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통의 기술 - 정신과 전문의 하지현 박사의
하지현 지음 / 미루나무 / 2007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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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보다 잘살게 되었으면서도 사람들은 가슴 답답해하고, 심하면 우울증 증세도 보인다. 너도 나도 미니홈피나 싸이월드에 열광하고 익명을 이용한 악성 댓글도 서슴치 않는다. 그만큼 정신적으로 피폐해지고 공격지향적인 성격으로 변해가고 있다. 서로간의 소통은 멀어져 가고 있다.
 
이번에 정신과의사인 하지현씨가 우리 사회의 소통문제에 관한 이모저모를 다루고 있다. 기존의 '소통'에 관한 책들과 달리 한국인에게 나타나는 정서에 대한 이해를 통해 보다 우리 실정에 근접한 소통의 원칙을 살펴보고 접근하는 방법은 매우 흥미로운 게 사실이다. 

물론 이 책에는 꼼꼼하게 소통에 관련된 국내외 신문 내용이 발췌하거나, 자신의 소통지수를 확인할 수 있는 자료도 첨부하고, 중요사항이나 현실적으로 적용할 수 있는 실천적 방법론이 제시되어 있다.
 
 
가정에서나 직장에서나 간혹 오해나 갈등으로 마음고생은 한 두번씩 경험해 봤다.
특히나 가까운 사람으로부터 배신감이나 서운한 감정을 가지는 경우도 있었을 것이다. 화를 내자니 옹졸해 보이고, 참고 억누르자니 병이 생길 지경이다. 어떻게 해야 할까?

저자는 감정과 이성간의 교류에 문제가 생기면, 소통에 적신호가 생긴다고 한다. 정말 문제가 있는 것은 감정이 보내주는 신호를 무시하고 방치해서, 갈수록 소통에자신감을 잃어간다는 것이다. 여기에는 한국인의 자존심이 여지없이 끼어든다. 내가 하게 되는 감정적 펴현에 상대방이 어찌나올지 두려워하게 되고, 상대방의 반응이 다시금 나를 상처입게 할 수 있다는 것이다.

사람 상대하는 것만큼 어려운 게 없다는 말도 있다. 그만큼 인간관계가 복잡한 양상을 가지고 있고, 딱 뿌러지는 정답도 없다는 게 문제다. 다만 저자는 일정한 처방을 내려준다.

진정한 설득은 나도 설득하려는 욕구를 버리고, 상대방도 설복 당했다는 기분이 들지 않은 설득을 말한다며, 드러내지 말고 체면을 세워주고, 도와주면서도 보이지 않게 티를 내지 말아야 한다고 충고한다. 진심으로 귀기울려 경청하고, 솔직한 모습으로 대하라고 한다. 
   
자신의 감정을 얼마나 잘 이해하고 있고, 얼마나 솔직하게 나타낼 수 있는가 소통의
중요한 열쇠다. 상대방이나 모두 자신의 감정과 욕구를 스스로 책임지고 조절하는 모습이 더 중요하는 점을 깨달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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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공포 문학 단편선 3 - 나의 식인 룸메이트 밀리언셀러 클럽 - 한국편 12
이종호 외 9인 지음 / 황금가지 / 2008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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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우리 한국공포문학이 다른 어느 나라의 공포문학보다 재미있었다고 말하고 싶다.
10명의 작가들 모두 탄탄한 구성과 필력이 대단해 보였다.
무엇보다 우리 일상생활속에 겪고 있는 고통과 불안의 요소를 찾아내어 사실감있게
묘사하고 있다. 단순히 엽기나 공포소설에 머물지 않고 우리 내면속에, 무의식속에
잠재된 불안과 공포를 끄집어 냈다는 점에 그들의 통찰력에 박수를 보내고 싶다.
우리 인생은 찾아오는 행복보다 대부분 무의미하거나 걱정,불안의 연속이다.
세상이 얼마나 답답하고 힘들면 자꾸 긍정적인 생각을 하라고 주입시키는  것일까.
오히려 우리가 솔직하지 못하게 불안감을 숨기고 억지로 행복해지려는 조바심이
우리 내면을 더욱 황폐하게 하고, 우리가 내면의 소리를 닫아버리는 순간 불안이
공포로 현실화되어 우리 삶을 힘들게 하는 것은 아닐런지.

