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임아웃(TIME OUT) - 치열한 스포츠 현장에서 발견한 리더십 원칙
구자훈 지음 / 미다스북스 / 202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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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임아웃이라는 제목은 스포츠 현장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장면을 떠올리게 한다. 경기의 흐름을 끊고 작전을 다시 정비하는 짧은 멈춤. 그러나 이 책이 다루는 타임아웃은 경기장 바깥, 현대를 살아가는 개인과 조직의 조건 속에서 더욱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저자는 타임아웃을 단순한 휴식이 아닌 의식적으로 멈추어 관점과 방향을 재정렬하는 내적 기술로 정의한다. 빠르게 변화하는 시대에 멈춤은 소극적 행동이 아니라 오히려 전략적 개입이라는 점을 강조한다.

 

오늘날 많은 사람들은 속도와 성과에 압박받는다. 멈추지 않는 것이 미덕처럼 강조되고, 끊임없는 자기계발이 삶의 의무처럼 자리 잡았다. 그러나 저자는 바로 그 지점에서 질문을 던진다.

 

멈추지 않는 속도는 정말로 우리를 앞으로 나아가게 하는가?”

 

책이 제안하는 타임아웃은 속도를 늦추라는 명령이 아니라, 방향성을 회복하기 위한 정교한 사고의 틀이다. 인간은 충분히 멈추고, 자신과 상황을 새롭게 바라볼 때 비로소 효과적인 선택을 할 수 있다는 인문학적 관점이 흐른다.

 

책은 이 타임아웃의 원리를 바탕으로 현대 리더십을 다섯 가지 요소인 관점, 신뢰, 동기부여, 문제 해결, 성장으로 나누어 설명한다. 표면적으로는 리더십 책처럼 보이지만, 실상은 인간이 인간을 어떻게 이끌고 이해하는가에 대한 탐구에 가깝다.

 

먼저 관점은 리더십의 출발점으로 제시된다. 관점은 단순한 시각이 아니라 세계를 해석하는 방식이다. 저자는 상황을 보는 관점이 바뀌어야 문제를 다루는 방식도 바뀐다고 말한다. 이는 인문학에서 말하는 해석의 지평과 유사한 개념으로, 타인의 행동이나 조직의 문제도 관점이 달라지면 전혀 다른 형태의 의미가 드러난다는 사실을 강조한다.

 

두 번째 요소는 신뢰다. 저자는 신뢰를 속도가 아니라 누적된 관계의 결과물로 본다. 신뢰는 기술로 빠르게 쌓을 수 있는 것이 아니라, 리더가 일관된 태도와 책임감으로 구성원에게 남긴 경험의 총합이다. 인문학적 관점에서 보면 신뢰는 기억과 감정의 축적이며, 타임아웃을 통해 리더가 자신의 태도를 돌아볼 때 더욱 단단해진다.

 

세 번째 동기부여에서는 리더의 언어와 관계 맺음의 방식이 중요한 변수로 등장한다. 저자는 리더가 동기를 주입하는 존재가 아니라, 구성원 안에 이미 존재하는 가능성을 깨워내는존재라고 말한다. 이는 인간 중심의 교육 철학과도 통한다. 동기란 외부에서 강제로 넣는 것이 아니라, 적절한 환경과 대화 속에서 자연스럽게 살아나는 내적 에너지라는 것이다.

 

네 번째 문제 해결은 리더십의 실질적 영역이다. 저자는 문제를 회피하지 않고 끝까지 책임지는 태도가 리더의 핵심 자질이라고 말한다. 타임아웃의 개념이 여기서 실질적 역할을 한다. 상황을 멈추어 보고, 감정과 판단을 분리하고, 문제의 본질을 다시 묻는 과정은 인문학에서 말하는 성찰의 과정과 동일하다. 리더는 이 과정을 통해 문제를 단순히 처리하는 것이 아니라, ‘해석하고 재구성하는 능력을 갖추게 된다.

