긍정의 교과서 - 한순간에 행복해지는 방법
다케다 소운 지음, 강현숙 옮김 / ㈜소미미디어 / 202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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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니저러니 해도 긍정적인 삶은 좋은 것이다. 컵에 물이 반밖에 안 들었다고 생각하는 사람보다는 컵에 물이 반이나 들었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조금이라도 더 편한 인생을 살 것 같다. 몸이 아무리 힘들어도 세상을 바라보는 시각이 긍정적이면 덜 힘들다고 여길 수 있고, 부정적인 사람보다는 긍정적인 사람이 아무래도 더 좋은 평가를 받을 것이다. 그러므로 긍정적인 삶을 살기를 원하는 사람이라면, 이 책이 더할 나위 없이 좋을 것 같다.

저자 다케다 소운은 서예가이자 현대 아티스트로, 개인전을 열기도 하고 취리히 국제아트페어에 참가하는 등 여러 분야에서 활발히 예술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긍정의 교과서』에는 저자의 긍정적 삶의 노하우가 가감 없이, 처음부터 끝까지 자세히 수록되어 있다.

이 책의 차례는 제1장부터 제11장까지로 구성되어 있다. 또한 각 장을 이루는 소목차들도 호흡이 짧아 페이지가 아주 쉽게 넘어간다. 자기계발서가 으레 그렇듯 가독성이 좋아서 몇 장만 펼쳐 봐야지, 생각했다가 금세 2챕터로 넘어가서 놀랐다.

각 장의 제목은 '감사', '받아들이기', '인간관계', '불안', '초조', '행동', '비전', '말', '느낌, '즐거움', 주는 것'이다. 긍정적 태도를 갖추기 위한 거의 모든 노하우를 제시하고 있는 셈이다. 긍정적인 태도를 갖추는 법과 더불어 부정적인 태도를 완화하거나 긍정적인 방향으로 바꾸는 법도 안내하고 있어 실용성을 갖추려 노력한 흔적도 보인다. 태도를 바꾸는 과정을 기초부터 자세하게 설명하고 있어 '긍정의 교과서'라는 제목에 걸맞은 구성을 보여주고 있다.

'한국 독자들에게'라는 서문만 읽어도 저자가 따뜻하고 긍정적인 사람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먼 나라에서 한 번도 본 적 없는 사람들에게 아낌없는 사랑과 감사를 보내주는 사람을 보면 마음이 따뜻해지곤 한다. 문체도 존댓말 구어체로 서술되어 있어 저자가 직접 이야기를 건네는 기분을 느낄 수 있다. 친근감과 신뢰감을 올릴 수 있는 좋은 구성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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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받지 않은 형제들
아민 말루프 지음, 장소미 옮김 / ㈜소미미디어 / 202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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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에 안타키아의 오솔길을 산책하노라면 때로 발밑에서 달팽이 껍질이 으스러지는 마찰음이 들린다. (...) 나의 무심한 밤 산책이 달팽이들한테는 치명적인 원정이고, 무해한 내 신발은 살상무기가 되는 것이다. 이것이 바로 약한 존재가 그보다 지나치게 강한 존재와 마주치는 길목에서 발생하는 일인 것이다.

아무런 예고 없이, 초대하지 않은 누군가가 문을 두드린다고 생각해 보자. 그들은 우리보다 훨씬 뛰어난 기술과 지식을 가지고 우리의 상식으로는 이해할 수 없는 일을 벌인다. 그들이 우리를 돕기 위해 왔다고 말하더라도, 그 순간 우리의 세상은 어떤 모습이 될까? 그들의 개입이 과연 우리에게 축복일까?

『초대받지 않은 형제들』은 우리와 전혀 다른 인류를 마주한 한 만화가가 한 달 동안 작성한 기록이다.