10편의 작품중, [스트레스해소법]과 [노랗게 물든 기억], [은혜]를 재미있게 읽은 것 같다.
다소 긴장감도 있었고, 공포적인 느낌도 있었다.
서비스업에 종사하면서 매순간 고객불만에 응대하며 시달렸던 스트레스가 쌓여 결국은
살인까지 감행하는 장면이나, 어렸을때 같은 반 친구의 교통사고 이후 친구나 선생님,
친구 엄마로부터 억울한 오해를 받으며 결국 그 엄마의 방화로 평생 육체적 고통을 받고
사는 모습, 보험사기을 위해 네번씩이나 이혼을 해가며 결혼했던 사람과 식구들까지
죽이고 보험금을 타내는 장면들은 아직까지도 정수리가 서늘해져 온다.
이 작품들의 공통점은 사람들이 더 무섭다는 것이다. 

반면에 [공포인자]나 [붉은 비]는 자연과 환경이 역으로 인간을 공격하고, 지금껏
인간들 중심으로만 이기적으로 살아온 인간들에 대한 자연의 경고가 섬듯해지는 순간이다.
또한 우리 신인 작가들의 기발한 생각이 돗보인 [나의 식인 룸메이트]나,
막연한 동경과 환상으로 이민을 떠난 사람들의 현실적인 어려움과 설움이 깃든
[얼음폭풍]도 동감드는 부분도 있었다. [담쟁이 집]은 10편중 감흥이 좀 떨어졌는데,
아마도 폐가를 배경으로 설정한 점과 없어져가는 아이들 이야기는 식상한 감이 있었다.
[불]은 내면의 증오와 분노가 유기체발화능력이라는 초인적 힘을 갖게된다는 설정과,
마지막 반전이 인상깊었다.
우리 공포문학의 현주소를 알 수 있는 이번 책을 통해 앞으로의 활동에 더 큰 기대와
함께 응원과 박수를 보내는 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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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워진 기억을 쫓는 남자
알렉산드르 R. 루리야 지음, 한미선 옮김 / 도솔 / 2008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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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사람의 능력은 어디까지 일까요?  전쟁으로 인해 뇌가 손상되고, 서너살의 정신연령 상태로 살아가는 한 인간의 노력은 감동을 넘어서 경외감이 듭니다. 뇌가 손상된다는 것은 치명적일 수 밖에 없습니다. 그 이유는 한번 손상된 뇌는 회복 불가능이기 때문이죠. 지금도 뇌추혈이나 뇌경색 증상을 보이면 세시간내에 병원으로 달려가는 것이 무척 중요합니다. 그 만큼 뇌가 손상되면 시간과의 싸움이기도 합니다. 예전에 어떤 분은 뇌경색으로 마비상태가 오자, 다음날 한방병원으로 갔었는데, 이미 손을 쓸 수 없었다고 합니다. 뇌질환 문제가 생기면 양방병원으로 가서 빠른시간내에 주사약 투입이 필요하고, 심하면 뇌수술을 해야 한다고 합니다. 한방병원은 재활치료에 도움은 될 수 있어도 양방병원만큼 즉각적 효과를 볼 수 없으니 주의해야 합니다. 요즘은 좋은 신약이 많이 나와 빠른 시간내에 약물을 투입하면 한쪽 마비는 막을 수 있다고 합니다.

[지워진 기억을 쫓는 남자]는 크게는 뇌과학에 해당하는 책입니다. 전반적으로 전쟁으로 인해 뇌손상을 입은 환자의 병상일기를 근간으로 하고 있지만, 저자인 루리야는 꼼꼼한 관찰과 기록으로 뇌과학 입문서로서 뇌의 신비로움을 소개하고 있어요. 일반적으로 뇌과학 서적이 지나치게 전문적이어서 이해하기가 어렵고, 호기심은 있지만 금새 지루한 것과는 달리 이 책을 읽는데 큰 어려움은 없네요. 또한 뇌구조에 관한 설명도 빠뜨리지 않고(p45~60)(p153~5) 환자의 증상에 대해서도 적절한 해설도 달고 있습니다. 책의 주인공인 환자는 뇌에 총탄을 맞아 수술을 받았지만, 공간과 시각에 큰 장애를 입고 힘겨운 생활을 하고 있습니다. 그렇지만 포기하지 않고, 25년간 3천쪽에 해당하는 기록을 남기면서 예전 기억을 되찾고자 엄청난 노력을 하는 과정이 나옵니다.