 

마지막 요소인 성장은 리더 개인의 내적 확장을 뜻한다. 이 책에서 말하는 성장의 관점은 더 빨리, 더 많이가 아니다. 성장의 핵심은 깊어지는 것, 즉 자기 자신에 대한 통찰이 깊어지고 관계에 대한 이해 폭이 넓어지는 것이다. 저자는 루틴과 복기를 성장의 도구로 제시한다. 이는 인문학적 성찰과 정확히 연결되는 지점으로, 리더는 먼저 자기 자신을 다듬어야 타인을 이끌 수 있다는 사실을 강조한다.

 

전체적으로 타임아웃은 리더십을 보다 인간적이고 성찰적인 관점에서 재해석한 책이다. 단순한 실무 지침서가 아니라, 인간의 사고·관계·행동을 정교하게 다루는 책에 가깝다. 변화의 속도가 압도적으로 빠른 시대에 저자가 말하는 멈춤의 기술, 조직뿐 아니라 개인에게도 꼭 필요한 작업이다.

 

이 책이 던지는 메시지는 단순하다.

잘 멈출 줄 아는 사람이, 더 멀리 간다.”

 

그리고 이 멈춤의 기술은 리더를 위한 것이 아니라, 속도에 지친 모든 현대인이 익혀야 할 지적·정서적 스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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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시대, 대체되지 않는 나 - AI 혁명에도 대체되지 않는 사람의 조건
김재광 지음 / 문예춘추사 / 202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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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시대, 대체되지 않는 나를 만들기 위한 전략

 

올해 우리는 기술이 인간의 삶을 어떻게 재구성하는지를 실시간으로 목격했다. 불과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인공지능은 전문가의 영역에 머물러 있었지만, 1년 사이에 일상은 급격하게 변했다. GPT라는 도구는 단순한 기술적 진보를 넘어, 인간의 사고 과정과 노동 방식, 심지어 감정의 구조까지 흔들어 놓았다. 이러한 변동 속에서 출간된 <AI 시대, 대체되지 않는 나>는 기술을 넘어 인간의 정체성과 존재 방식을 다시 묻는 책이다.

 

이 책의 제목은 단순한 위기의식을 자극하는 표현이 아니다. ‘대체될 수 없다는 것의 의미를 다시 해석하라는 요청이다. AI는 인간의 반복적이고 계산적인 능력을 빠르게 넘어섰다. 정보 검색, 요약, 정리, 패턴 분석 등 인간의 인지 노동 상당 부분이 기술로 치환 가능한 영역이 되었다. 저자는 이 현상을 회피하거나 과장하지 않고, 기술이 인간을 대체할 수 있는 영역과 그렇지 않은 영역을 명확히 구분해 논의를 시작한다.

 

책은 AI 시대의 생존 방식을 다섯 가지 축으로 정리한다. 첫째, AI가 대체할 수 없는 인간 고유 역량을 강화할 것, 둘째, 감정·관계·서사로 구성된 인간적 깊이을 만들 것, 셋째 AI와의 협업 역량을 기를 것, 넷째 개인 브랜드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만들 것, 마지막으로 평생 학습을 통해 정체성의 갱신을 추구할 것이 바로 핵심 메시지이다.

 

이 다섯 축은 기술이 아니라 인간을 중심에 둔 시각이다. 저자는 AI를 위협으로 보기보다 인간다움의 본질을 다시 점검하는 계기로 읽을 것을 제안한다. 인문학이 늘 물어온 질문인 인간은 무엇으로 인간다움을 찾을 것인가AI 시대에 재점화된 것이다.

 

AI가 가장 어려워하는 영역은 관계 속에서 생성되는 감정과 이야기의 층위이다. 인간의 감정은 단순한 표현이 아니라, 생애 경험·기억·욕망이 축적된 결과다. 기술은 이러한 맥락의 결을 완전히 모사하기 어려워한다. 물론 최근의 GPT 모델이 보여준 대화 능력과 감정적 공명은 매우 고도화되었고, 인간이 받는 위로의 한 형태를 대체하기도 한다.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간의 경험은 데이터로 치환되지 않는 영역이 존재한다. 감정의 깊이, 상처의 맥락, 관계 속 신뢰의 형성 과정 등은 기술이 수월하게 접근할 수 없는 인간 고유의 세계다. 저자는 바로 이 영역이 AI 시대에도 인간을 고유하게 만드는 핵심이라 말한다.

