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보를 재빨리 주워 읽은 서 영감은 순간 안도에 가까운 표정이 되었다. 용옥의 죽음은 그의 수치를 영원히 매장해놓고 만 것이다. 그러나 다음 순간 그의 이마빼기에 핏줄이 부풀었다. 그것은 어쩔 수 없는가책의 무서움 때문이었다.
며칠 후, 가덕도 앞바다에 가라앉은 산강호는 인양되었다. 용옥의 시체는 말짱하였다. 이상하게도 말짱하였다. 다만 아이를 껴안고 있는 손이 떨어지지 않아서 시체를 모래밭에다 나르는 인부들이 애를 먹었다.
겨우 아이와 용옥의 시체를 떼어냈을 때 십자가 하나가 모래 위에 떨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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