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직히 말하자면, 설정이 아주 독창적이지는 않았어요. 여기저기에서 많이 본 듯 익숙했네요. 하지만 작가님의 신묘한 필력이 이 설정들을 아주 기발하고 신선한 이야기로 탄생시켰네요.여주는 아주 밝고 어떤 면에서는 태평스러운 캐릭터입니다. 그에 반해 세계관은 딥다크하며 음험하고 위태롭기까지 하네요. 여주가 간간이 감지하는 세계의 위화감은 이내 소름끼치는 미스터리로 전개되며 몰입도를 높여가는데요. 이 과정이 정말 절묘하고 흥미진진했네요.로맨스도 정말 좋았어요. 절대 고독의 남주가 여주를 사랑하는 방식이 정말 멋있었네요. 주변 인물들의 캐릭터도 겹치지 않고 모두 개성적이고 매력적이었고요. 여운 짙은 결말도 개인적으로 너무 좋았네요.진짜 지루할 틈을 전혀 안 주는 이야기였어요!!!
능력 쩌는 커리어우먼인 여주는 한 마디로 쌈닭 그 잡채네요. 물론 당연히 경우 없는 심통꾸러기가 아니라 화 내야 할 정당한 이유가 있을 때 제 할 말을 다 하며 상대를 제압하는 시원시원한 캐릭터죠. 이 짱 센 언니가 오랜만에 재회한 초딩 시절 첫사랑 남주에게 직진하다가 무시당하고 직진하다가 거부당하는 도돌이가 전반부의 내용이었는데요. 처음엔 솔직히 이 도돌이가 약간 지루하기도 했고 여주와 남주를 이해하지 못했거든요.하지만 곧 그들의 답답한 행동이 잔인한 과거의 상처에 기인함을 알게 되었네요. 그리고 단단한 껍질 안에 웅크리고 있는 남주는 물론이고 마냥 거침없고 씩씩해 보였던 여주마저 옛날의 악몽을 완전히 극복하지 못하고 있었다는 사실도요.개인적으로 현로에서 이렇게까지 안쓰러운 주인공들은 개인적으로 처음 보는 것 같아요. 특히 남주의 서사는 너무너무 애처로웠네요ㅠㅜㅠㅜ그리고 빌런이 진짜 무서웠어요. 이 빌런 또한 어떤 점에서는 안타까운 피해자임에도 불구하고 어떻게 그렇게까지 악랄해질 수 있었는지 정말 흥미로운 캐릭터였네요. 더욱이 이 빌런은 절망 가운데에서도 희망과 온기를 어떻게 지킬 수 있는지 가르쳐주는 반면교사이기도 했네요.
여주가 진짜 매력적으로 그려졌네요. 학교에서 교복 치마 안에 항상 속바지를 챙겨 입고 우하하하 우다다다 복도를 뛰어다니는 전형적인(?) 여고생 그 잡채라서 너무 귀여웠어요. 10분 동안 매점 주파와 빵 우유 흡입을 완벽하게 해치우는 여고생의 먹성 그 이상을 보여주기도 하고요.그런데 여주의 먹성이 너무너무너무 좋은 탓에 조금씩 조금씩 위화감이 싹트기 시작하네요. 더불어 무림세계를 활보하는 대한민국의 여고생? 여대생?인 듯한 여주의 정체가 과연 무엇일지 궁금증이 커지고요. 그리고 독자를 사로잡는 궁금증이 결국 여주의 슬픈 사연으로 연결되는 절묘함에 이마를 치게 되네요.산만 부산함과 수다의 인간화인 여주와는 정반대로 남주는 모든 동작과 말을 최소한으로 줄여 하는 무림의 초고수네요. 활발하고 말 많은 여주에 비해 조용하게 가라앉아 있기에 자칫 남주가 묻힐 수도 있었는데요. 하지만 능력 완전 쩌는 남주는 여주 못지 않은 매력을 돋보이네요. 덤덤하게 격렬히 질투한다거나 플레이(?)를 꽤 좋아한다거나… 흠흠… 인간의 한계를 뛰어넘은 신비한 존재를 작가님이 아주 설득력 있게 생생하게 묘사해주셔서 감탄했네요.주인공들 외에도 매력적이고 흥미로운 캐릭터들이 많이 등장해서 좋았어요. 무협 세계관도 절대 허술하지 않아서 개연성 넘쳤고요. 여기에 설화적인 존재들을 자연스럽게 녹여낸 설정 또한 흥미진진했네요.정말 재미있었어요!!!ㅠㅜㅠ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