풍자 만화가 알렉과 소설가 에브는 안타키아라는 대서양의 작은 섬에 사는 단 둘뿐인 주민이다. 지극히 평범하던 어느 날, 섬의 모든 전기와 통신이 두절되는 일이 벌어진다. 그리고 그것들이 원래대로 돌아왔을 때, 그 일을 벌인 사람이 우리와 전혀 다른 또 다른 종류의 인류라는 사실이 밝혀진다. 그들은 현대 지식으로는 닿을 수 없는 기술과 절대적인 힘을 구사하며 전쟁을 막기 위해 사회에 개입했다고 주장한다.

그들의 말이 사실일까? 그들이 완전한 선의로 가득 차 있다고 한들, 그것이 우리에게 좋은 방향으로만 작용할까?

작품은 준비되지 않은 채 맞이한 절대자와의 조우라는 흥미로운 소재를 깊이 있고 현실적으로 풀어내었다. 이해할 수 없는 것이 우리 사회에 개입했을 때 빚어지는 정치적 혼돈과 일반 대중의 반응, 그리고 그 사태를 관찰하는 한 개인의 고찰을 솜씨 좋게 엮어 이야기를 전개한다. 저자는 '절대자가 나타나 우리의 모든 문제를 해결해준다면'이라는 질문을 대전제로 인간의 세상과 삶에 질문을 던진다. '우리가 더 이상 세상의 주인이 아닌데, 수명이 몇이든 무슨 상관이겠어?'

이 작품은 얼핏 판타지의 소재를 차용하고 있지만 지극한 현실의 이야기를 하고 있다. 한치 앞을 예측할 수 없는 혼란 속에서도 사람들은 각자의 삶을 살고, 다른 사람을 만나고, 사랑하고, 미워하며, 동시에 집단으로 누군가를 격렬히 증오하기도 한다. 나는 내 삶이 끝내 내 손 안에 있으며, 다른 누군가가 대신 맡아줄 수 없고 그래서도 안 된다는 생각을 했다. 우리의 문제는 우리가 해결할 것, 더 큰 힘에 의존하지 말고 스스로 부딪히는 게 제일 좋겠다.

흥미로운 소재였고, 저자의 표현력이나 문장에서 깊이가 느껴지는 점도 좋았다. 다만 일기 형식을 차용한 이유와 주인공의 직업이 왜 만화가여야만 했는지가 분명치 않았고 결말부가 납득하기 어려울 정도로 급전개된 점이 아쉬웠다. 마지막까지 힘있게 이야기를 끌어가 줬으면 좋았을 텐데, 아쉬움이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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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속의 시계탑
니시노 아키히로 지음, 노경실 옮김 / 소미아이 / 202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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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마다 그들은 시계탑 안에서 많은 것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었다.

시계탑 창을 통해 은빛 별똥별과 밤하늘을 나는 배달부와 산타클로스도 보았다.

그들은 시계탑 안에서 작은 새의 지저귀는 소리와 하늘의 오르골에서 쏟아지는 소리도 들을 수 있었다.

작품에 대해

어느 마을의 시계탑은 11시 59분에 멈추어 있다. 그 시계탑에 사는 틱톡 씨는 수리공이 와도 아무런 문제가 없다며 쫓아낸다. 시계탑은 고장나지 않았기 때문이다.

멈춰 버린 시계탑과 멈춰 버린 틱톡 씨는 누군가를 기다리고 있다. 어쩌면 영원히 돌아오지 않을지도 모르는 누군가를 계속해서.

『약속의 시계탑』은 『굴뚝마을의 푸펠』의 저자이자 제작 총지휘를 맡았던 니시노아키히로 작가의 작품이다. 동화의 형태를 하고 있지만 성인들도 충분히 재미있게 읽을 수 있는 작품이며, 독특하고 판타지적인 설정과 누구나 빠져들 만한 스토리가 장점이다.

 

동화책인 만큼 그림 역시 큰 비중을 차지하는데, 풍경 작화가 정말 아름답다. 표지에서도 환상적인 노스탤지어의 감성이 잘 드러나는데, 책을 읽으며 아름다운 풍경 작화 덕분에 감동이 극대화되었다.

