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떻게 될까요? Wonderwise (그린북 원더와이즈) 1
브리타 그랜스트룀 옮김, 믹 매닝 글, 이연수 지음 / 그린북 / 200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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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지 그림이 재밌다. 초록 유리병에 뭔가를 넣고 뚜껑을 빙글빙글 돌리고 있는 아이가 매우 흡족해 하고 있다. 강아지도 아이만큼이나 즐겁기만 하다. 함께 엄마 몰래 무슨 일이라도 벌이는 두 아이들 같다. 아이는 아쉬워서 가지 못하고 계속 무엇인가를 보려는데 강아지는 다른 흥밋거리를 찾은 듯한 간지에 있는 그림이 더욱 무슨 일이 일어날지 궁금하게 한다.
아이들은 지구본을 보고 책에서도 읽어 봤을 텐데 바다 끝이 어딘지, 바다 끝에는 뭐가 있는지 물을 때가 있다. 유리병을 주운 꼬마 역시 그런가 보다. 이 병을 주우면 연락해 달라고 친절히 주소까지 적은 편지를 유리병에 넣어 다시 바다에 띄운다. 소중히 여겨 호주머니에 넣고 다니는 장난감배와 함께-. 이렇게 시작된 유리병의 여행을 따라가다 보면 환경오염이나 재활용에 대해 유아나 초등 저학년도 쉽게 이해할 수 있다. 특히 생각지도 못한 세세한 부분까지 다루고 있어 더욱 돋보인다.
유리병이 작은 동물에겐 들어가면 못나오는 덫이 될 수도 있고, 병편지는 물고기들에게 얼마나 위험한지 보여준다. 또한 거북이가 비닐팩을 해파리인 줄 알고 먹을 수도 있으며 더더욱 놀라운 사실은 바닷가의 쓰레기는 세상 곳곳에서 모여든 것들도 있다는 것이다. 지금 이 순간, 다른 나라 어느 바닷가에서 ‘MADE IN KOREA'가 적혀 있거나 한글이 가득한 과자 비닐이 발견된 건 아닐까 하는 생각마저 든다. 여름에 많은 사람들이 찾는 바닷가의 정경을 떠올리면 그런 일은 없을거라 장담할 수도 없는 노릇이다. 이 꼬마 역시 다른 나라 유리 공장 아저씨가 보내준 소포를 받는다. 아저씨의 말에 좀 억울했을 수도 있겠다. 꼬마에게는 쓰레기의 재활용보다는 병편지의 위험성을 알려주는게 더 중요한 일이라 생각된다.
유리병을 색깔별로 분리수거하여 씻고 금속 뚜껑을 분리하여 가루로 내는 과정은 분리하여 버리면서도 뚜껑은 따로 버리지 않거나 내용물이 묻어있는 경우는 소홀히 여겼는데 좀더 성의 있는 자세를 갖게 한다. ‘무심코 버리지만 쉽게 모을 수 있는 쓰레기의 재활용’을 그림으로 정리해준 부분에서 특히 플라스틱 병이 카펫이나 옷의 충전재로 쓰이고 유리병은 차선을 그릴 때나 도로 표지판을 칠할 때 쓰이는 페인트의 재료가 된다는 부분이 인상적이다.
아이가 좀더 크다면 또는 어른을 위해서라도 이 책에 이어 사계절 출판사의 『쓰레기의 행복한 여행』을 읽으면 더욱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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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년의 사랑 직지 눈높이 어린이 문고 96
조경희 지음, 박철민 그림 / 대교출판 / 2008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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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의 한 사실을 바탕으로 동화의 옷을 입은 책 중에서 『초정리 편지』,『무덤속의 그림』이 기억에 남는다. 단순한 시대상황이나 배경지식 보다는 주인공들의 인간적인 모습에 마음이 끌리었다. 『천년의 사랑 직지』를 읽게 된 것도 그러한 마음에서 비롯되었다. 이 책이 초등 고학년에 접어든 큰아이에게도 과거를 사회나 역사시간에 배우는 것에 제한하지 않고 좀 더 폭넓게 바라보고 공감할 수 있는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

