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DMZ에 에펠탑을 건설하자
추성엽 지음 / 메이킹북스 / 2025년 6월
평점 :
절판
추성엽 마케터님의 <DMZ에 에펠탑을 건설하자>는 한국의 국가브랜드 전략을 현재의 실상을 통해 상세히 검토한 뒤, DMZ 지역에 에펠탑처럼 상징적인 한류 테마파크를 건설하자는 국가 정책 비전서이다.
이 책은 총 3부로 구성되어 있다. 1부는 대한민국의 사회와 기업, 노동 구조를 진단함으로서 현 시점 대한민국의 위상을 분석한다. 이 장에서는 대한민국의 역사를 통사적 측면에서 분석하여 한국인의 역사 구조를 고찰하며 시작되는데, 역사에 흥미가 많은 나는 몹시 즐겁게 읽었던 부분이었다. 대한민국의 상고사를 강조하는 시선에 개인적으로 특히 공감이 많이 갔다. 역사적 의식 분석 후에는 한국의 굴곡진 산업 구조와 국가적 위상에 어울리지 않는 서글픈 지표들을 제시하여 줌으로써, 개선의 필요성을 독자로 하여금 절감케 한다.
2부에서는 사회 구조 개혁 제안의 일환으로서 주 4.5일제의 도입을 통해서 일과 삶의 균형을 주장한다. 저자는 이미 4.5일제를 시행중인 국내외의 사례를 통해서 휴식 있는 삶이 얼마나 개인의 창의성 회복에 기여하는지와, 그것이 노동 생산성 회복에 긍정적인 역할을 하는지 살핀다. 실제로 나 역시 작년에 유산 이후 워라벨을 생각하며 주 4일제 근무를 하면서 올 상반기를 보냈는데, 확실히 정신적으로도 육체적으로도 충전이 되는 바가 많았다. 월요병도 많이 사라졌고, 자기 계발과 독서 시간 및 가족과 보내는 시간 확보를 통해서 회복탄력성이 커진 걸 느끼는 작금이다. 저녁이 있고, 휴일이 있는 삶은 사람을 행복하게 만든다는 저자의 주장을 실 경험으로 느끼고 있는 터라, 노동시간의 확대가 양질의 생산성으로 전환되는 건 아니라는 사실을 더 많은 조직이 인지하고 4.5일제를 확대하였으면 하는 개인적 바람이다.
마지막 장은 이 책의 제목과도 일치하는 맥락에서 국가적 위상에 맞는 국가 브랜드 전략에 관한 국가 정책의 제안이다. 저자가 말하는 에펠탑은 상징적인 개념이다. 저자가 DMZ를 염두에 둔 것은 우리나라가 세계 유일한 분단국가이자 휴전국이라는 이미지를 새로운 브랜드 전략으로 상쇄하기 싶기 때문이다. DMZ를 상징적인 문화 공간으로 탈바꿈 시킴으로써 통일과 평화 메시지를 세계적으로 알리자는 제안이 굉장히 신선하게 느껴졌다.
저자가 언급한 것처럼 한국의 경제력, 기술력, 문화력은 이미 세계적인 수준에 도달했다. 하지만 확실히 이 모든 것들을 통합하는 국가적 서사나 비전이 부족한 건 사실이다. 100달러 짜리 메이드 인 코리아의 제품을 똑같은 품질로 독일이나 일본이 만들었다면 150달러에 살 것이라 했다는 인식 조사는 내게도 좀 충격적이었다. BTS를 위시로 한 KPOP이나 기생충, 오징어게임 같은 한국 영화와 드라마 등의 성공은 아직 산발적인 성공에 지나지 않는구나 싶어 위기감도 들었던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최근 소니에서 제작한 <K팝 데몬 헌터스>의 흥행을 통해서, 한류는 새로운 국면에 도달했다는 것이 내 판단이다. 이 애니메이션은 일류성 한류 붐이라기 보다는 한국의 전통문화의 재발견이라는 트렌드 현상으로 보아도 될 것이다. 일례로 한국 국립박물관이 아시아권에서는 최고의 방문객 수를 기록했고, 우리의 갓, 탈, 호작도 같은 민화에 이르기까지 광범위한 관심을 받고 있다. 이 현상은 우리의 국가 브랜드 제고의 매우 중요한 기회로 보인다.
KPOP과 K드라마를 넘어, 글로벌 아트페어 등을 개최하여 우리나라 전통 민화를 알리고, 현대적인 감각으로 재구성하여 접근성을 넓히고, 패션 갓, 한복들의 런웨이, 뮤직비디오 활용 등을 통해서 전통적인 것의 아름다움을 알려야 할 것이다. 실제로 BTS의 슈가의 대취타와 아이돌은 전통 음악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하여 세계적으로 흥행하는 선례를 남긴 바 있다. 또한 국립중앙박물관과 한옥 마을을 중심으로 관광지를 적극적으로 홍보하고, 관광객의 흥미와 재미를 더할 수 있도록 문화 체험 공간을 확대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 최근 현대적 감각으로 재구성한 강강술래의 뮤직비디오 영상은 K팝데몬헌터스의 흥행과 더불어 빠른 속도로 조회수가 급등하고 있어서, 발빠른 정부 차원의 지원이 한층 더 시급해 보인다. 이와 같은 문화 유산의 현대적 리브랜딩 및 디지털 채널로의 확산 및 보급 전략은 저자가 주장하는 것처럼 국가 브랜드 제고에 유용하고도 실제적인 도구가 될 듯 보인다.
국가 정책 제안서는 처음 접하는 터라 낯설었지만, 유구한 역사 속에서 자부심을 느끼는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나라의 브랜드 가치의 제고를 위해 고심해보는 유용한 시간이 되어 고마운 책이었다. 한류의 터닝포인트에 서있는 작금,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한 번쯤은 읽어 보며 우리나라의 미래를 성찰해 보면 좋을 것 같은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