이 책에는 사랑하는 사람을 기다리는 마음이 담겨 있다. 모든 것이 변하고 나 자신조차 변할 때조차도 변하지 않는 한 가지가 있다는 사실은 다시 우리를 살아가게 한다. 사랑하는 사람이 돌아온다면, 그 순간 기다린 시간은 전혀 길지 않게 느껴질 것이다. 그게 언제든 그렇게 말할 수 밖에 없을 것이다. "제시간에 왔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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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사랑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민경욱 옮김 / ㈜소미미디어 / 202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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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별은 어떻게 구분되는 것일까? 모든 인간은 남녀로 나뉘어지며 그것은 불변하지 않는 진리일까?

히가시노 게이노의 『외사랑』이 던지는 질문이다.

내게 남녀는 나 이외의 인간이에요.

다들 남자 아니면 여자로 나뉘어 있어요.

하지만 그게 다예요. 나누는 것에 의미 같은 건 없어요.

이 이야기는 대학 시절 미식축구부 동아리 회원들의 동창회에서 시작된다. 동창회가 파하고 돌아가던 니시와키 데쓰로는 귀갓길에 동창회에 불참했던 팀 매니저, 히우라 미쓰키와 만난다. 유능한 매니저이자 데쓰로의 첫사랑이기도 했던 히우라는 말을 하지도 않고, 무언가를 숨기고 있는 것처럼 행동한다.

그리고 마침내 히우라가 입을 열었을 때, 데쓰로는 귀를 의심하고 만다. 그 목소리는 완전히 남성의 것이었기 때문이다.

미쓰키는 말한다.

"나란 놈은 남자였어. 너희들과 만나기 훨씬 전부터."

그의 비밀은 그뿐만이 아니다.

"나, 쫓기고 있어. 내가 저지른 죄는 살인죄야. 사람을 죽였어."

이 고백을 기점으로 미식축구부 회원들은 사건의 소용돌이에 휘말리게 된다.


이 소설의 주제는 '성별 이분법'이다. FTM 트랜스젠더인 히우라를 필두로 생물학적 성과 자신의 성 정체성에 혼란을 느끼는 인물들이 여럿 등장하며, 두 성별을 모두 가진 인물도 등장한다. 히우라의 살인 고백으로 시작되는 이야기이기는 하지만 이후의 전개, 반전 등의 요소는 고착화된 성별 고정관념, 성 정체성 등과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다. 이 작품을 통해 저자는 우리가 생각하는 성별이란 고정된 것이 아니라는 메시지를 전하고, 그동안 소외되었던 성소수자의 이야기를 전면적으로 내세운다.


『외사랑』 한국 번역본의 원래 제목은 『낮과 밤이 겹치는 순간에』였다. 정식 출간되며 원제인 『외사랑』이 그대로 선택되었는데, 훨씬 잘 어울리는 제목이라고 생각된다. '낮과 밤이 겹치는 순간에'가 더 시적이고 예쁜 제목이긴 했어도 책의 메시지나 내용과는 잘 매치되지 않아 의아하던 참이었다. '외사랑'이 책의 내용과 더 관련이 깊고 더 많은 함축을 전달한다고 생각한다.

『외사랑』은 1999년 8월 26일부터 2000년 11월 23일까지 '주간문춘'에 연재된 작품이라고 한다. 소재와 전개를 보고 비교적 최근 작품일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20년도 더 된 작품이라니. 저자가 어디까지 내다보았는지 짐작이 되지 않는다. 당시에는 매우 파격적인 작품이었을 것이다.

