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의 아버지는 고아로 자라셨어요. 할머니는 자살을 하고 할아버지는 살인을 하고, 그리고 어디서 돌아갔는지 아무도 몰라요. 아버지는 딸을 다섯 두셨어요. 큰딸은 과부, 그리고 영아 살해 혐의로 경찰서까지 다녀왔어요. 저는 노처녀구요. 다음 동생이 발광했어요. 집에서 키운 머슴을 사랑했죠. 그것은 허용되지 못했습니다. 저 자신부터가 반대했으니까요. 그는 처녀가 아니라는 험 때문에 아편쟁이 부자 아들에게 시집을 갔어요. 결국 그 아편쟁이 남편은 어머니와 그 머슴을 도끼로 찍었습니다. 그 가엾은 동생은 미치광이가 됐죠. 다음 동생이 이번에 죽은 거예요. 오늘 아침에 그 편지를 받았습니다." - P4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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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보를 재빨리 주워 읽은 서 영감은 순간 안도에 가까운 표정이 되었다. 용옥의 죽음은 그의 수치를 영원히 매장해놓고 만 것이다. 그러나 다음 순간 그의 이마빼기에 핏줄이 부풀었다. 그것은 어쩔 수 없는가책의 무서움 때문이었다.
며칠 후, 가덕도 앞바다에 가라앉은 산강호는 인양되었다. 용옥의 시체는 말짱하였다. 이상하게도 말짱하였다. 다만 아이를 껴안고 있는 손이 떨어지지 않아서 시체를 모래밭에다 나르는 인부들이 애를 먹었다.
겨우 아이와 용옥의 시체를 떼어냈을 때 십자가 하나가 모래 위에 떨어졌다.
- P3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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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의 노예가 되듯이 나는 의무의 노예도 된다."
- P37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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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아노쟁이와 피아니스트라는 말이 있는데, 이 두 가지는 비슷하면서도 전혀 달라. 피아노쟁이는 악보대로 건반을 치기만 할 뿐이지 반면 피아니스트는 작곡가의 정신을 이어받아 연주에 스스로 생명을 불어넣어야 해. 물론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피나는 노력이 필요하지. - P144

아직은 마리오네트처럼 움직일 수밖에 없는 붕대투성이 몸. 하지만 인형은 음악이 있어야 비로소 춤을준다. 마치 살아 숨 쉬듯이 자유롭고 경쾌하게, 만약다시 그렇게 움직일 수만 있다면 그가 마법사든 악마든 상관없다. 그 어떤 조건이든 그와 거래하고 싶다.
설령 그 대가가 영혼일지라도.
- P1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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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 참, 이 집안이 이렇게 망할 줄이야, 재물처럼 허망한 건 없네, 살림이 나가거든 곱게나 나갔음. 사람 잃고 돈 잃고, 어찌 병이 안 나며 환장 안 할 것인가."
- P355

병적인 미소 실상 윤희는 TB 환자였지만 를 지닌 여자를 사랑하는 정윤이와 지식의 수준이 얕은, 그리고 과부인 순자를 사랑한 태윤이, 그 비정상적인 연애 속에서 그들은 일종의 자학을 맛보고 있는 것이나 아닐까? 맹목적인 사랑에 빠지기에는 너무나 그들 형제는 지성이 승勝했다.
- P3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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