전체적으로 동자승을 보듯 일관된 파르스름한 색감과 넓은 여백이 한여름의 소나기 같다. 책장을 넘기면서도 이야기의 흐름상 지금 이맘 때 읽으면 너무 잘 어울리어 내심 기뻤다. 자세한 설명을 생략하고 과감하게 뛰어넘는 전개는 지루하지 않고 긴박감까지 불러 일으켜 단숨에 읽을 수 있도록 돕는다. 인물의 성격의 대립과 조화가 가장 눈길을 끈다. 부러질 듯 강한 성격과 온유한 성격이 쇠글자를 완성해내는 커다란 줄거리 안에서 얽히고 풀리는 과정이 돋보인다. 신분제도에 대한 서러움, 문둥병으로 격리되어 겪게 되는 고난을 통해서 세상에 대한 화가 가득한 만복이를 유하게 하는 것은 백운스님과 묘덕스님이며, 결국 쇠를 다루며 마음을 화가 아닌 다른 것으로 채우게 되고 그러면서 석찬스님을 이해하게 된다. 쇠를 녹이는 물에 분신한 아버지에 대한 원망이 가득한 장쇠는 사심 없는 동자승을 도와주며 어쩔수 없는 끼를 내보이게 된다. 강함과 강함의 대립에 머무르지 않고 온유함으로 인하여 화가 누그러지고 함께 어우러지는 모습은 힘이 아닌 진정한 마음으로 다루어야 쇠에서 원하는 것을 얻을 수 있다는 할아버지의 말씀과 너무나도 닮았다. 누구나 쉽게 구할 수 있고 천 년 만 년 사라지지 않는 불경을 만들고자 모두가 한 데 어울려 직지를 완성하는 모습은 그래서 더욱 감동적이다. 여기에 남매의 애틋한 사랑이 더해져 읽는 내내 가슴 저리게 한다. 『오세암』을 눈물 흘리며 본 큰아이에게 이 책을 보여주고 싶은 또 하나의 이유이기도 하다. 이따금씩 들려주는 좋은 글귀, 사람들의 진실된 모습들도 마음에 새겨둘만 하다. 특히 ‘화덕밥’이라면서 대장간 둘레에 쇳물을 흘리는 할아버지의 모습과 ‘무엇을 얻으려거든 진실한 마음으로 보고 듣고 느끼라’는 묘덕스님의 말이 마음에 와닿는다.

일반적인 책에서는 볼 수 없는 심사평과 당선소감을 읽는 것도 이 책에 대한 애착을 더한다. 부록으로 실린 ‘금속활자가 만들어지는 과정’을 따라가다 보면 만복이와 장쇠가 함께한 진지함이 그대로 느껴진다. 또한 직지, 흥덕사, 청주고 인쇄 박물관에 대한 소개글은 이 책을 읽고 나서 더 넓은 자료를 찾아나서는 안내자 역할을 한다. 그러면서 또 하나의 여행지를 결정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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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학년 1반 구덕천
허은순 지음, 곽정우 그림 / 현암사 / 2008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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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돌림이 더욱 커지는 주된 이유는 사람들의 무관심이다. ‘무사안일’에 젖어있는 사고방식은 어른뿐만 아니라 아이들에게도 자기 일이 아니면 관심 갖지 말라고 하는 듯 하다. 또한 편견이 얼마나 무서운지 책을 읽으며 되짚어보게 된다. 심각한 따돌림의 문제를 일찍 발견하여 해결에 나서지 못한 것도 우두머리 학생의 바르고 모범적인 면이 크게 좌우 하였고 구덕천의 괴로움을 길게 끌고 간 것도 그 아이를 바보스럽게 바라보는 시선이 있기 때문이다. 결국 죽음에 이르러서도 사람들은 편견으로 인하여 진실을 올바르게 바라보지 못하고 또 하나의 열풍적인 소문만 만들고 만다. 미치도록 답답한 사람들 틈에서 고함을 지르고 마는 현수는 이 책을 읽고 있는 내 마음 그대로이다.