오늘날 뇌과학의 발달로 뇌의 신비로운 퍼즐 조각 하나 하나가 맞추어지고 있습니다. 얼마전 신문지상에 읽었던 이야기가 생각납니다. 뇌졸증으로 안면과 반신이 마비되고 말도 못하는 사람이 3개월동안 기는 법을 시작하여 말도 하게 되었다고 합니다. 그가 죽은 후 뇌를 부검해보니 대뇌피질에서 척추로 가는 신경95%가 손상되었는데 문제는 파괴된 뇌가 살아난 것이 아니고 나머지 뇌가 손상된 기능을 넘겨받아 기능을 수행했다는 점입니다. 지금껏 뇌가 한번 손상되면 회복불가능으로 아예 기능마저 상실할 수 밖에 없다는 가설과 배치되는 것이지요. 그러고 보면 우리의 뇌는 끊임없이 변화하고 유연한 기관이고 우리가 얼마나 자극을 주고 활용하느냐에 달려있다고 생각합니다. 요즘은 전쟁은 아니더라도, 전쟁 못지 않게, 자동차 교통사고를 비롯한 각종 사고로 뇌를 다친 사람이 많습니다. 이러한 사고로 인해 각종 장애를 입고 평생 고통을 나날을 보내게 됩니다. 아마도 이 책은 고통받는 환자와 그 가족들에게 희망과 용기를 줄 수 있는 좋은 길잡이가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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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기 돼지 시카 -신나는 놀이] 서평단 알림
아기 돼지 시카 - 좋은 느낌 싫은 느낌 꼬마 사파리 2
율리아 부오리 글.그림, 이정현.이지영 옮김 / 사파리 / 2008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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확실히 어린아이가 보는 눈과 어른들이 바라보는 시각과는 차이가 나는가 봅니다.
[아기돼지 시카]를 보면 한장 한장마다 아기돼지 시카와 그 친구들이 등장합니다.

그런데 한페이지씩 넘길때마다 서로 연관성이 없습니다. 또한 시카와 소, 당나귀,
오소리, 팽귄이 각각 나와 이야기의 전개가 없었습니다. 곰곰히 생각을 했죠..

그런데 우리 손주 세살박이는 한장 한장 넘겨보며 무척 즐거워합니다.
펭귄이 슬퍼우는 모습에는 같이 얼굴을 찡그리며 우는 모습을 흉내내고요.
시카와 오소리가 장난감을 가지고 노는 장면에서는 자기 자동차 장난감을 들고와서
'빠방, 빠방' 연신 외쳐됩니다. 아. 그래서 알게 되었어요..

말못하고 아직은 자기의 의사표현을 음성과 행동으로 표현하는 아이들에게는
자신만의 감정을 이렇게 표현한다는 점을...그래서 같이 책을 다시 넘겨가며

신나게 놀때는 방바닥을 뛰어보고, 깜짝 놀랄때는 같이 어깨를 움추려보기도 하고,
화가 날때는 허리에 손을 대고 얼굴도 찡그려보고, 사랑할때는 안아주고 머리에
하트모양을 만들며 놀아보았습니다. 세살먹은 아이에게 한 수 배웠죠.

아직은 충분히 사고능력이 발달되어 있지 않지만, 본능적으로 솔직히 의사표현을
하는 우리 아이들에게는 막힘이 없어 보입니다. 이리저리 머리 굴리지도 않고
그래서 더 이뻐보이는 것이 아닌지... 이번 책은 보드북이라 더 좋은 것 같습니다.

