큔, 아름다운 곡선 자이언트 스텝 1
김규림 지음 / 자이언트북스 / 202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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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소설. 그 시작을 응원하는 마음이에요. 워킹맘의 마지막 작업장이 책상 앞이 되길 응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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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끼숲 Untold Originals (언톨드 오리지널스)
천선란 지음 / 자이언트북스 / 202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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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을 많이 읽어서 그런건지 세상이 점점 소설같은 믿기 힘든 일이 벌어지고 있어 그런건지 지구가 인간을 밀어내고 있다는 생각을 자주 한다. 정확히 말하면 인류가 지구의 주인행세를 하는 날이 얼마 남지 않았단 생각이다.
그래서 최근에 지인과 둘째 계획을 놓고 얘기를 하다가 이런 말을 했다.
'나는 후쿠시마 방사능 오염수 배출도 무섭고 지구온난화도 무섭다, 출산율 1위 도시에 사는데도 유명한 소아과는 예약이 오픈과 동시에 마감되고 주말엔 진료를 보기까지 6시간 넘게 기다리기도 한다. 그런데 소아과 폐과가 현실화 되고 있다. 그런 세상에 또 아이를 낳는다는 건 누구를 위한 일일까? 하는 고민을 한다.'라는.

그래서 어쩐지 구하는 이야기인 '이끼숲'을 읽는데 슬퍼지는 것이다.
'구하는 이야기를 쓰고 싶다. 하지만 무엇을 구해야 하는지 나는 알지 못한다. 구한다는 건 일이 일어나기 전에 그것을 막는 것인데 나는, 우리는 언제나 일이 일어난 뒤에야 그곳이 위험했음을, 우리가 위태로웠음을, 세상이 엉망이었다는 것을 안다. 항상 먼저 간 이들이 남은 자들을 구한다.'
라는 천선란 작가의 말을 곱씹어 본다.

동일 작가의 소설 <노랜드>의 확장판 같은, 역시나 역시나였던 <이끼숲>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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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치 - 방대하지만 단일하지 않은 성폭력의 역사
조애나 버크 지음, 송은주 옮김, 정희진 해제 / 디플롯 / 202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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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끄러운 역사 속 가장 큰 피해자는 언제나 힘없는 약자, 그 중에서도 여성이었다. 조선시대 청나라로 끌려갔다 다시 돌아온 여인들을 칭한 '환향녀'는 정숙하지 못한 여성, 다른 남자에게 몸을 판 여성을 칭하는 욕인 화냥년이 되었다.

grace는 우아함, 품위라는 뜻이자 여자에게 많이 붙여지는 이름이지만 여기에 반대, 부정의 뜻을 지닌 접두사 dis가 붙여지면 망신, 수치, 불명예가 된다. 

 언어를 하나하나 뜯어보면 유독 여성에게 가혹하고 냉정하단 생각이 든다. 언어가 생각을 지배하게 되니 자연스레 역사는 남성 중심으로 돌아가고 여성의 지위가 남성보다 낮게 취급 된 건 아닐까 하는 물음이 뒤따른다. 


 누구에게나 힘들고 괴롭고 가슴 아픈 일이지만 전쟁은 특히 여성들을 더욱 위험에 빠뜨린다. 한 지역을 파괴하는데 가장 쉽고 빠른 방법이 누군가의 엄마, 누군가의 부인, 누군가의 자식인 여성을 범하는 일이라 분쟁 지역에서 강간이나 납치는 흔한 일이라는 얘기를 들었다. 지금도 여전히 죄책감 없이 자행되고 있고 전 세계 여성의 5명 중 한 명 꼴로 성적 학대를 당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수치는 언제나 피해자의 몫이었다. 

<수치(disgrace)>는 폭력적인 강간의 역사와 이 악습을 파괴할 유대와 사랑의 힘에 관한 책이다. 이런 책이 끊임없이 나와야 하고 피해자의 목소리가 계속 들려와야 하는 이유를 발견하게 된 독서 시간이었다. 

그동안의 세상은 수치라는 감정을 피해자에게 심어 주며 성폭력 당사자의 목소리를 끊임없이 지워왔다. 그러나 이들이 점점 목소리를 내면서 제도를 바꾸고 법을 바꾸고 사람들의 관심을 촉구여 앞으로 험난한 세상을 살아가야 하는 약자들을 위한 안전한 세상을 만들고 있다. 아직도 갈 길은 멀지만 유대와 연대가 만들어내는 기적에 힘을 실어주고 싶은 마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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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간을 믿어요 - 이석원 이야기 산문집
이석원 지음 / 을유문화사 / 202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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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의 말미에 작가는 말한다.
'난 이제 외계인이 준 교훈대로, 아니 이 모든 이야기가 내게 가르쳐 준 대로 그 모든 시간에 감사할 줄 아는 사람이 되었다. 우리가 지나온 시간 동안 내가 믿어야 했던 것은, 반드시 찾아올 '끝'이 아니라 그 모든 지금, 바로 이 '순간'들이었다는 것도.' 라고.
<순간을 믿어요>라는 제목에 더없이 어울리는 마무리이자 메시지였다.