편견에 둘러싸인 소문보다 더 답답한 것은 사람들의 의사소통 단절이다. 힘들어 하는 아이의 고민을 듣고 못난 엄마 탓으로 돌리는 모습은 마음 아프면서도 발끈하게 된다. 사는 형편이야 어떻든 당당하게 나섰더라면 어땠을까. 그러나 현수 엄마와 담임 선생님과의 대화를 듣다 보면 그것만이 전부는 아님을 깨닫게 된다. 스스로 학교에 찾아가 학교 선생님과 상담한 경험이 있는 나로서도 기대했던 선생님, 생각했던 학교와 현실은 많이 다름을 느꼈다. 그것은 아이들과 학부모들의 모습도 마찬가지다. 아이들과 아이들 사이, 학생과 선생님 사이, 선생님과 선생님 사이, 거기에 학부모까지 한데 어울려 모두가 서로를 존중 하고 존중 받는 사회는 현실에서 얼마나 비껴나 있을까? 편견과 책임 회피에서 벗어나 올바른 가치관으로 다른 사람에 대한 관심과 배려를 갖고 살면 정말 바보가 되는 세상일까? 소중한 가치관과 처음의 마음가짐을 돌이킬 수 있었으면 하고 열망해 보지만 쉬운 일이 아님에 더욱 답답하기만 하다.

이야기 몇 장을 무거운 마음으로 읽어 나가는데 구덕천의 죽음이 너무 빨리 드러나고 짧은 이야기 하나가 마무리 되어 깜짝 놀랐다. 차례로 돌아가 살펴보니 아직 두 아이의 이야기가 남아 있다. 이야기를 마저 읽으며 남아있는 가족과 구덕천을 죽음으로 내몰리게 한 친구의 마음속에 들어 있는 커다란 돌덩어리, 그 상처 치유에 관심을 갖게 된다. 내가 사는 곳에서도 집단 폭행으로 인하여 중학생 한 명이 병원에 실려 갔지만 그만 다른 세상으로 떠난 일이 있었다. 그러나 들려오는 이야기도 거기까지, 나의 관심사도 거기까지였다. 구덕천의 죽음만 다루어도 한 편의 이야기가 될 수있다. 그러나 작가는 이야기를 거기에서 멈추지 않고 많은 사람들이 생각지도 못할 부분까지 이끌어 준다. 무관심과 편견이 구덕천을 보냈다는 죄책감과 사회의 돌아가는 모습에 대한 비관에만 머물러 있지 않고 그 주변의 인물을 돌아보게 하는 것이다. 우리가 할 일은 아직 남아 있음이 절실히 느껴진다.

어른들이 먼저 읽었으면, 많은 사람들이 읽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에 살펴보니 2008년 5월에 초판 발행, 2008년 7월에 2쇄 발행했다. 그 만큼 많은 독자를 만났다는 뜻으로 여겨져 반갑다. 넓고 깊은 사고를 가진 작가를 만나 모처럼 한 뼘 자란 느낌이다. 알게 된 것, 느낀 것을 행동으로 옮겨야 한다는 무게를 느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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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리갭의 샘물 눈높이 어린이 문고 5
나탈리 배비트 지음, 최순희 옮김 / 대교출판 / 200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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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이야기에 나오는 샘물은 먹으면 먹을수록 젊어져 웃음을 자아내거나 또는 무병장수하여 하얀 수염을 덥수룩하게 기른 산신령과 같은 노인을 떠올리게 한다. 그러나 『트리갭의 샘물』은 특이하다. 열 일곱 살에 먹으면 모든 것이 그대로 멈춰버려 열 일곱으로 끝없는 삶을 살아가야 하는 것이다. 그럼 육체는 그렇다고 하고 생각의 차이는 어떻게 되는거지? 인생을 즐기려는 열 일곱 살의 제시를 보니 생각도 그대로 머무르는 것 같다. 아이들이 영원히 사는 것보다 죽는게 더 좋다고 빨리 대답할 수 있는 것은 나이가 그대로 머물러 있어서 ‘영원’에 대한 매력이 덜 하기 때문이라고 생각 한다.

