몽테크리스토 백작 1 생각하는 힘 : 진형준 교수의 세계문학컬렉션 25
알렉상드르 뒤마 지음, 진형준 옮김 / 살림 / 2018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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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테크리스토 백작은 복수하는 자가 아니라 심판하는 자다. 그는 자신을 구렁텅이로 몰아넣은 자들에게 치밀하게 접근하여, 그들의 죄를 파헤쳐 심판한다. 그 죄의 유형은 가지각색이며 심판 방법 또한 가지각색이다. 그런데 빌포르를 향한 심판의 칼끝은 빌포르를 넘어 그의 가족들에게까지 향했다. 몽테크리스토 백작이 어째서 이러한 상황을 예측하지 못했을까? 그 이유는 가족들의 죽음이 몽테크리스토 백작이 아닌 빌포르의 심판이었기 때문이다. 빌포르가 부인에게 내린 심판도 합리적이고 부인이 아들에게 내린 심판도 나름대로 이유가 있다. 사실 이 작품의 모든 이는 심판을 내린다. 아니, 모든 인간은 심판을 내리는 존재다.

 작품 속 많은 종류의 죄와 심판, 그리고 그 합리성은 우리에게 죄가 무엇인지에 대하여 탐구해보지 않을 수 없게 한다. 침묵은 죄가 될 수 있는가(카드루스), 연좌제는 옳은가(빌포르 부인), 정치적 견해도 죄인가(모렐, 에드몽 당테스), 떠난 이를 버리거나 잊어도 되는가(메르세데스). 또 선량한 모렐 집안이 심판의 집안과 엮여 심판의 바퀴에 들어간다는 점과 등장인물의 심판이 변화한다는 점은 죄에 대한 탐구를 더욱 고차원적으로 증폭시킨다.

 죄라는 것이 단순하지 않다는 것을 깨달은 몽테크리스토 백작은 여행을 떠난다. 이 여행은 삶이라는 여행이다. 그는 14년의 삶을 죽은채로 있었기에 죄에 대해 얕을 수 밖에 없었던 것이다. 그는 죄를 탐구하러 여행을 떠난다. 인간은 심판하는 존재이며 삶이라는 여행은 죄의 탐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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