 

하지만 이 책이 주는 가장 중요한 메시지는 인간만이 가진 능력에 머물지 않는다. 인간 고유성만을 강조하는 전통적 인문학적 관점은 기술의 속도 앞에서 불완전한 위안이 될 수 있다. 저자는 오히려 기술과 협업하는 능력을 미래의 핵심 역량으로 제시한다. 반복적이고 노동집약적인 작업을 기술에 위임하고, 인간은 사고·창의·관계·결정이라는 고차원의 영역에 집중하는 새로운 노동 구조를 제안한다. 이는 기술에 뒤처지지 않기 위한 방어기제가 아니라, 인간의 시간과 정신을 보다 인간답게 활용하기 위한 전략이다.

 

AI 시대의 또 하나의 핵심은 개인 브랜드의 중요성이다. 기술이 대부분의 기능을 복제하는 시대에는 직업적 능력만으로는 자신의 가치를 설명하기 어렵다. 저자는 직업보다 브랜드가 먼저라는 문제의식을 제기하며, 브랜드를 일관된 관점과 세계관의 총합으로 정의한다. 동일한 정보를 다루더라도 누구의 시선으로 해석하느냐에 따라 가치가 달라지는 시대이기 때문이다. 결국 대체되지 않는 개인은 기능적 능력이 뛰어난 사람이 아니라, 자기만의 관점과 이야기 구조를 가진 사람이다.

 

책의 마지막 장은 가장 실천적인 조언을 담고 있다. 빠르게 변화하는 시대에서 도태되지 않기 위해 필요한 것은 거대한 변혁이 아니다. 핵심은 작은 학습의 루틴, 정기적 복기, 글쓰기, 독서 같은 사유 활동을 지속하는 것이다. 이는 정체성의 갱신이라 불러도 이상하지 않을 것이다. 학습은 더 이상 지식을 쌓는 행위가 아니라, 나를 계속해서 업데이트하는 과정이다. 기술 혁명 속에서 인간이 스스로의 자리를 잃지 않기 위해 필요한 것은 결국 자기 성찰과 성장의 루틴이라는 것이다.

 

AI 시대, 대체되지 않는 나는 얇은 책이지만 질문은 결코 가볍지 않다. 기술의 속도가 인간의 존재를 위협한다고 말하기보다, 저자는 기술 덕분에 인간이 더 인간답게 살아갈 수 있는 지점을 찾으라고 권한다. 대체되지 않는 인간은 특별한 능력을 가진 사람이 아니다. 변화 앞에서 멈추지 않고, 스스로를 다시 정의하는 인간이다. AI 시대의 핵심은 기술이 아니라 인간의 재해석이며, 이 책은 바로 그 지점을 향해 독자를 조용히 이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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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리는 기획, 살아남는 브랜드 - 대한민국 식탁을 바꾼 30년 차 F&B 기획자의 노하우
이주은 지음 / 흐름출판 / 202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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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토리 기반 브랜딩의 중요성

 

오늘날의 시장은 이전 세대가 경험하지 못한 형태로 개인브랜드의 경계를 무너뜨리고 있다. SNS·유튜브·커뮤니티 중심의 디지털 플랫폼은 개인 서사와 취향을 시장의 언어로 가공하며, 누구나 자신의 가치를 기획하고 외부 세계에 제시해야 하는 시대를 열었다. 이러한 변화 속에서 기획·브랜딩 분야의 담론은 더 이상 전문가 집단의 전유물이 아니다. ‘나는 어떤 이야기로 기억될 것인가’, ‘나의 선택과 삶의 방식은 어떤 경험을 전달하는가라는 질문이 모든 개인에게 요구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 책은 수십 년 동안 F&B 산업에서 기획을 업으로 삼아온 저자의 경험을 바탕으로, 성공하는 기획과 지속가능한 브랜드의 조건을 실례 중심으로 분석한 책이다. 그러나 이 책의 의미는 식품 산업을 벗어나 훨씬 넓은 지평으로 확장된다. 그것은 이 책이 다루는 핵심이 상품이 아니라 기획의 본질’, ‘경험의 구조’, ‘브랜드의 기억같은 더 근원적인 개념에 닿아 있기 때문이다. 결국 이 책은 시대 변화 속에서 개인과 조직은 무엇을 중심에 두고 움직여야 하는가라는 인문적 질문으로 이어진다.