<언제 들어도 좋은 말>을 읽으며 이 중년 아저씨의 인생 한자락을 감정 하나 하나 놓치지 않고 들여다 본 기분이 들어 왠지 짠하고 뭉클해진다고 기록했었다. 이번 산문집은 그보다는 좀더 가볍게 읽었고 '이 아저씨가 어떻게 또 관계를 맺고 사람에, 사랑에 빠져드나' 관찰하는 쏠쏠한 재미가 있었다.

작가의 말마따나 우리가 살아가는 실제 인생은 소설이 아니어서 내게 벌어지는 모든 일이 의미를 갖거나 교훈을 주는 것은 아니며, 명확한 결론이 나지 않은 채로 그저 그렇게 흐지부지되는 일 또한 현실에서는 너무 많다는 것을 우리는 안다.
내겐 조금 낯선 기승전결의 책이었지만 인생이랑 닮아있단 생각에 또 한 번 감탄했고 나는 이석원 작가의 다음 작품도 무조건 읽겠구나, 기분 좋은 예감을 했다.

글은 그 사람의 거울이다.
그래서 누군가 쓴 한 줄의 문장은 그 자신의 많은 것을 세상에 드러낸다. 성격, 기질, 지식 정도, 심지어 인간관계까지 그저 한 줄이면, 어떤 사람이든 꽤나 많은 부분을 짐작할 수 있는 것이다.
P.29

홀씨처럼 둥둥 떠다니다
예기치 못한 곳에 불시착해 피어나는 것.
누군가 물을 주고 돌봐 주지 않아도
기어이 꽃이 되고 나무가 되어
그렇게 뿌리내려 가는 것.
마음.
P.79

우리가 살면서 경험하는 세계는 개개인의 성향과 능력, 또 기질과 환경 등에 따라 다른 모습을 가진다. 나는 친구가 많지 않아 성인이 되어 대부분의 시간을 혼자 보내며 살아왔지만 그렇다고 해서 외로움에 찌들거나 큰 불편을 느끼지는 않았다. 하지만 내가 혼자서도 나름대로 잘 살아왔다고 해서, 나보다 풍요로운 관계를 누리며 살아온 이들의 삶이 나의 삶과 거기서 거기일 거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P.101

사랑이란
둘이 비슷하게 시작할 수는 있어도
동시에 끝낼 수는 없는 법.
그게 이 행위의 문제라면 가장 큰 문제다.
P.146

사람은 사람과 어떤 계기로 만나게 되는가보다 어떤 시간을 쌓아 가는지가 더 중요한 법이니까.
P.159

인연은 우연이 아닌
노력과 표현의 산물이라고
생각하는 편이라서.
P.1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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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우리가 사랑하는 미드센추리 모던 - 시대를 초월한 디자인, 오늘의 공간으로
CSLV EDITION 지음 / 시공사 / 202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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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래 전에 엄마가 잡지 몇 권을 구독해서 읽으셨다. 그 때는 소비를 조장하는 잡지를 왜 읽나 싶었는데 이번에 까사리빙을 읽으면서 아, 이래서 잡지를 구독하는구나 싶었달까. 책과는 또다른, TV나 인터넷 세상과는 또 다른 재미와 신기한 경험이었다.

 아는 만큼 보인다고, 검색을 하고 싶어도 모르면 제대로 서칭을 할 수 없다. 그래서 이것 저것 많이 알지만 얕게 아는, 깊이 없는 지식에 아쉬움이 많았는데 최근 나의 관심사인 인테리어 디자인에 대해 자세히 알 수 있어서 좋았다. 

까사리빙 잡지와 <오늘, 우리가 사랑하는 미드센추리 모던> 책을 비슷한 시기에 읽었는데 내가 좋아하는 취향이 '미드센추리 모던'이라는 카테고리 안에 있었다는 걸 알게 됐고 내가 눈여겨 보고 있던 인스타그래머의 집이 <오늘, 우리가 사랑하는 미드센추리 모던>에 소개되어 있어 신기하기도 하고 더 깊고 자세한 인테리어 정보를 얻을 수 있어 유익했다. 

지금은 어지럽히는게 일인 아이를 키우고 있어 집 꾸미기를 잠시 보류하고 있지만 나도 언젠가 이렇게 예쁘고 실용적인 미드센추리 모던 스타일로 집을 꾸밀 날이 오겠지!!


 가보고 싶은 쇼룸도 엄청 많이 생겼다. 취향 기반의 소비 문화가 확산되면서 브랜딩과 경험이 강조되고 리테일테인먼트가 주목받는 요즘, 아이디어를 얻을 수 있는 독창적인 공간이 많아져 반갑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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