 마르크스를 만날 수 있었던 것이다. 그리고 듀크 대학교를 졸업한 한국인 김영진 씨가 엮고 옮겼기 때문에 번역에 대한 오류나 미스 커뮤니케이션 없이 본인이 하고자 하는 말을 제대로 전달하고 있는 책인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17편의 기사를 읽으면서 저널리스트로서 노동 계층과 서민, 외교 문제, 무역 정책에 대한 위대한 인물의 생각을 알 수 있었고 이 책을 내가 전공을 선택하기에 앞서 먼저 읽게 됐었더라면 어땠을까라는 생각도 갖게 만든다. <자본론>이라는 엄청난 결과물을 세상에 내놓기 전까지 다양한 계층의 사람들과 정책 등을 심층적으로 바라볼 수 있는 위치에 있으면서 직접 체감하고 느꼈던 부분이 없었다면 오늘날에 칼 마르크스도 없었을 것 같다.

그만큼 칼 마르크스에게 있어 저널리스트라는 직업이 그에게 얼마나 중요했고 사상을 구체화시키는 일이었는지 알게 된다.


인간의 권리, 제도의 불합리성, 사회 지향점 등 다양한 주제에 대해 심도 있게 사설을 쓸 수 있는 사람이 현재 기자들 기준으로 몇 명이나 있을까 싶다. <더 저널리스트> 시리즈를 카를 마르크스를 통해 알게 되었는데 그 이전에 출간된 어니스트 헤밍웨이와 조지 오웰의 글도 시간을 내 꼭 읽어보고 싶다. 근래 언론인에게서 볼 수 없는 지성과 대담함과 생각의 깊이에 경탄하지 않을 수 없다.

그동안 내가 알고 있었던 칼 마르크스의 이미지를 벗어나 언론인으로서의 칼 마르크스를 알게 된 게 이 책을 통해 얻은 가장 큰 수확이다.

더하여 경제 학도들에게, 그리고 경제학에 호기심을 갖고 있는 사람들에게 입문서로서 이 책이 훌륭한 역할을 해 줄 거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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