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작품에서 가장 마음에 들었던 것은 풍부한 배경지식과 사회적 문제를 바탕으로 실감나게 그려진 폐쇄 병동의 모습이었어요. 병동의 음험하고 위태로운 분위기가 미스터리를 차근차근 풀어나가는 여주의 활약에 긴박감을 더해주었구요. 이야기의 주 무대가 정신병원인 까닭에 등장 인물들도 하나같이 다 너무나 특이하고 흥미로웠네요. 물론 남주(후보)들도 다 매력적이었죠!!! 한 마디로 진짜 정말 재미있었습니다!!!솔직히 논란의 여지가 있는 것 같은 결말도 좋았습니다. 특히 처음에 서술된 심리학자의 실험의 결말과 연관시켜 보면 헐리웃 영화 같은 낙관적인 라스트에 소름이 돋네요. 마지막까지도 사실 누가 진짜 누구인지 전혀 애매한 상황이잖아요!!! 게다가 프롤로그나 박수무당의 예언이 그저 맥거핀에 불과한 것이 아니었다면… 헐… 완전 절묘한 마무리예요. 이중으로 해석될 수 있는 이런 여지가 너무나 인상적이었네요.
분명 이모와 조카의 일상을 그렸을 뿐인데요. 신기하게도 이 이야기에서 아주 중대한 삶의 진실을 새삼 깨닫네요. 사람은 원래부터 홀로인 존재이다 라는 진실 말이죠. 이는 타인을 완전히 이해한다는 것이 불가능하기 때문이겠네요.부모와 함께 살았을 때에도 아사는 그들을 이해하지 못했죠. 어느 날 갑자기 함께 살게 된 이모는 아사가 더 이해할 수 없는 존재일텐데요. 하지만 아사는 이모를 이해하려고, 이모와 가까와지려고 애쓰네요. 게다가 학교에서도 친구들과 적극 어울려 지내려고 노력하구요. 그러면서 동시에 텅 빈 자신을 자각하며 너무나 불안해하고 허무해하네요.인간의 불안과 허무는 본원적인 고독에서 비롯된 것이며 고독은 절대 해소될 수 없는 문제죠. 이 진실을 자연스럽게 대면하려면 사춘기의 충분한 시간이 필요할텐데요. 하지만 아사의 경우 부모님의 갑작스러운 죽음으로 강제로 너무나 이르게 본연의 고독에 맞닥뜨려야 했지요. 갑자기 들이닥친 불안은 아사에게 크고 깊은 상흔을 남겼을 것이구요. 이 상흔의 반동으로 아사는 애써 더 밝고 쾌활하게 생활하면서 더욱 적극적으로 이모나 친구들에게 다가가려고 노력했던 것이네요. 안쓰러울 정도로요.... 그렇지만 작가는 결코 아사의 구원을 말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아사의 이모를 통해 고독과 불안은 절대 나 홀로 해결해야 하는 문제임을 역설하고 있네요. 어느 날 내가 홀로 떨어져버리게 되는 사막에서 오아시스를 발견하든, 그 사막을 빠져나오든 아니면 그 사막에서 말라죽든 철저히 나 혼자만의 선택이라는 잔혹한 진실을 말이죠. 이제 아사가 어떤 선택을 하게 될 지 궁금하네요.그러고 보면 작가가 그려내는 버석버석한 사막의 풍경이 이 작품의 분위기에 딱 들어맞는 것 같아요. 거친 듯 여백이 풍부한 작화도 고독한 분위기를 완벽하게 표현하고 있구요. 깊이 생각할 수 있는 여지를 주는 흔치 않은 작품이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