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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의 악센트
마쓰우라 야타로 지음, 서라미 옮김 / 흐름출판 / 2020년 2월
평점 :
부재는 늘 아쉬움과 소중함을 동시에 느끼게 한다.
우리에게 너무도 평범하고 당연한 일이어서 때로는 지루하고 따분하게만 느껴졌던 일상도 코로나19라는 전염병으로 인해 통제되자 새삼 그 소중함을 깨닫는 요즘이다. 사람들과 편하게 웃고 떠들고, 아무런 거리낌 없이 손잡고, 카페에서 맛있는 음료를 즐기던 일상이 이렇게 소중한 것이었다니.
평소 같았으면 이런 일들조차 너무 따분하고 다람쥐 쳇바퀴 도는 일과 중 하나라고 생각하며 별것 아닌 일로 치부했을 텐데 회사 - 집 - 회사 - 집, 주말에는 거의 칩거에 가까운 생활이 한 달 넘게 계속되다 보니 평범했던 일상이 너무나도 그립다.
이맘때쯤 읽은 책이 「일상의 악센트」라 그런가. 더욱 평범한 일상에 목을 메게 되는 것 같다.
「일상의 악센트」는 '단조로운 일상을 빛나게 만드는 삶의 시선'이라는 부제를 갖고 있는 가볍게 읽을만한 에세이다.
반복되는 나날들, 어제와 같은 오늘, 정해져 있는 하루 일과 속에서 우리는 삶의 어느 곳을 봐야 좀 더 의미 있고 행복해질 수 있을까? 어디서 삶의 동력을 얻어야 할까? 하는 질문에 저자는 자신의 방법을 털어놓으며 무기력한 일상에서 힘을 얻는 방법을 일러준다.
저자는 일본 사람이고, 미국에서 유학 생활을 했고 현재는 편집장이자 독립서점의 주인이다. 내가 생각하는 '평범'과 '일상'과는 거리가 먼 삶을 살고 있을 것 같지만 이 책을 읽어보면 사람 사는 게 다 거기서 거기지 싶다. 저자와 비슷한 경험, 비슷한 생각을 하던 순간을 더듬더듬 찾아 나가기 시작하니 내 일상에도 이런 악센트가 있었구나! 싶던 순간도 있었고, 별것 아닌 일이라고 아주 희미하게 기억하고 있던 것들도 다르게 보니 소중한 추억이 될 수도 있겠다 싶었다.
그렇지만 내가 이 책을 '정말 지루하고 특별할 것 없는 다람쥐 쳇바퀴 도는 일상' 속에서 읽었더라면 크게 와닿았을까 궁금하다.
많은 것들이 제한된 상황 속에서 읽으니 확실히 좀 더 특별하게 기억되는 책이다.
평범한 일상을 좀 더 특별하게 여길 수 있는 마음을 주는 책 「일상의 악센트」.
나뿐만 아니라 많은 사람들이 평범했던 지난 시간들에 더욱 소중함을 느끼고 있을 요즘, 다시 그 때로 돌아간다면 아마 우리의 삶이 특별한 것을 하지 않더라도 더욱 기억에 남고 풍성해질 것이라 확신한다.
그때를 대비해 일상의 악센트를 읽어 둬서 다행이라고 해야 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