저번에 사 준 책은 아이의 촉감을 느껴보라고 책속의 다양한 소재가 있었는데,
책을 넘기면서도 입으로 물어뜯어버리는 경우도 생기더라구요. 그래서 아직은
보드북이 더 나을 듯 싶네요. [아기돼지 시카]는 아이의 감정표현에 도움을 주고
아이와 즐거운 시간을 함께 할 수 있어서 더욱 좋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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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친 별 아래 집 - 어느 동물원장 부부의 은밀한 전쟁 이야기
다이앤 애커먼 지음, 강혜정 옮김 / 미래인(미래M&B,미래엠앤비) / 2008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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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점은 2차대전 전후의 일이다. 히틀러는 오스트리아를 합병한 후, 뮌헨회담으로 체코영내의 수데텐을 병합하고, 1939년에는 체코전체를 병합한다. 1938년 8월 독소불가침 조약을 체결후 1939년 9월1일 폴란드를 침공하게 된다. 2주일만에 바르샤바를 비롯한 서반부를 점령하고, 이어 소련도 동부 폴란드를 차지하게 된다. 소련은 발틱3국을 점령한데 반해, 독일은 북구전선의 덴마크, 노르웨이를 점령하고, 다시 서부전선의 프랑스마저 손에 넣는데, 이때가 1940년 6월이다. 1941년 6월에는 독일은 소련으로 진격하여 소련의 서반부까지 점령했으나 실질적 큰 타격은 주지 못하고, 계속된 공격으로도 실패하고 1943년 2월에는 소련에 큰 패배를 맞는다. 이후 연합군의 노르망디 상륙에 프랑스를 내주고, 이어 소련과 연합군의 협공으로 1945년 5월7일 독일은 항복하게 된다.

이 책은 1935년부터 시작하여 1945년 직후의 폴란드 바르샤바동물원을 배경으로 하고 있다. 동물원장인 얀 자빈스키와 그 부인 안토니나는 비아워비에자 숲을 중심으로 유럽 최고의 동물원을 만들고자는 원대한 꿈을 가지고 착실하게 준비를 하고 있었다. 그러나 뜻하지 않은 독일의 침공으로 바르샤바는 함락되고, 동물원은 돼지농장, 공용채소밭, 모피사육장으로 계속 바뀌게 된다. 얀은 '프렌체스코'라는, 동물원은 '미친별 작은집'이라는 암호명으로 불리며, 폴란드 지하조직을 지원한다. 얀은 특유의 담담함과 위험을 나름의 방식대로 즐길 줄 아는 사람이라, 유대인을 많이 도와주고 구하는 일을 한다. 그의 부인 안토니나도 동물이나 사람에 대한 친근함과 재치가 넘쳐 여러번 죽을 고비를 넘긴다.

또한 이 책을 읽다보면 독일이 폴란드내 유대인에 대한 잔학한 행위들을 엿볼 수 있는데, 유대인들을 따로 '게토'에 격리 수용시키고, 1942년에는 트레블랑카의 독가스시설에 수 많은 인명을 살상하기도 한다. 이 책의 백미라면 필명 야누슈 코르착(본명 헨리크 골드슈미트)의 살신성인의 대목이다. 우리나라에도 소개된 어린이 책 [천사들의 행진-양철북]은 읽는 이의 가슴을 아련하게 한다.내용은 폴란드 의사출신 야누스 코르착은 전쟁으로 부모 잃고 버려진 아이들을 모아 고아원을 운영한다. 그 아이들에게 믿음과 인간의 존엄성을 가르쳐 왔는데, 그 곳에도 독일군으로부터 가스실 이송명령이 떨어졌는데, 1942년 8월6일 독일군 군인들에게 아이들을 밀거나 겁에 질리지 않도록 해달라는 부탁과 함께 아름다운 행진을 하게 된다. 아이들은 각자 가장 좋은 옷으로 차려입고 베낭을 메고 소풍을 떠나듯, 192명의 아이들과 10명의 직원은 줄을 맞춰 마지막이 될지도 모른채 가스실로 행진하게 된다.(p221~5)

책이 시간 순서로 서술되어 있어, 지루한 면도 있다. 그러나 앞서 밝힌 2차대전의 시간적 상황을 조금이나마 배경 지식을 가지고 읽는다면 지루함을 덜 할 수 있을 것 같다. 또한 내용이 얀과 안토니나가 겪었던 이야기가 중심이지만, 그러나 동물원과 관련된 특이한 동물이야기, 타팬말이나 야생소 오록스(p93~98)나 쉬몬 테넨바움의 딱정벌레 수집 이야기(p159~184)는 신선한 감동을 주었다. 또한 전쟁의 소용돌이 속에 인간과 동물모두 고유의 자기 모습을 잃어버리고, 인간이 해서는 안될 일들을 하며 망가져가는 모습들을 읽다보면 지난날 약소민족이었던 우리 민족의 자화상을 보는 것 같아 마음 아프기도 했다. 다시는 전쟁이 이 땅에 있어서도 안되고, 인간 한 사람 한 사람에 대한 존엄성과 가치를 다시한번 되새길 필요를 느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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