터크는 이러한 삶은 사는 것도 아니라고 말한다. 죽는 것 없이는 사는 것도 없다며 지쳐있는 모습을 그대로 보여준다. 비밀을 지키기 위해 한 곳에 정착하지 못하고 떠돌이 생활을 반복하니 더욱 생기가 없다. 이들은 영원히 머무르는 삶을 누리면서도 좀처럼 시대에 맞춰 살아가지도 않는다. 육체에 일어날 수 있는 변화가 멈춤과 동시에 모든 호기심이 사라진 듯하다. 어차피 이렇게 된 것, 다시 되돌릴 수 없다면 꼭 제시처럼 즐기라는 것은 아니어도 무언가 또 할 일이 있지 않을까? 내가 영원히 살 수 있다면 나는 무엇을 할까? 솔직히 나도 생기발랄하게 무언가 열중하며 영원히 한결같은 모습을 지킬 자신은 없다. 인간으로서 누려야 하는 만큼만 욕심 없이 받는 게 행복이지 싶다. 

이 책을 읽는 내내 ‘중심’과 ‘변화’ 두 낱말에 대해 곰곰이 생각하게 된다. 지나치게 깔끔하고 규칙을 강조하는 엄한 집에서 자란 위니가 틀에서 벗어난 생활이 주는 편안함을 느끼게 되고 다른 사람을 위한 배려를 알게 된 것, 더불어 사는 것에 대한 기대를 갖게 된 것은 우선은 작게 보일지라도 소중한 변화일 것이다. 어쩌면 나무가 불타고 일 년 후에 위니가 죽은 것도 스스로 인간으로서의 삶을 선택하고 그 의지를 지켰음을 강조하기 위한 작가의 생각인지도 모르겠다. 변해도 되고 때로는 꼭 변화가 필요한 것, 그와는 반대로 세대를 거듭하더라도 꼭 지켜나가야 하는 것들은 무엇일까? 중심, 어쩌면 사람들이 ‘순리’라고 말하는 것들이 여기에 해당하지 않을까-. 올바른 가치관, 사람이 사람을 대하는 마음가짐, 살아간 흔적을 남기지 않고 자연과 어울리는 삶….

아이들의 호기심과는 다르지만, 어른이 다 되어서도 하고 싶은 것도 많고 그에 따르는 고민도 많다. 그래서 자꾸 변화를 준다. 그럴수록 욕심은 또 늘어간다. 그런 나에게 어떤 분이 조언을 해주셨다.

“변화를 줄 때는 모든 것을 버리고 새로 시작하지 말고 항상 중심을 지켜라. 중심을 잃지 말고 앞으로 나아가면서 둘레를 조금씩 넓혀가라.”

어떤 상황에서는 모든 것을 버리고 새로 시작하는 용기가 필요할 때도 있다. 그러나 그런 것이 아니라면 인생의 목표, 삶의 자세에 대한 생각은 나에게 또 하나의 ‘중심’이 되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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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 낙하 미래그림책 52
데이비드 위스너 지음, 이지유 해설 / 미래아이(미래M&B,미래엠앤비) / 2007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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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이 여섯 살 정도 되면 장난감 한 번 정리한다. 블록이나 봉제 인형 그리고 자주 갖고 노는 것 아니면 커다란 통 속에 넣어 두었다가 그래도 찾지 않으면 재활용 수거함에 버린다. 그럼 아이들은 옆에서 ‘이거 필요해.’ ‘이건 00네 아빠야.’ ‘이건 이렇게 하면 신기하다?’하며 하나 둘 다시 챙겨 간다. 공중전화, 길고 투명한 껌통, 바퀴돌리는 햄스터, ‘지-익’ 요한한 소리 내며 기어가는 달팽이…. 장난감 가게에서 산 것 말고도 동네 가게나 문구점 과자에 딸려 있던 장난감까지 집어간다. 결국 밖에 버리는 것은 다른 사람이 이용할 수 없는, 말 그대로 재료 면에서 재활용되는 것 뿐이다. 둘 다 초등학교에 들어간 뒤 한 번 더 정리하는데 이 번엔 아무것도 버릴 수가 없다. 아이들에겐 모든 게 살아있고 모든 게 필요한 것들 뿐이다. 만들기 할 때 쓰려고 재활용 통에 담아둔 플라스틱 병도 제 할 일 들이 주어지고, CD를 꽂아두는 나무 상자는 인형들의 유치원 버스가 된다. 도예 공방에서 만들어온 동물이나 소품도 아이들이 즐겨 찾는 놀이감이 되고 접시는 배가 되고 집이 된다. 장롱 속이나 책상 밑은 근사한 집이 된다.