 

저자는 기획을 본질을 찾는 일이라고 말한다. 이 말은 단순한 조언처럼 들리지만, 사실 현대의 소비 환경에서는 가장 어려운 과제다. 모든 상품은 잘 만든 것처럼보인다. 기술적 완성도는 상향평준화되었고, 패키지·광고·유통 구조는 빠르게 복제된다. 이때 브랜드를 구분 짓는 것은 표면이 아니라 출발점, 우리는 어떤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존재하는가라는 질문이다.

 

본질을 찾는 과정은 철학적이다. 본질은 시장조사만으로 드러나지 않으며, 소비자의 말 그대로를 받아 적는다고도 보이지 않는다. 저자는 실제 예시들을 통해 본질을 찾지 못한 브랜드가 얼마나 쉽게 실패하고, 반대로 본질을 견고히 잡은 브랜드는 어떻게 시장 구조를 바꾸는지를 보여준다.

 

그의 사례에서 반복되는 패턴이 있다. 성공은 잘 만들어진 상품에서 태어나지 않는다. ‘올바른 문제를 찾는 데서 태어난다. 이는 소비자조차 자신이 무엇을 원하는지 명확히 말하지 못하는 시대일수록 한층 더 유효한 방식이다. 좋은 기획은 단순히 제품을 만드는 일이 아니라, “사람의 삶은 어떤 순간에서 멈추고, 어떤 순간에서 움직이는가를 읽어내는 감각에 가깝다. 그런 점에서 이 책에서 제시되는 기획의 철학은 인문학적 성찰과 깊게 연결된다.

 

현대의 기획자는 변화를 읽지 못하면 뒤처지고, 변화를 너무 빨리 읽으면 무시된다. 시장은 늘 적절한 속도를 요구한다. 저자가 제시하는 반 걸음이라는 표현은 단순한 위치 개념이 아니라, 변화와 안전의 균형점을 뜻한다. 인간은 본능적으로 급격한 변화를 불안해한다. 진화 심리학적으로도 낯선 자극은 위협으로 인식되도록 설계되어 있다. 그렇다고 변화 자체를 회피하면 시대에 뒤쳐진다. 브랜드가 오래 살아남기 위해서는 인간의 인지 구조와 사회적 흐름의 중간 지점을 탐색해야 한다. 중간의 예술F&B 기획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작가·강사·창작자·프리랜서 등 자신의 이름으로 일하는 개인들에게도 동일하게 적용된다. 너무 빠르면 독자는 따라오지 못하고, 너무 느리면 시대가 먼저 떠나간다. 결국 반 걸음 앞서 있다는 말은 변화의 방향은 읽되, 사람의 보폭은 고려하라는 조언이다. 이는 기술·교육·예술·출판 등 모든 분야에서 중요한 원칙이며, 기획자들이 가장 자주 놓치는 지점이기도 하다.

 

저자가 가장 강하게 강조하는 메시지는 브랜드는 말이 아니라 기억될 감정으로 설계된다는 점이다. 인간의 기억 구조를 보면 이것은 단순한 비유나 감정적 수사가 아니다. 학습심리학·인지과학·마케팅 심리학 모두 아래의 사실을 반복적으로 증명한다. 사람은 정보를 기억하지 않는다. ‘감정이 동반된 경험을 기억한다. 예컨대 수학을 가르치는 강사인 내 경험에 비추어 보자면, 학생이 오래 기억하는 것은 공식이나 풀이가 아니라, 문제를 풀었을 때 느꼈던 성취감이다. 음악을 배우는 사람에게 선명하게 남는 것은 음표가 아니라 연주 직후의 떨림일 것이다. 소비자에게 남는 것도 제품의 기능보다 사용 경험에서 생긴 감정이다.

