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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라우마는 어떻게 유전되는가
마크 월린 지음, 정지인 옮김 / 심심 / 2016년 11월
평점 :
트라우마는 어떻게 유전되는가
함께 공부하는 지인이 추천해 주어서 읽게 되었다.
사실, “가계의 저주를 끊어라” 등의 과격하게 표현된 제목을 본적이 있다.
이 책 역시 대를 이어 흐르는 무엇인가가 있다고 말한다.
그리고 그 것을 치유할 수 있다고 말한다.
저자가 말하는 몸에 새겨진 기억과 감정은 어떻게 대물림 되는가?
또, 그 악순환의 고리를 끊는 법은 무엇인가에 대해 좀더 자세히 들여다 보기로 한다.
어린 시절 겪은 트라우마가 우리에게 상처를 준다는 것은 아마도 모든 사람이 알고 있는 사실이다.
그리고 그 상처로 인한 여파는 우리가 생각하는 것 보다 크다는 것도 많은 사람이 알고 있다.
항상 TV에서 큰 사건을 불러 일으킨 범인의 과거를 뒤쫓아 보면
항상 그들에게는 큰 상처들이 있었고 그러한 트라우마를 경험한 사람은
감정 조절 능력에 문제가 생기며 쉽게 불안해하고 범죄자가 되기 십상이었다.
너무 멀리 나갔다.
다시 돌아와 그런 특별한 범죄자 뿐 아니라 평범한 삶을 살아가고 있는 많은 사람들 안에도
트라우마를 안고 살아가는 사람은 아주 많을 것이다.
우리가 직장에서, 학교에서, 일반적인 모임에서 만나는 사람들 중
유독 특별하게 감정 조절 능력의 어려움과 불안이 높은 사람이 있다.
그들은 불안한 상태에서 안정적인 상태로 돌아오는 일을 어려워 보이며
그 과정이 남보다 더딘 것처럼 보인다. 뿐만 아니라 스트레스에 민감하고
그것에 적절히 대처하는 일에 취약하다.
이 책에서의 여러 사례도 있지만 내 주변에서도 이 책의 사례와 비슷한 사례들이 있다.
나라가 다르고 문화가 달라도 인간이 지니고 있는 문제들은 비슷하다는 생각을 했다.
하지만 그 해결방법에서는 문화적 차이는 있어 보인다.
이 책의 느낌은 벡의 인지적 치료나 엘리스의 REBT와도 닮아 있다.
우리나라가 한, 감정표출, 정화 등에 익숙하다면
외국은 인지적인 치료방법이 더 효과적인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최근 우리나도 점점 서구화 되고 있어 인지적 접근의 효과성이 입증될 수 있을 것 같다.
아니, 어쩜 우리나라 사람들이 원하는 속이 후련하게 모든 것을 표현한 후에는
생각할 수 있는 여유가 생기니 그 때 저자가 개발한 핵심언어 접근법을 통해
특정한 질문을 던져서, 사람들이 늪에서 헤어 나오지 못하게 하는
육체적, 감정적 증상 뒤에 있는 근본 원인을 발견하도록 돕는 방법은 유용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우리는 큰 사건에 휘말리지 않아도 가장 가까운 가족과 부대끼며 사는 동안
트라우마로 남을 만한 일을 많이 겪는다.
다른 인간관계와는 다른 강력하고 끈끈한 정서적 연대를 느끼며 살아가는 것이 가족이기에
이후에 태어나는 가족 구성원에게도 지대한 영향을 미친는 것은 당연할 일일 것이다.
사례 중 가계도로 표현된 부분에서는 깜짝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어떤 모임에서 누군가 말했다.
“가족 중에 여러 세대 걸쳐져 있을 지라도 반드시 정신 분열증이나
다소 문제가 있는 사람들이 꼭 한명씩은 있다”라고 말할 때 내 가족을 생각해 보았고,
별로 떠오르는 사람이 없었다.
그러나 내가 알고 있는 몇몇 지인의 가족을 생각해 보면 헝제 중 한명,
그 윗세대에도 한명 이런 식으로 있었던 것이 생각났다.
저자는 이렇듯 가족 안에 흐르는 일정한 패턴과 반복성을 알아채면
지금 내가 겪는 문제의 실체를 밝힐 수 있다고 말한다.
이 책은 인생이 뜻대로 풀리지 않아 고심 중이거나
‘삶’의 위기를 겪어온 사람이 ‘그 괴로움의 근원’을 새로운 관점에서 살필 수 있다고 한다.
저자는 치유하려면 서로 속도가 맞아야 한다고 말하며,
우리가 어떤 이미지에 너무 성급히 도착하면 그 이미지가 뿌리내리지 못하고
우리를 위로하는 단어라도 지나치게 일찍 도착하면 그 단어를 받아들이기 어렵기 때문이다.
또 단어가 정확하지 않으면 그것을 듣지 못하거나 공명을 일으키지 못할 수도 있다<p. 29>고 말한다.
최적의 언어를 찾아가는 과정에서 트라우마가 모습을 드러낼 뿐 아니라
치유에 필요한 도구와 이미지가 무엇인지도 밝혀진다고 말한다.
과거는 바꿀 수 없지만 현재는 바꿀 수 있다.
이 책은 두고두고 읽으며 나 자신과 또 가족에게
또는 인생이 뜻대로 풀리지 않아 고심 중인 사람들 ,
혹은 ‘삶’의 위기를 겪어온 내 주변의 사람들에게 ‘그 괴로움의 근원’을
새로운 관점에서 살필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 줄 수 있을 것 같아 많은 사람들에게 추천해 주고 싶은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