『자유낙하』를 보며 큰아이가 열심히 이야기를 들려주는데 작은아이는 옆에서 ‘그게 아니야.’라며 가로 막는다. 뭔가 자기 생각하고 달랐나 보다. 우선 책을 손에 든 큰아이의 이야기를 처음부터 끝까지 들어보고 다음에 작은아이 차례로 정했다. 글 없는 그림책이고 줄거리 있는 이야기라 다른 그림책처럼 한 쪽을 보며 여러 사람의 생각을 들으면 흐름이 끊어지고 재미가 덜할 것 같다.

아이들은 지도의 나침반에 많은 관심을 갖는다. 금방이라도 어디 여행을 떠나려고 방향을 정하는 사람처럼-. 왕의 후계자로 삼으려고 귀한 대접을 해 준다는 말이 흥미롭다. 사람들이 꼬마를 괴물이 살고 있는 성으로 데려가고 그 곳에서 이무기랑 싸우게 된다. 책속으로 도망치고 책 한 장 한 장의 흐름을 따라가며 다시 성으로 빠져 나오기까지의 긴장감이 아이를 더욱 끌어들인다. 괴물이 빠져나오기 전에 책을 덮어 가두고 보니 꼬마는 어느새 소인국에 와 있다. 많은 보물을 받아 길을 떠나는데 저만치 낭떠러지 아래로 지도가 날아가 버린다. 웃고 있는 돼지가 지도를 놓쳤다, 그래서 꼬마가 우울해 하고 있다는 생각도 어른인 나의 상상력으로는 따라가지 못할 이야기다. 소인국에 와서 집들이 너무 작은데 바람에 모든 것이 날아간다. 다행히 꼬마는 물고기와 새가 구해주고 무사히 집에 데려다 준다. 그럼 다른 사람들은 어떻게 되었지? 책장을 한 장 넘기니 궁금한게 풀린다. 잠에서 깨어난 꼬마 표정 만큼이나 아이들도 즐거워 한다. 지금까지 꿈에 나온 것들을 하나하나 손으로 짚어가며 다 꼬마 보물들이라고 말한다.

그래, 보물이구나! 둘이서 이야기를 만들며 갖고 놀았던 것, 장난감 통에 담지 못하고 제 자리에 갖다 놓지 못하고 내일 또 갖고 놀거라며 한 쪽에 올려놓고 자던 것들 모두 너희 보물이었구나! 하루 종일 갖고 놀고도 며칠째 그대로 놓아 두면 먼지가 쌓여 그만 정리하자고 했었는데 그걸 하나하나 부수고 제 자리에 갖다 놓는 아이 마음은 어땠을까 헤아려 본다. 그래. 조금 어지러워져 있더라도, 버려야 할 것 같은 물건이더라도 우선 아이들의 상상속 이야기들 부터 지켜주고 싶다. 혹시 아는가? 오늘 밤 아이들과 멋진 꿈나라에 다녀올지…. 언젠가 큰아이가 언제 가장 행복하냐는 질문에 발표하고 박수를 받았다고 했다.

“뭐라고 했는데?”

“꿈을 꿀 때 제일 행복하다고-. 응, 꿈 속에서는 실제로는 할 수 없는 일도 할 수 있고 멋진 일도 많이 일어난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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