 

저자는 F&B 현장에서의 수많은 경험을 예시로 들며, 성공한 브랜드들은 감각 경험, 즉 향, 온도, 질감, , 공간을 통해 감정을 디자인해왔다고 설명한다. 이 지점에서 책의 논조는 단순한 실무의 차원을 넘어, 경험론적 인문학에 닿는다. 브랜드는 결국 삶의 한 장면으로 소비자에게 들어가고, 그 장면이 감정과 결합될 때 비로소 기억, 그리고 충성이 만들어진다. 이 구조는 개인 브랜딩에도 그대로 적용된다. 사람들은 당신의 기술보다 당신에게 받았던 느낌을 더 오래 기억한다.

 

현대의 브랜드는 짧은 성공을 얻는 데는 능숙하지만, 오래 남는 데에는 서툴다. 저자는 성공은 운일 수 있다. 그러나 지속성은 철학이다라고 말한다. 변화의 파고가 아무리 커도 무너지지 않는 브랜드에는 다음의 공통점이 있다. 명확한 지향점이 있다. 그리고 모든 의사결정이 그 지향점의 연장선에 있다. 또 시간이 흘러도 서사적 일관성이 유지된다. 저자는 한국의 대표 브랜드 오설록을 저자는 그 예시로 든다. 트렌드는 빠르게 바뀌지만 섬의 찻잎이라는 오설록의 중심 서사는 변하지 않는다. 브랜드의 철학은 시대보다 오래가야 한다. 지향점은 기업만의 문제가 아니다. 개인의 브랜딩 역시 나는 어디를 향해 가는 사람인가라는 질문 없이는 파편화될 뿐이다.

 

표면적으로 이 책은 마케팅과 기획에 대한 실무적 조언을 담고 있다. 그러나 책이 실제로 독자에게 열어주는 공간은 훨씬 더 깊다. 이 책은 결국 삶을 기획한다는 것은 무엇인가라는 질문으로 이어진다. 본질을 찾는 일은 자기 탐구와 닮아 있다. 변화의 속도를 조절하는 일은 자기 보폭을 인식하는 과정과 같다. 감정을 설계한다는 말은 관계를 어떻게 구축할 것인가에 대한 성찰이다. 지향점을 유지한다는 것은 인생의 중심을 잃지 않겠다는 선언과 같다. 이런 관점에서 보면, 이 책은 단순한 산업 실무서가 아니라 자신의 이야기를 스스로 기획하며 살아가야 하는 시대의 모든 개인을 위한 인문서라고 보는 편이 합당할 것이다.

 

우리는 모두 자신만의 브랜드를 가지고 살아간다. 직업이 무엇이든, 사람들이 우리를 기억하는 방식은 결국 우리가 남긴 서사로 결정된다. 이 책이 말하는 스토리 기반 브랜딩은 기업을 위한 전략이 아니라, 개인의 삶을 구현하는 방법론으로 확장될 수 있다.

 

본질을 찾고, 변화의 속도를 조절하고, 감정의 기억을 설계하며, 지향점을 잃지 않는다면 우리 역시 하나의 브랜드, 하나의 이야기로 오래 남을 것이다. 이 책은 그 길을 탐색하는 데 좋은 안내서다. 단지 성공을 위한 책이 아니라, 자신의 삶을 기획하고자 하는 모든 이들을 위한 사유의 도구가 되어주리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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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자보다 잘 사는 사람
법상 지음 / 마음의숲 / 202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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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의 회복을 말하는 시대적 텍스트

 

법상 스님의 부자보다 잘 사는 사람은 단순한 위로의 산문집이 아니다. 이 책은 지금 이 순간이라는 시간의 감각을 매개로 개인의 삶을 되돌아보고, 더 깊게는 현대 사회가 놓친 가치들을 비판적으로 성찰하도록 만드는 철학적 텍스트에 가깝다.

 

오늘날 한국 사회는 성과 중심적 시간관을 매우 강하게 요구한다. 학교·직장·가정뿐 아니라 자기계발의 영역까지, 삶의 모든 순간이 미래의 효율·결과·가치로 환산된다. 이러한 흐름 속에서 현재는 종종 통과해야 할 시간또는 더 나은 결실을 위해 마땅히 희생되어야 할 시간으로 격하되고, 개인의 내면은 만성적인 피로와 압박, 불안에 의해 잠식된다. 법상 스님은 바로 이 지점을 문제의 출발점으로 삼는다.

