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 둘이 살고 있습니다 - 혼자도 결혼도 아닌, 조립식 가족의 탄생
김하나.황선우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19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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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투브를 통해 이 두 사람을 알게 되었다. 인터넷 미디어가 나로 하여금 책을 사게 만들었다. 


이 두 사람이 같이 산다는 것은, 
'여자 둘'이 같이 살기 때문에 이슈가 되었던 것일까? 
'여자 둘'이 제법 '근사하게' 트렌드에 맞는 인테리어를 하고, 고양이를 키우며 살고 있었기 때문일까? 
그 '여자 둘'이 직업적으로 글을 잘 쓰고 말을 잘 해서일까? 
나는 이슈가 되었던 이유를 이 책을 읽으면서 생각했다. 

책 속의 사진들은 가끔 내가 훔쳐 보는 인스타그램 속 눈길을 끄는 사진들과 닮아 있다. 정갈하고 소담한 집. 
두 사람이 번갈아 한 편씩 쓴 이야기도 읽기에 어렵지 않았다. 우리 주변에서 보는 여러 인물들 중 두 사람이었다. 
정리를 잘 하는 사람, 잘 안 하는 사람, 하나를 사서 오래 쓰는 사람, 여러 개를 동시에 쓰는 사람, 어떤 것이든 기준을 세우면 그 둘 중의 하나가 되는 법이다. 밥을 빨리 먹나 늦게 먹나, 약속을 잘 지키나 못 지키나, 그것은 상대적인 것이니까. 

'캠핑클럽'에서 이효리가 말했다. 
"우리가 같이 계속 붙어 있으니까, 누구는 늦게 일어나는 사람, 누구는 빨리 일어나는 사람, 그렇잖아? 각자 살 때는 아무 문제 없는데! 그러니까 우리는 따로 살아야 해!"

따로 사는 것이 편한데, 같이 사는 두 사람의 이야기다. 누군가와 같이 사는 것이 얼마나 귀찮고 힘든 일인지, 견디기 힘든 순간을 얼마나 자주 마주하게 되는지, 경험해 본 사람은 안다. 결국, 그 사람을 미워하는 마음을 갖게 되는 것은, 그 사람이 잘못해서 아니라, 서로 다른 두 사람이 같이 살기 때문이다. 

이 두 사람은 다르게 느껴졌다. 어른이 되면서 타인을 이해하고 공감하고, 수용하면서 자기의 독립된 생활을 알차게 꾸려 나가는 것, 동거인을 통해 자신을 되돌아 보고, 무례했던 자신을 반성하고, 친절과 배려를 생활 속에서 이루어 내는 것, 진정한 친구를 사귈 줄 알고, 그 친구와 많은 것을 공유하면서도 자기를 아름답게 가꾸어 나가는 것, 질투하거나 편협한 마음에 휘둘리지 않고, 상생하는 법을 알아가는 것. 
이 두 사람이 쓴 이야기들 속에 엿보았다. 

그래서 나는 두 가지를 배웠다. 

내가 해내지 못했고 실패했던 일들을 이렇게 잘 하는 사람들도 있구나... 

사람은 다르다. 다름을 온전히 인정해 주자. 그 사람이 나와 다르기 때문에, 아름다운 것이다... 


 


누군가와 같이 살게 되면서 가장 좋은 점 중 하나는, 타인이 강력한 주의 환기 요인이라는 사실이다. 지나치게 골똘해지거나, 불안에 잠식당할 확률이 현저하게 줄어든다. 과일 깎아 먹으며 나누는 몇 마디 얘기로도 어떤 울적함이나 불안은 나도 모르게 털어버릴 수 있고, 함께 살면 그 현상이 수시로 일어나 부정적 감정에 사로잡힐 겨를이 없어지기도 한다. 집 안 어디엔가 누군가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얻게 되는 마음의 평화 같은 것도 있다. 아니, 꼭 집 안에 있을 필요도 없다. 누군가 집으로 항상 돌아온다는 사실만으로도 그렇다. 처음에도 밝혔지만 나는 오랫동안 혼자 사는것을 정말 좋아했고 종일 TV 한번 켜지 않고도 혼자 있는 시간을잘 보내는 편이었는데도 말이다. 마치 혼자 여행 다니다가 누군가와 함께하게 되면 마음이 놓이면서 그제야 이전에 얼마나 긴장한채, 신경을 잔뜩 곤두세우고 다녔는지를 깨닫게 되는 것과도 비슷했다.
à la page 2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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