꼬마 철학자
알퐁스 도데 지음, 정택영 그림, 이재형 옮김 / 책이있는마을 / 2017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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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니엘 에세트는 천당과 나락을 오간다. 순수함의 대명사 알퐁스 도데가 그려내는 나락의 모습은 적나라하다. 다니엘은 어째서 천당과 나락을 계속해서 오가는가? 천당과 나락의 차이는 없다. 인물의 배신, 혹은 사물의 배신이 천당을 나락으로 만든다. 그것이 의도하지 않았을지라도. 자크 에세트의 도움은 천당으로 끌어로려주는 구원의 손길이기도 하지만 나락으로 떨어뜨리는 추이기도 하다. 다니엘은 끊임없이 괴로워함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주체성을 되찾지 못한다. 자크 에세트의 마지막 구원 때, 다니엘의 상태는 여전히 불안하다. 언제 나락으로 바뀔지 모르니까.

 그런데 자크가 죽는다. 그렇다. 신은 죽었다. 자크의 죽음에 대한 슬픔, 그것은 주체성의 원동력이기도 하다. 도예, 시를 갈망한 다니엘에게 그것은 포기일 수도 있다. 그러나 진정 다니엘에게 맞는 일은 그것이었다. 무엇보다 다니엘의 이름이 간판에 붙어 있다. 도예의 길, 그것은 안락한 삶을 바라는 나약함이 아니라 진정 자신에게로 향하는 소박한 강인함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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