저자의 고민과 상세한 자료조사가 돋보이는 작품이었다. 책이 쓰여진 당시를 생각해 보면 상상하기 어려웠을 소재였는데, 어려운 소재를 가볍게 다루지도 않았고 현대의 독자인 내가 읽으며 새롭게 배우는 부분도 많았다. 아직도 사회적 성에 보수적인 일본 사회에 이 작품이 어떤 파란을 일으켰을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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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BTI - 당신에게 행운이 옵니다
박성준 지음 / ㈜소미미디어 / 202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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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점이나 사주 같은 건 전혀 믿지 않지만 가끔 재미삼아 점집에도 가 보고 싶고 무당도 만나보고 싶다. 내 삶과 운명은 내가 개척하는 것이지만 가끔 신비로운 시선에서 보는 내 삶이 어떤지 궁금하기도 하지 않은가.

그런 개개인의 사주팔자를 모아 묶은 책, 『운BTI』다.

작품에 대하여

본 책은 총 3단계로 이루어져 있다. 1단계는 일주, 2단계는 일간, 3단계는 십성.

'일주'에서는 60가지 동물을 바탕으로 태어난 날짜의 두 개의 글자로 사주풀이를 정리했다. 흔히 아는 12간지 동물들인데, 자신이 태어난 해의 색과 동물로 자신의 사주를 찾아볼 수 있다.

'일간'에서는 태어난 날짜의 첫 글자를 따져 사주풀이를 정리했다. 2단계에서는 음양오행을 기반으로 하여 나무, 불, 땅, 물, 바위, 금속 등을 기반으로 각자의 성향을 정리했다.

각 성향마다 직업운, 재물운, 건강운, 애정운, 남녀의 특징 등이 정리되어 있고 두 페이지 정도로 조언이 정리되어 있다. 각 페이지마다 한 줄로 특징이 정리되어 있어 눈을 편하게 해 준다.

'십성'은 태어난 날짜의 주변 글자로 사주를 정리했다. 3단계에서는 우리가 흔히 아는 사주팔자를 기반으로 총 10개의 기질을 나누어 각 기질의 특징과 조언을 정리했다.


각 기질마다 '비견-자존심', '겁재-경쟁과 승부욕' 등으로 해당 기질을 한마디로 표현하였으며, 그림이 많고 글이 비교적 적었던 1, 2단계와는 달리 각 기질의 특징과 그에 대한 조언을 보다 자세히 설명했다.

문장이 간결하고 내용이 어렵지 않아 누구나 쉽게 이해할 수 있고, 편집이 잘 되어 있어 읽기도 편하다. 평소 사주나 심리테스트, 성격 검사 등에 관심이 있다면 한번쯤 가볍게 읽어볼 만한 책이다. 동양의 신비로 내 운을 알고 싶다면, 펼쳐 보아도 좋지 않을까.

책에 대하여

읽으며 편집이 상당히 좋다고 생각한 책이었다. '사주팔자'라고 한다면 옛것이라는 느낌이 강한데, 제목부터 젊은 세대에게 유행하는 MBTI에서 따오며 타겟층이 누구인지 분명히 했다. 실제로 표지와 내지 편집도 트렌디한 느낌을 살렸다.

일러스트를 적극적으로 활용하여 시각적 감상을 극대화했고, 각 성향마다 한 줄 요약을 곁들여 읽기 편했다. 우측 하단에 키워드를 뽑아 해시태그 형식으로 정리한 것 역시 트렌디하다는 느낌을 주었다. 이런 편집이 아니었다면 이 책에 이렇게까지 좋은 인상을 받기는 어려웠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다만 남녀의 특징을 따로 나눈 점이나, '이 기질의 남자는 정신적으로 포용해줄 수 있는 배우자를 만나는 것이 좋고 여자는 남자에게 내조를 잘하면서 사는 모습을 어울린다'는 서술이 있는 등 성차별적이고 구시대적이라고 느껴지는 내용이 다소 있었다. 사주팔자 자체가 과거의 의식을 기반으로 하니 어쩔 수 없는 부분이라고는 생각하지만, 이 책은 현대의 책이고 독자 역시 현대인인 만큼 수정이 들어갔어도 좋았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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