 

책에서 가장 일관되게 강조되는 메시지는 현재는 업신여김당하는 시간이라는 통찰이다. 저자는 우리의 시선이 늘 미래에 매몰되어 있다고 지적하며, 더 나은 조건과 더 나은 나를 위해 지금을 소비하는 구조를 경계한다.

 

이 점은 현대 심리학과 사회학의 담론과도 깊게 맞닿아 있다. ‘미래 지향적 효율 중심의 자기 서사’ ‘성과 우선주의’ ‘비교 문화의 내면화이 세 요소가 결합되면 개인은 지금 여기에서의 안정과 만족을 상실하게 된다. 저자는 불교적 관조의 언어로 이를 설명하지만, 그 메시지의 본질은 심플하다. 바로 현재를 잃은 사람은 미래에서도 안정과 행복을 발견할 수 없다는 것이다. 이 책의 현대적 의의는 바로 이 지점, 현재 회복이야말로 심리적·정서적 번아웃의 시대에 필요한 핵심 기술이라는 주장에 있다.

 

저자는 성장·성취·계획 그 자체를 부정하지 않는다. 그러나 기다림의 방식이 문제라고 말한다. 현대인은 끊임없이 다음 결과를 기다린다. 그리고 그 기다림은 현재의 고통을 정당화하고 자기 학대를 정상화하며 성취 후에도 만족하지 못하는 구조를 낳는다. 이 악순환에서 벗어나기 위해 저자가 제시하는 전환이 바로 기다림의 놓음전략이다. 이는 방기나 포기가 아니라,

과열된 삶을 제 온도로 되돌리는 일이다. 심리학적으로 해석하면, ‘현재 중심적 주의전환을 통해 불안을 낮추는 기법과 유사하다.

 

, 이 책은 단순한 마음 수련이 아니라 과도한 경쟁 구조 속에서 망가진 시간 감각을 재조직하는 실천을 제안하는 셈이다.

 

책의 여러 장은 현대인들이 겪는 긴장 상태를 매우 정밀하게 포착한다. 더 잘해야 한다는 압박, 쉬면 뒤처진다는 공포, 관계를 유지해야 한다는 부담, 목표 달성 중심의 자기 가치 판단, 이 모든 감정은 현재를 잠식하는 대표적인 불안 요소다. 저자는 이를 몸과 마음이 늘 경계 태세로 살아가는 상태로 규정하며, 그 원인을 지금과의 단절에서 찾는다.

 

이 시각은 노동·교육·가정 등 사회 전반에서 나타나는 구조적 문제와도 긴밀히 연결된다. 책이 지닌 현대적 시사점은, 단순히 개인에게 멈추라고 권하는 차원에 그치지 않고, 사회 전체가 요구하는 속도와 효율의 규범을 다시 질문하게 만든다는 데 있다.

 

책 후반부에서 강조하는 사랑자비는 불교적 가르침이지만, 현대의 고립된 인간관계 구조 속에서 특별한 의미를 갖는다. 지금의 한국 사회는 관계의 소모화, 정서의 과잉 소비, SNS 중심의 얕은 연결, 돌봄의 개인화와 같은 문제를 안고 있다.

 

스님은 나 아닌 존재를 돌보는 행위가 결국 나를 구원한다고 말한다. 이 진술은 윤리학적·심리학적 관점에서도 설명할 수 있다. 타인을 돌보는 행위는 자아를 안정시키고 정체성을 강화한다는 연구들이 그것이다. 이 책은 전통적 가치인 자비를 현대의 고립 구조 속에서 새로운 치유 전략으로 재해석한다.

 

회복멈춤은 최근 몇 년간 여러 분야에서 주요한 화두가 되었다. 팬데믹을 거치며 일상의 속도가 재정의되었고, 많은 이들이 번아웃과 탈진을 경험했다. 그리고 지금, 사회는 다시 과속을 요구하고 있다.

 

법상 스님의 이 책은 이러한 시점에서 지금이라는 시간의 회복을 강조한다는 점에서 동시대적 가치가 크다.

 

이 책이 던지는 질문은 명확하다.

 

우리는 왜 항상 미래를 위해 현재를 삭제하는가?

미래의 행복을 위해 지금의 나를 희생하는 방식은 과연 지속 가능한가?

사랑과 자비, 자족과 현재의 감각은 어떻게 현대인의 삶을 다시 구성할 수 있는가?

 

책은 구체적 처방을 강요하지 않는다. 대신, 조용하지만 단단한 결론을 건넨다. 지금을 되찾을 때, 비로소 미래가 바뀐다는 것이 바로 그 결론이다.

 

부자보다 잘 사는 사람은 특정 종교의 교리를 넘어, 현대인의 시간 감각·관계 구조·삶의 속도를 진단하는 매우 현대적인 성찰의 기록이다. 이 책은 개인적 위로에 머물지 않고,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라는 오래된 질문을 오늘의 시점에서 새롭게 비추는 사유의 텍스트다.

 

책을 덮고 나면 독자는 자연스럽게 이 질문과 마주한다.

 

나는 지금 이 순간을 살고 있는가, 아니면 살아야 할 미래만을 좇고 있는가.

 

그리고 그 질문이 남긴 울림이, 바로 이 책의 가장 본질적인 가치로 자리 잡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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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세 근력 - 기적의 저속노화 근력운동 프로그램
이금호 지음 / 청림Life / 202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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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적의 저속노화 근력운동 프로그램 100세 근력

 

이금호 트레이너의 기적의 저속노화 근력운동 프로그램 100세 근력은 고령화를 넘어 초고령사회로 진입한 한국 사회에서 근력 관리의 중요성을 본격적으로 다루는 책이다. 단순히 운동 동작을 소개하는 수준을 넘어, 근육 감소의 생리학적 근거·생활습관의 문제·자기 몸을 관리하는 전략적 사고까지 아우르는 책이라 한국 독자의 현실에 특히 밀착해 있다.

 

저자는 서문에서 근손실은 이미 20대 후반부터 시작된다는 기본 전제를 제시한다. 이는 세계 보건기구(WHO)와 여러 의학 논문에서도 반복적으로 언급되는 사실이지만, 일상에서는 쉽게 체감되지 않는다. 많은 이들이 노화라는 단어를 60대 이후의 문제로 오해하는 것과 달리, 책은 노화의 실제 출발점이 훨씬 빠르며, 근력은 소모품이 아니라 자산이라는 관점을 일관되게 펼친다.

 

이 책의 가장 큰 장점은 근력의 개념을 평생 자산으로 재정의한다는 점이다. 운동을 잘하는 사람만의 영역이 아니라, 누구나 의지와 습관을 통해 적정 근육을 확보할 수 있으며, 이는 단지 건강 유지 차원을 넘어 일상·직업·감정 안정까지 복합적으로 영향을 준다고 강조한다. 특히 40대 이후 근육량 감소 속도가 급격해지는 문제를 직설적으로 다루면서도, ‘지금부터 시작해도 늦지 않다는 메시지를 잃지 않고 있다.

 

책은 크게 첫째 근육과 노화의 상관관계, 둘째 자세 바로잡기, 셋째 통증 안녕 스트레칭, 넷째 집·공원·헬스장 등 장소별 운동법, 다섯째 실천 계획과 루틴화 전략으로 나뉜다. 특히 운동 별로 따라하기 쉽게 삽입된 QR 코드 운동 영상이 큰 역할을 한다. 이는 실제 독자가 혼자 따라 하기 어렵다는 기존 운동서의 한계를 보완하는 장치로, 동작의 정확성을 확보하고 부상 위험을 줄인다. 책이 제안하는 동작 대부분이 초보자 기준으로 설계돼 있어, 전문 강사의 지도 없이도 접근성이 높다.

 

저자는 운동을 의지력의 산물이 아니라 기술적·기계적 방식으로 자동화해야 할 생활 루틴으로 규정한다. 책 곳곳에서 어렵게 하지 말고, 자연스럽고 지속 가능하게 하라는 메시지가 반복되는데, 이는 최근 행동경제학·습관 과학에서 강조하는 방향성과 일치한다.

 

현대 한국인의 노동 형태는 크게 두 부류로 나뉜다. 하나는 오래 앉아 있는 직장군, 다른 하나는 오래 서 있거나 반복적 동작을 수행하는 서비스·교육·육체 노동군이다. 이 두 부류 모두에서 통증·부종·자세 불균형·근력 약화가 빠르게 진행된다. 특히 스마트폰의 보급과 사무직 노동의 확대와 함께 거북목, 허리 디스크 전조, 손목·팔꿈치 및 손가락의 염증, 발목 무릎의 기능 저하는 현대인의 고질적인 통증요소가 되었다. 책은 만성부종을 포함하여 현대인의 고질적 통증을 직접적으로 다루며, 이를 단순 통증이 아니라 근육의 구조적 붕괴가 시작된 신호로 해석한다.

 

책은 통증을 단순히 해소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왜 이 통증이 발생하는가?” 라는 질문에서 출발해 원인 규명 및 해결책 제시를 망라하는 총제적인 접근을 시도한다. 이를테면, 손목 통증의 배경에 각 근육의 용도에 따르지 않은 사용이 여타 근육에 무리를 준다는 식의 설명이 대표적이다. 이런 관점은 기존의 홈트 서적이나 통증 가이드가 개별 증상만 조각처럼 다루던 방식과는 구별된다.

 

책 제목만 보면 중장년·노년 독자가 대상 같지만, 내용의 중심은 실제로는 30대 후반~40대 독자다. 20대 후반 이후 근손실이 시작되고, 40대 이후 가속화된다는 근거를 제시함으로써 이미 시작된 늙음을 미리 다루는 전략을 강조하기 때문이다. 이 지점에서 책이 가지는 현대적 의의가 또렷해진다. 대한민국은 초고령사회이다. 과로와 피로를 훈장삼아 일하는 우리나라에서 Z세대도 통증과 피로에 시달리는 현대 노동 환경에서 결코 자유로울 수 없다. 장시간 노동, 과로, 돌봄 부담, 앉아 있는 시간이 급증한 IT 기반 업무 패턴 등 이 모든 조건이 겹치면서 조기 근손실 세대(sarcopenia generation)”가 만들어지고 있고, 이 책은 그 흐름을 정확히 타겟팅한다.

 

그러므로 100세 근력은 노년을 위한 책이 아니라 현대인의 중·조기 노화 대응 전략서로 읽는 편이 더 적합해 보였다.

 

책은 전반적으로 운동 초심자인 내게는 매우 활용도가 좋았으나, 균형을 위해 몇 가지 객관적 한계도 언급해 보고자 한다. 운동 난이도 스펙트럼은 초보자 중심에 맞춰져 있어 중급자에게는 아쉬울 수 있다. QR 코드와 기본 스트레칭은 초보에게 최적화되어 있으나, 중급 이상의 트레이닝 프로그램은 상대적으로 빈약하다. 또 영양·수면·회복 등 근력 관리의 다른 축이 부록으로만 다뤄져 있어서, 운동 외적 요인에 대한 설명이 다소 단편적이다. 마지막으로 근육 수치 변화에 대한 계량적 기준이나 근거 자료가 제한적이다. 실천 방법은 구체적이지만 측정·평가의 과학적 기준은 매우 간단한 수준에 머문다. 하지만 이런 한계는 대상 독자층이 운동 초보자임을 고려할 때 필연적인 선택이라고 본다.

 

기적의 저속노화 근력운동 프로그램 100세 근력은 단순한 운동 안내서가 아니다. 이 책은 한국 사회가 맞이한 중·조기 노화 현상에 대한 실천적 답안지이며, 운동을 노화 방지 기술이자 생존 전략으로 재정의하는 안내서다. 통증과 피곤을 나이 탓으로 돌리던 관점을 버리고, 근육을 체력·정신 건강·업무 지속력·돌봄 능력의 토대로 바라보게 만드는 책이다. 특히 30~50대 독자에게는 지금 당장 시작해야만 하는 이유를 명확하고 설득력 있게 제공한다.

 

현대인의 과로, 돌봄, 불규칙한 노동 환경 속에서 근육은 더 이상 여분의 선택지가 아니라 삶의 지속 가능성을 지탱하는 가장 기본적인 자원임을 일깨워준다는 측면에서 100세 근력은 단순 운동서의 범주를 넘어 미래 건강을 위한 행동 매뉴얼로 읽힐 가치가 충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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